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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23 01:47:48
Name 격수의여명
Subject [일반]  [개혁?진보?] FTA 비준 통과를 통해 '진보'진영을 보다. 그리고 묻다
트위터는 신기한 공간입니다. 거기에는 온갖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모여있죠. 일반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게시판의 성향이 '필터'가 됩니다. 게시판의 성향이 맞는 취향을 지닌 사람들의 스펙트럼이 형성되기 마련이죠.(때로는 취향에서 아웃라이어이며, 표현함에 있어서 자기주장성이나 공격성이 강한 사람들이 '튀게'보이기도 합니다만) 트위터와 같은 SNS에도 매체 한계상 그런 필터가 존재하지만, 이런 게시판에 비해서는 적은 편입니다. 왜냐하면 거기서는 들어가는 사람마다 스스로의 '필터'를 만들 수가 있거든요.

그걸 가장 쉽게 확인해보는 방법이 지금 있습니다. 트위터에 들어가서 "친노"를 쳐보는 것이지요. 요약하자면 "결국 원흉을 따지자면 노무현이 그 원흉 아니냐?"에서 시작해서 "그 책임이 있는 자들은 총 사퇴해야"한다 정도로 요약되는 트윗들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이슈들은 이런 사이트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몇몇 더 진보진영인 게시판에는 분명히 이슈가 되는 부분입니다. 이런 글들을 보면 드는 생각이 개인적으로는 "이해하면서도 답답하다"입니다. 김어준식 용법을 쓰면 도움도 되지 않는 '선명성'만을 내세운다고 해야 할까요? '연애를 하려는 데 청사진을 들고 찾아가 왜 나랑 연애해야 하는지 강의하는 꼴'이라고 해야 할까요. FTA를 막고 싶은 건지 자신들의 국민에 대한 헌신을 알아달라고, 다른 애들은 다 사기꾼이라고 호소하고 싶은 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분명히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진보' 외의 인사들일 겁니다. FTA를 추진하고서 이제와 반대하는 '친노'(혹은 민주당 일파까지)인사들이나 그런 사람들을 따르는 지지자들, 더 나아가서는 몇 대중들일 겁니다. "문재인이 반대하네?" "한명숙이 반대하네?" "유시민이 반대하네?" "노무현 정권에서 하던 것과는 다르다고? 그런가보지.." 무지하고, 뭣도 모르고.. 막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가요?

근데 그런 대중심리 다 무시하고, 찬성하던 사람들 다 숙청하면, 진보세력은 한줌이나마 남습니까? 새빨간 중국 공산당은 대중을 얻기 위해 국공합작도 했는데 FTA 반대를 위한 전선을 펼치는 것도 감내하지 못하나요?

선명성을 내세우는 게 길이라고요? FTA를 추진했던 자들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거라고요? FTA를 반대하는 여론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진보진영을 깨끗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요? 노무현은 그 추진을 했으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지 않느냐고요? 그러나, "광우병" 촛불집회 때 만큼의 사람, 모이지 않을 겁니다.

FTA, 너무 어렵거든요.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머리가 그리 나쁘지 않고, 정치에도 지금 제 나이대의 평균보다는 훨씬 더 관심이 많을 겁니다. 근데도 FTA만큼은 깔끔하게 논리를 갖추고 주장을 펴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입장을 정해놓고 감정에 따라 말하는 소모적인 논쟁 수준에서 벗어나서 잘 파고들어가 본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자기의 생활도 접고 정치적으로 성숙하고 자유로운 시민이 되기 위해 그런 코스트를 감당할 만한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다시 묻지만.. 문재인을 숙청하고, 한명숙을 숙청하고, 유시민을 숙청하고, 이해찬을 숙청하고, 그들을 계속 따르는 대중들도 다 내보내면... 한 줌 이나마 남나요?

