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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9/20 19:20:50
Name SperoSpera
Subject [일반] 전차열전 (9) 6호전차 B형 쾨니히스티거
최강의 기름먹는 호랑이


개발 과정


티거 중전차가 생산에 접어들기 1년 전 경부터, 이를 계승할 새로운 중전차의 계획이 마련되었습니다.

1942년 가을부터 1943년 1월까지, 디자이너들은 티거 중전차를 대체할 새로운 중전차의 초안을 마련했고 1943년 1월부터 히틀러는 이 새로운 호랑이에 엘레판트나 나스호른 등에 장착되어 괴력을 발휘한 88mm KwK 43 L/71 전차포를 장착하고 150mm의 전면장갑과 80mm의 측면장갑을 갖출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이 중전차는 티거의 직선장갑이 아닌, 판터의 경사장갑을 채용해 그 방어력의 월등한 증강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티거 중전차의 모델을 위해 포르쉐 박사와 헨셀 사가 다시 붙었습니다. 포르쉐 박사는 이전의 VK 4501(P)모델을 개선한 두 개의 모델 VK4502(P)를 제시했는데, 하나는 일반적인 독일 전차처럼 포탑이 가운데에 위치한 Typ 180 (Turm Vorne) A/B, 다른 하나는 포탑이 현대 3세대 전차인 메르카바 전차 시리즈의 디자인과 유사하게 차체 뒤에 위치한 Typ 181 (Turm Hinten) A/B/C 였습니다.

헨셀 사측에서는 5호전차 판터와 판터 2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VK4503(H)을 제시했는데, 이는 사실 판터를 거대화한 것과 비슷하며 기존의 티거 중전차와는 차이가 큰 차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르쉐 박사가 또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에, 결국은 헨셀사의 VK4503(H)가 티거 2로서 채택됩니다.


포르쉐 박사 측의 VK4502(P) Typ 181 (Turm Hinten). 당시 전차로썬 상당히 특이한 설계였지만, 헨셀의 모델이 선택되면서 이 기발한 모델은 설계도 속으로 묻힙니다.


6호전차 B형 티거 2/쾨니히스티거. 포르쉐 포탑을 장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1943년 10월 20일, 헨셀 사의 최종 목업 전차가 동프러시아의 히틀러에게 보내집니다.

이후 1943년 12월 3개의 프로토타입에서 시작해 12량의 티거 2가 생산되었고, 이후 티거 2는 1945년까지 총 489량이 생산됩니다.

(초기 주문량은 1500량이었지만, 당시 독일의 피페해진 산업력을 떠올려 보면 고양이 풀 뜯어먹는 소리였습니다.)

초기형 티거 2 50량은 크루프 사가 포르쉐 박사의 VK4502(P)를 위해 디자인한 일명 포르쉐 포탑을 장비했지만, 이 포르쉐 포탑이 심각한 숏트랩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 때문에 1944년 5월 이후로 생산된 티거 2에는 헨셀 사의 포탑이 장착됩니다.


역시 같은 쾨니히스티거. 하지만 헨셀형 포탑을 장비하고 있습니다.

이 티거 2, 즉 쾨니히스티거 중전차 역시 티거 중전차처럼 독립적인 중전차 대대에 배속되어 전후까지 활약합니다. 쾨니히스 티거의 스펙을 보면, 포르쉐 포탑을 장비한 중량이 68.5톤, 헨셀 포탑을 장비했을 시 70톤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중량을 자랑했습니다.

이런 중량을 가질 정도의 엄청난 떡장갑과, 판터에도 쓰인 700마력 Maybach HL 230 P30 엔진과 신형 변속기, 뛰어난 헨셀사의 L 801 조종 메카니즘의 결합은 쾨니히스티거를 중전차의 정점에 올려놓았습니다.

포탑은 19초에서 77초 내에 360도 회전이 가능했고, 유압식으로 작동되었지만, 운전수가 손으로 핸들을 돌려서도 가능했습니다.

차체 양 끝에 장착된 800mm의 강화된 로드휠은 쾨니히스티거가 티거의 큰 약점 중 하나였던 진창길과 눈길 주행을 극복하게 해주었고, 70톤의 거체를 움직이면서도 이전 티거에 뒤지지 않는 기동성을 유지하게 해 주었습니다.


킹 타이거, 로얄 타이거.


