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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07 02:52:05
Name 신불해
Subject [일반] 의외로 별로 유명하지 않은 유비의 일화
NlxqYHi.jpg




 적(賊)에게 (유비 일행이) 무너지자 중랑장 공손찬에게로 달아났다. 공손찬은 표를 올려 (유비를) 별부사마(別部司馬)로 삼고, 청주자사 전해(田楷)와 함께 기주목 원소(袁紹)를 막도록 했다. 여러 차례 전공을 세우자 잠시 평원령(平原令-평원국 평원현의 현령)을 맡고 그 뒤 평원상(平原相-평원국의 국상. 태수급)을 겸했다. 


 군민(郡民)인 유평(劉平)이 평소 선주(유비)를 깔보며 그 아래에 있음을 수치스러워 하여, 객(客-문객, 노객)을 보내 선주를 찔러 죽이게 했다. 객(客)이 차마 찌르지 못하고 그 일을 털어놓고 떠나니, 그가 인심을 얻은 것이 이와 같았다. - 삼국지 선주전



[위서]魏書 – 유평이 객(客)으로 하여금 유비를 찌르게 했는데, 유비는 그 일을 모르고 그 객(客)을 심히 후대하자 객이 그 일을 털어놓고 떠났다. 이때 인민들이 굶주리자 떼 지어 모여 노략질하고 사납게 굴었다. 유비는 밖으로 도둑질을 막고 안으로 재물을 풍성하게 베풀었다. 사(士) 중의 아랫사람이라도 필히 자리를 같이하고 같은 그릇으로 함께 먹으며 가리거나 고르는 일이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귀부했다.







 시간대로 보면 유비가 독우를 팬다음 달아났다가 하진이 '군대 모병 들어오면 전과 씻어줌' 이라고 해서 거기 응해서 현령이 되고, 이후에 동탁 토벌 관련해서 조조랑 같이 좀 다니다가, (아마도 황건적 잔당이든 뭐든) 당대에 세력 좀 있을 도적 세력의 압박 때문에 현령직 때려치고 평소에 알고 지내던 공손찬에게 의탁한 뒤, 평원령이 되어 공손찬의 적수인 원소를 전방에서 막는 위치에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렇게 유비가 평원에 있는데, 기록상으로는 무슨 다른 사대부라던가 그런 말도 없고 그냥 군민郡民이라고 쓰여있는 유평이라는 사람이 유비를 매우 가소롭게 여기며 '유비 따위가 내 위에서 날 부리는게 말이 되느냐' 라고 생각하여 자객을 파견, 유비를 암살하려고 시도합니다.



 그런데 당시 유비는 여러 전란으로 혼란하던 와중에 더 이상 도적질이 없게 치안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재물은 아끼지 않고 베풀고, 이런저런 주위 사람들은 자기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허투루 대하지 않고 똑같은 자리를 쓰고 똑같이 밥을 먹고 환대하면서 인망을 모으던 상황.



 유평이 파견한 자객은 일단 유비에게 가까이 접근해 안심시킨 후 죽이려고 한듯 싶은데, 그런 사정을 알리 없는 유비는 자객이 정체를 숨기고 오자 객에 불가한 자신에게 따뜻하게 환대를 베풀었고, 생각도 못한 환대를 받은 자객은 "내가 이렇게까지 대우 받았는데 이런 사람을 죽이면 안되겠다." 고 생각했는지 유비에게 모든 진상을 털어놓고 떠났다는 이야기.







 뭔가 이야기 자체도 굉장히 무협지처럼 극적이고, '덕과 인간에 대한 인의' 를 자산으로 삼는 유비의 후덕한 면모를 확 드러내고 하기에도 좋은 에피소드 같은데, 이상하게 여타 삼국지 매체에서 이 이야기가 다뤄진 것은 못 본 것 같네요. 본래 이야기에 각색 조금만 더하면 굉장히 다루기 좋은 이야기일듯 싶은데...



 여타 주석에 달린 수 많은 일화들도 유명한데 다른것도 아닌 정사 삼국지 본전에 실린 내용에 심지어 그 일화의 대상은 삼국지의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인 유비 임에도 딱히 매체에서 각색이 자주 되거나 혹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락내리작 하지 않는 게 좀 의아한 이야기 아닌가 싶습니다.



 그외에 유비가 암살 당할 뻔한 일로 조조가 자객 보내서 암살 하려다가 정체를 꿰뚫어 본 제갈량 덕분에 살았다는 이야기가 곽충5사에 있지만 배송지는 그 일화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했으니 그 일화는 그냥 넘겨두면 될 듯 싶고...



