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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5/06 13:37:59
Name 라울리스타
Subject 임요환일 수 밖에 없는 이유
5월 5일 스타계 최초의 자선행사 였던 임요환-마재윤 간의 드림매치가 있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누구나 다 예상했듯, 마재윤 선수의 2-0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물론, 현역시절보다 떨어진 임요환 선수의 실력 탓도 있겠지만, 마재윤 선수또한 언제 슬럼프였냐는 듯 1경기에선 뛰어난 전술적 플레이와 2경기에선 특유의 침착한 방어를 보여주며 역시 '마본좌' 소리가 나오게끔 했습니다. 그러나, 이 화려한 마재윤 선수의 플레이 속에서 제가 더욱 놀란 것은 임요환 선수의 태도 였습니다.

퀸에게 커맨드가 먹힌 상황에서도, 러커가 자기 본진에서 변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공방이었으면, 지지도 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굴욕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의 경기였습니다. 하물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게임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프로게이머라면, 그 굴욕감은 오죽 했을까요? 게다가 임요환 선수는 마재윤 선수가 스타를 시작할 무렵엔 이미 전세계를 평정했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임요환 선수는 이 역전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마린을 컨트롤 하며 방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혹자는 말할 것입니다. '임요환 또 버티기 시작한다...마린 1기로 뭘 하겠다는 거야?'

맞습니다. 사실 추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보면, 올인러쉬가 막힌 후에 상대의 뮤탈리스크를 보고 지지를 칠법한, 최연성 선수나 서지훈 선수가 더 멋있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임요환 선수는 2000년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그랬습니다. 역전의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그것을 절대 놓지 않았습니다. 물론 당연히 경기를 뒤집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으나, 그것은 때로는 말도 안되는 역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말도 안되는 역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임요환 선수의 여태까지의 모습이었습니다. 전 임요환 선수에게 비난을 가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되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약 어떤것에 약 10년동안 모든것을 포기한채 한가지에 미친듯이 올인해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랬다면 처음 시작했을때의 그 자세를 10년동안 흔들림 없이 유지할 수 있었는가?'

프로데뷔 7년 이면, 절대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특히나 변화 속도가 빠른 이스포츠계에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7년 동안 프로생활을 한 선수에게 가장 큰 적은 무엇일까요? 떠오른 신예들의 기량? 느려지는 손속도나 순발력? 아니면, 변화하는 경기 트렌드? 전 이 모든것이 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인 것입니다. 7년 동안 올인해온 이 곳에서 느끼는 매너리즘과 회의감, 자기 안도...그리고 군입대. 한때 최강의 선수로 군림했던 과거를 뒤로한채, 평범한 '테란'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사실 저같은 보통사람이었으면, '이젠 그만할 때도 됬지...' 라고 생각 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임요환과 동시기에 활동했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제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나, 임요환 선수는, 이 군입대 이후에도 절대 열정이 식지않은 멋진 청년은 아직도 2000년 풋풋한 데뷔당시의 모습을 잃지 않은 채, 아이들을 위한 자선매치에서도 승리를 위하여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공군 사상 최초의 게임단 창단을 넘어서 군제대 이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프로게이머와 최초의 30대 프로게이머를 향해 오늘도 마린을 컨트롤 하고 있을 것입니다. 스타를 처음 시작하는 그 누구보다도 더욱 열심히....


PS) 요즘 선수들을 보면, 기량은 물론 쇼맨쉽까지도 정말 많이 발전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지명식때 현재의 올드들의 데뷔적 모습보다도 훨씬더 과감하고 도발적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모습입니다만, 그런 모습'만'이 과연 '프로'다운 것인가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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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06 13:54
수정 아이콘
저도 임요환선수를 좋아하는 여러가지 이유중 하나로
항상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라지요. 다른사람들은 맨날 지지도 늦게치고
버티기만 하네 라고 할지 모르지만. 저한테는 열심히 하는모습으로
비추어집니다.

그런데, 평범한'테란' 이라는 문구.. 저는 와닿지 않네요.
임빠 이든 임까이든 임요환이 모든 선수에게 5:5 라는 말,
저는 느낄수있습니다.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뭘할지 모르는 임요환선수

그는 절대 평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발전가능성이 있다고봅니다.
왠만한 전략은 다 나왔구나 라고 싶을때 한가지씩 던져주는 기가막힌
전략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있죠.

임요환 파이팅!
비밀....
07/05/06 14:00
수정 아이콘
그게 아니고 경기시간에 따라서 성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보는게 최대한 끝까지 지지를 안 쳤다고 보는게 옳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재윤 선수도 경기를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했던거고요.
07/05/06 14:25
수정 아이콘
비밀....님// 댓글이 씁쓸하네요.
Kay_kissme
07/05/06 14:44
수정 아이콘
비밀....님//비밀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만...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자선경기인만큼, 모든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좋은쪽으로 생각해보고 싶군요^^;;
정병석
07/05/06 14:50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는 팬들이 자신의 승리보다 자신의 경기를 오래동안 볼수 있는것을 원하는걸 아시는것 같습니다~
Canivalentine
07/05/06 15:04
수정 아이콘
성금을 위해 시간을 끌었던...근성있고 포기하지않는 임요환선수의 모습이 보기 좋네요
zillantert
07/05/06 15:25
수정 아이콘
완전히 다진경기같은경우는 지지를 빨리치는게 보기좋던데요
너무시간끄는것도 보기엔안좋음
07/05/06 15:41
수정 아이콘
성금때문에 경기시간 끈거라면 애초에 벙커러시 하지도 않았겠죠. 제가 봤을때는 어린이날 하는 자선행사인데 어린이들과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 때문에 빨리 지지 못 친 것 같습니다.
정형식
07/05/06 19:56
수정 아이콘
비밀....//인정하기 싫은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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