이런 강력한 몸체에 우수한 사거리와 높은 정확도를 겸비한 88mm KwK 43 L71 전차포를 장착한 쾨니히스티거 중전차는 그나마 연합군이 마련한 티거 중전차에 대한 대응책조차 간단히 비웃는 괴물이었습니다.

아이젠하워 장군의 지시로 만들어진 쾨니히스티거에 대한 보고서는 아이젠하워 장군은 기본이고 보너스로 전 연합군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쾨니히스티거는 1500m 내에서 모든 연합군 전차를 때려잡을 수 있었던 반면, 티거를 상대할 만한 전차들로도 500m 이하의 근접전을 노려야 때문에 이 무시무시한 괴물을 조우시 도망치는 것은 작전도피죄에서 뺀 다는 루머가 돌 정도로 이 새로운 호랑이, 일명 킹 타이거 혹은 로얄 타이거에 대한 연합군의 반응은 두려움에 가득했습니다.

또한 1944년 4월 3일 독일 내부의 평가에서 '쾨니히스티거는 IS-2와 T-34/85보다 훨씬 우월하다.' 라는 평가가 내려질 만큼 쾨니히스티거의 전투력 하나는 연합군, 소련군의 당시 전장에 투입된 어떤 전차보다도 우월했습니다. 그 예를 들면...

1945년 4월에 벌어진 어느 전투에서 1량의 쾨니히스티거가 IS-2 10량을 포함한 39대의 소련 전차를 격파.

역시 1945년 헝가리 전선에서 2량의 쾨니히스티거가 40량 가량의 소련 전차 격파.

1945년 1월 1량의 쾨니히스티거가 5량의 셔먼과 교전, 1량을 격파, 나머지 4량의 셔먼이 쾨니히스티거의 전면장갑에 일제사격했으나 관통 실패, 쾨니히스티거 도주. 이 당시 셔먼은 전부 76mm 구경 형태.

...정도입니다. 역시나 사실 검증은 안드로메다이지만, 어쨌든 쾨니히스티거 중전차의 스펙 하나만은 2차대전 실전 투입 전차중에서 애비애미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부다페스트의 쾨니히스티거. 찌메리트 코팅이 확인됩니다. 다소 일찍 개발되어 오랫동안 악명을 떨칠 수 있었던 형제와는 달리 쾨니히스티거는 너무 늦게 등장해 그 위명을 떨칠 기회가 적었지만, 어느 정도 보급이 되었던 서부전선 일부 지역이나 부다페스트 전투 등에서는 그 괴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쾨니히스 티거 에이스 칼 쾨르너, SS 503 중전차 대대 소속입니다. 전후반에 100량을 격파하였죠

쾨니히스티거가 참전한 전투 중 가장 유명한 전투는 바로 벌지 대전투라고 일컬어지는 1944년 말 독일국방군의 아르덴 공세입니다.

사실 이 당시 주력은 판터 전차였으나, '파이퍼 전투단'이라 불렸던 SS소속 요하임 파이퍼 중령이 이끌던 쾨니히스티거들 때문에 쾨니히스티거의 전투로 잘 알려집니다. 결국은 아르덴 공세가 실패하고, 이들 전투단도 수십 량의 쾨니히스티거를 버리고 걸어서 도주해야 했지만 말입니다.


아르덴 공세에 투입된 쾨니히스티거 중전차들. 이들 중 몇 량이나 귀환했을지요...



S S 중령 요하임 파이퍼. 번드르한 외모와 동부전선과 서부전선에서의 뛰어난 전공 뒤에는 수천명의 소련군과 수십명의 미군을 학살했다는 소문을 가진 괴물이 숨어있었습니다.


6호전차 B형 쾨니히스티거의 파생형.


쾨니히스티거의 파생형은 티거보다 더욱 적어 원래는 중돌격포로 설계되었지만, 실전에서는 구축전차로 쓰인 야크트티거와, 1945년 초기에 지휘전차로 개수받은 6호 지휘전차 B형 쾨니히스티거 정도가 있었을 뿐입니다.  이 외 베르게판저로 개수된 쾨니히스티거 15량이 문서상으로 존재하지만 확실치는 않고, 개발 도중에 중지된 계획으로 그릴레 시리즈가 있습니다.



쾨니히스티거 중전차나 마우스 초중전차가 독일 전차의 최종 병기, 아니 끝판왕 이라면, 구축전차에는 이 야크트티거가 존재합니다.



