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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30 15:43:59
Name sungsik
Subject [일반] 죽기전에 꼭 봐야할 만화 - 바사라 -




어렸을 때 만화를 좋아햇던 편이라 집에 쌓여있는 수백권의 만화책들중에서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만화를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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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라는 개인적으로 제가 본 최고의 만화중 하나라 자신있게 말하면서도
그림체 때문에 선뜻 추천하기도 추천을 해도 흥미를 끌기가 힘든 만화입니다.
그림체는 순정만화라 여성들에게 접근성이 높지만 스토리는 전혀 여성스럽지가 않습니다.
반대로 스토리 그 자체는 남자들도 충분히 좋아할만한데, 그림체의 벽을 넘지 못해 남성들에게 인기를 못 끄는 만화이지요.

H2가 야구 만화를 가장한 연애 만화이듯이
바사라는 순정만화를 가장한 대 서사시(?) 만화입니다.

배경은 현대 문명이 종말한 뒤 새로운 문화가 발생되면서 서기 1500년쯤의 문명수준을 가지고 있는 일본입니다.
봉건제로 돌아간 일본은 국왕과 그 아들들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지만 부패와 위정자들의 혹독한 지배 때문에
많은 백성들이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고 있지요.

그러던 중 일본 서쪽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한 예연자가 운명의 아이가 나타난다고 예언을 한다는.. 아주 고리타분한 스토리입니다.

배경자체는 고리타분해보이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절대로 고리타분하지 않습니다.

이 만화의 가장 특이한 점은 '절대 악'이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역사를 보면 느끼듯이 역사에는 절대 악이라는 게 없습니다.
모두 자기의 위치에서 자신의 신념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고, 다만 다른 두 가치관이 충돌할 때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일어나지요.
이 만화에서도 반드시 없어저야할 적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자신만의 어쩔 수 없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옳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정치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나아가는 방식은 단순히 주인공이 성장해 강력해져 악을 무찌른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거대한 산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개인의 힘이 아닌 많은 '세력'의 힘을 모아 타도해야하는 것이며,
이 만화에서도 정작 주인공이 얼마나 강해졌나에는 전혀 의미를 두고 있지 않지요.

오히려 주인공은 많은 세력(혹은 호족)을 설득하고 이해 관계를 넓히려 노력하며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힘쓰는 모습에 훨씬 더 많은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만화를 보다보면 초반에는 주인공의 성장기, 혹은 연애만화처럼 느껴지면서도
어느새 삼국지나 춘추전국시대 같은 만화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재적소의 죽음 역시 흡입력을 상당히 높혀줍니다.

만화에서 죽음은 뻔합니다.
억지 감동을 위해 죽이거나 아니면 아무도 안 죽거나..
흔히 우리들이 재미있게 보는 드래곤볼이나 원피스 역시 단 한 명의 등장인물도 죽지 않습니다.
(드래곤볼은 죽어도 죽은 게 아니고, 원피스는 회상이 아닌 현 시점에 등장하는 캐릭터중 죽은 인물이 아무도 없지요.)
가장 많은 등장인물이 죽은 거 같은 베르세르크 역시 가츠가 만난 새로운 동료들 중 누구도 더이상은 죽을 거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만화에선 스토리상 이 인물이 죽어야 내용이 풀어져 나갈 때 누군가가 죽습니다.
혹은 이렇게 안타깝게 사람이 죽으니 정말 새로운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_-;; 혼자서 하게 만들도록 누군가가 죽습니다.
덕분에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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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좀 더 제대로 설명하고 싶은데, 스토리상 스포일러가 될 내용이 너무 많다보니 자세히도 재미있게도 쓰기가 참 힘드네요.

마지막으로 작가인 타무라 유미의 이야기 풀어나가는 방식은 정말 천재라고 느껴집니다.
물론 고증 그딴 건 개나 줘버려...-_-;; 라는 마인드로 세세한 고증이나 이런 것들은 형편없지만
그것을 뛰어넘은 재미를 보여줍니다.

