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3/10/17 23:06
한국도 그렇죠. 황우석때도 그렇고(그놈의 구긱) 디워때도 그렇고. 최근의 경험으론 여대생강간살인 미제사건에서 어디사람이었더라 기억은 안나는데 동남아였나 흑인이었나 그랬을겁니다. 피의자가 결백을 주장하면서 분명히 기사만 보면 피고측에서 조리있게 반론을 했는데도 무슨 깜둥이라느니 안봐도 범인일게 뻔하다느니 하는 리플을 보고 최소한 1심은 기다리자는 의견을 내니까 비공감 폭탄에 욕이 달리더군요.
13/10/17 23:09
스포츠도 마찬가지에요. 남아공 월드컵때 술집에서 밤새 응원하는데 앞에서 실컷 떠들던 얼굴도 기억 안나는 동창놈이 한국이 골 먹히니까 별로 안타까워하지도 않고 환호도 안 보냈다고 시비를 터는데 어이가 없어요. 그때야 한국 응원했지만 요즘은 대놓고 말하는데 국대 축구만 하면 지길 바라며 보지도 않습니다. 기성용 꼴보기 싫음. 박주영이 국대승선이라도 하면 더 그럴거같네요
13/10/18 00:57
진중권에 대해서 종종 회의가 들면서도 그래도 그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비국민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지식체계 하에서의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대중과 싸웠기 때문이었지요. 사실 몇몇의 경우는 싸움도 아니고 전쟁이었죠.
한국에서 진중권 보다 똑똑하고 학문적 깊이가 있는 지식인은 넘쳐나겠지만 진중권보다 강인한 지식인은 별로 없을 겁니다.
13/10/18 01:11
공감합니다. 곤조와 강단이 있죠. 누구든지 그저 다른이들의 기분을 거스를 경우 손가락질 받을지 모른다는 강박에 짓눌리게 되면, 글을 쓸 때 자기만의 의견을 자신있게 내놓을 수가 없게 되기 마련이죠. 어디 남산이나 청와대 가서 검열 받는 건 아니지만, 자기 자신이 자기 글을 검열하게 되니까요. "이렇게 말하면 욕 먹지 않을까? 다굴 맞을 거 같은데.. 그렇다고 내 말이 틀린 게 있나 뭐 슈밤 ㅠㅠ."
그러면 그순간부터 발화자는 자기 의견이 있을 수가 없게 됩니다. 대중들의 생각만 있죠. 그것도 진짜 대중들의 생각이 아니라, 자신이 상상한 가상의 대중들의 통념만 남게 됩니다. 그러면 대중들이 발화자의 의견을 접하게 될 때 만나게 되는 것은, 발화자의 의견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발화자가 머릿속으로 상상한 가상의 대중들의 틀에 박힌 생각>이 되죠. 가상의 존재와 의미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될 리가 없고, 자연히 그 어떤 주장을 접해도 허무함만 느껴집니다. 어떤 말이든 사탕발림 같고 말이죠. 한 번 분위기가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언로가 막히게 되죠. 이점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자기고집대로 의견을 굽히지 않는 진중권의 가치는 말씀대로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비판받을 부분이 없잖아 있고 호오가 크게 갈리기는 합니다만, 여러 모로 순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이라고 봅니다. 조동관 약전에서 조동관이 사라진다면 그 마을에는 어떠한 에피소드도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13/10/18 01:41
동의합니다.
지식인 중에서 그런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에서 지식인이 무력해지고 대중에게 경멸을 받게 되었다고 봅니다.
13/10/18 01:38
신념의 강인함이라는 부분에서도 진중권보다 뛰어난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요. 진중권이 책팔고 강의하면서 지식인으로써 쌓은 권위가 그 신뢰성을 담보했기때문에 이제까지 해온 발언들이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친건데, 자기가 '틀린' 순간에 부리는 강짜는 신념이 아니죠. 거기서 점수를 많이 깎였고 이제 대중들이 그를 바라보는 눈이 예전같지는 않죠.
13/10/18 01:51
제가 강인하다고 하는 것은 신념의 굳음 자체가 아니라 대중과 말과 글로 싸우면서 버티는 강인함입니다.
진중권이 대중에게 명성을 얻은 과정을 돌이켜보면 그가 미학오디세이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등으로 그 학문적 권위가 인정을 받고 다시 이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얻었다기 보다는(애초에 교양도서기도 하고), 조독마나 안티조선이나 디워사태 등에서 대중과 싸우는 과정의 현란한 말놀림과 야비한 논리력으로 영향력을 얻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와 싸운 대중들의 다수가 오딧세이를 읽어본 사람들이라고 볼수도 없고 오딧세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대중에게 진중권의 지적(?) 권위라면 차라리 서울대 출신이라는 학벌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합니다. 진중권이 지금 위기라는 건 동의합니다.
13/10/18 01:59
키보드력과 멘탈이 튼튼하다는 의미라면 저도 생각이 같은데, 솔직히 진중권이 [진거사(40세, 무직)] 같은 직함을 걸고 활동했으면 서울대 학생증을 인증하고 '나 똑똑하거든'을 아무리 외쳐도 디씨 xx갤 키배러 누구누구 이상 가기는 힘들었을거라고 봅니다
13/10/18 02:08
서울대 출신처럼 단체나 직함이 주는 권위지 지식인 고유의 지적 권위는 아닌 것 같고 그 자체로 설득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강사-교수라는 타이틀도 좋은 방패기는 했을 것 같습니다.
13/10/18 01:06
비국민에 대한 일본사회의 폭력을 다룬 만화로 마츠오 시오리의 <하늘과 바다 사이>와 <에덴의 벚꽂>이 있죠. 비국민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반딧불의 묘>도 같은 궤의 작품이고요.
13/10/18 01:53
일본에서는 도쿄 올림픽 반대하면 비국민 되나요?
현재 후쿠시마와 경제 상황때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꽤 높지 않나요? 한국의 경우 평창올림픽이 있을텐데 여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많이하죠. 물론 강원도민들이 그런 말하는 사람 싫어할 수도 있고요.
13/10/18 02:16
저는 축구를 싫어합니다. 다른 사람이 즐기는 것은 즐기는 것이고 그걸 저한테 강요한다는건 분명 다른 문제니까요.
이런 제가 가장 충격이었던 경험이 2002년 월드컵이었습니다. 그때 단지 축구를 보지 않고 박수를 치지 않고 응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애국심'부터 시작해서 '오노같은 xx'란 표현까지 들어야 했으니까요. 저한테 애국심 운운했던 친구와는 지금도 사이가 안좋습니다. 제가 화가 나서 '난 투쟁판에서 애국을 부르짖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애국심을 의심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축구 안본다고 애국심을 의심받아야 하느냐.' 라고 쏘아붙이고 자리가 끝나고 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윗 글을 보니 문득 생각이 나는군요. 모두가 들뜨고 모두가 즐거운데 단지 들떠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았다고 역적 취급을 받았던 그 기억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