그릴레 시리즈로 개수받던 쾨니히스티거, 프로토타입만 수없이 찍어대던 독일의 현실입니다.


쾨니히스티거 중전차의 한계

쾨니히스티거의 한계는 그 형제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우선 70톤의 거체를 받치면서도 37km의 속력을 내기 위해 불가사의한 양의 기름을 퍼먹었으며, 독일국방군에 그런 석유 수급능력은 주 석유 제공국이었던 루마니아가 적으로 돌아선 이후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잔고장과 지속적인 수리보수 요구는 결국 쾨니히스티거로 전차 여러 량을 격파해 버린 후에는 전차를 버리고 도주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을 만들었고, 생산량도 489량으로 티거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쾨니히스티거는 2차대전 최강 전차였지만, 최고의 전차로 치기엔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전차였던 것이었습니다.


6호전차 B형 쾨니히스티거 스펙

중량: 68000kg
승무원: 5명
엔진: Maybach HL 230 P 30 / 12실린더 / 700마력
속도: 도로: 35-38km/h
비포장 노면: 17km/h
항속 거리: 도로: 110-120km
비포장 노면: 80km
연료 용량: 860 liters
전장: 7.26m (w/o the gun)
10.28m (with the gun)
전폭: 3.65m (w/o aprons)
3.75m (with aprons)
전고: 3.09m
무장: 88mm KwK 43 L/71 & 3 x 7.92mm MG34/42 (1 x MG - 차체) (1 x MG - 동축) (1 x MG - 큐폴라)
탄약: 88mm - 80 (포르쉐) / 86 (헨셀/크루프)발 7.92mm - 5850발


추신) 슈퍼 퍼싱과의 일화는 이후 승자인 퍼싱을 다룰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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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rdfish
11/09/20 19:50
수정 아이콘
왕호랑이는 최선의 선택은 아니더라도 진정한 최강의 전차죠.

순수 스펙상 성능을 서방에서는 60년대에나 따라 잡았다니까요. (물론 못만들어서가 아닌 한심한 교리 문제와 핵 만능론 등 여러 상황 때문이지만)

하지만 만들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인 병기라는게 문제죠. 이미 상황이 너무 기울었으니...
드라고나
11/09/20 20:33
수정 아이콘
아르덴 공세에 투입된 쾨니히스티거 중전차란 설명이 붙어있는 사진은 아르덴에서 찍힌 게 아니라 503중전차대대의 티거2들이 노르망디에 투입되었을 당시 모습을 찍은 사진입니다.
11/09/20 22:02
수정 아이콘
외형상으로는 티이거2보다 판터2같은 전차
이 전차야말로 안만드는게 나았을거라 보는데, 같은 70톤인 요즘 미국의 에이브람스전차도 기름 많이 퍼먹는다고 까이는데
이 당시의 엔진/구동계 효율과 가솔린엔진이라는 점, 초광폭 무한괘도, 차량무게에 비해 너무 딸리는 엔진힘때문에
좀만 달리려면 연비가 떨어지는 고회전으로 엔진을 방방 돌려야 한다는 점등을 감안하면, 연료소모량은 역대최강일듯
그래도 이런 규모의 전차를 이만큼 만들수 있었던 건 독일이니까 가능했다고 봅니다
11/09/20 22:22
수정 아이콘
늘 잘 읽고 있습니다. 밀리터리에 관심도 없고,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도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그럼에도 글이 재미가 있네요.
11/09/20 23:21
수정 아이콘
하지만 슈퍼퍼싱과 맞붙어서 패배했죠. 라고 리플을 달려고 보니 추신에 써 있네요;;;;
11/09/20 23:28
수정 아이콘
그리고 사실 쾨니히스티거라는 이름은 정식명칭이 아닙니다. 정식명칭은 Kampfpanzerwagen VI B Tiger zwei 즉 [6호 전차 티거2] 죠. 쾨니히스티거라는 이름은 독일 전쟁성에서 선전용으로 붙인 별명일뿐, 모든 독일 육군 병기의 명명 권한은 육군병무성에 있습니다. 미국식 호칭인 킹 타이거나 영국식 호칭인 로얄 타이거도 틀린 말인데, 정확히 쾨니히스티거는 왕호랑이가 아니라 벵갈호랑이죠.
그래도 이딴게 뭐 중요합니까. 간지 쩔면 그만이지. 쾨니히스티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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