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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27 22:53:48
Name 라뱅
Subject [일반] 돈을 줏었습니다...
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다른 사람들은 서늘하다 말하지만, 혼자 춥다고 느낄정도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안 좋은 밤입니다.

여자친구를 데려다 주고 집에 오는 길..
불행히도 버스를 잘 못타서 서울의 한 번화가에 내려서 갈아타려 했습니다.

내린 순간..
나의 머리를 혼돈으로 빠뜨려버린 그 녀석과 만나게 됩니다.

그 녀석의 첫 모습은 그냥 하얀색 봉투..
비교정 시력이 0.1을 밑도는 제가 그 봉투를 봤을 때, 그 봉투보다 더 크게 보였던 것은
그 봉투 속의 노오란 신사임당 그것이었습니다.

느려터진 몸뚱아리지만 뇌는 순간적으로 스팀팩을 먹은 듯이 계산을 하더니
저의 몸은 본능적으로 봉투를 낚아챘습니다.

네..
제가 원했던 그 속모습이 맞았습니다.
문제는 많아도 너무 많았다는 것입니다.
얼핏 봐도 수십장의 어마어마한 양에 줍자마자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습니다.

'내가 이걸 괜히 줏었나?'

라는 생각 다음에 찾아 온 생각은
'사기꾼이 흘린 돈 아냐? 혹시 나를 미행하는 건가?'

그리고 든 생각은
'이걸 가져야 하나? 돌려줘야 하나?'

10초동안 멈춰 선 후 저는 어플로 주변 경찰서를 검색하고 경찰서를 향해 갔습니다.
그러던 중 오만 생각이 다 들더군요.

'주변에 어려운 할머니가 밀린 집세를 내려다가 주변에 떨궈 논것은 아닐까? 이걸 찾느라 얼마나 고생을 할까?'
'이 돈을 가지려면, 당장 오는 택시를 잡아서, 서울을 한바퀴 삥~ 돈후에 집으로 가면 아무도 날 못 찾을거야.'

그 와중에 동네 친구들과 나눈 카톡 대화에서는
"그 돈이면 소곱이 몇인분이냐. 나는 하루 종일 휴일 근무해도 3만원인데, 어떤 놈은 바닥만 쳐다봐도 수백만원이라니 ㅠ"
"이 새끼(다른 친구 지칭)라면, 말도 안하고 주식에 쳐박았을 거라고"
"뉴호갱 등장인가?"
라는 대화로 저의 마음 속에 악마를 싹 틔웠죠.

하지만 마음 속 일말의 양심은 살아있는지라.
경찰서를 향해갔습니다.
그런데.. 경찰서 문은 때마침 잠겨있었습니다. 고민은 지속 되었죠.
문 바로 옆의 전화를 하면 당장 경찰을 부를 수 있었지만, 생각은 계속 거듭되었습니다.


잡념1

기회비용을 생각해보자.
이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참 많아.
앱등이라 생각하면서, 한 번도 가지지 못한 아이패드를 가질 수 있어.
수 년간 카메라를 탐냈지만, 가장 센세이션하게 등장한 소니 a7을 살 수 있어.
아님 이걸로 소곱만 먹어도 엄청나게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어.
하지만 내가 양심까지 팔아서 이 것들을 산다면, 진정 난 행복할 수 있을까?


잡념2

돈에 끌려다니지 말자.
그깟 몇 백만원에 내 양심을 판다면,
사회에 나가서 더 큰 일을 할 나는 그 양심에 발목 잡혀 무너지게 될거야.
내 양심은 더 큰 일을 할거야.
과연?


잡념3

'친구왈 "경찰들 오늘 소곱창 회식하겠네 크크"'
연락처 주고 그러겠지만, 경찰들을 믿을 수 있으려나?
그냥 입닦고 자기 돈으로 착복하면 내가 알 길은 없자너.
하지만, 내가 그들을 못 믿기 전에 내가 나를 믿어야
그들을 믿든 못믿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거 아닌가?



