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어제에 이어서 나머지 부분을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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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화산업론에 대입한 아이돌 산업 분석
2008년에는 세계 대중음악계의 기네스 기록이 바뀐 한 해였다. 2007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클럽 회원 (50만)을 보유한 가수로 세계기네스북에 선정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기록은 2008년 한국의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팬클럽 ‘카시오페아’가 80만명의 팬클럽 회원수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8년의 중고생의 인구가 400만명 정도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전체 중고생의 5%정도가 동방신기의 팬클럽이라는 믿지 못할 수치를 기록하였다. 이와 같은 대중문화 현상은 그전에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다. 아이돌 그룹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 (그 중에서도 대중음악)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기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는가? 본 연구는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국 대중음악계를 분석하려 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을 기본적인 틀로 하여 문화산업, 생산, 마케팅, 소비 등을 분석한다.
1) 문화산업
문화산업의 특징은 기존의 문화와는 다른 재생산 체계를 가진다는 점이다. 이것은 특정한 내용이나 조화로운 구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치원리에 지배되는, 즉 이윤원리에 의해서 지배되기 때문에 ‘상품’이 된다. 상품이 된 대중문화는 더 이상 문화의 잣대로서의 평가가 아닌 얼마나 인기를 끌었고 얼마나 수익을 올렸는지에 따라 좌우 된다. 이러한 상품이 된 문화는 경영에 의한 조직과 계획이 필요하고, 극대화를 위해 매체를 독점한다. 독점화된 문화산업의 결과물들은 계산된 합리성의 산물일 뿐으로 예술의 우연성과는 결별하게 된다. 조직되고 계산된 기업의 상품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서 지배하기 이른다.
본 연구의 대상인 아이돌은 문화산업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한국에서 아이돌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 뉴키즈온더 블록이 휩쓸고 간 자리에 혜성같이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로 부터 시작되었다. 1980년대의 아이돌 스타인 ‘김민우’, ‘이지연’, ‘박남정’, ‘소방차’등이 등장했을 시절에는 주로 음반사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개별적으로 한 명의 매니저가 관리하는 영세한 운영방식이었으나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국내 연예기획사들이 체계화하고 전문화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리더였던 젊은 음악감독인 서태지는 모든 앨범을 작사와 작곡을 하였으며, 가수인 자신이 전체적인 앨범의 기획과 의상까지 기획하였다. 마이클 잭슨의 마케팅을 벤치마킹하고 일본의 아이돌 시스템을 차용한 서태지의 시도는 거대한 성공을 하며 기존의 시스템과의 격차를 보여주었다.
[19] 이러한 체계화, 전문화된 연예기획사로 첫발을 디딘 것은 현직 가수이자, 미국에서 유학시절 연예엔터테인먼트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이수만이 만든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서 시작되었다. SM은 다른 기획사들과는 달리 ‘인 하우스 팜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차별화된 시도를 하였다. SM의 기존과는 다른 기획으로 만들어진 H.O.T는 팀의 이름처럼 유례없는 10대들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SM의 성공은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던 기획사들에게 충격을 주었으며, 변화를 만들어 냈다.
현재 국내의 연예기획사는 전국적으로 1천 개가 넘으며 이중 수도권에만 500여 개가 몰려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기획사는 SM, DSP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대략 4군데 정도이다.연예기획사는 연예산업 전반의 경제자본과 인맥이나 학연 등의 사회자본을 독점하고 이를 다시 경제자본으로 환원한다. 이들이 대중음악계에서 힘이 막강한 이유는 음반산업을 넘어 디지털 음원시장, 방송미디어산업, 이벤트프로모션, 연예제작 시장 등 한국의 연예 콘텐츠 생산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 소수의 기업에 독점적인 상태로 구조화된
[21] 연예산업은 문화상품의 자원이 되는 인적 구성원들을 연습생으로 독점화한다. 이러한 문화상품자원의 독점화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상품구성을 넘어 기획사에서 만들어지는 상품만을 소비해야 하는 소비자의 노예화 가능성을 내포한다. 연예산업에서의 독점화는 자원에서의 독점화를 넘어서 상품에 대한 유통망과 지적 재산권 등을 포함한 모든 연계 산업의 독점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연예엔터테인먼트사인 SM의 경우 최초의 음반기획을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음반기획 및 제작, 배급, 유통, 가수와 연기자 매니지먼트, 인터넷, 모바일 콘텐츠 산업 및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2000년 4월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는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였다.
