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우습긴 하지만 최근 몇년간 꾸준히 영미권 인디음악에 높은 영향력을 끼쳐왔던 피치포크 는 현재 이 바닥에서 가장 강력한/ 또는 절대적인 수준의 거대권력을 지닌 미디어집단이 되었죠. 그에 발맞춰 반감을 가진 안티세력 또한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긴 하지요.
어쨌든 핏폭의 주관적인 취향/호불호에 발맞춰 인디뮤디션들의 흥망성쇠가 갈리는 현상이 지속되는 지금 오늘 이글은 (제목은 좀 도발적이나) 핏폭의 편협한 시각을 자근자근 씹어대는 디스 위주의 이야기는 아니고 올해 꽤 괜찮은 앨범이였으나 별 주목받지 못하고/또는 똥판으로 치부되며 넘어간 좋은 음반들에 대한 소개글이 되겠습니다.
(아마도)듣보잡들의 대향연이 될텐데 너무 지루해 하시진 않았으면 좋겠고 핏폭의 BEST NEW MUSIC 딱지를 뒤져가며 음악을 초이스 하시는 분들을 위한 저격은 절대 아니니 재밋게 봐주세요.
영국의 4인조 일렉트로팝 밴드 Ladytron 의 새앨범 Gravity the Seducer 입니다. 10주년 베스트 앨범 발매 이후 내놓는 첫 앨범이구요. 이미 어느정도 인기밴드 이긴 합니다만 이런 식의 유로/신스 팝류의 밴드중에서는 Royksopp 같은 팀에 비해 크게 좋은평가는 받지 못하는거 같아 한번 소개합니다. 단순명료, 일방통행식 진행의 음반이라 당연 피치포크 같은데선 좋은 취급을 못받습니다. 어쨌든 괜찮은 팀이니 한번씩 들어보세요. 의외로 게임음악에 자주 삽입되기도 합니다. Ace Of Hz 는 지난 베스트앨범에도 있던 곡인데 피파 2011에도 들어가 있는 곡이지요.
2. Josh T Pearson - Last of the Country Gentlemen
Josh T. Pearson 이란 남자는 극소수만이 인지하고 있을, 2000년대 초반 한장의 앨범을 낸뒤 자취를 감춘 Lift to Experience 이란 밴드를 이끌었던 사람입니다.( Lift to Experience 의 앨범은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레코딩없이 공연활동만 간간히 이어오면서 잊혀져 간 이 사람은 올해 소리소문 없이 한장의 솔로앨범을 냈는데 이 앨범 역시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였습니다. 핏폭은 똥망수준의 점수를 날리며 씹었구요. 하지만 이 앨범은 올해 숨겨진 최고의 포크음반 중 하나입니다. 수록곡 상당수의 런닝타임이 꽤 긴 관계로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기타/포크의 거의 모든면에서 만렙수준의 내공을 자랑하는 음반으로 개인적으로는 올해 크게 터진 Bon Iver 보다 높게 처주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3. Hooray For Earth - True Loves
Hooray For Earth 는 뉴욕출신의 신인 인디 일렉/록 밴드입니다. 작년 Ep 이후 올해 첫 정규작을 냈습니다. 80년대 풍의 일렉팝 스타일의 음악인데 그 시절 특유의 신디사이저 사운드나 좋은 멜로디 라인을 싸보이지 않게 잘 살린 수작앨범입니다. 여러면에서 그런 복고지향의 컨셉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만 트렌디한 댄스뮤직 감성에 위배되지 않게 밸런스 조절을 훌륭하게 해내 어느 클럽에 갖다 놔도 어울릴 법한 접근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묻히고 있는게 아쉬울 뿐이네요.