십여분의 고민 끝에 수화기를 들고 경찰을 불렀고,
신상과 연락처, 주은 곳을 알려 준 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없는 돈 셈 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수백만원이 넘는 후련한 느낌(진짜? ㅠㅠ)을 받았습니다.

잘한게 맞겠죠 뭐.
하고 싶은 말은 그 사이에 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서 그걸 글로 쓰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_-;



PS. 그냥 잊으면 장땡인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돈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착복했을 수도 있고 하니 그 돈의 출처를 끝까지 아는 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전 가정 교육을 잘 받았나봐요. ;;

PS2. 찾아보니 국가에 귀속 될수도 있다는데,
차라리 제가 올 기부를 하면 기부를 했지. 요새 국가가 하는 꼴을 보면, 별로 주고 싶지 않네요.
만약 주인이 안 나타나면 좋은 방법이 없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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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ilike
13/10/27 23:01
수정 아이콘
몇백만원...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인데 잘하셨습니다.
13/10/27 23:02
수정 아이콘
제가 주었으면 그냥 가졌을거 같은데
막상 실제로 닥쳐오면 고민할거같기도하고..
에위니아
13/10/27 23:03
수정 아이콘
지난해 12월 31일 은행 주변에서 세장의 통장과 함께 돈뭉치와 휴대폰을 주웠습니다. 눈 오는 날이라 떨어졌는데 소리를 못 들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위로 눈이 안 쌓인걸로 봐서 떨어뜨린지 얼마 안된거 같아서 잽싸게 주워서 주인을 찾아줬습니다. 가방 상태가 메롱이시라 다른 내용물들도 간당간당 매달려있더군요..
고맙다는 인사는 결국 못 받았습니다.. 그래도 뭐 그깟 돈 몇푼에 양심을 저버리지 않았다는걸로 제 자신이 만족했습니다.
새해 맞이해서 착한일도 했으니 복 받을거라 혼자 신나있었는데 이제 2013년도 두달여를 앞둔 지금... 복은 개뿔.....
그래도 뿌듯했던게 줍자마자 든 생각이 주인을 찾자. 였던거죠.. 돈을 가질까.. 하는 이런 생각 자체를 안했다는게 나중에서야 혼자 뿌듯하더군요.
13/10/27 23:11
수정 아이콘
크크 복받으세요 :)
저도 받을거임!
13/10/28 00:09
수정 아이콘
복받으실거에요~!
낭만토스
13/10/27 23:04
수정 아이콘
전 그럴만한 위인이 못됩니....
근데 간은 작아서 한달정도는 모셔둘듯요
5픽미드갑니다
13/10/27 23:05
수정 아이콘
잃어버린사람이 경찰서로 간다면 찾게 될거고
주인이 나타나면5-20%까지 사례금으로 요구할수도 있는 권리가 있어요 습득자에겐
그리고 게시판 공고후 6개월간 주인이 안나타나면
그후 6개월동안은 습득자가 가질 권리가 생기구요
습득자가 권리행사를 안하고 6개월이 지나면 그후로 국고에 귀속됩니다 그리고 참고로 사례금 청구는 주인이 돈을 찾은후 1개월이내에 청구해야하구요
모바일이라 줄간격 못맞춘건 죄송합니다
13/10/27 23:1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_-;
그럼 주기적으로 경찰에 연락해서 돈의 행방에 대해 물어봐야 하겠네요. 크크
여기똥포장되나요
13/10/27 23:06
수정 아이콘
7번 지갑을 주워서 찾아줬는데 그 중 6번을 돈이 적어졌다며 의심받은 뒤론 그냥 돈이나 지갑 주으면
돈은 갖고 지갑은 우편함에 집어넣습니다.
스톤콜드초코
13/10/27 23:07
수정 아이콘
우물에서 구해줬더니 짐내놓으라는 격이네요.
후우...
13/10/27 23:12
수정 아이콘
정말 똥이네요 -_-;;;
하카세
13/10/27 23:14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지갑 돌려받은것만 생각해도 하늘이 날거같이 기쁠텐데 후;; 핸드폰도 그렇고 지갑도 그렇고 그냥 우편함에 넣는게 편한거 같아요.. 막상 줏어서 돌려줄때 감사해하는 분보다 오히려 화내는 경우를 봐서..
녹용젤리
13/10/28 10:35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경험있습니다. 정말 기분이 더럽다못해 내자신이 비참해 지더군요.
가게 손님이 술마시고 차(음주운전)끌고 나가다 차에 탑슬할때 돈가방을 흘리고 간거였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찾으러 올까봐 가게에 5일을 보관해놔도 찾으러 오지 않길래 경찰서에 맡겼죠.
천만원 자기앞 4장과 현금 몇백정도 들어 있던것 같았는데 현금이 오백모자란다고 경찰한테 저를 현행범으로 신고하데요? 허허허