이와 같은 연예산업의 기업화는 문화의 우연적인 측면은 사라지고, 기업화되어 계획되고 설계집약적인 형태로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또한 자원의 독점과 배급과 유통에 대한 독점적인 면은 아도르노의 문화산업에 합치한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연예기획사는 아이돌 팝을 제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기획사는 대형 자본을 가동시킬 수 있는 소수 연예기획사에 불과하다. 아이돌 팝을 제작하는 시스템은 자본뿐 아니라 상업적인 기획력, 미디어 파워,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한다. 연습생을 선발해서 훈련을 시키고, 곡과 안무를 세련되게 뽑아내고, 시대의 유행 코드들을 창조하며, 데뷔와 컴백의 순환시기를 조율하며 방송과 미디어에 효과적으로 프로모션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제작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독점적인 문화자본의 힘이다. 아이돌 팝의 문화현상은 아이돌을 제작하는 문화자본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문화자본의 위력이 주류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독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이돌 문화는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을 야기한다.
연예사업에서의 독점화는 아래와 같은 부정적인 상황을 발생시킨다. SM엔터테인먼트, DSP, JYP, YG와 같은 아이돌 팝을 제작하는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시장을 독점하는 우월적 지위로 인하여 아이돌 그룹과의 부당한 전속계약 문제, 지나친 그룹 멤버들의 사생활 관리, 살인적인 스케줄 설정의 문제들을 일으킨다. 아이돌 그룹들과 관련해서 연예기획사들이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일으키는 것은 모두 이들이 막강한 문화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우월적 지위를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방신기’의 부당 전속계약제와 그로 인한 해체 위기, 박재범의 탈퇴 사건, 지 드래곤의 표절논란 등의 사건들은 문화자본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기획사의 이해관계 논리와 무관하지 않다
[22] 이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들은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들이 요구된 것이 상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을 소비하게 됨을 깨닫게 만든다.
[23] 아도르노가 60여년전에 예언한 상황은 50년이 지나 한국에서 꽃을 피워 아시아 전역에서 위세를 떨치는 한류라는 문화의 탈을 쓴 문화산업이 되었다.
2) 생산-아이돌의 표준화와 도식화
아도르노는 문화산업의 특성을 설명하며, 표준화와 도식화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여러유형의 문화상품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는 전혀 변화가 없는 반복일 뿐이며, 세부사항들만이 대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시장에서 활동하는 아이돌들은 ‘2세대 아이돌’
[24]로 분류된다. 2세대 아이돌은 1세대와 비교하여 많은 수의 그룹과 다양한 음악의 장르를 선보이고 있어 일견, 아도르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조지리쳐가 주장했듯이 디즈니화된 상품, 공간에서도 그 안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맥도날드화 되어 있다는 명제처럼, 문화상품인 아이돌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적인 측면은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동일하다. 아이돌의 시초였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한 것이 1992년이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이러한 구성은 역할의 세분화가 이뤄졌을 뿐 더욱 강화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은 대체로 메인보컬과 서브 보컬 그리고 메인 춤 파트와 랩 파트로 배치되기 때문에 음악 형식들도 그러한 배치를 고려해서 만들어진다. 가령 곡의 전주부분은 전체 멤버들이 춤을 출 수 있는 음악으로 편성되고 곡이 시작할 때는 메인 보컬, 그 다음에는 서브보컬, 다시 전체 안무, 그리고 랩에 적합한 리듬구성 등의 음악형식들을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의 곡들이 보유하고 있다. 말하자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전형적인 역할과 배치에 따라 음악적 형식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돌 그룹마다 음악적인 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빅뱅’이 힙합적인 스타일을 주로 추구한다면, ‘2PM’은 소울 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고, ‘동방신기’는 일렉트로닉과 리듬엔 블루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 그룹들의 음악적 스타일은 유사한 음악 형식의 포맷 안에서 재가공된다. 이와 같은 아이돌의 구성은 어느 그룹에나 똑같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은 최초의 시작이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절보다는 더욱 더 발전한 형태로 존재하게 되었다.
