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중학교때 얘기부터 해볼게요.
사실 중학교 2학년때까지는 공부를 그럭저럭 하는 편이였어요.
반에서 꼭 2.3등 정도 하는 아이? 가장 잘하는건 아니고..뭐 그런 정도였죠
그런데 중2때 스타크래프트, 그리고 블리자드를 만나면서 인생이 험난해지더군요.
시험점수는 처음으로 부모님께 성적표를 숨길 정도가 되었고, 아무리 혼나고 다그쳐도
친구들과 도서실에 가는척 PC방에 몰래 달려갈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게임에 빠지길 2년..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부모님과의 불화는 커져만 가는데, 게임을 그만 둘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강제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유학가서도 게임을 계속 하게 되었고, 어느덧 스타1에서 디아블로2를 즐기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지금 이렇게 쓰면서 생각하니까 정말 막장테크였네요.
그 좋아하던 스타1을 그만둘 만큼 디아블로를 하루에 10시간은 넘게 한것 같네요.
수업도 제대로 듣지않고, 정말 게임+밥+잠의 생활이 이어진것 같습니다.
결국 1년만에 한국으로 강제귀환조치를 받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국고등학교에 재입학을 하니 1살 어린 친구들과 수업을 듣게 되더군요.
나름 유연한 성격때문에 트러블 없이 어린 친구들과도 정말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하면서 지낼 수 있었어요.
..특히 스타1 좋아하는 친구들과;;
안그래도 1년 늦어서 대학에 그냥 들어가도 재수한것과 동일한데,
수능 하루전날 새벽에......스타 1:1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저도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은 조금 했었습니다;
뭐 그렇지만 일생에 몇번 없다는 기적이 일어나서인지 수능대박 후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니 정말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부모님으로부터 터치도 없었고, 수업을 제낀다고 연락이 오는 것도 아니고(물론 학점은...)
정말 미친듯이 친구들과 게임만 할 수 있었죠.
교내 스타1대회 우승해서 컴퓨터도 받아보고, 카트라이더 대회도 나가고 정말 1년간은 원없이, 그리고 걱정없이
게임만 했었습니다. 스타1 같은 경우는 아는 프로게이머 형으로부터 입단 테스트 제의까지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게임아이 시절 당시 유명한 프로게이머들이랑은 거의 이기고, 지고 해본 것 같네요.
뭐 그렇게 지내는 저에게도 봄이 찾아오더라고요.
게임 동아리를 찾다가 없어서 찾아간 봉사동아리에서 여자친구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유일하게 게임에 신경끌 수 있었던 시기였던것 같네요;;
그렇게 연애에 빠져서 공부는 뒷전이고 대학교 3학년은 마칠때 까지 정말 무념무상으로 살아왔습니다.
근데 참..얄미운게 여자친구는 공부할 건 다 해서 4년 장학금 타서 다니더라고요-_-;;
전 매번 학점 걱정하느라 정신없었는데.
3학년2학기가 되자..이제 군대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더라고요..안그래도 많은 나이에 친구들은 다 제대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저는 뭐하는지를 모르겠더군요.
결국 카튜사를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광 탈.
참 허무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빠르게 육군 지원해서 특기 없이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논산으로 들어가서 바로 전경으로 착출되더군요.
당시에는 전경되면 서울(집와 가까움)에 갈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별 생각없이 잘 되었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결국 경찰학교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서울에 있는 부대로 배치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경험해보니..참 누구나 그렇겠지만 군생활이 쉬운게 아니더라고요.
나이가 많은 것도 한몫 했던 것 같습니다.
가자마자 무슨 사건이 그렇게 많은지....특히 광우병 관련 집회때는 정말 일주일 넘게 하루에 2시간을 넘게 잔 기억이 없었던 것 같네요.
당시에는 정말 정치이념이고 국가의 미래고 자시고 그냥 빨리 부대복귀해서 침상에 눕는게 꿈이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부모님과 친구들도 많이 걱정하시고..
뭐 어찌되었든 짧은 군대생활 큰 사고없이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제 복학할려고 하니..슬슬 겁이 나더군요.
바로 취업이라는 벽이 저를 가로막더라고요.
결국 1년 더 휴학을 하면서...스펙을 쌓기로 했습니다.
남들 다 하는 토익도 900만들고, 일본어, 한자 자격증도 따고 여행도 다니고 하면서..금방 1년 지나가더라고요.
복학해서는 정신 차리고(물론 놀 친구도 없었지만) 수업 열심히 듣고, 취업 특강도 듣고 하면서 지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해도...3년간 쌓아놓은 학점은 복구가 잘 안되더군요-_-;;
거기에 학교는 글로벌을 외치면서, 적응도 안된 학생에게 영어수업을 강요하고요.
뭐 저도 4학년 1학기 마치고 남들 다 하는 인턴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몇 군데 떨어지고 생각보다 괜찮은 대기업 인턴직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70%정도만 전환이 된다는 말에 정말 열심히 방학동안 인턴생활 했었어요.
과제도 열심히 하고, 술자리도 꼬박꼬박 참석하고 재밌게 지냈죠.
그렇게 방학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취업활동을 시작할려는 찰나에
인턴 전환합격 문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때는 세상이 제 편인 것 같았습니다.
마침 운좋게?스타2도 발매하면서
제 동기들 전부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가슴 졸이고 있을때 저는 마음편하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면서 스타2를 즐길 수 있었죠.
그리고 결국 올해 1월에 연수원에 들어가게 되었고,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현업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취업에 성공해서 그런지, 막상 들어와서 일을 하다보니까 생각보다 저랑 안 맞는다는걸 느끼겠더라구요.
뭐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9월에 퇴사를 확정짓게 되었습니다.
무슨 자신감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금방 재취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마음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하반기에 여러군데를 노려봤지만 면접에서 전부 떨어졌습니다.
참....뭐랄까, 대부분이 아니라 모든 면접관들이 기존 회사를 6개월만에 그만둔 것을 많이 안좋게 보더군요.
아무리 좋게 좋게 말을 해도 방어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물론 이것만이 이유는 아닐것이라고 생각하지만요.
결국 내년 상반기를 다시 노려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간신히 만들었던 토익과 일본어도 유효기간이 끝나고, 근 2년만에 다시 한번 공부를 시작하게 되네요.
그래도 나름 긍정적인 성격이라 생각했었는데 취업 실패를 겪다 보니까 꼭 그렇지만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정신차리고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야 하는 시기라는 건 알고 있지만 참 힘든건 마찬가지네요.
고2까지 정말 나름 모의고사 성적 잘 나오고 했었는데, 고3-재수 하는 동안 스타리그가 최절정기(05-06)를 맞이하면서 저의 실력도 최고조로 올랐었죠... 많이 공감가네요. 비록 같은 학교 한 친구녀석(전 프로게이머..) 은 마지막에 한 판만 딱 이겨보고 제가 내뺐지만 동네피시방 대회도 우승해보고 나름 게임 정말 많이 했었거든요.
이제 저도 4학년2학기고, 진로도 어느정도 결정되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게임 좋아하는 건 죄가 아니에요!!!!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