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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7/20 18:18:04
Name 고난
Subject [일반] 덩케르크 : 평양냉면 같은 영화

여러분은 전쟁영화하면 어떤 것을 떠올리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짙은 우울함, 이기심, 잔혹함, 국뽕(?)... 이정도가 생각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러간다고 하니 동생 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우울할 것 같아서 보기 싫어” 라고 하는 걸 보면, 저만 가지고 있는 생각은 아닐겁니다.

아니 근데 이게 웬걸 우울하지만 생각보다 우울하지 않고, 이기심도 있긴 한데 그닥이고, 잔혹함은 거의 없고 국뽕조차 희미합니다. 전쟁영화답게 주변에 사람이 죽어나가긴 합니다만 오히려 포커스는 희망에 더 맞춰져 있고, 포탄에 맞은 시체들은 사지 멀쩡히 해변에 박혀있을 뿐이고 익사한 시체들만 둥둥 떠다닐 뿐이라 크게 잔인하지도 않습니다. 국뽕의 요소도 없진 않지만 희망의 느낌이지 조국 만세란 느낌은 크게 못 느꼈고요. 이런 점이 아버지의 깃발, 태극기 휘날리며 거지같던 마이웨이 등등 제가 맛봐왔던 전쟁영화하고는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이런 영화들에 비하면 이 영화는 거의 무미에 가깝고 시종일관 전쟁의 현장감을 전해주는데 총력을 다 할 뿐입니다.

이런 현장감을 전하는데 총력을 다 했던 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그래비티”입니다. 많은 분들이 두 영화를 비교하신 것처럼 그래비티와 덩케르크, 이 두 영화가 주는 맛은 꽤나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덩케르크는 물론 참 맛있는 장면이 많습니다만, 소재가 소재이다 보니 어디서 먹었던 맛이 느껴지는터라 저는 우주가 주는 코즈믹 호러를 잘 살렸던 그래비티에 더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나쁘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다만 “다크나이트”나 “인셉션”이 제게 줬던 “쩐다!!!!”란 느낌을 못 받았을 뿐입니다. 앞서 말했던 영화들은 드라마가 찐했던 것에 비해 이 영화는 시종일관 건조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다보니 마치 평양냉면 같은 느낌을 줍니다. 평양냉면처럼 맛있다는 분들은 이 영화를 극찬하실 것이고, 밍밍한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왜 먹는지 이해를 못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세 사건들이 시열대가 일정하지 않고 엉켜있기 때문에 이해하시기에 복잡한 면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뒤 늦게 그 장면이 그 장면이구나!! 하는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앞선 분들이 호평을 쭉 해주셔서 약간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는데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만, 5점 만점에 3.5는 적고 4는 좀 많은 것 같아 별 3.75(?)개와 함께 이렇게 평하고 마치겠습니다.


맛있다, 근데 새롭진 않다.


