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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2/01 21:44:40
Name TimeLord
Subject [일반] 수학, 과학 그리고 인지능력의 성차 - 1
수학, 과학 그리고 인지 능력의 성차 - 1

1.
몇해 전, 하버드 총장으로 직무를 수행했던 서머스의 발언은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논란이 되는 주제에 대해 고민했던 서머스 총장은 여성과 남성의 수학, 과학적 능력의 차이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벨 커브 꼬리 부분에서는 그 차이가 심하게 벌어지므로 수학, 과학에 종사하는 전문 직업에서의 남녀 차이는 부분적으로 유전자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머스의 발언이 퍼지자 여러 언론 매체에서 서머스 총장을 강력히 규탄했으며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그를 성차별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공개적으로 그의 발언을 옹호하고 과학은 결코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이념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 역시 일부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성차별주의자로 낙인이 찍혔다.) 결국 서머스 총장이 공개 사과를 한 후에도 남녀의 정신 차이에 관한 문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채로 아직도 남아 있다. 그리고 이런 사태 속에서 과학적이고 건전한 토론은 찾아볼 수 없었고 정치적인 입장만을 재확인할 뿐이었다.

2.
지난 한 세기 동안 수학, 과학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여성의 숫자는 예전보다는 늘었고 남녀의 차이도 좀더 줄었지만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는 비율에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여전히 크게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생물학적인 차이를 주장하는 가설과 사회문화 가설이 제안되어 왔다. 물론 이 두 가설은 서로 대립되는 관계가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고 양립 가능한 관계에 속한다. 생물학적인 차이에 초점을 두는 연구자들은 남녀의 유전자, 호르몬 차이가 뇌 발달이나 크기, 구조 등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차이가 (부분적으로) 남녀의 인지 능력 차이로 나타나며 그러한 인지능력 차이는 나중에 나타나는 수학과 과학에서의 성취나 업적 차이를 설명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남녀의 생물학적인 차이는 단지 인지 능력의 차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흥미나 선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도식으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다.



3.
수학, 과학에서 남녀의 차이는 나라마다 다르고 학교 성적에 국한시킨다면 (적어도 일부 나라의 경우) 여자는 수학에서 남자만큼의 수행을 보여준다. 그렇긴 하지만 SAT 수리영역을 비롯한 표준화된 시험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종형 곡선에서 평균의 차이가 조금만 나더라도 오른쪽 극단에서는 남녀의 비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최상위권에는 남성이 더 많다. 그러나 비록 많은 나라에서 표준화된 시험의 유의미한 남녀 차이가 관찰되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아래 그림을 살펴보라) 만약 그러한 통계에서 흥미롭고 의미심장한 점이 있다면 몇몇 나라들이 어떤 사회 문화적 배경을 가졌길래 표준화된 수학 시험에서 남녀 차이가 관찰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한 시험의 난이도나 나이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성차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좀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출처: 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PISA 2009)결과 보고서 - 연구보고 RRE 2010-4-2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열람 가능.

4.
남녀의 인지 능력 차이에서 한가지 일관적인 결과는 정신 회전 과제에서 남녀의 능력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공간 능력의 차이는 모든 연령대(취학 전 아동에게도)에서 관찰되며 범문화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공간적인 감각을 요구하는 수학, 과학, 공학 과제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좀더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Mental Rotaion Task
도형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출처:

5.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차이가 오직 하나의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녀의 차이에는 오로지 유전적 요인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적인 가설과 유전적 차이 가설이 모두 요구되어진다. 또한 이러한 차이는 오직 평균적인 차이이며 (남녀의 키 차이와 마찬가지로)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인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고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는 모델을 만들 때 우리는 여성이 어떤 어려움으로 수학, 과학, 공학 분야에 진출하지 못하는지 파악하여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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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01 22:51
수정 아이콘
확실히 남성이 수학에 좀 더 좋은 능력을 보이는 경향성은 있죠. 다만 이것도 세대론에 대한 비판과 같이 그룹 간 차이보다 그룹 내 차이가 더 큰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별개로 과학적인 사실-아직 과학적 사실이지 더 연구가 되야겠습니다만은-에 당위를 운운하며 비판하는 건 어이가 없는 걸 떠나서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차별주의라고 비판하는 패미니스트들이야 아직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일테고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남성과 여성의 수학 능력 차이가 gender 개념처럼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는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구조에 의해 영향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게 타당하다라고 말하는 것이겠지만요.
시나브로
12/02/02 07:08
수정 아이콘
pgr 이 분야 담당 타임로드님이네요 크

잘 보고 갑니다

추천
꼰이음표
12/02/02 12:47
수정 아이콘
6학년 1학기 쌓기나무에서 갯수 세는것만 비교 해도 확실히 차이 나더군요.
여자가 쌓기나무 갯수 잘 셀 줄 알면 정말 신기할정도로 못세요. 원인이 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남자는 거리=속력X시간 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이해하고 m,cm 의 차이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하는데
여자애들은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듣는 경우가 꽤 많아요
6시간동안 60km 의 속력으로 가면 얼마나 갔냐? 라고 간단한 물음에도 여자애들은 상당히 고민하면서 답을 하는데
아마도 남자애들이 차에 대해 관심이 많고 오락하면서 숫자에 민감해져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대신 여자애들은 문장으로 된 문제 (예를 들면 중학교 방정식 활용 혹은 연립방정식 활용 같은것) 생각 한 것을 남자보다
비교적 쉽게 식을 쓰더군요.
영원한초보
12/02/02 14:22
수정 아이콘
이런건 태초인류부터 진화의 과정을 살펴보면 될꺼 같아요.
남자들은 사냥터 나가서 짦개는 몇일 길게는 몇달후에 돌아오고
여자들은 모여서 아이를 키우며 공동체 생활을 해나가야 하니까요.
김연아이유리
12/02/02 16:21
수정 아이콘
생물학적차이인지, 사회문화적차이진이, 어느하나의 영향이 아니라 복합적인건 분명할겁니다.
이를테면 문화권에따라 수학성취도의 차이가 나기도 하고 안나기도 한다는것은 사회문화적 차이가 있다는것을 반영하는것이겠죠.
신체기관에 인종,성별에따라 생물학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것이 분명하고 그것이 뇌세포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을것이기 때문에 생물학적인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는것도 당연한 추론에 속합니다.

문제는 어떤요소가 얼마만큼, 어느정도의 영향력이 있는가에 대한 규명이 되겠죠.
그리고 그 결과가 과연 일상적 용어로 "차이가 있다" 라고 말할 정도인지 "있다고 해도 별 차이는 아니다"인지 판단하는것은
어쩔수 없이 정치적 성격을 가질수밖에 없을겁니다.

하바드 총장이 가졌을 고통에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과학자가 공개적으로 발언할때 자신의 입에서 나온 "과학의언어"가 대중들에게 "일상의언어"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王天君
12/02/02 17:3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 뇌는 여자의 뇌인가 봐요...진짜 신기하게 공간 관련 문제만 나오면 아주 헤매고 난리납니다.
내 감수성은 여기서 오는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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