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까,말까하다가.. 쓴지 한 2주일 된 것 같은데, 대세에 따르면 조금 읽힐것 같아서.. 완전 주관적인 일기식입니다. ㅠㅠ
#분업
이미 2달이 넘어간 이야기지만, 술쳐먹고 또 혼자 글을 써볼까 하면서, 브릿팝의 계보에 대해 쓴적이 있다. 물론 쓰다가 또 중간에 졸려서 그만 뒀지만...어쨌든 그 글을 처음 시작해야 할때 무슨 이야기를 꺼낼까 하다가 나온게 Stone Roses이다.
솔직히 이 그룹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다. 1989년도 데뷔인데 내가 알턱이 있나...1집이 대성공을 이루지만, 나머지 앨범은 1집에 비해 그럭저럭의 인기를 끈 그룹이다. 참고로 이들에 대해 안건 단순히 오아시스의 '노앨 갤러거' 때문인데, 그냥 그가 나와서 개그하는 영상을 보다보니 알았다. 이러한 반짝그룹이 전대의 거물들과 더불어 브릿팝에 엄청나게 영향을 끼친 일은 조금 놀라운 이야기였다. 노앨은 이들의 음악보다는 마약에 더 심취했다고 했지만, 분명 오아시스의 음악과 스톤 로지스의 음악은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구성을 느끼게 해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넘사벽이라 할 수 있는 비틀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 스톤 로지스에게 영국의 평론가들은 후한 평가를 내렸는데, 그들이 오아시스나 라디오헤드 등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중에 하나가 ‘밴드의 분업화’라는 이야기 이다.
처음엔 당연히 '분업화'란 말에 놀랐다. 팝풍의 음악을 하면서 거기에 기타, 베이스, 드럼을 넣는 것이 여기서 유래 되었구나 라고 싶었지. 근데, 뜬금없게도 밴드라는 말이 참 다시금 와닿은 글귀였다. 내가 제일 처음 앨범을 들을때 하는 이상한 짓 중의 하나가 이 보컬의 목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다. 좋다 싶으면 그제서야, '음악이 좀 괜찮나?' 하고는 판단한다. 사실 밴드는 보컬혼자 아무리 소위 '쩐다'하더라도, 그 뒤를 받춰주는 기타,베이스,드럼이 없는 이상 무용지물이다. 그냥 힘만 있는 목소리에 불과할 뿐이지...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자니 밴드의 원동력은 뛰어난 실력보다 오히려, 음악내외적으로 조화와 화합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니 오아시스는 적어도 음악 외적에서는 화합이 조금 엇나갔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트드만 빼고.
중학교 때 어린 마음에 흔히 말하는 ‘잘난체 좀 해보자’ 하고, 음악을 조금 자세히 들었던 적이 있다. 즉 '드럼,베이스,기타소리를 구별해서 나중에는 온전히 그 소리만 들리게 된다면, 난 다른놈보다 음악 좀 들은 놈이야' 라며 혼자 자위하며 음악을 듣곤 했다. 물론 맞는 말도 아닐테고, 하다보니까 정말 무의미한 짓이었기에...나중에는 까먹고 지냈는데, 되돌려 회상하자면 머리 속에는 항상 처음 귓가에 맴도는 소리는 드럼과 베이스의 박자였다. 그리고 나서 기타가 입혀지고, 그 뒤에 보컬목소리가 그려졌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밴드에서 박자를 담당하는 베이스와 드럼이 엇나간다면 밴드는 그냥 앞뒤로 엇나간다고 봐야한다고들 하더라.
#가수
가수란 무엇일까? 모사이트 댓글을 보니, '가수'와 '아이돌 가수'를 아예 따로 분류하자라는 댓글도 보았는데.. 이유가 어쨋든, 노래부르는 사람이다. 이게 정답이지만, 위의 의미를 떠올려 생각해 보았을때는 그저 한곡의 구성원이란 의미로 변하더라. 그렇기에 나는 '슈퍼스타 K'와 '위대한 탄생'을 불편해 하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이들의 기획의도는 찬사받을만 하나, 결국 가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창법, 음색 이런 것들 밖에 없더라. 물론 그 무대를 준비하면서, 기타소리가 잘 퍼지는지, 멀리서도 가수들이 보이는지, 감정을 살리는지, 어느 부분이 죽지는 않는지..등 많은 준비를 할테지만, 결국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감동스토리와 누가 잘생겼나, 그리고 가수들의 목소리 단 하나이다. 음악을 살리는데 탁월한 것은 분명 목소리이고, 그게 기본이 되어야 좋은 음악이 나올테지만, 난 좀 더 다양한 측면들을 원했나 보다.
