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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26 16:20:38
Name 쌈등마잉
Subject [일반] 이 달에 본 책, 영화, 웹툰, 그리고 음악. 최고는 영화 <그래비티>

다시 돌아온 결산 코너, 10월 결산입니다! 
pgr21 회원분들은 한 달 무엇을 재밌게 보고 들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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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결산>



* 독서


41.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2008(1943).  ★★★★☆ (4.5)
"자유를 묻다"
- 밑줄: http://cisiwing.blog.me/120199871800

42. 넬레 노이하우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북로드/ 2011(2010).  ★★★ (3.0)
"재미가 없진 않지만, 허술한 플롯과 작위적 전개가 허탈감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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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41.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2008], 타셈 싱.  ★★★★☆ (4.5)
"아름다운 영상 + 죽음의 이야기(나)가 삶의 이야기(우리)가 되는 여정"

42. 홀리 모터스 [2013], 레오 까락스.  ★★★★☆ (4.5)
"진솔한 삶들이 연기하는 그 경계에 관하여"

43. 문라이즈 킹덤 [2013], 웨스 앤더슨.  ★★★★ (4.2)
"어른들의 세계를 구원할 12세의 사랑이야기"

44. 가족의 나라 [2013], 양영희.  ★★★★ (4.2)
"국가 체제가 벌이는 가족 인질극"

45. 더 헌트 [2013], 토마스 빈터베르그. ★★★★ (4.2)
"공동체란 미궁에 빠진 진실의 행방"

46. 그래비티 [2013], 아폰소 쿠아론.  ★★★★☆ (4.5)
"우주라는 시공간이 던지는 세가지 관계적 질문- 인간과 지구, 지구와 우주, 인간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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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


54. Arctic Monkeys 5집 - AM [2013]  ★★★★ (4.0)
"성실한 실험, 획득된 무게"

55. Pet Shop Boys 12집 - Electric [2013]  ★★★★ (4.0)
"여전한 클래스를 선보인 훌륭한 앨범"

56. 장미여관 1집 - 산전수전 공중전 [2013]  ★★★★☆ (4.5)
"올해의 발견! 유머와 음악의 기막힌 조응"
- 리뷰: http://cisiwing.blog.me/120200036020

57. 지드래곤 (G-Dragon) 2집 - 쿠데타 (COUP D`ETAT) [2013]  ★★★☆ (3.8)
"괜찮은 아이돌팝,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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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29. 강풀/ 마녀/ 다음/ 2013.  ★★★★ (4.0)
"마녀의 잔혹하 사정을 향해 전진하는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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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2. 나인 [2013], 김병수(연출)` 송재영(극본)  ★★★★☆ (4.5)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추궁하는 놀라운 드라마. 시간 여행자과 그 관계자들의 아이러니한 사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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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달의 텍스트

그래비티 [2013], 아폰소 쿠아론.  ★★★★☆ (4.5)


이번 달 선정 텍스트는 아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입니다. 호평이 자자했는데 저도 그 자자에 동참하게 되네요. 많은 분들이 권해주신 대로 IMAX3D로 봤습니다. 우주적 체험도 인상적이었지만, 영화가 던지는 질문도 상당하더군요. 이 영화 놓치면 두고 두고 후회하지 않을까 합니다. <더 폴>은 잡글웹진 선정 영화가 되어 보게 되었는데, 이 작품도 너무 좋았습니다. 환상적인 풍경도 압권이었지만,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타인에 의해 뒤틀리는 이야기에서 구원을 발견하게 되죠. <홀리 모터스>도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인데, 삶과 연기의 경계를 대단히 영화적으로 묻습니다. <문라이즈 킹덤>은 어린 10대의 사랑을 통해 어른의 세계에 질문을 던집니다. 동화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무게감도 갖는 영화였습니다. <가족의 나라>는 기본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추궁으로 읽히지만, 국가와 체제를 사유하게끔 유도하는 작품입니다. 국가 체제에 의한 가족 인질극이죠. <더 헌트>는 황당한 오해에서 비롯된 진실의 행방을 다루지만, 오롯이 드러나는 것은 공동체의 특성입니다. 우리는 타인과 관계를 맺고 공동체의 일원이 됨으로써 안정감을 느끼게 되지만, 그 안정감이 실은 얼마나 기만적일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번 달에 본 영화들은 하나같이 너무 좋았습니다. 영화라는 예술매체가 갖는 위대성을 더 없이 체감하는 시간을 보냈지요.

