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해서 원룸 현관입구에 서서 우편물 수납함을 지나가는데 항상 꽂혀 있던 광고지가 아닌 청구서가 꽂혀 있더군요. '그래, 월말이구나. 그래서 내돈 얼마를 원하나?' 하고 봤더니 발신자가 '경주 경찰서장'이었습니다.
아, 또 어디서 사진 찍혔지. 짜증나네. 하며 항상 그래왔듯이 찢어서 버릴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장님이 저한테 무수히 많은 애정을 표해왔지만, 그 마음이 부담스러워 읽지도 않고 찢어버린적이 많았습니다. 찢어버릴려는 순간, 집주인 아주머니가 지나가시길래, 인사하고 그냥 들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신발장 위에 휙 던져 놓고 청소도 하고, 샤워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게임도 하고, 고양이 털도 좀 빗어주고 하니까 금방 또 11시가 되더군요. 잠이나 자야겠다. 하고 자기 전에 물한잔 먹을려고 일어나서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데 신발장 위에 그게 보이더군요.
그래, 얼마냐. 하고 뜯는 순간, 아니 이게 뭐야~ 아니 이게 뭐야~ 아니 이게 뭐야!
가진거라곤 똥차 한대하고, 고양이 두마리 밖에 없는데, 그 중에 최고가품인 차를 압류해간다니. 그것도 22만원 때문에.
기한도 읽어보니 오늘이 29일인데, 30일까지. 인터넷 납부도 안되고, 지금은 11신데 전화해서 물어볼때도 없고. 아래 전화번호로 전화하라면서 전호번호도 없고.
사실 심각하게 생각안하는거도 있고 해서 설마, 수원까지 와서 차 끌고 가겠어? 하고 배쨀까 했는데 마지막 부분에 신용정보기관에 체납자료 제공에서 gg 쳤습니다.
으~ 22만원 떡사묵게 생겼네. 으~ 돈아깝다. 내가 왜 그랬을까? 왜 속도위반과 주차위반을 했을까? 차는 왜 샀을까? 난 왜 태어났을까? 하며 끝이 없는 자아비판을 하다 늦게 잠이 들어 7시 74분에 일어나 진심으로 눈꼽만 떼고 출근을 한 뒤 경주 경찰서 교통과 안XX순경님과 통화했습니다. 그러니 우편물 발송 이후 2건이 더 압류 되어서 34만원이라고 하네요. -_-
아이고, 제가 월말이라서 돈이 없는데 분납 가능할까요? 문의하니 그것도 가능하다 하더군요. 지금 체납이 오래되서 계속 할증되고 있는 2건에 대해서 먼저 납부를 하면, 일단 압류는 풀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한은행, 예금주 경찰청으로 89,520원을 납부했습니다. 나머지는 1월에 납부한다 구두약속 했지만, 글쎄요. 흐흐흐
예전에는 과태료가 차량 폐차 할때 정리하거나, 새 차량으로 바꿀때 그 차량에 인계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벌써 법이 바뀌었다네요.
이제 나오면 빨리 빨리 납부해야되겠습니다. 무엇보다 법을 어기지 않는게 중요하겠지요. 안전운전, 불법 주정차 금지, 제한속도 준수.
불법주정차야 잘못했다 치지만(이것도 돈 아깝긴 디게 아까움), 제한속도 20km 어겼다고 끊긴 딱지가 진심으로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자전거도 시게 밟으면 20km 더 나오는데...
그래도 오해하시지 마세요. 22만원 어치 떡사먹을꺼 뭐, 어찌되었건 간에 89,520원에 분납으로 사먹었다고 자랑하는 글입니다.
하하하허허헝엉엉어어엉엉엉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