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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24 21:59:15
Name 凡人
Subject [일반] 1994년 전쟁 위기 상황은 어떻게 지나갈 수 있었나
1994년에 클린턴 정부는 영변의 핵 시설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일을 두고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을 내가 막았다" 라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만 실상은 좀 다른듯 싶습니다. 향후 한미관계에 있어서 염두에 둘만한 점이 있기에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 글에서 언급된 정보는 Sonnet 님의 영변폭격안과 미국인 소개 계획 [1] 이라는 글에 소개된 자료들을 요약한 것임을 알립니다.

미국의 모든 대사관은 「비전투원 소개 작전」(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 NEO)에 관한 계획서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 국적의 민간인들을 비 전투 지역이나 국외로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계획이죠. 한반도에서 남한이 전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것은 곧 미국이 전쟁을 하기로 결심했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전쟁에 앞서 이 NEO를 발동하게 됩니다.

문제는 남한 내에 미국 국적의 민간인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한국경제가 성장을 거듭한 결과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의 숫자도 급격하게 늘어 1990년대 초 10만 명에 육박해버린 거죠. 이들을 한국인들과 북한 모르게 조용히 이주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수도권에 거주하기 때문에 안전지대인 일본까지 만 명 단위의 인원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부산까지는 옮겨야 하는데 이것도 장난이 아닌겁니다.

북폭 계획이 세워졌으니 대사관에서는 NEO를 시작하기 위해서 워싱턴과 연락을 주고 받았고, 6월  6일에는 주한 미군이 NEO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북침 준비라며 비난했고, 청와대 측에서도 유감 표명을 했습니다. 6월 16일에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서울시내가 준 패닉 상태라는 언급이 있었고, 이후 미국의 계획은 방향이 바뀌어 북한 핵 시설 폭격이 아닌 경제적 제제로 이어졌죠.

농담삼아 푸틴의 딸이 서울로 시집오면 북한이 전쟁을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곤 했는데 그보다도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국적의 민간인들이 우리의 보호막이자, 우리나 미국 측에서 전쟁을 원할 때 안전장치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1990년대 초 10만명이라고 하면 현재는 늘으면 늘었지 줄어들진 않았겠죠.

2009년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 미국인 51%가 북한이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미국인 57%가 조만간 남북한 간에 전쟁이 발발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고 하죠. 2010년 2월에 실시한 여론조사 [3]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 67%, 민주당 지지자들은 63%가 각각 북한의 군사력이 중대 위협이 된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북한에 대해서 우려의 눈빛으로 보고 있는 미국인들이 중요한 전쟁 억지력으로 작용한다는 것 (이는 남한이나 북한이나 미국이나 중국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겠죠) 을 보면 뭔가 묘한 생각이 듭니다.

[1] http://sonnet.egloos.com/2941757
[2] 미국인 절반 “北이 美 안보 최대 위협”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090621002135&subctg1=&subctg2=
[3] 미국인 10명중 6명 "北군사력 美에 위협"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3129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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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크라
10/11/24 22:23
수정 아이콘
전쟁 억지력이긴 하나.. 통수권자가 진정 의지만 있으면 무시하고도 진행할 수 도 있는것 같아요..

저도 이때 클린턴 대통령의 명령으로 군산의 미 스텔스폭격대대가 한국군 몰래 무장하고 출격하려고 했었는데

다음날 새벽 출격 2시간전에 핫라인으로 취소전화와서 폭격 취소했었다는 일화를 들었습니다.. 나중에서야 밝혀진거지만..

어찌보면 미통수권자의 심기를 건드려서.. 대한민국 국민과 자국민이 전쟁에 휩쓸리는 것과 상관없이 진행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섬뜩하기도 했었습니다..
메밀국수밑힌자와사비
10/11/24 22:28
수정 아이콘
언론에 팔랑귀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욱해서 협상 뒤집었다가 분위기 급 안좋아져서 서울 불바다 발언 나오고, 결국 핵전쟁 위기 갔다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서 수습하지 않았나요? 아직도 자기가 전쟁을 막았다며 떠들고다닌다면 좀... 그렇군요.

찾아보니, 올해 경찰청이 거주지 등록이 의무화된 외국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미국인은 3만1535명으로 집계(SOFA 적용 대상 제외 - 미군, 군속, 가족 등)되었다고 합니다.
10/11/24 23:22
수정 아이콘
현재 미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 중국.... 그리고 북한뿐입니다.
핵이라면 노이로제에 최고인 미국에서 느끼는 북한은 그런존재죠.

94년 북폭은 YS의 비서실장인 김광일전의원의 회고록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운을 탓하고 있는....
10/11/24 23:47
수정 아이콘
한 나라에서 전쟁이 나려고 하는데 그 나라에 대통령은 아무런 권한도 없고 그 나라의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야했던것이 저당시 현실이었죠.
저사건만으로도 전작권을 환수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라고 봅니다.
물론 몇십년째 군밥을 먹고있는 높으신분들은 대체 몇십년동안 뭘했는지 항상 준비가 덜 되었다고만 얘기하죠.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모르겠지만 할 능력없으면 그자리에서 내려오면 좋으련만...
월산명박
10/11/24 23:48
수정 아이콘
북한이 정신 나갔다는 것은 당하는 사람의 심정이고, 사실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수를 쓰고 있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죠. 그리고 그렇게 내다볼 수 있도록 판이 쉽게 짜여져 있구요. 외교라는 점에서 북한은 천재인 듯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예측할 수 없는 존재로 잘 포장하고 있습니다.

보복공격 하자는 건 너무 늦은 얘기입니다. 그래서 대응공격을 잘 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지요. 어른 싸움은 명분 싸움인 건데, 보복공격은 길에서 싸움 붙었다가 마무리 된 후에 몽둥이 들고 집에 찾아가는 격입니다. 명분이 딱 사과나 요구할 수 있을 수준입니다. 즉 명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폭격이든 본토 공격이든 어떤 공격적인 행위를 하기에는 너무 약합니다.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원하는 건 돈, 즉 경제적일 교류인 건데 그런 걸 목표로 하여 1년에서 2년 사이에 북한과의 관계는 급속도로 안정화되리라고 봅니다. 경제 공약으로 흥한 이 정권에서 최대의, 그리고 유일한 관심사는 결국 자타의 경제입니다. 항모가 들어오면 중국이 몇 개 무역루트를 막는다고 하고, 희토류 안 준다고 해서 주가라도 떨어지는 날에는 바로 철회될 겁니다. 그리고 점점 정권 교체기가 다가오는데, 북한이 이 시기에 당근을 던져줄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 정권은 덥썩 받아 물 겁니다. 강경이니 뭐니해서 정책을 내걸었으면 최소한 광고라도 때릴 성과가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인데 지금까지의 결과는 맞은 거 밖에 없으니까요. 나중에는 굴하지 않는 강경한 대응으로 긴장관계 해소하고 경제교류 달성 이런 식으로 포장해서 내보낼 겁니다.
10/11/25 06:16
수정 아이콘
우선 염두해 두다가 아니라 염두에 두다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말씀드리기엔 본문이 짧지만.. 이때 정말 심장 쫄깃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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