차라리 제목을 '슈퍼스타 보컬', '위대한 보컬.' 이라고 하면 수긍이라도 할텐데...
윤도현은 가수이고, 윤도현밴드는 가수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 않는가? 오디션을 준비한 몇몇은 그룹을 이루어 준비한 적도 있었다. 근데 여기고, 저기고 결국 갈라버리더라. 아예 다 탈락을 시켰으면 시켰지, 그건 아닌 것 같다. 목소리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음악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지만 루시드폴 같은 가수가 저기에 나간다면 뽑힐 수나 있을까 모르겠다. 물론 한국음악은 정말 모든 부분이 조금 열악하기 때문에 어쩔 수는 없이 그렇게 심사하고 있겠지만, 좀 더 다른 이야기를 해주었으면...보컬 외적이며, 전반적인 음악 내적인 부분을 많이 고찰해 주었으면 했었는데..아효 필력이 딸려 써지지가 않네. 결국 내가 생각한 조화와는 다른 위화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멀어지게 되었다.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가수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화음을 넣어주는 이와, 목소리를 내는 이가 같이 발전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러한 내 아마추어 적인 생각이 전문가의 음악지식과 충돌하다보니, 그냥 흘려버리게 되더라. 분명 잘못된 생각일테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쉬웠다. 나름 기대를 크게 했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나에게,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마추어들도 아닌 현역가수들의 오디션을 본다고 한다. 이게 가능할까...
어느 사이트를 가니, 누가 노래를 잘 부르나 순위를 매겨놓은 글귀를 본적이 있다. 물론 나는 노래에 '노'자도 모르니 큰 틀로서 이 가수가 잘 부른다라고는 말할 수 있으나, 거기서부터는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니 거기에 왈가왈부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글귀가 나같은 '노'자도 전혀 모르는 다른 눈에 비추어 졌을때는 A가 B보다 뛰어난 음악을 한다고 인정한다 라는게 문제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아직도 '네이놈' 지식인에 가보면 A와 B 누가 낫네라며 싸우는 답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저번에 보니, 서태지, 이현도, 델리스파이스의 음악성에 대해 논하는 멍청한 글을 우연히 본적이 있다. 아시다시피 이 세그룹은 몇년전에 발표한 '한국대중음반 100대 명반(?)'이란 수식어와 함께 이들의 음반의 수록곡이 오른적이 있다. 기억이 안나네...제목은 중요하지 않다.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델리스>서태지>듀스 이였는데, 사회적 영향력을 비교해보면, 서태지>듀스>델리스 순 일것이다. 싸움의 발단은 왜 듀스의 순위가 서태지와 아이들보다 낮다는 데 있었다. '한국대중음반 100'의 자세한 리뷰를 보지는 못했으나, 딱 봐도 저 3그룹은 장르가 엄연히 다르다. 모던록, 힙합, 헤비메탈 인데...단지 한국에 한해 음악에 영역이 있다면, 델리스파이스가 좀 더 큰 영향을 끼쳤기에 그리 순위가 발표가 되었던 것 같던데, 그 공간은 그 말이 정리가 잘 안되나 보더라.
결국 음악을,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단순순위가 아닌 다른 면을 결부시키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 단순히 판매순위가 아니라, 누가 더 뛰어나냐라는 점을 가지고 논하면 밑도 끝도 없다. 방송3사 순위프로그램폐지운동도 결국 이와 같은 논리이다. 우리는 순위를 보고서 결국 누가 더 잘났다라면서 논쟁을 하고 있다. 서태지가 16주 연속1등을 한들, 그 당시 30대,40대 가수들에게는 오히려 다른 가수가 더 좋을 수 있는 법이다. 그냥 비틀즈 VS 마이클 잭슨 싸움과 다를게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한 일을 MBC에서 한다고 자원했다. 목적은 한국대중음악살리기. 역시 '위대한 탄생' , '슈퍼스타 K' 와 마찬가지로 기획의도는 박수쳐드리고 싶으나, 불편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VS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내가 이 글을 인터넷에 올린다면(이땐 글 올릴지 몰라서...) 욕먹기 딱 좋은 위의 이유들을 자잘하게 늘어놓았는데도, 이들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존재이유나 다름 없는 노래하는 무대가 ‘없다’는 데 있다.