너무 괘씸해서 사례금 10%요구했습니다. 받지도 못했지만요....
후후하하하
13/10/28 11:46
수정 아이콘
돈은 왜 갖죠? 그냥 지갑에 같이 넣으면 될텐데..
되나요님이 땅에 지갑 흘리나 잘봐야겠네요. 돈빼고 지갑만 드리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여기똥포장되나요
13/10/28 11:54
수정 아이콘
네 잘 보세요
후후하하하
13/10/28 12:03
수정 아이콘
네 그런식으로 모두가 서로 지갑 떨어지는 것이나 쳐다보는게 참 높은 시민의식입니다.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말고 도덕관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시는게 맞을 것 같네요.
그런식으로 피해 안본사람이 어디있습니까? 그런데 피해볼때마다 님과 같이 되갚을려는 사람들만 있었다면 다음에는 지갑마저도 안돌려주는 사람들이 있을겁니다.
여기똥포장되나요
13/10/28 12:14
수정 아이콘
제 도덕관념에 대해서 걱정하실 필요도 소설쓰실 필요도 없습니다.
스톤콜드초코
13/10/27 23:06
수정 아이콘
담이 작아서..
몇억이라면 모를까 몇백 얻고 마음고생하느니 그냥 주인 찾아줄 것 같습니다.
카스트로폴리스
13/10/27 23:07
수정 아이콘
전 아직도 생생한데 초등학교때 21년 전인데....만원짜리 100장이 들어있는 봉투를 주웠어요.....
어려서 그런지 바로 경찰서에 갔다줬죠
지금은 주웠다면 과연?크크크크크
13/10/27 23:07
수정 아이콘
근데 흰 봉투 달랑 하나로 원래 주인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13/10/27 23:09
수정 아이콘
봉투가 은행 봉투였습니다. 어느 은행 봉투일까요?
몇백만원이라 했지만, 정확히 얼마일까요?
잃어버린 사람의 동선 근처에 줏은 곳이 있겠지요.
돈을 5만원씩 차곡차곡 모아놓을일이 없죠. 돈을 인출한 흔적이 계좌에 있으면 됩니다.

