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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07 16:31:11
Name VrynsProgidy
Subject [일반] 수면장애 극복기


지난 9월 지구 반대편에서 반년 넘게  지내고 돌아온 저를 가장 심하게 괴롭힌것은, 예상과 달리 모기도, 미세먼지도 아닌 수면장애였습니다.

시차적응으로 힘들어했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금방 괜찮아지겠지, 하며 버텼는데, 2주 가까이 잠을 설치다보니 안식년이고 미래설계고 계획이 다 어지러짐은 물론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도 악영향이 있을것 같더군요.

그래서 가족들, 친구들과의 의견 교환끝에 좀 안락한 무드를 조성해보는게 어떨까 싶어 실내용 텐트와 무드등, 바디 필로우를 구입했고, 현재 한달가까이 쾌적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바, 혹시 도움이 될까 글을 남겨봅니다.


ㅡ먼저 말해둘것은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아니 정확히 말하면 민간요법에 가깝고, 수면 장애의 원인이 심리적, 환경적인것이 아니라 병리적인 경우에는 당연히 효과가 거의 없을것입니다. 귀납적으로나 연역적으로나 병원에 돈을 바치는것은 항상 논리적으로 타당한 해결책입니다.ㅡ


1. 실내용 텐트

ㅡ 저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저렴한 6만원대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크기는 더블 사이즈 베드와 바닥이 딱 들어맞을 정도의 크기이고,  바닥 여부와 재질을 제하면 야외 텐트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여자 혼자서도 조립 할 수 있을만큼 조립도 용이 합니다.

저는 실내용 텐트 설치만으로도 격리된 느낌 ㅡ 아늑함을 상당히 많이 체감했으며 사실 수면시간 자체는 이것만으로도 거의 되찾았습니다. 보온 효과와 모기장 효과는 덤이지만 나름 훌륭합니다.

눈감고 누우면 다 똑같은거 아니냐고 생각하실수 있겠지만 같은 침낭을 피고 눈감고 자도 5성 호텔 스위트 룸과 예비군 훈련장에서의 잠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 )

2. 무드등

텐트를 사고나서 수면 시간은 거의 정상화 되었지만 (오히려 좀 많이 자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정서적으로 막 행복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기에 이유를 분석한 결과 조도가 문제인거 같아 과감하게 질렀습니다. 가격대는 온라인에서 만원 정도 합니다.

원래부터 적당한 수준의 조명이 있는게 심리적으로 수면을 잘 취하지 못할때 크게 도움이 된다는것은 직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텐트라는 폐쇄적 공간과의 시너지가 생각보다 더 뛰어났습니다.

조금 더 비싼 모델을 살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도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약간 그렇고 그런 모텔 느낌도 나고요 : 0

3. 바디 필로우

남자가... 무슨 바디필로우여... 거 꺼추 떼라 임마...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제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편견일뿐이고 바디필로우는 짱입니다. 남자건 여자건 껴안아서 뭔가 몸에 착 감기는 맛에 대한 욕구는 가지고 있잖아요.

다만 어디까지나 이는 수면에 도움이 되기 위해 사는것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를 우선시하면 안되고, 철저하게 잠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탄력과 적당히 작은 크기의 것을 사야 합니다.

괜히 귀여운 동물 모양이라던가 아시시한 프린트 따위에 현혹되지 말고 실학자의 마음가짐을 갖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그깟 사대의 명분이 뭐란 말이오.

* 백색 소음

특별히 뭘 산건 아니지만 저는 유튜브 등지에 흔히 올라와있는 빗소리등의 화이트 노이즈등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다만 이건 여건에 따라서 역효과가 더 클 수도 있어요.


전통의 세줄요약

잘 자는게 잘 사는것이다
병원은 짱이다
뭔가 안고 싶은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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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07 16:38
수정 아이콘
수면관련질환도 하루빨리 의료보험 적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검사비용도 비싸고 치료비용도 너무 비싸요.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에게 보통 돌아오는 반응이 보통 생활습관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의지의 문제이다 등등의 반응인데 그런걸로 해결 가능했으면 애초에 병으로 분류하지도 않았겠죠. 질 좋은 수면이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거의 필수요소인데 아직도 사회적으로 너무 경시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짐승먹이
17/11/07 16:41
수정 아이콘
텐트는 안써봤지만 개인적으론 좀 아닌거같고 무드는 저랑 안맞고, 바디 필로우!! 혹시 괜찮은거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형태, 크기, 가격등이 너무 다양하네요.

