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이모랑 막내이모가 심하게 싸웠습니다.
서로에게 상처주고 뒤돌아 서서 울고 있는 이모들이 안쓰러워서
위로해준다는 핑계로 한통의 문자를 남겼습니다
'이모~ 스마~~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모 웃어~ 이모는 웃는게 세상에서 제일 예뻐~'
평상시엔 섭섭할 정도로 무뚝뚝한 조카가 위로랍시고 보낸 문자 한통이 이모들에겐 큰 웃음이 됐나봅니다.
뭐 먹고 싶냐고 이모가 밥 사주겠다고 전화오더군요
아쉽게도 과제 때문에 약속은 다음으로 미루고
엄마랑 이모만 만났는데 엄마한테 언니딸이 나한테 이런 문자 보내줬다고 역시 딸이 최고라고 자랑을 하더랍니다
겨우 문자하나로 위로가 될꺼라 생각지도 않았던 저로서는 이모의 이런반응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저 문자 하나에 감동 받을 정도인거 보면
내가 이모들한테 감정 표현을 너무 안하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생각이 드니 너무 미안해 졌습니다.
친구들 한테는 말도 안되는 농담까지 섞어가며 온갖 감정표현 다하고 살면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무심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웃어보라고, 예쁘다는 이 한마디에 행복해 하는 이모에게,
그 모습을 보고 삐쳐서 툴툴거리며 집에 들어온 엄마에게,
그런 엄마를 보면서 동생한테 질투한다고 웃으시는 아버지에게
앞으로는 자주자주 애정표현이라는걸 해봐야 겠습니다.
언젠간 사랑한다는 말이 쑥스러워서 못하는 말이아닌 인사처럼 변하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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