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요란하게 울던 여름 소개팅으로 만난 그대.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다를 만큼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주선자의 말
그전 남자친구에게서 아이 같음을 느꼈기에 오히려 나이 많은 것이 좋았었다.
샤랄라 원피스를 입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힐 대신 플랫을 신고 두근 반 세근 반으로 뛰던 내 마음.
서로 일찍 도착해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그대와 나.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첫 만남의 민망함에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만큼의 두서없는 말을 하고 헤어졌다.
그와 헤어지고 소개팅을 주선해준 친구에게 당장 전화했다.
“ 야! 너 죽을래....!!! 이건 아니잖아!!! 웬 아저씨가 앉아계셔서 깜짝 놀랐어......ㅠㅠㅠㅠㅠ”
그래도 사람은 겉모습이 다가 아닐뿐더러 한번 만나서는 모르니 세 번은 만나보고 판단하자는 평소의 소신으로 우리는 세 번의 만남을 가졌고 만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의 그.
그렇게 나는 그와 함께해 보기로 했다.
생각이 깊었고, 이해심이 많고 착하며 배려심이 깊었던 그.
의외로 감정이 풍부해 나보다 눈물이 더 많았던 그.
볼수록 매력 덩어리 자체였던 그.
내가 정말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혼자 설렐 만큼
그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행복했고 즐거웠다.
그렇게 일 년 하고 몇 달의 시간이 흘렀을까 항상 사랑한다 말하던 그의 입에서 이별하자는 말이 나왔다.
그의 이별을 받아들여야 함을 느꼈지만 이대로 헤어지면 미칠 듯 후회할 것 같아서 매달렸다.
내가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앞으로 고쳐나가겠다고..
그렇게 아슬아슬한 관계가 다시 지속되었다.
이젠 모든 걸 그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양보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그렇게 하나 둘 그의 눈치를 보며 자존심을 버린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하며 그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수록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질치며 막아서는 느낌에 이젠 그냥 정말 여기서 끝내야겠구나...
내가 다가갈수록 그도 다가와 주길 바라기보단 그냥 예전처럼 가만히 그 자리에 있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그건 내 욕심이었음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음을 느끼고 그렇게 이별을 받아들였다.
그에게 매달렸던 것도 나 스스로도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벌고 싶었던 걸까?
그래도 나는 나 스스로 할 만큼은 했다는 핑계로 위안을 삼고 싶었던 걸까?
이별에 대한 인정은 빨랐다.
그런데 처음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별을 고하기 얼마 전만 하더라도 따스한 눈길로 바라봐주며 사랑한다며 말하며 안아주던 그였는데 어떻게, 왜 그렇게 한순간에 변하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그 모든 게 내 잘못이었음을 깨달았다.
그에게 상처 되는 말도 많이 하였고, 부끄러울 만큼 철없이 행동하고 생각한 것도 많았으며,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주기보다는 내 마음만 내세웠음을.
그렇게 그는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는데 나는 그의 마음을 전혀 헤아려주지 못했음을.
그래서 그에게 너무 미안했다.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더 미안하고 슬펐다.
그리고 이젠 이별을 고해준 그에게 너무 고맙다.
아직 그 옆에 있었으면 그에게 의지만 한 채 어제 같은 오늘을 살고 오늘 같은 내일을 살았겠지.
그와 헤어지고 이제 나 혼자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어 멋진 내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니깐.
그리고 좀 더 긍정적이고 밝아질 수 있었으며 나 자신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음을.
아직 여기저기 넘어지고 힘들지만 혼자 꿋꿋이 이겨내는 방법을 찾고 있음을.
그렇게 그대에게 고마워하며 홀로 서기를 하는 요즘
오늘 책상 위에 있던 노트를 집어 들어 군데군데 낙서 된 곳을 다 찢어내고 있는데
그대와 함께 낙서한 흔적을 발견했다.
우리는 안 헤어진다며 하트까지 그려 넣은 그의 글씨를 보니 마음이 다시 쿵 하고 내려앉는다.
그리고 차마 지우지 못하고 남겨두었던 그대와의 사진 한 장을 찾아봤다.
그대와 얼굴을 맞대고 환하게 웃고 있던 사진 속의 나와 그대가 너무 좋아 보여서 다시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냥 새로운 노트 꺼낼 걸 왜 쓰다 말았던 걸 꺼냈을까...
이런 식으로 하나씩 꺼내게 될 그대와의 흔적이 또 있을까 두려운 오늘.
혼자 위태위태 애쓰는 내 모습이 가여운지 주위에서 소개팅 제안하지만
아직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이 마음.
언제쯤이면 내 마음속에서 그대를 완전히 잊을 수 있을까...
- 가입하고 계속 눈팅으로만 보다가
날 떠나간 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데 전할 길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 하듯 주절주절 끄적였네요..ㅠ
이런 제 마음 떠나간 그는 모르겠죠...
오늘 비가와서 그런지 " 비스트 - 비가 오는 날엔 " 무한 재생하며 이런 먹먹함과 슬픔을 즐기네요
정말 오늘 그 노트는 왜 꺼내서 사람을 이렇게 무겁게 만드는지.....ㅠㅠ
생각 떨쳐낼려고 방청소 옷장정리 화장대 정리까지 다했는데 쉽사리 떨쳐지지 않네요...
지금 사랑 중이신 분들은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하시고,
이별 하신 분들은 함께 힘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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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도 이별을 가르쳐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사랑의 소중함을 배웠지요.
지난날의 저를 냉정하게 돌아보면 헤어지지 않고서는 절대 소중함을 배우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주변에 사랑을 나눠줄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그녀에게 돌려주고 싶었는데....
현재의 저와 마음이 같군요 헤어지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별 후 우린 그래도 만날 수 밖에 없는 사내연애지요
전 그녀가 절 편하게 대할수 있게 노력했고 그녀도 받아드렸지만 다시 불편한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아무래도 그녀는 힘든가봐요 아니면 편하게 보려는 저의 행동이 저에 이기심이라고 느꼈을수도 있겠죠
그녀는 이사이트를 모르기 때문에 만날때도 못했고 헤어져서도 못한 그말 한번 해주고 싶네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저랑 사귀어 주세요
그냥 그렇게..그 사람을 만났고..
그냥 그렇게..그 사람과 밥을 먹고..데이트를 하고...
그냥 그렇게...그 사람과 사랑을 하고...추억을 만들고...
그냥 그렇게..그 사람과 이별을 하고...가슴 아파하고..눈물도 나고..후회도 하고..
그리고...그냥 그렇게...잊어보려고 발버둥치고...
.
.
분명한건...
애초에 그 사람을 잊게 해주는건 아무것도 없다라는 겁니다...잊혀지는게 아니라...가슴 한켠에 묻혀질 뿐이에요...
시간은 그 사람을 잊게 해주는게 아니라...흘러갈 뿐입니다...
시간은 그 사람을 잊게 해주는게 아니라...가슴 한켠에 묻혀질때까지 내버려둘뿐입니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