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참는걸 되게 잘합니다. 중학교때 산에 끌려가 5대1로 싸울때도 비명한번 지르지 않았고, 고등학교때 새끼손가락이 완전히 뒤로 꺾여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수업 다 받고 병원에 갔습니다. 왠만한 장염은 웃으며 넘겼고 감기따윈 신경도 안쓸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머리쪽에 대상포진이 왔는데, 진통제를 아무리 맞아도 소용없고 침대를 붙잡고 비명지르며 참아냈습니다. 이땐 정말 힘들었어요.

머리가 터지는거 아닌가 싶을정도의 고통이었는데, 이보다 더한 아픔은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어릴때 병원에서 다 큰 어른이 우는거 보고 저게 무슨병인가 물어봤는데 그때 요로결석이란걸 첨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병에는 절대 걸리지

말자고 평소 식습관도 잘해왔고, 평소 물도 많이 마시고 시금치는 안먹으며 그 낮은 확률에 난 절대 걸릴리 없다고 자부해왔습니다.



새벽에 자다가 깼는데 옆구리에........괴생물체 여러마리가 동시에 몸 안쪽에서 살을 파고 먹는듯한 느낌? 칼로 쑤시는 느낌따위가 아니라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이 밀려오더군요. 하지만 참았습니다. 괜찮아 지겠지 싶어 1시간정도 참아봤습니다. 그 후 저도 모르게 주저

앉다가 방바닥을 기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이런 통증도 있구나 싶더군요. 급히 응급실로 갔죠.



보통 병원가서 의사 선생님이 진찰하면 심적 안정이 되면서 통증이 좀 완화되는데, 이건 그런거 없이 그냥 사람을 죽이네요.

소변을 보고 30분뒤 결과가 나오는데 그 30분동안 진통제도 안듣고 신음만 나오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숨이 잘 안쉬어집니다.

너무 아파서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췌장암이나 CRPS는 이보다 더하다는데...



한때 만원 고속버스에서 괄약근의 컨트롤 범위를 벗어난 배출압박을 무려 2시간동안 이를 악물고 버틴 정신력의 소유자인데 이건 그냥

바로 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가 나와요. 올해들어 신장쪽 문제가 있는건지 자꾸 답답하고 막힌 느낌이 들었는데, 그 유명한 병을 겪고

나니까 아주 겸손해집니다. 단백질 줄이고 물 하루 15컵은 마시랍니다.

마지막으로 집근처 비뇨기과나 응급실 있는 대학병원중 파쇄기가 있는 곳을 꼭 알아 놓으세요. 언제 긴급 출동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