"FTA 반대를 명징하게 하기 위해서는 친노들을 특히 숙청해야 한다." "유시민은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 "문재인, 한명숙, 이해찬이 지금 시점에서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차라리 민주당 협상파가 낫다. 그들은 자기 신념을 그대로 지키고라도 있지 않느냐. 제대로 된 사죄없이 반대를 하는 사람들은 뭔가?" ㅡ 이런 생각들이 '진보'진영 공통의 인식이라면, 할말이 없습니다.



오늘 전까지 진보진영 최대의 이슈는 "민노-참여-통합연대(노심조) 합당"이었습니다. 잡음이 많은 이슈였죠. 참여당(특히 유시민씨) 사실 이러한 것도 일종의 "야합"이라고 보지만, 아직 저기 좌측 끄트머리에서 한줌으로 남아있는 사람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건 그들은 '떨거지'라는 자신들의 위치를 알고 그 지점에서 출발하니까요.

좌측 끄트머리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리더십입니다. 냉철한 사고와 판단을 유지할 수 있는 머리, 자신들이 가진 정보을 대중언어로 바꿀 수 있는 능력, 사람들에게 따르고 싶게 만드는 감성, 다른 이들과 필요하면 연대하면서도 자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가끔은 좌측 끄트머리에 남아 있는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박근혜의 대항마는 모두 개혁진영+시민사회(혹은 좌측 찌끄레기들이 보기에는 '잘봐줘야 중도 보수'들)에서 나온 의미를 모르겠나요?
김어준(황빠 친노?)이 나꼼수를 히트시킨 의미를 모르겠나요?
한나라당 민주당 다 실망한 사람들이 진보신당 사회당이 아닌 안철수 박원순에게 눈을 돌린 이유를 모르겠나요?
지금 사회 트랜드 속에서, 자신들이 어떤 지점에 서 있었는지(등대? 떨거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모르나요?

이 이유를 안다고 모든 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나마 시작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단 무의식'의 감옥속에서 벗어나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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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Templar
11/11/23 02:01
수정 아이콘
숙청이 문제가 아니죠. 말을 바꿀 거라면 '죄송합니다. 다음엔 안 그러겠습니다' 라는 재발 방지가 있어야죠
그래야 다음에는 안 그럴거라고 믿으면서 찍어 주거나, 그 세력과 연대를 할 수 있죠. 그나마 정동영같은 이들은 '생각을 바꿨다. 미안하다'라고라도 하지 않습니까?

문재인처럼 '노무현의 FTA는 착했고, 이명박의 FTA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하는 무책임함은 곤란합니다. 그럼 정권교체하면 다시 전 정권의 FTA수준만큼 바꾸어서 재시도할건가요?

단순한 '과거 연연'이 아닙니다. 정권을 교체했을 때 책임정치를 하고 싶다면 털 건 털고 가야죠. 그렇지 않으면 반FTA정국을 단순히 정계개편용 혹은 진영논리용으로만 이용한다는 혐의 또한 벗기 어려울 겁니다.

ps)감성들 좋아하니까 감성적으로 말해보죠. 그 '한줌도 안 되는' 진보정당인사+지지자들이 전정권에 FTA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고 씬나게 두들겨 맞았어요 (수사적으로가 아니라 진짜 물리적으로) 그럼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말은 못 해줄망정 '상황이 바쁘니까 일단 닥치고 연대하자'고 하면 무슨 기계나 개혁세력 2중대도 아니고 닥치고 따라가면 됩니까?
11/11/23 02:05
수정 아이콘
대답할게요. 글쓴 분의 말씀을 막아내지 못해서 '한줌'이 되었습니다. 착실하게 자신의 이론을 강화하고, 이 사회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통해서 자신을 정립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연합에 힘쓰고 득표율에 연연하다가 쪼그라들었습니다. 쟤네도 똑같은 애들이네, 하구요. 집단 무의식이요? 먼저 역사를 보세요.