그리고 저는 안대에서 효과를 많이 봤습니다. 10년전엔 방 불 켜고도 잘만자서 상관없을줄 알았는데 조그만 빛이라도 안대해서 없애면 효과가 있더군요. 귀마개도 가끔 쓰는데 괜찮은거같기도 하구요.
VrynsProgidy
17/11/07 16:46
수정 아이콘
저는 빛이 좀 있어야 잘 자는 타입이라 안대는 거의 고문 수준이더라구요 :X 바디 필로우는 체형에 따라 사실 많이 다른거라... 제 경우는 좀 가늘고 긴 원통형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거 많이 팔아요 요새
짐승먹이
17/11/07 17:50
수정 아이콘
혹시 얼마짜리 구입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가격들도 너무 다양해서요ㅠ
VrynsProgidy
17/11/07 17:53
수정 아이콘
4만원 주고 샀습니다 : D
네오크로우
17/11/07 16:44
수정 아이콘
겨울에 추워서 실내텐트를 작년에 사봤는데.. 따습기도 하지만 뭔가 딱 격리된 느낌이 묘하게 아늑하더군요. 텐트 안에다 젖은 수건 하나만 걸어놔도
충분히 가습효과도 생기고, 좋긴 좋더군요. 다만 아침에 텐트 문을 딱 열고 나설 때의 쌀쌀함이란.... 크크크크
탱구와댄스
17/11/07 16:47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적당한 크기의 다키마쿠라를 사면 잠도 잘오고 외관상도 좋고 일석이조란 말씀이시군요
핵공격
17/11/07 16:52
수정 아이콘
캐릭터에 따라 결혼도 가능합니다!?
VrynsProgidy
17/11/07 16:52
수정 아이콘
?
VrynsProgidy
17/11/07 16:53
수정 아이콘
오따끄
VrynsProgidy
17/11/07 16:54
수정 아이콘
농담이고 그런 제품들은 인쇄자체가 엄청 큰 쿠션용으로만 나오지 않나요?
Liverpool FC
17/11/07 16:55
수정 아이콘
바디필로우 추전 부탁드려요~~
VrynsProgidy
17/11/07 17:32
수정 아이콘
저는 그 보통 임산부용이라고 많이 광고하는 가늘고 긴거 씁니다. 너무 긴건 별로 같아서 제 키 비스무리한걸로요. 모양같은거 없고 그냥 단순한 순면 처리 된거에요!
카랑카
17/11/07 17:04
수정 아이콘
가위눌림은 없나요?
잘때마다 가위눌림때문에 고생하네요.
vanillabean
17/11/07 17:05
수정 아이콘
전 비타민 D가 조금 효과가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수면장애를 앓았는데 갈수록 심해져서 하루에 2시간 자고 그랬는데 비타민 D 먹으니 좀 낫더라고요. 멜라토닌도 잘 안 듣고 가끔 토하기도 해서 요즘엔 멜라토닌은 진짜 1시간 넘게 기다려도 잠 안 올 때만 먹고 있어요.
17/11/07 17:19
수정 아이콘
따뜻한 안대 하면 잠 진짜 잘와요!
나이스데이
17/11/07 17:28
수정 아이콘
꿈을 많이 꾼다고 느끼고, 중간에 템포 끊기는 잠이 좀 많네요. 아무래도 깊게 잠들지 못하는 구간이 많은 것 같은데, 무드등이나 바디필로우가 도움이 될까요??
VrynsProgidy
17/11/07 17:35
수정 아이콘
음 저는 확실히 도움이 됐습니다만 이런건 본인이 편안히 느끼느냐가 중요한거라서 확답을 드릴수는 없네요 ㅜㅜ

위에도 오히려 안대가 잠이 더 잘온다는 분도 게시니까요. 평소에 잘때 본인 성향을 한번 생각해보시고 빛이 거슬리지 않으면 도전해보셔도 좋을것같아요.
엄격근엄진지
17/11/07 17:44
수정 아이콘
저는 유튜브 asmr로 효과를 봤습니다.
다이나님 소이님 감사합니다.
17/11/07 17:46
수정 아이콘
저도 밤낮이 잘 바뀌는데 라이트북으로 효과 많이 봤습니다.
언뜻 유재석
17/11/07 17:52
수정 아이콘
저는 ASMR은 오히려 거슬려서 잠이 잘 안오던데요 저만의 방법을 어느날 찾았습니다.