얼마전 즐겨봤던 음악창고, 라라라가 결국엔 폐지 되었다. 나에게는 머랄까..아이스크림같은 프로그램이었는데 ㅠㅠ 에휴..지금 아이돌음악을 빼고 타장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몇군데나 있을까. '유희열의 스케치북', '배철수의 7080', 'EBS 스페이스 공감', 김정은의 초콜릿?(이거 폐지되었다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7080은 90년대 가수는 발을 들일수도 없다.
유희열의 팬으로써 스케치북을 매번 감상하지만, 가끔 아이돌이 나오는 것에 조금 반감이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아이돌 음악이 싫지는 않다. 오히려 흥을 돋구는데는 소위 레전드고 나발이고 아이돌 음악이 더 좋다. 그럼에도 그들은 방송3사 순위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수 있기에...열심히 하는 아이돌 가수들에게 미안하지만, 정말 그 곳에서만큼은 다른 가수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다. 웃긴 일이지만,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재즈 VS 블루스 VS 록 VS 발라드 VS 힙합 VS 기타 등 각개 장르가 충돌하고 있다. 그렇기에 가끔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적 현실을 안타까워해서 몇몇 음악케이블에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지만, 결국 다시금 죽는다.
너무 비좁다.
음악은 거대한 바다와 같다고 한다. 누가 높지도 낮지도 않으며, 그냥 흘러 간다고 한다. 누구는 말빨이 좋고, 잘 생겼으며, 키고 크고, 거대한 기획사이기 때문에, 단지 음악적 재능이 같은 친구보다 '많이' 노출되서 성공한다면, 같은 바다 내에서 좀 억울하지 않을까. 같은 선에서 출발해서 경쟁해서 뒤쳐진다면 누구라도 어쩔수 없어서 포기하거나, 더 많이 노력할테지만..바닷물의 깊이가 아예 시작부터 다르기에 결국 예능을 해서 음반 홍보를 하고, 외모를 가꾸어야 물 위에 태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이 소위 짬밥먹은 90년대 가수들이다. 그들은 단지 가요프로, 라디오에 나가 준비된 노래를 훌륭하게 소화하면, 그날 듣는 친구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며, 담소를 나누고 입에 입을 타서 전파 되었던 노래들인데..이들이 시간이 흐름과 정보화의 역풍을 맞으며,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결국 현재 암울한 꽃이 펴버렸다.
이러한 나름 밝은 기획의도를 가지고 출발한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아직도 산적해 있는 문제들이 천지이다. 가요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 또, 내가 가진 불편함의 감정에서 비추어 보면, 대중들에게 ‘음악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에 수많은 준비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500명의 심사위원도 문제이다. 나이가 아무리 다양한들, 음악은 성격에 따라서도 다르게 들리기에, 결국 가수들의 입장에서는 얼마만큼 대중적으로 해야하는 지도 고민일 것이다. 출연진도 고민이다. 첫판부터 이소라를 내세운 건 정말 성공적이다. 근데 이렇게 됨으로써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도 난감하다. 성공한 가수들도 많이 있지만, 대중노출이 정말 적은 가수들도 정말 많다. 처음 편에 나온 분들이 호들갑을 떤들, 그나마 TV에 자주 나온 분들 아닌가.
#이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난 불편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다음주를 기다린다.
제발 기획의도를 해치지 않았으면 한다.
서바이벌을 너무 강조하지 않았으면 한다.
가수가 단지 목소리만 가졌다고 하는 편견,
음악이 단지 좋은 목소리로만 한다라는 편견을 없애주었으면 한다.
장르의 다양화를 원한다.
간신히 잡은 프라임시간대, 10대들에게 귀로 흘려버릴지 언정, '다른' 음악도 있다라는 것을 소개해 주었으면 한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가수다'는 서바이벌을 위시한 ‘잊혀진’ 가수들의 파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