뭐 이건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크크
하카세
13/10/27 23:10
수정 아이콘
진짜 저라면 놀고먹고 할 생각하니 -_-; 용기있는 판단입니다. 제 친구였다면 평생 데리고 가야할 믿음직한 친구라 생각되겠네요.
13/10/27 23:18
수정 아이콘
현실은 직장인 친구에게 피시방비 내달라고 하는 캐백수입니다. 크크 ;;
하카세
13/10/27 23:20
수정 아이콘
크크 그래도 정말 잘되실겁니다. 양심을 지킨다는게 쉬운게 아닌데요.
13/10/27 23:14
수정 아이콘
선행은 자랑하셔야 마땅합니다.!멋지세요~ 같은 피지알러로써 자랑스럽네요.좋은일이 가득하실꺼에요
13/10/27 23:15
수정 아이콘
저였으면... 과연 경찰에 갔다줬을지..
사실 저도 어지간히 쫄보라서 분명 cctv에 찍혔을거야.. 이러면서 경찰에 갖다 줬겠지만
cctv가 없고 본사람이 없다는 확신이 있으면 제가 낼름 했을수도...
아무로나미에
13/10/27 23:20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13/10/27 23:22
수정 아이콘
태어나서 돈 2번 주웠는데 2번다 제가 썼어요. 제가 별로 양심적인 사람도 아니고... 몇 만원 정도라서 주인이 찾지도 않을거라 생각했거든요
요즘엔 경찰서 갔다줘야죠. 워낙 cctv가 많고 큰 금액일수록 주인이 적극적으로 찾을테니까 잡힐 가능성이 있어서..
cctv가 없다고 확신하는 한적한 곳에서는 주으면 엄청 고민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제가 가질 것 같습니다...
13/10/27 23:25
수정 아이콘
이 돈 다음으로 큰 돈 줏은게 8만원인데,
그 돈은 제가 썼습니다. ;;;

돈이 많은 것도 이런 선택을 한 요인 중 하나 같아요. ;;
13/10/27 23:32
수정 아이콘
아무튼 좋은 일 하셨습니다.
어느 지명수배자가 흘린 돈이라 주인이 찾으러 안 와서 라뱅님이 받아쓰시길... 흐흐;
13/10/27 23:41
수정 아이콘
크크크 감사합니다. :)
낭만토스
13/10/27 23:25
수정 아이콘
요즘 이런일도 있더군요

뻔히 cctv 있는곳에 지갑 떨궈놓은 다음에

누가 줍길 기다리고

먹고가든 찾아주려고 하든

지갑에 얼마있었는데 없다
이 사람이 가져간 것 같다
증거는 cctv
뭐 이런식으로 하는 낚시가 있다고 하더군요
13/10/27 23:40
수정 아이콘
빠르게 고민했는데, 그럴만한 장소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크크
아무튼 정보 감사합니다. :)
허리부상
13/10/27 23:47
수정 아이콘
백단위라면 딱히 의미있는 액수가 아니라서 저도 주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며 뿌듯해할것 같네요.
하지만 천단위라면 제가 가질 것이고 억단위;;라면 그 사실을 은폐 하겠습니다!
13/10/27 23:49
수정 아이콘
하긴 저도 백단위 넘어가면 제가 쓸 생각은 전혀 안들 거 같습니다. 그정도면 누군가에겐 생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돈이 될 수 있으니까요. 잘하셨어요. :)
13/10/28 00:01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지시네요.. 따뜻한 사례를 보고나니 생각나네요.
약간은 다르지만 2주전쯤에 친구가 갤노트3를 산지 5일만에 버스에 두고내려서..
버스 내리자마자 생각났는지 가방주고 버스따라 막 뛰어가고, 저랑 같이있던 여자애는 버스회사에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전화를 10통쯤 걸었을까 어떤분이 받으시는데, 아무리 말해도 말이없고 5분쯤후에 끊었다가 다시 거니까 버스에서 줏었다고 하네요.
이대쪽 가는 버스였는데, 합정쪽에서 주신다고 하길래 택시타고가서 다시 전화했더니 합정 전에서 내리신다고 했던..
근데도 합정까지 다시 와주셔서 폰 주시고 사례한다니까 됐다고 쿨하게 가셨네요. 아직 서울은 따뜻하다고 느꼈습니다..
OnlyJustForYou
13/10/28 00:14
수정 아이콘
5만원 내지 10만원 정도면 주인 찾기도 어렵고 쓸 거 같은데..
백단위가 넘어가면 잃어버린 사람 심정도 참 이해가 가죠. 혹여나 내 가족중 누군가 그런 일을 당한다면 이렇게 생각하니 꼭 주인을 찾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경찰이 정말로 제대로 주인을 찾아줄지에 대해선.. 왠지 불신이 생기네요;; 경찰도 사람이니까요.

