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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25 01:03:34
Name 카싱가지
Subject [일반] 아프지 않은 고백 : 29살 모태솔로인 남자의 후기
"얼마 전에 한 블로그에서 읽은 글인데, 아프지 않게 고백하는 방법에 대한 거였어."
"무슨 내용인데요?"

"보통 고백을 할 때 '널 좋아한다.'라고 말하곤 하자나? 근데 그래서는 확률이 떨어진다는 거지.
이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돼 버렸으니 상대방은 이미 잡은 물고기를 보듯이 망설이게 되는 거야."
"그런가요?"

"그래서 그 사람이 말하기를 일단은 상대방과 친해지래. 어느 정도 마음을 터놓을 때까지."
"그래서요?"

"그런 뒤에 웃으면서 지나가듯이 말하는 거지. '나 옛날에 너 좋아했었다.' 이건 지금은 그냥 친구라는 뜻도
아니면 지금도 계속 좋아한다는 뜻일 수도 있거든."
"아~ 그래서 그 뒤에는요?"

"만약 상대방이 '그랬었어?' 라고 무심히 넘기면 그냥 친구로만 생각한다는 거고 만약 '지금은?' 하고 되묻는다면
그 사람 역시 관심이 있다는 뜻이겠지."
"(웃음)말 되긴 하는데 그냥 물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 이건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무슨뜻인데요?"
.
.
.
.
"그게...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 옛날에 너 많이 좋아했었어."
".........."
.
.
.
.
".........."
"..........언제부터요?"
.
.
.
.
"대학교 3학년 때부터"
".........."
.
.
.
.
".........."
"..........지금은요?"
.
.
.

얼마 전에 질문및 건의 게시판(https://pgr21.co.kr/?b=9&n=94788)에 글을 올렸던 29살 모태솔로 남자입니다.
생일 같이 보내고 다음 주에 예전에 사막아저씨님의 블로그에서 본 글을 떠올리며( http://pa0829.egloos.com/1237022 )
고백을 했습니다. 실제로는 저 장면에서 끝이 아니라 시간을 조금만 달라는 말을 들었고 이틀 뒤인 어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사귀자고 하더군요. 시간을 달라는 말을 듣고 만사 포기하고 우울하게 이틀을 보냈는데 너무 기쁘네요.
30살을 한 달 남기고 수많은 생각을 하고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고백이었는데 성공 하고나니 정말 하루 종일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네요. 충고해주셨던 분들 말대로 그냥 좋은 오빠라고만 생각해서 고백 듣고 나서 깜짝 놀랐는데 생각해볼수록
제가 이상형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한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하여간 충고해주신분들
감사하고 모태솔로 분들도 힘내세요. 29살에 첫 연애 하는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단결! 솔로부대 대장 카싱가지. 전역을 명받았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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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25 01:20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정말 비슷한 상황에.. 차라리 이걸 보고 고백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하고..
생각해보겠다는 시간을 주지말걸 하기도하고..
어쨌거나 11월 17일 저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하고 매일 생각하는데

같은 상황이어도..
되는 분은 되는군요.

좋은 사랑하세요~연말 따뜻하게..
harlequin
10/11/25 01:28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이쥴레이
10/11/25 01:32
수정 아이콘
저도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알고 지낸 그녀에게

나랑 사귈래, 아니면 그냥 이대로 바이 하고 서로 얼굴보지 않을래?

했더니 사귀게 되더군요.
아리아
10/11/25 01:33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크크 근데 링크거신 글의 댓글들이 대부분 부정적인데도 감행하신 글쓴분의 용기가 정말 대단해보입니다!
DavidVilla
10/11/25 01:36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 진짜 솔로부대 '대장'님도 여럿 계실 텐데, 무례하시군요!!
아아; 물론 농담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한 고백이 성공하셨다니 축하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정말 축하합니다! 예쁜 사랑하세요~ (라고 말하면서도 이 씁쓸한 뒤끝은 아마도....)
몽정가
10/11/25 01:35
수정 아이콘
유게에 이런 짤방이 있었습죠
11월 사귐->12월 크리스마스->1월 헤어짐

부러워서 한소립니다^^;;
백곰사마
10/11/25 01:48
수정 아이콘
하아..부럽..네용..저는 그냥 하늘이 혼자 살라고 점지해주신 모양입니다..뭘해도 안생..
탈출은 축하드립니다만, 돌아오지 않도록 열심히 하세요 하하
부대는 제가 지킵니다 ㅠㅠ
Crescent
10/11/25 02:03
수정 아이콘
유게에 이런 짤방이 있었습죠
11월 사귐->12월 크리스마스->1월 헤어짐

부러워서 한소립니다^^;;(2)
andante_
10/11/25 02:09
수정 아이콘
써...써먹어봐야지...

축하드립니다! ^^
데미캣
10/11/25 02:55
수정 아이콘
우와.. 멘트 진짜 멋있네요. 영화 속, 혹은 소설 속 한 장면에 스쳐 지나가는 대사인 줄 알았는데 정말 고백에 사용하신 멘트로군요.
앞의 얘기를 전부 들은 여자 분이 지금은요?라고 말하는 순간 게임은 끝난 것과 다름 없네요. 흐.

축하드립니다. 멋진 고백만큼, 멋진 사랑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10/11/25 03:05
수정 아이콘
눈물이 추적추적..
클레멘타인
10/11/25 04:34
수정 아이콘
오! 이거 멋있네요! 유명해지기전에 빨리 써먹어야할듯.

...아 써먹을 여자가없구나^^
유이남편
10/11/25 08:42
수정 아이콘
아....배신이네요.ㅠ.ㅜ
10/11/25 09:38
수정 아이콘
이 방법 좋은거같아요 스크랩해야지
10/11/25 09:39
수정 아이콘
이럴 때 마음껏 축하받으시고 염장지르시는 겁니다 으흐흐~ 이쁜 사랑하세요~!
PGR끊고싶다
10/11/26 11:46
수정 아이콘
아 훈훈한글이네요 ^^;

오래가시길~ 축하드려요~
그렌즐러
10/11/26 13:18
수정 아이콘
축하 드립니다. 저랑 비슷한 케이스네요. 예쁘게 연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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