그녀의 신작인 7seeds 역시 굉장히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작품이고
바사라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역시나 후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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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30 15:50
수정 아이콘
얼마전 학교 도서관에 잠시 딴일이 있어서 갔다가 앉아서 정주행해버린 그 만화 바사라.
그림체가 크게 마음에 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입니다. 최근에 본 만화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Lady ATHENA
10/10/30 15:52
수정 아이콘
이 작가는 사람 죽이는 타이밍(?)이 천재적인 것 같습니다. 흑흑.
연아동생
10/10/30 15:52
수정 아이콘
원피스 캐릭터 현시점에서 죽었지요.. 그것도 에이스랑 흰수염이 ㅜㅜ
10/10/30 15:59
수정 아이콘
순정만화 그림체에 대하 서사시를 집어넣은 기묘한 작품이죠. 만화 자체로의 재미도 굉장하지만
일본 여행기라 느낄 정도로 시대가 다름에도 각 지방의 특징과 물품들을 잘 활용한 만화기도 하죠.
정말 순정만화풍의 그림체라 남성분들은 선뜻 손이 안가겠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만화라고 봅니다.
10/10/30 16:31
수정 아이콘
타무라유미를 너무도 좋아해서 바사라 전권과 세븐시즈 16권 모두 소장하고 있는 저로써 매우 반가운 글이네요...
저도 남자이고 순정만화를 좋아하지 않다가 이 만화를 계기로 순정만화에 입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토리 뿐아니라 인물 하나하나가 개성이 강하고 너무 멋있어서(?) 참... 후반부엔 눈물까지 흘리며;; 봤던 만화죠..
여기저기서 얘길 들어보니 일본 역사등에서 모티브를 따온게 너무 많다고 안좋은 평도 있지만 뭐
일본역사 모르는 저로썬 뭐 최고의 스토리이자 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네요.. 암튼 저도 이만화 추천 합니다^^
10/10/30 16:40
수정 아이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바사라의 시대가 7seeds의 후손들 이야기라는....
자갈치
10/10/30 17:21
수정 아이콘
만화와는 상관없지만 옛날 여성 프로게이머 중에 바사라 아이디를 쓰는 박윤정 프로게이머가 있었죠....

유병준 해설위원의 여자친구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예전에 NC 소프트 리니지2인가에서도 참여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 예전 팬카페에도 참여도 했었구요...
Physiallergy
10/10/30 19:03
수정 아이콘
저도 소장 중으로 확실히 재미있는 만화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주인공 쪽이 너무 운이 좋거나 일이 잘 풀린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이 보이는데... (X불 사건이라거나)
이런 건 주인공 포스로 치고 넘어가야겠죠? ^^;
사이버 포뮬러
10/10/30 19:23
수정 아이콘
타무라 유미는 스케일이 큰 스토리를 용두사미로 만들지 않고 마무리하는 능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세븐시즈쪽이 더 마음에 들지만요 ^^
아..17권 나왔다고 문자왔는데..
샨티엔아메이
10/10/30 21:29
수정 아이콘
뭔가 볼만한 만화를 기대했는데

못그린 그림체보다 더싫어하는게 순정만화스타일이라서 낭패네요.
맨발낭자
10/10/30 22:41
수정 아이콘
저 이거 완전 재미있게봤습니다.
어릴때(10년 ~ 15년 더된듯한 기분이) 보면서도 너무 재미있어서 연재 중에도 계속 봤구요
나중에 완전판?? 으로 나왔을떄 16권짜리 소장하게된 유일한 책입니다.
가끔 생각나면 지금도 보는데. 개인적으로 27권?? 짜리 작은 사이즈가 더 정감이 가더라구요
연재 내내 그걸로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만화 강추!! 이작가의 만화가 스토리가 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연재중인 세븐시즈?? 이것도 현재는 보다 중단 했지만
완결되면 볼생각입니다.
전저럼 나올때마다 한권씩 안보게 되다보니...
완전 완전 완전 재미있어요!!!!!!
우아한페가수
10/10/31 01:04
수정 아이콘
신일숙이나 김혜린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사라 진짜 재밌게 읽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역시 세상에서 가장 큰 반지를 주는 장면이였네요~
일식을 반지로 빗대어서 프로포즈 하는 장면 감동적이였습니다.
파란아게하
10/10/31 07:08
수정 아이콘
완성도에 비해 의외(!)로 유명하지 않아 놀라운 만화입니다. 최고라는 말로는 부족해요.
그여름그대로
10/10/31 14:17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때 용돈 쪼개서 한권씩 사모은 만화네요. 바사라 정말 재밌습니다.
내귀에곰팡이
10/10/31 20:11
수정 아이콘
청춘을 불살라 본 만화네요 흐흐.
저 역시 타무라 유미 씨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작화도요. 그림체가 순정만화로는 꽤 투박한 편인데, 펜선을 아주 자유자재로 구사합니다. 원판 보신 분이라면 무슨 얘긴지 아마 아실 거예요.
그리고 바사라도 좋지만 탐탐시리즈라고 나온 단편 모음에 주옥같은 작품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 번역은 해적판이 더 맛깔나게 잘 된 편이었습니다. 정식 번역판 나왔을 때 번역이 가장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나네요.
마녀메딕
10/10/31 21:54
수정 아이콘
우와~ 바사라 얘기네요.
아직도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직 소장은 못했지만 꼭 소장할 만화책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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