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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3 21:52
진화심리학이 뭔지 알고 도킨스의 종교비판의 논점이 뭔지 알고 그걸 비판하는 사람들이 도킨스를 "천박하다 비웃는 꼴"을 알아야 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군요. 그냥 저같은 사람이 읽기에는 뭔가 좀 불친절한 느낌입니다.
11/11/23 22:05
전 진화심리학 책들 (또는 글들) 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 결과가 나오고 나서 다 끼워맞추는거 같다는 느낌이었는데요...뭔가 좋은 introduction 으로 책이나 글 같은게 있을까요?
11/11/23 22:14
스티븐 핑커의 언어 본능,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빈 서판 추천합니다. 마이클 가자니가나 올리버 색스 역시 뇌인지에 대한 흥미로운 대중서를 펴내는 이들이구요.
님께서 회의하시는 부분에 가장 적합한 책이라면 이 중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가 아닐까 싶은데요. 진화심리학은 동물학적, 인지과학에서의 성과만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기반한 계산주의 마음이론, 그리고 비판적으로 계승한 촘스키 언어학 등을 기반으로 합니다. 크게 전자와 후자로 구획한다면 반대편 산 끝에서 서로를 향해 긴 터널을 뚫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하시면 편할 것이구요.
11/11/23 22:22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킨스 책에서의 종교비판은 제게는 헛웃음만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진화생물학적인 내용이야 흥미있게 보았지만요.
11/11/23 22:22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인 것 같긴 한데... 스스로 진흙탕 싸움에 뛰어드는 게 모양새가 안 좋아 보였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었죠.
그래도 이런 이름값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이런 정치적인 행보를 보일까 싶기도 합니다. 그건 인정해야겠죠. 굴드 같은 사람도 말년에는 종교에 회의적으로 되었다고 들었는데... 출처가 잘 기억나지 않아서 - _-;
11/11/23 22:32
전 블로그를 잘 안 하다보니, 진화심리학에 대해 한국의 독자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잘은 모릅니다만,
진화심리학에 대한 반감이 굳이 한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닙니다. 에드워드 윌슨이 '사회생물학'이란 명저를 1975년에 발표하면서 통섭의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한국에선 민음사가 번역출간했는데, 지금은 절판되었습니다.) 생물학과 사회과학의 통섭의 일환으로 시작된 첫 행보가 '진화심리학'입니다. 사회과학 분야 종사자들은 이런 행보에 대해 당연히 마뜩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편이고,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사이비과학이라느니, 통속적이고 자극적인 주제들에 대한 그럴듯한 소설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관련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스티븐 핑커같은 대가가 지원사격을 해 주고 있으니, 지금은 진화심리학이 어느정도 안정적인 위상을 확보하지 않았나 싶네요. 진화심리학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들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본 것은 아닙니다만, 주로 제기되는 비판은 적응주의와 관련된 비판의 연장선 아닌가 짐작되네요. 굴드나 르원틴은 어떤 형질이 적응상의 이점을 가졌기 때문에 진화하는 것은 아니며, 적응과 부산물을 구분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화심리학이 선천적인 심리 기제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라고 본다면, 적응주의와 관련된 논쟁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됩니다. 그런데 종교가 칸트 이후 학적 영역이 아니라는 것은 무슨 말인가요? 칸트에 대해 아는게 없다보니 잘 모르겠네요. 종교라는 현상을 종교학이나 기존 사회과학 이외에 진화심리학으로 접근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11/11/23 22:38
도킨스의 종교비판은 종교라는 현상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접근이라기보단, 과학도로서 유신론에 대한 거부반응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겁니다. 칸트를 운운한 것은, 칸트가 유신논쟁 등의 학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한 명제를 학적 영역에서 추방했다는 점 때문이구요.
뭐, 그리고 본문에선 한국 독자들에 국한하여 말하긴 했지만 그거야 제가 이야기하고 있는 대상을 포괄할만한 범위가 그러하다는 것이고... 사회과학에서 상정하는 표준사회과학모델이나 이에서 나아간 빈서판이론을 진화심리학이 철저하게 논박하기에 당연히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 밖에 없을테지요. 이건 다른 이야기가 될텐데, 좀 과격히 이야기하자면 진화심리학의 야망은 인문학적 영역에서 미학과, 사회학적 영역에서 역사를 제외한 모든 인문사회학적 분과를 자신의 영역으로 포괄하는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11/11/23 23:5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대부분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어차피 만들어진 신은 도킨스의 학술적 성과의 연장선상에서 쓴 책도 아니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쓴 책도 아닌데 엉뚱한 부분에서 비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죠.
다만 도킨스를 진화심리학의 첨병처럼 묘사한 본문이라든지, 도킨스가 아니었다면 진화심리학이 성립할 수 없었을 거라는 댓글을 보니 살짝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도킨스는 진화심리학자라기보다 진화생물학, 특히 조지 윌리암스, 윌리엄 해멀턴, 로버트 트리버스 등의 학자들을 위시한 신다위니즘의 열렬한 전도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 학자들이 토대를 닦고 난 후 도킨스가 종합을 하고 대중화에 기여를 했죠. 이기적 유전자 이후에 쓴 책들도 진화심리학이 아니라 진화생물학 자체를 소개하고 제대로 알리기에 중점을 두고 있고요. 물론 진화심리학이 진화생물학의 일부분이기도 하고 도킨스가 진화심리학에 대해 거론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도킨스를 진화심리학에서 유명한 학자라고 하기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화심리학의 대표적 학자라면 존 투비와 리다 코스미디즈, 데이비드 버스, 스티븐 핑커, 마틴 데일리와 마고 윌슨 정도로 볼 수 있죠. 시초는 사회생물학을 주창한 E. O. 윌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진화심리학은 사회생물학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11/11/24 00:41
전 이런 어려운 얘기를 예전에는 자세히 들여다 봤지만, 지금은 관심이 없어졋습니다. (아, 그렇다고 이 글을 읽지않고 댓글 다는건 아닙니다.)
어차피 종교믿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고, 먼 미래에는 소수가 될꺼라 지금 아웅다웅 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요.
11/11/24 01:26
루치에 //예, 사실 그 때문에 위에서 "진화심리학의 야망은 인문학적 영역에서 미학과, 사회학적 영역에서 역사를 제외한 모든 인문사회학적 분과를 자신의 영역으로 포괄하는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이라고 말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하, 정말 '야심'이 엿보이는 듯하죠. 그리고 그동안 "인문학의 영역에서 '신비'였던 것을 '문제'로 다룬다"는 점에서 그리 야심만만할 근거도 있다고 보구요.
음,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밈이란 개념에 있어 일관성을 상정해야한다고 할때, 그 근거를 생물학적 생존에서 찾는 건 아무래도 물음표가 떨어집니다. 차라리 그 문화유전자 밈의 자체의 생존을 위한다고 상정하는 게 맞다고 해야하지 않나 싶고, 현실에서도 더욱 그럴듯하게 접목되지 않을까 싶은데요(헌데, 도킨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전자를 의인화해도 문제가 없는 이유는 그 장구한 시간에 기인하는데, 밈이 드러나는 사례를 이리 의인화해도 되는 건지 고개가 갸웃해지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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