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민장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떠나 보내는 엄숙한 자리.
그 엄숙하고 고귀한 자리에 참석해 헌화를 하는 현직 대통령 내외.
그 두사람의 뒤에 쏟아지는 수많은 야유와 욕설들.

역사상 최초라고 생각되어지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고 발표가 난) 사건이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 되었을 오늘의 영결식이었습니다.
그런 엄숙한 장소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대놓고" 욕설을 하는 사람들.

언제부터였을까요?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대통령을 대놓고 까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생각에는 나라의 최고 높으신 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대통령을 옆집의 아저씨만도 못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잘 하면 그런 소리 왜 하겠습니까.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으면 잘하면 되지 않습니까.

헌화를 위해 처음 걸어 나올땐 무표정 (제 눈에는 약간 미소같은게 보이긴 했습니다만, 기분 탓이겠지요. 암요) 하게 나왔지만
뒤에서 나는 큰소리를 듣고 우리의 현직 대통령은 기분이 팍 상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처음엔 그 표정을 보며
"니가 잘했으면 그런 소리 나오겠느냐."
라고 생각했지만

잠시 생각하니 그의 표정도 이해가 갑니다.

국민장이라는 거대한 행사(?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틀렸다면 수정하겠습니다.)에서
외신기자들도 가득한 그런 장소에서
대놓고 욕을 먹는 한 나라의 수장이라니요.
이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얼굴이 다 화끈거렸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영정의 미소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대통령님은 결코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셨겠지요.

지금까지 현직 대통령의 사건 사고는 뭐 하나씩만 세워도 5열 종대로 연병장 3바퀴는 돌고 남겠지만,
이런 자리에서 그런 모욕을 당한 현직 대통령.

그는 정말 좋은쪽이든 나쁜 쪽이든 분명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P.S 정말 궁금한게 하나 있습니다.
헌화할때 김영삼 전 대통령은 묵념을 하지 않고 꼿꼿한 자세로 헌화를 하던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위엄이었을까요, 아니면 너같은 자에게 그런걸 할 턱이 있냐 였을까요...
하여간 옛말 틀린거 하나 없습니다.
장수하는 방법은 욕많이 먹는 거라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