확실히 대중은 안철수와 박원순을 지지합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렇죠. 대통령이 된 것은 권영길이 아니라 노무현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우파집권기가 아니라 수평적 권력교체를 매개로 강화된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집단 무의식도 뭣도 아니고 그냥 사실입니다. 모든 신자유주의적 개혁은 의회주의의 표상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통치성은 붕괴되거든요. 안철수, 박원순을 비롯해서 민주당, 국참당, 시민운동진영을 '한줌' 좌파가 경계하는 것은 단순히 엠비를 끌어내리고 한나라당을 끌어내리는 것이 화풀이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는 FTA를 주도적으로 진행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독재자의 딸이 나라팔아먹는다고 거센 반발이 몰아치겠죠. 그러나 야권연대가 당선된다면?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된 그들은 '이전과는 다른 FTA를 하겠다' 며 이전과 똑같은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이 그랬던 것처럼요.

대중은 확실히 중도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어쩌라구요. 민주주의도 원래는 위험하고 불온한 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자들이 '현실의 변화'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타협했다면 오늘날은 없었을 겁니다. 한줌 좌파는 한줌 좌파로도 의미 있습니다.
EndofJourney
11/11/23 03:03
수정 아이콘
지금은 선명성이 아니라 '승리'가 필요하죠.
진보 세력에게 '승리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게 더 중요합니다.
단지 쓴지 일단 먹어봐야 뭐가 뭔지를 구분할 수 있겠죠.
한줌 좌파의 입을 막을 순 없겠지만, 그들의 의견이 총선, 대선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전 지금의 통합을 환영합니다.
더불어, 당분간은 이른바 한줌 좌파들의 의견을 중심에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을 감히 김어준의 시대라 말할 수 있는 건, 흑과 백을 명확히 구분지어버리는 김어준의 논리가 먹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리품을 둘러싼 엄청난 암투를 예고하고 있긴 합니다만....
일단은 이기고 볼 일입니다. 이긴 후 내전이 벌어지더라도요...
김연아이유리
11/11/23 04:54
수정 아이콘
제가 이해하는 진보좌파가 한줌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은 자신들의 논리나 이론이 틀렸을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무의식은 그걸 하게되면 자신들의 신념이 변질될까봐 두려워 하죠. 독실한 종교인들이 자신의 믿음이 잘못될 가능성을 생각할수 없는것과 비슷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진보를 수도승과 비유한 김어준의 지적은 탁월하다고 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진지한 성찰과 반성은 자신들이 믿는 신념에대한 폐기나 수정을 상상하지 않습니다. 무상보육을 추진하는 한나라당을 보면 알수있듯이 보수는 필요에따라 자신들의 신념을 수정하고 진보적가치를 수용합니다만, 순결한 진보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수정하고 보수적 가치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자신들이 틀렸을리가 없기 때문이죠. 그들의 가치가 진짜틀렸다는것이 아니라 그것을 상상하면 스스로의 소멸로 여긴다는 겁니다.

물론 그런분들도 이 사회에 필요합니다만 인간사회에 종교가 필요한것과 비슷한 이유이지 정치세력으로서가 아니기에 대중들은 결코 자신의 권력을 그들에게 위임하지 않는 것입니다.

불가에서 자기자신에대한 진지한 성찰은 자기자신을 부정하는 무아로 귀결됩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이론적 토대는 이미 차고 넘칠정도로 탄탄합니다. 그걸 더 강화하고 이 사회에 대안을 제시하는것도 좋습니다만, 그냥 거기까지일뿐입니다.
마바라
11/11/23 08:50
수정 아이콘
이건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요..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가.. 같은건가요? 차이가 없나요?

FTA를 반대하는 분들 중에..
FTA 자체를 전면 반대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FTA의 몇가지 조항만을 수정하자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어쩌면 이쪽이 더 많을지도..

노무현의 FTA에서 이명박의 FTA로 오면서 바뀐 몇가지가 맘에 안들어서 반대한다면..
논리가 변했다거나 태도가 변했다거나 욕을 먹을 이유는 없을것 같은데..