[25] 현재의 아이돌은 단순한 댄스와 노래가 아닌 랩, 예능, 연기 등을 모든 연예산업의 분야를 총망라하는 형태의 분화를 이루었다.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와 같은 포맷이 유효한 것은 자생적인 문화가 아닌 기획된 형태의 문화산업이기 때문이다. 자본의 논리인 성공사례에 대한 답습이라는 측면에서 이와 같은 표준화는 일관되게 지켜지고 있다.
3) 생산-아이돌 음악의 사이비 개성화
대중은 식상한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문화산업의 표준화된 동일성은 산업적으로 효율적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와 같은 아이러니는 아이돌 시장에서도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아도르노는 ‘HOOK’을 통해서 대중시장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음악에 매혹되게 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 대중음악은 기본적인 형식을 유지하되 작은 부분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방법을 쓴다. 아이돌 시장에서-특히 한국 아이돌 시장에서- 아도르노의 예언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2007년 ‘대 아이돌 시대’를 열었던 ‘원더걸스’는 아도르노가 이야기한 ‘HOOK 송(이하 후크송)’을 들고 2007년 최고의 문화 현상인 ‘텔미 열풍’을 만들며
[26] 아이돌의 선두주자로 기존의 가수들을 하나하나 무너뜨렸다. ‘원더걸스’가 들고나온 ‘HOOK송’은 이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이돌 그룹의 성공공식으로 유효하다. ‘후크송)’은 하나의 음악장르로 자리잡았으며, 음악을 한번만 들어도 멜로디가 머릿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귓가에 맴돌게 하는 후킹효과로 인해 여전히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후크송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이하 ‘후크송의 음향학적 분석에 관한 연구’에서 발췌 요약함을 밝힌다.)
[27]
1) 반복되는 감각적인 멜로디와 깜찍한 안무
2) 후크를 강조할 뿐만 아니라 복고적인 귀에 익숙한 멜로디를 사용하여 대상층을 확대
3) 쉬운 안무는 따라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킴
4) 노래 전체의 인상을 8마디 안에 짧게 표현
5) 도입부, 브리지, 클라이막스로 이어지는 방식보다는 후크를 도입부에 빨리 선보이고 이를 중간에 반복하는 형식
이 외에 음원에 대한 분석은 모든 후크송은 4/4박자라는 중요한 공통점을 가진다. 본래 4/4는 대중가요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박자이기도 하다. 또한 음악의 전반적인 속도를 알 수 있는 bpm은 모두 대부분이 110bpm을 넘었으며, 평균 123bpm으로 측정되었다. 평균적인 음악의 속도가 약 100bpm이므로 후크송은 듣기에 부담이 없으면서 약간 빠른 템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느끼는 140bpm이상의 곡이 전혀 없는 점도 특징이다.
후크송은 멜로디 자체의 비트는 빠르지만 가사를 듣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의 댄스가요와는 다르다. 가사의 반복비율에 대한 조사는 강조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반복구들의 합을 저네 어절로 나눈 것이다. 반복구가 전체가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1%로 매우 높게 조사되었다. 즉 후킹 효과의 핵심인 반복구에 매우 충실한 음악적 구성임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후크송은 4분이 넘어가지 않으며 3분대이다. 후크송을 제외한 대중 음악의 절정부분은 평균적으로 곡의 3분의 2지점이며, 이것은 평균적으로 2분대에 해당한다. 하지만 후크송의 절정이라 볼 수 있는 반복구의 시작 시점은 평균 31초로 그 도입은 매우 빠르다. 얼마나 매력적인 반복구를 가지는가는 후크송의 핵심적인 요소이며- 이러한 반복구의 가사는 대중에게 각인되어,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복구의 가사는 아도르노의 예언에 정확하게 일치한다. 후크송은 디지털시대에 산업적으로 부합하며 –디지털 시대의 음악은 언제든지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매혹적이 않으면 기다리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다른 음악인 것처럼 보이나 그 이면에는 공식화된 패턴을 가지고 만들어진다. 이것은 주요한 것은 변하지 않은 체 세부적인 작은 것들을 변화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신선하고 새로운 음악이라는 것을 강조하여 ‘기만’에 빠뜨린다.