여하튼 참 좋은 일 하셨습니다. 남은 올 한해 좋은일 가득하실 겁니다. 흐흐
sprezzatura
13/10/28 00:21
수정 아이콘
진짜 몇 만원이면 그냥 먹겠는데, 액수가 어느정도 크면 그 찝찝함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찾아주시길 잘 했어요.
저는 예전에 주운 5만원 먹은 지 며칠만에 50만원짜리 물건 뽀리당하고 나서, 권선징악을 믿게 되었습니다.
TwistedFate
13/10/28 00:44
수정 아이콘
저도 고딩때 두타였나..친구들이랑 놀다가 에스컬레이터에서 지갑줍고 누구껀지나 보려고 열어봤는데 중국인지갑 같더군요..
우리나라돈도 꽤 많고 중국돈처럼 보이는 돈도 많고..카드며 영수증이며 엄청 빵빵했었는데
쓰고싶었지만 cctv가 무서워서 우체통에 넣었던 기억이 있네요..그 당시엔 엄청 아쉬웠는데 크크크..
Soulchild
13/10/28 03:54
수정 아이콘
전 며칠전 길거리에서 바람에 흩날리고있는 1만원 주워서 썼는데 왠지 나쁜놈이 된것 같네요...흑흑..
어짜피 없었던 돈이라 생각해서 그냥 로또로 질렀는데...
싸구려신사
13/10/28 08:46
수정 아이콘
수백만원 줍고 어찌할바를 몰라 일년 넘게 가지고만 있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tannenbaum
13/10/28 09:12
수정 아이콘
잘하셨습니다
그 금액의 백배를 연봉으로 받는 직장에 취직되실겁니다
13/10/28 09:55
수정 아이콘
저도 돈 주웠던 기억이 나네요. 한 1~2년 전에 지갑을 주웠습니다. 사회 초년생이라 가난하게 살고 있었는데 지갑에 무려 17만원이 들어있더군요.. 액수까지 똑똑히 기억하는 이유는 경찰서에 가져다주고 나서 연락이 왔는데 원래 들어있던 돈이 77 만원이라고 60만원 내놓으라는 거였죠. 제가 주운 건 만원권 17장이었는데 지갑주인은 5만원권 15장에 1만원권 2장이었다고.

그때 소송을 하네마네 가지고 3주간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엉망진창으로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경찰서에서 은근히 떠보는 것도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였구요. 근무중에 시도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때매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 때 이후로 통장같은 거래내역이 찍힌 명세서와 현금 조합이 아니면 절대 돌려주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자랑스럽게 말할 내용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얼마가 들어있었는지 증명할 수 없는 경우라면 습득해도 절대 찾아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13/10/28 14:03
수정 아이콘
댓글은 작성자를 설레게 만듭니다.
댓글들 감사합니다. 크크

방금 전화가 왔는데, 잃어버린 사람이 경찰서에 연락을 했나봐요.
그래서 잃어버린 장소 및 시간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잃어버리신분은 집 계약금으로 돈을 인출하신 듯 합니다.
곧 취직하고 결혼하면 집을 얻을 입장에서 뭔가 뿌듯했습니다. 크크

후기 계속 올릴게요. :)
오카링
13/10/28 18:35
수정 아이콘
돈 주운 분들 이야기는 온라인에도 많고 오프라인에서도 많이 봤지만.

전 지금까지 주워본 최대액수가 오천원 입니다;;;

고등학생때 집 앞 만화책방에 만화책 갖다주러 가는데 떨어져 있더군요. 인생 통틀어서 돈 주운 게 5번 이하인듯.
(동전 주운건 카운트 안하고; )

그대신 잃어버린 적도 거의 없네요. 딱 한번 군대에서 3만원 도둑질 당해본 것 이외엔..
KOOKOOMIMI
13/10/29 11:05
수정 아이콘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 , 주인도 찾을 수 없는 돈뭉치를 주웠을때. 자신이 가지면 차후에 처벌받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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