<그리스인 조르바>는 매번 봐야지 하면서도 기회가 닿지 않았던 작품인데,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다루길래 계기로 삼아 읽었습니다. 조르바는 '자유'의 화신 같은 존재인데, 그를 읽어 갈 때마다 '어떤' 자유여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더군요. 비단 '자유' 뿐만 아니라 '믿음'의 문제,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 이상과 현실의 괴리 따위 등을 직시하게 했습니다. 읽기가 만만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보면 볼수록 침잠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고전을 한 권 봤으니, 재미삼아 읽어볼 책을 고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택했습니다. 사실 썩 내키진 않았지만 웹진 선정 도서가 되는 바람에 보게 된 것이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 말한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아닙니다. 나름 재미가 있긴 한데 추리소설답지 않게 치밀함이 너무 떨어지더군요. 플롯도 허술하고 등장인물들도 몇 몇 주요인 외에는 작위적으로 배치되고 소모된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한 소설이라고 들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아틱 몽키즈의 신보가 나왔습니다. 벌써 정규 5집인데, 어쩌면 다소 어둡고 묵직한 이러한 지향이 이제 이 밴드의 색깔이 됐다고 여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위트있고 번뜩였던 1, 2집이 그립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완성도의 앨범을 꾸준히 내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고맙습니다. 펫 샵 보이즈의 신보도 즐겁게 들었습니다. 상당히 퀄리티가 높은 앨범 같은데 생각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장미여관의 데뷔앨범 <산전수전 공중전>은 개인적으로 올해의 발견이었고, 올해 들어본 국내 앨범 중 가장 좋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음악적 성향 자체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보이지만,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지디의 새 앨범도 즐겨 들었습니다. 대박 앨범은 아닐지 몰라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편차는 있지만 'Black'이나 '삐딱하게' 같은 곡은 매력적이었습니다.

강풀의 신작 웹툰 <마녀>를 봤습니다. 강풀의 작품들 중 특별히 돋보이는 웹툰은 아닐지 몰라도 클래스는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할 수 없는, 혹은 사랑해서는 안 되는 관계의 극단을 설정한 로맨스죠. 웹툰은 거절을 극단적인 묘사로 형상화 했지만(죽음, 부상), 실은 일방적 사랑의 속성 자체가 그렇게 아픈 결과를 낼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동시적이지 않은 사랑의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도 이 웹툰은 담고 있고요. 강풀 작품은 완결이 되면 유료화가 되니 관심있는 분들은 신속히 보는 게 좋겠네요. 드라마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나인>이 워낙 대단한 수작이라고들 하여 저도 챙겨봤습니다. 와, 정말 수작이더군요. 놀랐습니다. 각 에피소드들이 하나 같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또 허술하게 감정을 소모시키지도 않더군요. 아이러니가 아이러니를 물고 무는 전개도 흥미 진진했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을 드라마일 것 같습니다.

그럼, 매번 그랬듯이 몇 몇 곡을 소개하고 2013년 10월 결산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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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tic Monkeys - R U Mine?


 


Pet Shop Boys - Axis



 


 장미여관 - 오래된 연인



 


장미여관 - 봉숙이 (프로포즈 라이브)



 


지드래곤 - Black (인기가요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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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보다홍차
13/10/26 16:31
수정 아이콘
잘 보고 갑니다!
쌈등마잉
13/10/26 19:50
수정 아이콘
넵!
wish buRn
13/10/26 16:49
수정 아이콘
그래비티..