FTA에 대해서 알기도 어려운데..
FTA에 찬성했다가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떤 논리를 가지고 있는지까지 알아보기는 어렵네요.
진짜 그냥 논리가 변하거나 태도가 변한걸수도 있고..
벤카슬러
11/11/23 08:53
수정 아이콘
소수가 소수를 벗어나기 위해 자기 목소리를 버리고 다수에 영합한다면 그건 다수가 된 게 아니라 체제에 순응한 거지.
'출세'가 아니라 '바꾸기를' 원한다면 자기 목소리를 유지한 채로 그 목소리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늘려가며 다수가 돼야지.

그 트위터에서 퍼온 말입니다.
승리요? 중요하죠. 근데... 소수가 자기 목소리를 버리고 다수와 영합해서 얻은 승리는 무슨 의미가 있죠?
피로링
11/11/23 09:11
수정 아이콘
사실 노무현의 fta, 이명박의 fta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물론 약간의 차이와 국제 상황이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참여정부가 발의했고 실용정부가 도장을 찍었을 뿐이지요. 그리고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시간과 더 논의할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음에도 날치기를 한 건 뭔 말을 해도 실드 칠 거리가 안됩니다. 물론 참여정부도 잘못이 있죠. 소위말해 병크라고 할 수 있구요. 하지만 하자고 한사람과 도장찍은 사람, 무엇이 더 나쁠까요? 뭐 이건 정치적 가치관에 따라 다를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도장찍은 사람이 책임을 져야겠지요.(나중에 상황 나빠지면 노무현의 fta다 할게 뻔해서 하는말입니다.)
음 얘기가 좀 딴데로 빠졌는데 여튼 참여정부 인사들에게 책임을 물을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말했듯이 일단 책임을 따지면 도장찍은 사람들이 더 크거든요. 그 쪽을 먼저 따지고 나서 이야기를 해야하는거지... 뭐 지금시점에서 참여정부 책임론이 대두될리도 없지만요.
11/11/23 09:1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에 대해 잘 몰랐다고 봅니다.
물론 정치만 한 사람이고 기본적인 개념 자체에 있어서 원칙을 중시했고 방향성을 중시했던 사람이죠.
그러다보니 경제에 대해 좀 더 기존의 관료들과 대기업에 의존한 감이 많죠.
FTA 시도 자체가 문제였다기보단 그걸 그 당시에 시도했어야 했느냐는 의문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건 지금에와서 되돌아보니 드는 생각이고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FTA 와 이명박 현 대통령의 FTA가 그리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대상황은 많이 변했죠.
그 시대상황이 세계경제와도 관계가 있고 사실 FTA는 현재보면 좀 더 기다려야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나라야
11/11/23 10:01
수정 아이콘
이런 글에 계몽될 사람들이 아니죠. 누구보다 현실인식 잘하고 있고, 그러나 누구보다 확고한 신념을 가졌기 때문에 지금의 활동을 계속 고민하고 있는거라고 봅니다. 한줌밖에 되지 않는다. 굳이 한줌 이상이 되어야 하나요? 한줌 이상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신념을 꺾이는 것을 강요당하는 것을 원치 않으시나보죠. 무엇이 중요한가를 놓고 봤을 때, 당장 의석을 얼마나 차지할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게 있는 분들이겠죠. 이런 분들을 향한 비판.. 별 소용이 없어 보입니다. 그건 정치를 하는게 아니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구요.
한줌이라고 표현될 만큼 어떤 덩어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생각과 고민이 다르시니까.. 소위 좌파라 불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하며 서로 분리되는 것을 소멸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발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글쓰신 분과는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한줌밖에 되지 않는다면 그냥 내비두세요.
타협하지 않고 자기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는 원외정당.. 이거 하나 있어도 괜찮다고 봅니다.
11/11/23 10:07
수정 아이콘
뭐 원외정당으로 살다가 갈수도 있겠죠.
솔직하게 그들이 사라지던 말던 신경쓰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신경쓰는 건 그런분들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그 필요하다는 지점이 힘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외치는 그 지점이 아니라 자신들의 목소리를 현실에서, 정책제정에서 반영하기를
바라는 그 지점에서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죠.
물론 그분들은 생각이 당연히 다릅니다만 그냥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11/11/23 10:49
수정 아이콘
노무현의 FTA발의를 지지자들의 등을 벤 전형적인 [배신정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그러나 노무현의 FTA는 시대적 당위라는게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의 IB들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고, 미국식 경제를 지향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필연이라는 느낌은 있었죠.
그때만 해도 일부 시장을 내어주더라도 미국의 IB들을 배워 한국 금융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구요.