 비슷한 일화를 가진 사람으로 전한 한경제 시기에 원앙이 있습니다. 양효왕이 자객을 파견해서 원앙을 죽이려고 했으나, 원앙에 대해 정보를 자객이 수소문 하던 중 들리는 이야기라곤, "원앙은 군자 중의 군자다." "의협심이 대단한 인물이다." 라는 말 밖에는 없어서 차마 이런 사람들 죽일 순 없다고 여겨 직접 원앙을 찾아가 "난 자객이고, 이런 이유 때문에 당신을 죽일 순 없다. 앞으로도 나대신 계속 자객이 올 테니 몸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충고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원앙의 경우는 결국 다음에 오는 암살자들에게 죽고 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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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30세 무직
17/11/07 03:22
수정 아이콘
여러 차례 전공을 세우자 잠시 평원령(平原令-평원국 평원현의 현령)을 맡고 그 뒤 평원상(平原相-평원국의 국상. 태수급)을 겸했다. <- 역시 쌍칼의 달인 유비다운 능력이지요. 난세의 밑바닥에서 군사를 부리지 못한다는건 확실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인 듯 합니다. 유비를 제일 너프시킨게 연의라는게 허언이 아닌듯 합니다.
17/11/07 05:07
수정 아이콘
제갈량이 세번 맞고 왔다는...ㅠㅠ 그래서 유비가 죽어서도 충성충성을 ㅜㅜ
17/11/07 08:42
수정 아이콘
관우 장비도 두들겨 맞고 동생이 된거라던데
윤가람
17/11/07 09:56
수정 아이콘
사실은 손권이랑 손권 여동생 손상향도 유비한테....
모리건 앤슬랜드
17/11/07 05:30
수정 아이콘
조씨고아 에피소드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지요. 거기선 암살자가 일개 유평따위에 명령으로 암살하러 간게 아니라 진나라 군주의 명을 받고 암살하러 간거다 보니 군주의 명도 저런자를 암살할수도 없으니 차라리 자결하겠다 하며 과격한 엔딩을 맞습니다...
고기반찬
17/11/07 08:16
수정 아이콘
암살시도해봐야 유비한테 맞아죽을거라걸 알아차렸네요.
미카엘
17/11/07 08:38
수정 아이콘
주먹왕 유비...
Lord Be Goja
17/11/07 08:57
수정 아이콘
유비는 미축한테 돗자리를 얼마나 많이 강매했길래 저런돈을 쓸수 있었을까요..
영원한초보
17/11/07 10:07
수정 아이콘
옥장판 생각나네요
암웨이 같은 기업을 가졌을 지도
17/11/07 10:57
수정 아이콘
"너 나랑 일이나 같이 하자. 삿자리 열 개만 사라."
"열 개면 사드려야죠. 얼맙니까?"
"개당 일억 냥."
"......"
"에누리 없다."
17/11/08 13:09
수정 아이콘
다 못 살거 같아서 여동생 시집보낸건가요?;;;
17/11/07 08:59
수정 아이콘
암살을 포기했다...왜?

-> 칼 뽑으면 맞아죽을 걸 아니까
안채연
17/11/07 09:04
수정 아이콘
암살이 업이라지만 그래도 역시 자기 목숨이 먼저지요
메가트롤
17/11/07 09:24
수정 아이콘
크크크 댓글들이
요슈아
17/11/07 09:29
수정 아이콘
의외로 유게로 갔어도 되었을 듯 한 유비의 일화
눈팅족이만만하냐
17/11/07 09:39
수정 아이콘
유비한테 접대 한 번 받아보고 싶네요..
세종머앟괴꺼솟
17/11/07 13:04
수정 아이콘
정사유비빠라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크크
삼국지 얘기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비록 조조에 비빌만한 건설은 못해냈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당대에 조조에 라이벌이라 할 만한 인물도 유비밖에 없는 거 같은..
홍승식
17/11/07 13:26
수정 아이콘
이 일화에서 알 수 있는 건 황건난 이후 얼마나 살기가 힘들었으면 당시 가장 곡창지대였던 화북평야지대의 요충지(?)인 평원지역에서 치안을 안정화시켰다는 것으로 사람들이 인심을 얻을 수 있었느냐는 거죠.
남광주보라
17/11/07 20:55
수정 아이콘
자객은 유비에게서 덕과 인의를 느끼고 자수한 것이 아닙니다. . 유비가 패기를 내뿜는 패왕인 걸 느낀 것이죠.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든 이 암살은 실패하고, 도리어 자신이 끔살당할 것을 직감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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