4) 마케팅- 플러깅 (아이돌의 미디어 노출)
아도르노는 표준화되고 도식화된 생산물들을 확산 시키기 위해서는 플러깅-끊임없이 노출시켜 익숙하게 만드는-이라는 마케팅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플러깅은 현대 대중음악에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마케팅의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현대 사회는 아도르노가 살던 시대보다 엄청나게 많은 매체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MP3와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매체의 발달과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킹의 발달로 음악을 휴대하는 것이 훨씬 더 용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매체들의 진화는 셀 수 없을 만큼 음악이 노출되는 현상을 만들어 냈다.
아도르노가 음악의 쉴 세 없는 노출로서의 방식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단순한 음악의 노출을 넘어서 아이돌 개인의 노출로의 진화를 이뤘다.
[28] 예능, 드라마, 뮤지컬, 영화 등의 모든 연예산업의 부문에서 아이돌은 활약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 방위에서의 활약은 플러깅의 마케팅 방식의 진화형태이다. 경쟁상대가 과거와 비교해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청각적인 요소만이 아닌 시각적인 형태와 인간적인 매력까지 아우르는 이미지의 모든 분야를 상업화시키는 현대에서는 아이돌 그 자체의 노출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인기를 얻는 방식으로 플러깅화 되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미디어를 노출은 기존의 가수의 문법이었던 ‘노래가 좋아 인기를 얻는’ 구조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인기를 얻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2AM의 ‘조권’과 같이 예능 프로를 통해 인지도를 얻어 인기의 기반을 닦거나 CN BLUE의 ‘정용화’와 같이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를 알려 인기를 얻는 방식 등의 변화된 모습들을 보여 준다. 현재 전 방위에서 이뤄지고 있는 아이돌들의 활약과 도전은 수익획득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마케팅의 일환으로도 이뤄지고 있다. 반면에 이러한 아이돌의 전 방위에 걸친 활약은 부정적인 면을 만들어 낸다. 드라마와 연기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에서 훈련 없이 인지도 쌓기에만 급급해 전반적인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이룬다는 점이다. 또한 경쟁적인 매체에서의 주목을 받기 위하여 노이즈 마케팅과 10대와 20대 초반의 아이돌에게 과도한 섹시 컨셉과 육체의 상품화와 같은 사회적인 논란을 양산하기도 한다.
5) 소비-아이돌을 소비하는 상품화된 팬덤
아도르노는 표준화와 사이비 개성화를 통해 만들어진 생산물들은 소비자로 하여금 비슷비슷한 것에도 반응하고 즐기게 만듦으로써 수용자로 하여금 수동적인 자세를 만들고, 적극적이고 반성적인 사유를 위축시킨다고 보았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구조보다는 감각적인 측면에 반응하고 그것이 더욱 강화된다고 보았다. 아도르노의 주장과 같은 아이돌에 대한 소비행태는 아이돌의 팬덤 현상에서 나타난다.
‘팬덤’은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후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의미를 얻게 된 사회문화적인 현상이다. 팬덤현상은 200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의미있는 사회적 현실이 되었다. 흔히 이야기되는 ‘오빠부대’, ‘빠순이’라고 불리며 수동적이고 부정적이며 문제적인 현상으로 다뤄졌다. (정민우, 이나영 2009) 이와 같은 팬덤은 아이돌에 대한 소비방식을 보여주기 가장 적당하다. 김이승현과 박정애의 2001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1세대’의 팬덤은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화하고 자기표현의 모습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자기표현적인 팬덤현상은 ‘1세대’ 아이돌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으로 정치적인 형태로의 진화로 나타나기도 했다.