4. CunninLynguists - Oneirology
남부출신의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인디 힙합 그룹 CunninLynguists 의 2011년 새앨범입니다. 몽환적이고 가사를 못 알아들어도 느껴지는 서정적인 감성의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훌륭한 팀인데 이 앨범도 그런 특징이 상당히 잘 나타나 있는 물건입니다. Trillwave 로 요즘 불리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힙합음악 트렌드가 판치다 보니(ex:OFWGKTA) 이런 직구승부형의 진지한 앨범이 조명을 덜 받는 느낌인데 정말 이 음반은 내용물만 놓고 봤을때 올해 최고수준의 힙합앨범이 분명합니다. Kno 는 정말 짱이라능!
5. Active Child - You Are All I See
Active Child 도 작년 EP, 올해 정규앨범의 테크를 탄 신인밴드중 한명입니다. 사실 핏폭에서 나름 좋은점수를 때리긴 했는데 베스트 뉴 뮤직 먹은 Washed out 앨범보다 훨씬 더 좋았으면 좋았지 하는 앨범중 하나라 소개합니다. 음악 스타일은 예의 그 칠웨이브에 가까운 형태의 사운드를 보여줍니다 몽환, 과거사운드, 노스텔지어 등의 키워드로 간단설명 가능한 스타일이긴 합니다만 메인스트림 알앤비 스타일의 접근성 높은 멜로디라인이 돋보이면서도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 연출을 잘 살린 좋은 음반입니다.
6. Bell -Diamonite
올해 돋보이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들이 꽤나 많이 출몰했는데 러시아 출신의 BELL 도 그중 한명으로 끼워 넣고 싶은 인물입니다. 러시아태생이지만 전형적인 뉴욕 브룩쿨린에 기반을 잡고 활동하는 인디뮤지션인데요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아 개인적으로 의아한 경우입니다 핏폭에서는 아에 리뷰자체가 안되어 있구요 음악스타일은 핏폭이 전형적으로 좋아할만한 힙스터뮤직에 가깝고 핏폭의 본진 커맨드센터가 자리잡고 있는 브룩클린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말이죠
어쨌든 이 음반의 스타일은 뮤지션의 토탈패키지에 가까운 과다잡식형 음악적취향이 고대로 드러난 인디앨범인데요, 순간순간 비욕이 연상될때가 있으나 완전 자체제작된 DIY 앨범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리즘이라곤 눈꼽만큼도 찾기 힘든 프로듀싱에다 잡식성 구성에도 불구하고 트랙마다 고퀄의 짜임새에 배치도 훌륭한 정말 잘빠진 개념음반입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tUnE yArDS 의 앨범이 크게 주목받으면서 인디신에서 빵 뜬거와 대조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게 아쉬운 현실이군요.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 앨범이건만.
Connan Mockasin 는 뉴질랜드 출신의 싸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 팝 장르쪽의 음악을 취급하는 친구입니다. 이번작 Forever Dolphin Love 은 올해 나온 싸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 류 음반중 최고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음반입니다. 트랙들은 하나하나 지나가면서 싸이키델릭류 포크/프릭 포크, 클래식, 노이즈록, 아방재즈, 스페이스록, 프로그레시브록 등 다양한 장르의 사운드를 옮겨다니며 앨범을 휘졌는데 난잡함은 느껴지지 않고 판타지 컨셉의 앨범주제에 알맞게 느껴질 정도로 앨범구성은 탄탄합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사운드를 퍼뜨리면서 상당히 독창적이고 유니크한 캐릭터를 유지하는 것도 너무 훌륭하게 이뤄낸게 정말 상당한 내공의 뮤지션이라 느껴졌는데 아직 20대 초반.
참고로 비디오들도 매우 인상적이군요.
8. The Death Set - Michel Poic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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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포크가 그냥 평론 사이트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명성이 꽤나 있는 곳이었군요.
Active Child, The Death Set, Mazes가 좋네요. 하지만 Bell이 정말 좋아요.(tune yard 보다 더)
도대체 이 많은 음악을 언제 다 들으시는지...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