하지만, 그 IB들이 경제위기의 원흉이 되며 몰락하고, 미국식 경제의 헤게모니 자체가 흔들리는 현재 시점은 당연히 다르죠.
까놓고 지금 시점에 미국으로부터 얻을게 얼마나 있다고 굳이 이렇게까지 급하게 FTA를 맺어야 되는 지 모르겠어요.

어찌되었건 노무현이 발의했다는 점에서 노무현도 일정 책임은 져야겠지만,
일국의 명운을 건 국제조약을 국민적 동의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날치기 통과시킨 한나라당은 향후 무한책임을 져야겠죠.
아케미
11/11/23 12:36
수정 아이콘
중국공산당은 국공합작도 했지만, 그보다도 대장정을 했죠. 뭐 대장정이 신화화된 면도 있습니다만, 아래로부터 차근차근, 정말 겉으로는 한 줌밖에 안 남은 것처럼 보일 때까지 깨져가며, 그러면서도 끝내 신념을 지키면서 대중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점에서 높이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정당이 망한다면, 그건 합작을 못해서가 아니라 대장정을 못해서일 겁니다. 그래서 (자타가 공인하는 악질 진빠임에도 불구하고) 요 며칠 진중권의 '좌익 소아병' 트윗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방구차야
11/11/23 21:27
수정 아이콘
노무현의 FTA냐 이명박의 FTA냐 책임전가는 결국 정치알력싸움일 뿐이라고 봅니다. 진보적인 가치에서 당선된 노무현정권이 FTA를 시작한데는 한 나라안에서의 좌우냐하는 로컬적인 문제보다 한반도가 근본적으로 가진 지형적,외교적인 문제때문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식의 벽을 칠것이 아니라면 그때나 지금이나 FTA는 필연적으로 가야하는것이죠. 노통이 퇴임후 뭇매를 맞은건 진보특유의 선함과 정의를 스스로지키려는 성질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와함께 내부로부터의 배신감의 복수였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은... 지금의 야권연합도 반한나라당 때문에 뭉처있기는 하지만 정치색은 천차만별이고 한나라당의 세가 꺽인이후에는 결국 국가적으로 진행될건 진행이 될것입니다. 아마 민주당이 그 기세를 가져갈 확률이 크죠. 때문에 FTA나 한미관계, 대북상호주의,복지문제등은 민주당이 야권일때 외쳤던것처럼 정권획득후 그렇게 180도 바꾸려들지 않을겁니다. 여기에 군소정당들은 노발대발 하겠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천지개벽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국의 운명은 큰 흐름에 맞춰 한나라당이냐 민주당이냐 이름표만 바꾸고 달려왔을뿐 꾸준히 산업화,민주화등의 자체적인 긍정적 발전을 이끌어내며 흘러왔습니다. 민주당이 스스로 진행한 FTA를 지금에 와서 부정하는 모습역시 정치적인 이익때문이고 다음 정권을 잡는다해도 뒤집는 리스크를 감당하는게 아니라 별 차이없이 계속 갈겁니다. 진보신당등이 그런면에서 가치를 지키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고 봅니다. 참여당과 민노당의 야합... 정치적인 생존이라는 목적만 제거하면 같이 함께할 이유가 없습니다. 바꾼다고요? 절대 그렇게 생각은 안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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