[29]하지만, 본 연구에서 주도적으로 분석되는 ‘2세대 아이돌’의 경우 팬덤 현상은 문화산업의 심화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아도르노가 말한 소비방식과의 유사성을 보인다.
‘2세대’ 아이돌의 등장과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수익모델의 다변화와 아이도의 전 방위에서의 활약은 팬덤 자체가 가장 중요한 수익풀이 되었고 관리의 대상이 되었다. 조직하고 체계적으로 구성된 소비자들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소비한다. ‘1세대’ 팬덤의 특징이 스타에 대한 배타적 애정을 통한 자기정체화라면, ‘2세대’ 팬덤은 중첩적이고 유동적인 정체성을 띤다. 이것은 아이돌을 우상이 아닌 소비의 대상으로서 보는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소비행태를 보여준다. 상품만이 기획된 것이 아닌 소비자 역시도 자본주의적으로 변화하였다는 점을 보여주며, 이것은 관리된 팬덤의 소비가 상품제작자의 의도에 맞게 변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재의 팬덤에서 특징적인 현상은 팬덤 내 스스로 및 서로를 지칭할 때 ‘고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때팬’
[30]으로 지칭되는 팬들이 경제력을 통한 구매로 정당성을 얻는 과정은 철저한 자본주의의 논리를 보여준다. 또한 ‘누나 팬’들은 자신의 일상적이고 비루한 일상에서 팬덤 활동을 통해 ‘시궁창’같이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사회생활로부터 벗어나 상징적, 재정적, 상상력 구매력을 남성스타에게 이성애적 방식으로 발휘할 수 있는 도피이자 향유의 공간이다.
[31] 이와 같은 현상은 아도르노가 이야기한 ‘감정적인 적응’을 통한 사회현실로부터의 도피를 보여준다. 자본이 만들어낸 현상에 자신을 투영하여 현실적인 어려움을 피함으로써 잠깐의 안식을 얻는 방식은 다시 자본으로의 편입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돌을 소비하는 팬덤의 모습에서 특징적인 면은 ‘팬으로서 아이돌을 소비하고 있지만, 소비하고 있는 팬들 역시 조직되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연예기획사가 기획한 상품을 조직된 팬이 소비하는 구조는 소비자로 하여금 사고를 배제하고 주체적인 사고가 결여된 체 클럽에서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소비하는 형태를 보여준다.
3. 비즈니스에 대한 함의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에 따라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한국 대중음악을 분석해 보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1947년에 발표된 문화산업론이 6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더욱 분화되고 다양화되어 모든 것에 문화산업론이 들어맞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생산과 마케팅, 소비의 측면에서 보여준 아도르노의 통찰은 매우 뛰어난 것임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문화산업과 관련된 측면에서의 비즈니스 방법론을 보여준다.
문화산업에 있어 중요한 것은 기업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음원판매라던지, 가수 매니지먼트만으로는 성공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독점적인 구조를 통해서 자원이 되는 연습생을 많이 확보하고, 연계산업들을 통해서 파이를 크게 만들어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확대시켜야 한다. 또한 상품을 생산하는데 있어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보다는 기획사의 생산물을 소비자가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의 우연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철저한 체계화와 기업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산업의 상품을 생산하는데 있어 중요한 점은 기존의 성공사례들의 포맷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메인보컬, 서브보컬, 댄스, 랩 담당과 같은 기존의 공식- 하지만 미디어의 발전과 경쟁의 가속화에 맞춰 세부적인 요소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가령 예를 들어 미디어에 대한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9명인 소녀시대와 13명의 슈퍼주니어가 아시아 최고의 가수가 된 것과 같이,-서태지와 아이들은 3명이었다는 점에서 인원이 많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수의 인원과 각각의 전문분야를 가진 구성원들을 통해 미디어의 노출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음악 역시도, 반복적이고, 반복구의 도입을 빠르게 만들어 듣는 이로 하여금 후킹 효과가 일어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플러깅에는 이러한 노출 외에도 중요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단순한 노출이 아닌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시대에 따라 음악의 인기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비단 