우주 한복판에서 인간을 논하는데..
왜 제 머리속엔 산드라블록여사 꿀벅지만 남아 있는건지.. ㅠㅜ
쌈등마잉
13/10/26 16:50
수정 아이콘
아, 저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어요. 처음 우주복 벗을 때, 정말 대단하더군요.
마지막 씬도 그렇고.
13/10/26 17:05
수정 아이콘
더헌트 정말 무섭죠 보는내내 불편했습니다. 아들내미가 좀 해소해주긴 하지만 영화자체의 무게가 장난아니였어요
쌈등마잉
13/10/26 17:51
수정 아이콘
더 헌트 쩔죠. 저도 보면서 답답하고 안타깝고 애처롭고 그렇더군요. 유치원 원장의 경솔한 판단이 치명적이었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진실의 행방불명. 상당한 무게감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신예terran
13/10/26 17:21
수정 아이콘
참고로 그래비티는 영수다 최초로 별점 5개입니다. 흐흐. 원래 다시 볼까 생각했었는데 진짜 다시 보러가야겠네요.
쌈등마잉
13/10/26 17:52
수정 아이콘
이동진이 만점을 준 영화니까요. 저도 부모님 모시고 다음주에 아이맥스로 한 번 더 볼 예정입니다.
13/10/26 18:26
수정 아이콘
그래비티 예고편만 봤을 때는 별로 저한테는 안 끌리는 영화였는데 영수다 별점 5개라니 혹하네요.
게다가 블로그에선 종종 별점 다섯개를 준 영화들이 꽤 있었는데 영수다에서는 이번이 최초였군요! 몰랐습니다.
쌈등마잉
13/10/26 19:47
수정 아이콘
참고로 이번 달에 제가 본 <홀로 모터스>도 이동진이 만점(별5)을 준 영화예요. 이 영화도 굉장히 멋진 작품이죠.
공상만화
13/10/26 18:25
수정 아이콘
문라이즈 킹덤은 기대를 안했는데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아이들 답기는 하지만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여주죠.
중2병과 성장의식이 절묘하게 조합된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화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예쁜화면도 볼거리 이구요.
다른 회원분들에게 관람을 추천합니다.
쌈등마잉
13/10/26 19:49
수정 아이콘
<문라이즈 킹덤> 좋죠? 이상하게 안 끌려서 안 보고 있다고 이번에 봤는데, 너무 좋더군요. 화면도 예뻤고 주인공 애들도 매력적이었어요.
쿨 그레이
13/10/26 19:23
수정 아이콘
저는 간만에 독소전쟁사를 다시 읽었었죠. 책이 많이 어렵기는 한데 읽을 만합니다. 근데 이게 2차 세계대전사 입문서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쌈등마잉
13/10/26 19:51
수정 아이콘
<독소전쟁사>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이죠? 상당히 두툼한 책으로 알고 있는데 입문서로 통하나 보네요.
쿨 그레이
13/10/26 21:08
수정 아이콘
그리 두툼하지는 않습니다. 초심자가 읽기 상당히 빡셀 뿐이죠. 그런데도 입문서로 통하더군요.
vlncentz
13/10/27 08:03
수정 아이콘
그래비티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평가가 안좋더라고요.

gd 새앨범은 black 한곡말고는 죄다... 영...
쌈등마잉
13/10/28 10:38
수정 아이콘
그래비티는 살짝 호불호가 갈라니는 것 같긴하더라고요. 생각보다 지루하다는 평도 꽤 있고. 아무래도 아주 스펙타클하거나 감동을 친절하게 쥐어주는 작품은 아니니까요. 저는 그래서 더 침잠되니 좋았던 것이긴 하지만요.

지디는 기대만큼은 못한 것 같긴해요. 표절 시비로 시끄러웠지만 1집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푸우여친
13/10/28 10:23
수정 아이콘
쌈등마잉님의 결산글 매달 기다리고 있고, 이번달도 잘 보았습니다.:D

전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나서 빨간책방을 들었는데.. 같은 책을 본게 맞는건가 싶을 정도로 제가 놓친게 많았더라구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흐흐

그래비티는 진짜 너무 보고 싶은데..혼자 보러갈 용기가 나지 않네요ㅠㅠ
나중에 다운받아서라도 꼭 봐야겠습니다!!
쌈등마잉
13/10/28 10:43
수정 아이콘
빨간책방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솔직한 북 토크라서 괜히 폼잡는 여타 책 관련 방송보다 재밌고, 또 그러면서도 나름 핵심은 잘 찝어내고요.

영화 혼자보기가 쉽지 않죠. 그래도 그래비티는 영화관에서 3디 이상으로 보는 게 참 좋을 듯 한데, 아쉽네요.
제 친구는 표가 없어서 디지털로 봤다던데 그래도 괜찮게 봤다고 하긴 하더군요 :)
푸우여친
13/10/28 10:44
수정 아이콘
영화 혼자보는건 사실 잘 하는데.. 그래비티는 막 공포감을 느낄수도 있다고 해서요;; (우주공포?? 같은거요)
제가 그런거에 무서워하는지 아닌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혼자갔다가 패닉될까봐;;;;;; 하하하 ^^;;;
쌈등마잉
13/10/28 11:41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공포감까지 느끼는 사람도 있는군요. 저는 아이맥스3디로 봤음에도 아쉽다는 생각이 더 들던데. 저는 영화보고 '아, 아직은 기술적으로 영화가 더 발전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동진은 우주적 체험을 했다고 하던데, 저는 그런 오바같고 그냥 괜찮은 입체적 관람정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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