제가 강추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https://youtu.be/5bYXnNtLW4o

바로 이 영상입니다. 댓글에도 간증이 넘쳐납니다. 몽환적인 영상, 나른한 성우분의 나레이션의 콜라보가 환상적입니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인데 저의 최대치는 태양계였습니다. 어느순간 자고 있어요.
세츠나
17/11/07 18:20
수정 아이콘
오늘 시도해보겠습니다...
오버액션토끼
17/11/07 17:57
수정 아이콘
저는 월ㅡ금 5일간 총 8시간 전후로 자더라고요 수요일쯤되면 죽지않을까라는 생각이..
주말 2일동안은 24시간넘게 자고요 흑...
Leeroy Jenkins
17/11/07 18:10
수정 아이콘
저는 딱 하루에 한시간씩 적응 되더군요..
17/11/07 18: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수면 장애가 있는거 같은데.. 혹시 자세히 아시는 분 없을까요..
10대때부터 잠 잘때 마다 코골이, 이갈이에 자꾸 '아~~~으~~~우웅~~~' 하는 오토바이 배기음 소리를 냅니다. 차라리 끙끙거리는게 나을 정도로요...
이게 소리가 좀 작으면 상관 없는데 꽤나 크고 오래 냅니다... 어머니도 저 군대갈 때 선임들한테 맞을까봐 걱정했고, 여태까지 여자친구들도 매번 불편해했습니다.
저는 느끼질 못하는데 옆에서 툭 치면 소리를 멈춘답니다...게다가 한 번 잠들면 잘 안 깨어납니다... 남들은 핸드폰 진동이나 초인종 소리에도 깬다는데..
저는 귀 옆에 있는 핸드폰 벨소리도 못 듣네요.....
이게 너무 창피하고 불편해서 워크샵이나 찜질방 등등 남들과 같이 잘 경우엔 아예 안 잡니다.. 몇 번 놀림을 당하니까 좀 그렇더라구요...학창시절 때 학교나 독서실에서 잠들어도 소리를 냈다고 하고...
이게 수면과 영향이 있는지 10대때부터 늘 수면 부족이었습니다.. 아침에 알람 20개 해도 지각을 밥 먹듯이 하고 학교, 직장에서도 자주 졸곤 합니다...
밤에는 잠이 잘 안와서 늘 30분~1시간은 뒤척거립니다... 평일에 이러다보니 주말에는 오후 2시까지 내리 자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할까요?
군령술사
17/11/08 00:36
수정 아이콘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있고, 그로 인한 수면장애가 있으시다면, 양압기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잠 잘 때 숨을 불어넣어주는 기계인데요, 무호흡증으로 인한 산소부족을 막아주는 거죠. 수면 무호흡증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수면다원검사라는게 있습니다. 병원에서 하룻밤 잠 자면서 뇌파측정까지 하는 검사인데요, 저희 아버지께서 하셨었는데, 비용이 적잖게 듭니다. 양압기도 그렇고요. (2년 전 기사: http://weekly.donga.com/List/3/all/11/151087/1 )
답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다행히도 앞으로 보험 적용이 될 거라고 하네요. http://news.joins.com/article/21866324
잘 치료 받으시고 꿀잠 주무시길 기원합니다.
17/11/07 18:49
수정 아이콘
저는 유튜브에서 롤경기 켜놓으면 20분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없습니다. 롤을 안해도 수면용으로 자주 사용합니다.
17/11/07 18:57
수정 아이콘
테테전 리플레이가 직빵입니다.
일반적인 수면장애따위로는 앞마당 커맨드도 못 보고 잠들 겁니다.
17/11/07 19:42
수정 아이콘
낮잠을 전혀 자지 않았던 제가 유일하게 낮잠 자던 때가 예전 프로리그 전상욱의 어나더데이 테테전이었죠.
17/11/07 20:40
수정 아이콘
전 낮에자는 일을 많이해서 안대+귀마개가 직빵이었습니다 그 외엔 메모리폼 베개정도...
17/11/08 10:59
수정 아이콘
불면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어서 몇자 적고 갑니다.

1. 자기전 30분전에 모든 전자제품 사용 금지
2. 아침형 인간하기 (6시에 기상) + 아침에 운동하기
3. 힘들기 (운동이든 일이든 몸을 극한으로 지치게 하면 무조건 꿀잠자게됩니다)

이렇게 하니 귀신같이 고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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