p.s 사운드는 정말 좋으니 아이맥스의 화면비를 챙기기 힘드시다면 사운드라도 좋은 곳을 선택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영통 메가박스 mx관에서 관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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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두부
17/07/20 18:27
수정 아이콘
저는 용산은 아니지만 다른 아이맥스관에서 봤는데 사운드 정말 죽이더라구요.
bellhorn
17/07/20 18:46
수정 아이콘
영통메가박스 좋아요!
17/07/22 02:47
수정 아이콘
아래위로 많이 확장한 건물이라 심적으로 불안한거 빼면 최고죠
bellhorn
17/07/22 03:24
수정 아이콘
헉 몰랐는데 갑자기 불안하네요... 사람없는 부분이 젤 맘에듭니다. 주중 심야보면 460석인 영화관에서 가끔 혼자 봅니다
17/07/22 09:54
수정 아이콘
아래위로 4층씩 확장하긴 했어도 사실 엄청 튼튼할겁니다.
저도 생각만하지 영화는 매번 영통 메가박스에서 보죠...크크크
여기좀
17/07/20 18:47
수정 아이콘
사운드가 7할은 하는 느낌의 영화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럽게 본 영화입니다.
17/07/22 02:47
수정 아이콘
정말 전쟁 속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움찔움찔 했네요
Paul Pogba
17/07/20 19:36
수정 아이콘
제발 수도권 사시면 용산 아이맥스 한번 경험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제가 다른관 가서 봤으면 감동이 반은 줄어서 혹평했을 것 같습니다.
제랄드
17/07/20 19:39
수정 아이콘
아니 크크크 오늘 아침 8시에 관람한 다음 지인들에게, 그리고 동호회 아는 분에게 했던 말과 똑같은 제목의 글을 보게 되다니 신기하네요. 저도 평양냉면 같다고 했어요. 더 깊게 들어가면 평양냉면 중 을밀대와 비슷한 느낌? 다른 곳(평양면옥, 우래옥, 봉피양, 정인면옥, 을지냉면)에 비해 간이 좀 쌔긴 한데 면발이 좋아서 그나마 대중적인 맛이랄까요.
글 잘 봤습니다.
17/07/22 02:47
수정 아이콘
사람이 느끼는게 다 거기서 거기인가 봅니다 크크크
한들바람
17/07/20 19:54
수정 아이콘
저는 대구인데 동대구 MX냐 칠성동 컨포트냐를 갈등하다 컨포트로 선택했습니다. 나이 먹으니 편한게 짱이더군요. 크크 글들을 보니 제가 기대한거처럼 나온거같아서 토요일이 기다려지네요.
파랑니
17/07/20 21:17
수정 아이콘
웅장하고 밋밋하더군요.
17/07/22 02:48
수정 아이콘
덜어진 만큼 본인이 채우느냐 안채우느냐가 이 영화 관람의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주저씨
17/07/20 22:13
수정 아이콘
취향이 정말 갈립니다
아직 안보신 분들은 최소한의 정보라도 얻고 가시길
외국어의 달인
17/07/20 22:45
수정 아이콘
부산에서 보려면 어느 영화관이 좋을 까요?
영원한초보
17/07/20 23:48
수정 아이콘
용산 아이맥스 바껶나요? 가오갤 1편 볼 때 화면 다른데 보다 어둡던데요 그닥 크지도 않고
sweetsalt
17/07/21 00:09
수정 아이콘
리뉴얼해서 완전 다른 극장입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관이 있습니다.
다른 아이맥스 상영관의 경우 화면비율 때문에 상,하단이 잘리는데 유일하게 화면손실없이 상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Rorschach
17/07/21 00:33
수정 아이콘
시드니 멜버른에 이어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아이맥스이자 (시드니 아이맥스는 리뉴얼중이니 운영중인걸로는 두 번째)
상업 멀티플렉스 상영관 중에서는 최고로 큰 레이저 아이맥스가 되어버렸어요...
sweetsalt
17/07/21 00:19
수정 아이콘
어찌어찌 예매 시간을 잘 맞춰 용산 아이맥스 n열에서 관람했는데 정말 잘 선택한것같습니다. 시야에 꽉차는 화면때문에 영화 시작부터 엄청나게 몰입감이 높더군요. 사운드는 정말... 폭격기 소리가 나면 제가 다 움찔할 정도로 리얼합니다. 최대한 상영관 큰곳, 아니면 사운드 짱짱한데서 관람하시는걸 추천합니다. 용산 아맥 아녔으면 사실 이정도로 몰입감이 좋았을까 싶을 정도라서요.
더불어 용산 아맥 가실분들은 긴소매 옷을 입으시거나 겉옷이나 무릎담요를 따로 준비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냉방이 너무 짱짱해서 힘들었어요. 제가 영화속 등장인물이 된듯 춥고 배고프더라고요.
Rorschach
17/07/21 00:35
수정 아이콘
4D효과입니다! 크크
반팔 티 하나 입고 갔는데 춥긴 춥더라고요;;; 더워서 반바지 입을까 긴 바지 입을까 고민하다가 긴 바지 입고 갔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sweetsalt
17/07/21 01:44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영화 특성상 해상씬이 많이 나와서 4dx로 보면 물 엄청 튀길것 같은 느낌입니다. 냉방 짱짱한데 물까지 튀겼다면 100퍼 감기각이죠. 흐흐
17/07/21 06:00
수정 아이콘
아이맥스로 그래비티 보면서 멀미했고, 같은 자리에서 덩케르크 봤는데 또 멀미했네요.
저에게는 그런의미에서 비슷한 영화얐습니다 크크크..ㅠㅠ
아마 현장감 준답시고 미묘하게 카메라가 자꾸 흔들리는데다 비행신의 경우엔 그래비티처럼 아래위 구분없이 막 돌아가는데
아이맥스 때문에 그것들이 극대화 되나 봅니다. 차라리 티익스프레스 열번연속 타는게 낫지..
YanJiShuKa
17/07/21 09:54
수정 아이콘
아직 안 봤는데 평양냉면이라 하시면.. 심심하다는 말로 생각할 수 있을텐데... 으음 갈등생기네요. 크크크
17/07/22 02:49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 덜어낸 부분을 문학적 상상으로 채우시면 만족스러우실거에요(?)
17/07/21 11:43
수정 아이콘
전 엄청별로였네요 전쟁영화하이라이트 이어붙인 거같았음
17/07/22 02:49
수정 아이콘
저도 기술적으론 크게 대단함을 못느꼈습니다.
레이오네
17/07/21 12:40
수정 아이콘
저는 담담하게 풀어내는 게 오히려 잔잔(?)해서 좋더군요. 근데 확실히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것 같긴 했습니다 흐흐
17/07/22 02:50
수정 아이콘
담백한 영화가 상상할 거리를 많이 줘서 보고 나서가 재밌는 영화긴 하죠?
황시연
17/07/21 16:24
수정 아이콘
전 이 영화가 대단히, 매우 강렬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단, 아이맥스냐 여부에 따라 크게 차이날 것 같네요.
17/07/22 02:50
수정 아이콘
무리를 해서라도 아이맥스를 가야했나 싶네요...
황시연
17/07/22 10:05
수정 아이콘
저는 용산에서 봤는데 1:1비율의 화면까지 나오더군요. 영화 끝날때는 박수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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