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제너레이터 셧다운의 케이스를 처음 접한 날이었더랬습니다.
사실 당해보지 않았으면 이런 케이스를 미리 알 수 없으니 전조증상이 있어도
잘 모른다죠? 오늘 아침따라 카오디오가 맛이 가서 '휴즈문제인가?' 그렇게 여기고
혹한에 잘 출근해서 팀원들 전체와 점심을 먹으러 나갈려고 시동을 켰는데...
응?
아침만 해도 잘 몰고 왔던 차량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끼이익 하는 스타트 모터 헛 도는 소리만 나더니 결국 파파파팍 하는
전형적인 '배터리 오링' 의 증세를 나타냈었죠... 그 때부터 오후 업무는
고사하고 차에 신경이 쓰여 반나절간 고생했었습니다.
하필 저녁에 인천에서 장거리(태안)를 뛰어야 하는 관계로 어떻게든 원인을
찾아야했죠, 점심은 고사하고 1시간을 기다려 나타난 보험 출동원들이 점프로
하니까 한 번에 시동이 연결되었습니다. 그 사람들도 바쁜 사람들인지라
시동 걸리는거 보고 30분 정도 시동 걸고 끄라는 당부만 남기고 후딱 자리를 떴죠
그런데 차 상태가 암만 봐도 이상한 겁니다. 카오디오는 여전히 불이 안들어오고 있고
오후 업무시간 닥쳐서 시동을 켜고 맘대로 놔둘 수가 없어서 20분 정도 유지된 시동을
끄고 혹시나 한 번더 켜 보니까... 안걸리는 겁니다. 여전히 '파파파팍' 소리만 나고 말이죠
원인을 대충 팀내 차량을 가진 분들과 이야기도 해 보고 그랬어도 그런 경우가 없어서인지
'연료펌프 눌러줘야 하는거 아냐?', '배터리 완전방전 된거 아니냐?' 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배터리를 교환한 지 딱 1년째 되는 날이긴 했지만, 뭔가 너무 이상해서 배터리를 구입할까? 말까?
그렇게 업무는 커녕 차 수리에 관련된 검색이나, 각종 증상들을 인터넷에 쳐 봐도 답이 잘 안나더군요
아무튼 여차저차 통신반의 도움을 받아 확인해 본 결과 배터리는 확실히 맛이 간 것 같아서
고민끝에 견인 서비스 대신 배터리를 하나 주문하고 말았습니다. 딱 9만원 들었죠
제 근무처가 국립환경과학원(환경연구단지 내)인데 사실 여기가 굉장히 외진 곳입니다.
인천 경서동인데요, 이 동네는 아라뱃길 인천항 갑문과 가깝고, 북인천 IC 근방으로 설명하면 더 빨리 이해들을 하시더군요
아무튼 배터리를 싣고 오시는 분과 조우를 못해서 서로 20분간 엇갈리고 저는 큰 도로로 뛰어다녔습니다.
그 추위속에 아주 생쑈를 한거죠, 왜냐하면 이 연구단지의 이정표는 좀 많이 불친절한데다가
초행인 분들은 한 번 이상은 뱅뱅 돌게 되어 있는 구조라서 설명도 힘든 가운데 정말 애 먹었습니다.
아무튼 배터리를 싣고 오신 분도 자신을 서울시립대 전자과 출신이라 소개하시며
정비사들이 사용하는 디지털 테스터기로 전압을 찍어주시며 조목조목 아주 잘 설명해 주시더군요
배터리는 12V 가 맞습니다. 특히 오늘처럼 신품(아틀라스가 없어서 로케트로 했습니다)의 경우는
정확하게 12V가 나오더군요, 그런데 제너레이터를 통해 배터리 단자로 빠져 나오는 전압은
13.5~14.2V 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이 이유가 제너레이터가 배터리 아웃풋 보다
1~2V 정도가 높아야 배터리로 충전작용이 일어난다는 군요
그런데 새 배터리를 연결하고 시동을 걸고 30초 후에 단자의 전압을 측정하니 제 차의 경우는
처음에 11.6V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액셀을 좀 밟아보니 12.5V 까진 늘어났지만 그 이상은
늘어나지 않더군요, 즉 그 분의 진단은 간단했습니다.
"얼터네이터가.. 완전히 맛이 갔네요"
결국 오후 4시에 온갖 욕욕욕을 얻어먹고 태안에 가는건 취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 분의 얘기대로 배터리가 일단 신품이니 배터리의 힘으로 40km 는 충분히 갈 수 있지만
그 이상 운행하면 중간에 시동이 -끽 하며 죽어버린다고 하네요, 아울러 겪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운행하면서 운전자가 겪게되는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저녁 6시에 어쩔 수 없이 퇴근을 하고 계산역 인근 카센터로 향했습니다.
종합환경연구단지에서 계산역까지는 12km 정도니까 충분할 것 같아서 불안불안했지만
그래도 배터리가 신품이라 시동은 후딱 걸리더군요.. 물론 순수 배터리의 힘으로
카센터까지 간 것이겠지만요
그런데 배터리가 연결되어 있으면 카오디오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제너레이터가 죽은 상태에선 카오디오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더군요
여차저차 반나절 고행(?)을 끝나고 차를 입고시키며 물어보니까
"제너레이터는 한 순간에 고장나진 않고, 그 증세가 있을꺼예요.. 가령 실내 전원이 약하다던지
뭔가를 작동하면 전조등이 약해지고, 실내등이 침침하게 들어온다던지"
라는 답변을 하더군요, 그런데 제 경우는 갑자기 당일 카오디오가 들어오지 않는 것?
일단 신품으로 하는게 좋다고 하여, 현금으로 지불하는 것으로 하고 신품으로 23만원 끊었습니다.
덕분에 모비스에 차대번호를 입력해서 가입하여 부품 단가도 파악하고, 제너레이터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부한 하루였습니다. 제너레이터 ... 비싸더군요, 그렇다고 재생용품은 랜덤품질의 극악
스러운 뽑기 확률이 너무 찜찜하고
일단 내일 출고되니까 카오디오 문제는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이쪽은 잘 몰라서)
그리고 한파로 인해 시동이나 배터리 쪽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전압계를 갖추고 있지 않다면
한 번 테스터기를 이용해서 점검해 볼 시기인 듯 싶습니다.
제너레이터의 성능은 갑자기 떨어지지 않고 서서히 떨어지는데 제너레이터가 보통 시동과 동시에
배터리에 충전을 가하면서 배터리를 유지시켜 주는데, 이 제너가 맛이 가기 시작하면
몇 시간 차를 몰아도 배터리가 만충되지 않고, 이 상태에서 밸런스가 점점 배터리 쪽으로
기울다 보니, 이번 한파 처럼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는 계절이 오면 시동에 충분한 전압을
확보하지 못하고, 몇 번 그렇게 키를 돌리며 시동을 걸어보려 조작하다 보면 배터리가 완전 방전이 되어
사용 불가일 정도로 망가지지는 않지만 배터리 수명이 꽤 짧아진다고 하는군요...
오늘 하루 예정없이 삼십만원의 수강료를 내고 배운 경험입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현대모비스 가입하셔서 차대번호(등록증에 적혀 있습니다) 입력하시고
하면 자신의 차량에 사용되는 부품의 종류, 단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은 여기에 공임이 추가된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런데 제너레이터는
여기저기 반나절 동안 검색기 돌려본 견적보다 더 값이 나가더군요(...)
RV 기준 교환시간은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승용형 제너와
승합, SUV용 제너는 좀 다르다네요, 후자는 오일이 후방으로 타고 들어가기 때문에
더 복잡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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