후크송이 아닐 경우에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장르의 곡을 유사하게 만들어 세부적인 요소만 변화하는 형태로 만든다면, 사람들에게 익숙하다는 장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팬덤에서 문화를 소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팬덤을 관리하고 조직하고 경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팬덤을 하나의 상품으로 보아 상품의 효율성을 올리기 위한 방식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아이돌 관련 상품을 내놓음으로서 팬덤의 소비욕구를 체워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의 호응이 좋은 앨범이 있었다면, 두 앨범을 통합하는 리페키지라던지, 베스트 앨범의 형식으로 재 발매한다면, 상품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1947년에 쓰여진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은 마치 60년 이후의 한국상황을 정확하게 예언한듯 보인다. 이수만은 SM을 통해 연예인 최대부자로 등극하며 문화산업을 통해 부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아이돌이라는 상품의 극대화된 이유추구와 독점적인 자본은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이윤추구를 보여주었다. 또한 아도르노가 직접 언급했던, 후크(hook)효과는 정확히 60년이 지난 2007년 박진영이 원더걸스의 ‘텔미’를 통해 완벽하게 구현해냈고, 유례없는 아이돌의 거대한 성공을 이끌어냈다. 아이돌의 노출빈도는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음악의 노출을 넘어서 예능과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넘나들며 전 방위적인 활약과 노출을 하며 음악을 통한 성공만이 아닌 연예산업의 부분을 통해 성공하는 아이돌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서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은 단순한 예측의 범주를 넘어 한국의 연예산업의 대부분에 성립된다. 아도르노의 문화산업론의 구현은 ‘신 한류’로 지칭되는 성공을 만들어 냈다. 한국의 문화산업은 양적으로 계속 팽창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노예계약, 과도한 섹시 컨셉, 맹목적인 추종, 여가시간에서의 주체성 결핍 등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를 많이 지니게 되었다. 베버가 말했듯이 합리성의 비합리성화로 인한 ‘쇠우리’에 갇힐 것만 같은 요소들이 보여진다.
하지만 절망만이 문화산업을 덮고 있지는 않다. 문화산업 안에서 여가를 즐기는 대중들은 기획되고 조직되어 진 상품들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키치와 패러디 등의 방식을 통해서 비웃고 조롱하기도 하고, 더욱 업그레이드된 상품, 변형된 상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에서 대중문화의 기만적인 성격에 대한 저항의 모습과 주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맹목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고 주체적인 사고의 결핍으로 해석되는 팬덤 활동의 모습 역시 문화산업의 발전과 함께 진화했다. 팬덤은 스타와 팬과의 일방적 관계를 벗어나 팬의 주체적 참여에 주목하면서 팬덤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아이돌 스타를 소비하는 관리되는 상품을 넘어서, 취향공동체로서의 주체성을 획득하였다. 예를 들어 팬클럽 자체적으로 자원봉사와 바자회를 통한 사회적 기여 등의 모습들이 등장하는 모습은 상품으로서의 팬이 아닌 취향공동체의 주체로서의 변화의 모습을 나타낸다. 여가의 장면에서 대중들은 상품으로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에 대한 극복으로서의 가능성도 내포되어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문화산업론은 한국의 연예산업의 생산과 마케팅, 소비의 구조에 대해 통찰력을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의 문화산업론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새롭게 등장하는 저항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일 것이다. 기업의 독점화와 후크송, 전 방위 노출 등은 더욱 심화될 것인지? 저항의 대상마저도 문화산업의 자본으로 편입시킬 것인지?
참고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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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vdaily.mk.co.kr/read.php3?aid=1289541275102565010 아이돌 그룹의 변천사, ‘20년 역사가 있기에 미래는 밝다! 2010.11.12 티브이 데일리
http://interview365.com/client/news/view.asp?sidx=957 2007년 최대히트상품은 텔미
http://tvdaily.mk.co.kr/read.php3?aid=1292921580115189004 드라마-예능부터 영화-뮤지컬까지…'지금은 아이돌 시대'
[연말결산] 2010.12.21 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