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놀러 가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있어 중간고사 후 대학 MT는 중간고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기말을 대비하기 전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자 비록 학기의 반이나 지났지만 많이 친해지지 못한 후배들과 안면을 트고 친해질 수 있는 만남의 장이며 그 만남의 장을 통해 여 후배와 CC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연애의 장이기도 합니다.
저는 저 3가지 이유로 MT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세 번째 이유가 주) 그렇다고 무조건으로 MT 가는걸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에게는 정말 특이한 징크스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놀러 가면 꼭 한 곳을 다치거나 아프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징크스가 언제부터 생기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짐작으로는 고2 때부터 인 거 같네요
고2 때 학교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는데 수학여행 일정 중에 제주도 해안가를 가는 코스가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연히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신발이 바닷물에 젖는걸 피하기위해 당연히 신발을 벗고서 뛰어들었습니다. 바다에 뛰어들어서 노는 거 까지는 좋았습니다. 다 놀고 선생님의 신호(?)에 의해 바닷물에서 나오는 중 발바닥이 따끔하는 것입니다. 발바닥을 보니 피가 나오더군요. 직감적으로 '아- 어느 양심없는 여행객 분께서 버리고 간 유리에 찔렸나 보다' 하고 발바닥을 찔렀을 것이라 예상되는 물체(유리조각)를 찾기 위해 땅을 봤는데 보이라는 유리조각은 안 보이고 자그마한 돌조각만 있더군요. 예... 재수 없게 그 돌조각에 연약한 제 발바닥이 상처를 입은 거였습니다. 이것이 제 기억 속의 징크스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2년 후 대학에 들어간 저는 첫 MT는 어떤 곳일까 하는 설램을 가슴에 안고 가평으로 가게 됩니다. 첫날은 다들 예상하는 일정으로 잘 놀았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둘 째날. 둘째 날 오전 일정이 서바이벌이었는데 보통 서바이벌을 하게 되면 점령 전 or 데스 매치를 하는데 점령 전에서 일이 터졌습니다. 점령 전을 하면 공, 수를 나눠서 하게 되는데 저는 수비 측이었습니다. 한창 수비를 하던 저는 3m 앞에 적이 숨어있는 걸 확인하게 되었고 그 적을 생포하기 위해 옆으로 몰래 다가가던 중 발을 헛디뎌서 접질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접질린 게 아닌지 엄청나게 아프더군요. ㅠㅠ 서바이벌이 끝나고 복귀하는데 너무 아파서 부축받고 복귀했습니다. 숙소에서 찬물로 찜질하는데 붓기가 무섭게 오르더군요. 결국, 전 둘째 날 오후부터 셋째 날 오전 일정까지 까먹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첫 MT의 추억을 부상이란 악령에 의해 까먹은 저는 2학년 MT 떄는 몸사리고 잘 놀자는 각오를 다지며 태안의 팬션 촌으로 MT를 떠났습니다. 이번 MT조는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선배 동기들과 같은 조가 되어서인지 기분이 업이 되더군요. 그런데 그게 독이 되었는지 평소에는 한 병도 못 마시는 소주를 첫날 2병 반이나 마셔버렸습니다. 다음날 일어나니 속이 말이 아니더군요. 토를 하다 하다 더는 나올 것이 없는데도 속에서는 계속 올려보내더니 나중 가서는 위액만 나왔네요. 그로인해 컨디션과 몸 상태는 최하가 되어 방에 누워서 움직이질 못하게 되었고 전 둘째 날 일정을 모두 까먹고 말았습니다. 뭐... 1학년 때도 몸 관리 잘못해서 까먹었으니 그러려니 하고 싶었으나 제가 평소에 호감이 가던 후배가 같은 조였는지라 무척 창피했습니다. ㅠㅠ
3학년이 되어서는 앞서 있었던 일들 때문에 MT를 안 갈까 했는데 '어차피 4학년 되면 안 갈 건데' 하는 생각으로 MT 참가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신입생 중에 인형 같은 외모를 가진 후배 하나가 들어왔는데 그 후배가 같은 조인 겁니다. (
https://pgr21.co.kr/?b=8&n=36990 여기에 적었던 그 호감 가던 후배입니다) 좋구나~ 하고서 MT갈 날만을 기다리던 중 MT 출발 이틀 전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작년에 교통사고로 죽은 고환 친구가 꿈에 나오더니 자기도 MT를 같이 간다면서 제가 탄 버스에 오르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제 옆에 앉는 게 아닙니까.
이 꿈 꾸고 나서 MT 갈까 말까 엄청나게 고민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MT 가는걸 말렸고요. 결론은 '설마 사고가 날까?' 하는 생각으로 MT를 갔습니다. 이번에서 사고는 둘째 날 일어났습니다. 둘째 날 오전 일정에 ATV이라고 사륜오토바이를 타는 일정이 있었는데 이걸 타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좀만 덜컹덜컹 거리면 그 순간 핸들이 쉽게 꺽인다는 것을요. 거기에 속도도 좀 빠르게 달리면 넘어지기도 쉽더군요. 그래서인지 앞에서 인솔하는 관계자분께서 지루할 정도로 천천히 달리시는 겁니다. 그걸 못 견딘 저와 동기들은 일부러 앞에 달리는 일행과의 거리를 벌린 후 속도를 내었고 그렇게 달리던 전 앞에 좀 커다랬던 돌부리를 보지 못하고 그 돌부리 위를 지나갔고 그로 인해 제 ATV는 덜컹거리면서 핸들이 확 꺾이는 겁니다. 가뜩이나 빠르게 달리고 있었는데 핸들까지 확 꺽이게되니 저와 바이크는 공중 1회 전후 논두렁으로 다이빙하게 되었습니다.
몸 이곳저곳이 막 아파져오고 사고 직후여서인지 정신없더군요. 제가 타던 바이크는 기름통이 깨졌는지 기름이 줄줄 세더군요. 거기다 호감이 가던 후배도 같은 일행이었는데 모범을 보여야 할 제가 규정을 어기고 사고를 냈으니 엄청나게 X 팔리더군요. ㅠㅠ 후배 바이크에 옮겨타서 복귀한 저는 숙소에서 몸을 씻는데 오른쪽 허벅지에 제 얼굴만 한 피멍이 들었더군요. '아- 올해도 그냥은 안 넘어가는구나...' 이런 생각으로 숙소에 있던 침대에 누웠는데 눕는 순간 왼쪽 가슴이 악 소리 나게 아픈 겁니다. '아- 올해는 좀 심하게 다쳤구나...' 하는 생각으로 2~3일 지나면 좋아지겠지 했는데 3일이 지나도 계속 아프더군요. 그냥 아프면 며칠 더 지나면 좋아지겠거니 하겠는데 밤에 자는데 몸을 움직이기만 해도 아파져오니 못 견디겠더군요. 그래서 월요일에 학교 수업을 빠지고 병원을 갔는데 X-ray를 찍어보자는 겁니다. '설마 뼈가 상했으려고...' 했는데 이게 웬일!! 갈비 4, 5, 6번에 실금이 갔다는 겁니다 다행히 연골하고 이어지는 부분에 금이 간 것이라 한 달 정도만 쉬면 좋아진다더군요.
비록 고2 대1, 2, 3학년 4번뿐이지만 이상하게 어딘가를 1박 이상으로 놀러 가기만 하면 몸을 상하게 되니 놀라가기가 겁나네요. ㅠㅠ
이 징크스 어찌할 방법 없을까요? pgr 분들은 여행에 관련한 징크스가 무엇이 있나요?
p.s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마무리가 어렵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