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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3/14 19:32:10
Name skzl
Subject 협회의 과제들
다행스럽게도, 정말로 다행스럽게도. 주 5일제의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 대한 협회의 보이콧이 철회되는 것 같다. 이번 사태로 협회는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공공의 적이 되었으며 한동안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 같다. 반대로 협회의 삽질로 인해 방송사에 지나친 권력이 실린 것은 그렇게 반길만한 일이 아니다. 딱히 방송사가 잘못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들이 독선적으로 공사를 처리할 때, 그것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 만한 대항 권력집단이 필요한게 사실이다. 권력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항상 권력이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주목을 해야 한다. 협회와 방송사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며, 공생의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 중계권 요구 사태와 개인리그 보이콧과 같은 '만행'은 서로를 뜯어먹을 뿐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한다. 여러가지 면에서 현재 협회는 개혁이 필요하다.

1. 구성원을 보다 다양하게 해야 한다. 현재 e-soprts 협회는 기업인들이 중심에 포진되어 있다. 이런 방식의 '협회'의 구성원이 이와 같다면 당연히 '정당성'의 문제가 따라오게 되어 있다. 기업인들이 중심이 된 협회이기 때문에, 기업인들이 입장이 우선적으로 제시될 수 밖에 없다. 그 안에 섥혀 있는 다양한 프로게이머 문화들은 무시 되기 쉽상이며, 그때 심한 트러블이 생기게 된다. 이번 스겔과 방송사의 강력한 항의는 사실 협회가 게임 관계자들과 펜들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한 체, 기업의 수익만들기에만 열중한 탓에 생긴 해프닝이다. 누구도 이와 같은 힘든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 협회는 스타판을 시장 논리로 바라보는 기업인들뿐 아니라, 게임 당사자들인 프로게이머, 방송국 당사자들, 그리고 팬들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e-sports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조합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2. 선수들을 보다 자유롭게 하라. 이번 개인리그 보이콧 사태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한 선수는 한명도 없었다. 개인리그가 보이콧되었을 때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이들은 다름아닌 프로게이머들이다.선수들이라고 생각이 없겠는가. 자신들이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선수들은 전적으로 '협회', 혹은 '팀'이 제시하는 방식을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기업도, 팀도, 방송사도 아닌 '선수'들 그 자체다. 우리는 임요환에 경악했고, 마재윤에 열광했던 것이지, 주훈이나 온게임넷에 열광했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따라서 e-sports 협회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사업의 우선순위로 두어야 할 것이다. 현재 선수들은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 이는 건강하지 못한 구조다. 선수협의 구성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3. 현재 협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구성원이 기업인들 중심이어서, 모든 사업을 '수익창출'과 연결시키려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협회는 기업이 아니다. 협회는 중립적인 의사소통 기구로써, 관련 당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합으로 봐야 한다. 협회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협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할 필요가 없다. 다만 협회는 여러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e-sports 사업이 보다 건강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현재 협회가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사업은 빌리자드와 수익사업 관련 수익 사업이라고 보여진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경기는 관람료를 받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스타크래프트의 저작권이 블리자드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 있던 스타크래프트의 종족 밸런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패치 제작 도한 판권문제로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장기적으로 스타크래프트 판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협회가 해야 가장 시급한 일은 쓸데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방송사를 아작내서, 파이를 뜯어먹는 행위가 아니라, 블리자드의 말 한마디면 사라질 수도 있는 스타크래프트 판의 근본적인 약점을 치유하는 일일 것이다.

대부분의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지금의 스타리그에 만족하고 있다. 사람들은 파이를 더 키우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 파이를 키우는 행위가 보다 많은 프로게이머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여, 스타크래프트의 '질적'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면, 파이를 키우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경험하듯, 양적인 성장은 우리에게 더이상 의미가 없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즐거운 경기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질적인 성장'이 무엇인지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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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 sera sera
07/03/14 21:45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개인리그가 열려서 좋지만, 한편으로 이로인해 프로리그가 완전 죽어버리는것도 원하진 않습니다.
T1 vs. MBC의 저번 그파를 비롯 CJ 등의 기타 강팀들간의 격돌은 스타리그 결승전급이상의 관심과 재미가 있죠.
개인적으로는 그냥 딱 지금정도의 비율로 유지되면 좋다는 생각입니다.
rebirth4
07/03/15 00:59
수정 아이콘
협회 혼자 되지도 않는 원맨쇼를 하다가 오히려 방송사에 힘을 실어주었으니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자기 자신이 밉겠지요.
꽃을든저그
07/03/15 09:06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보다 개인리그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협회가 혼자 발버둥치다가 욕만 얻어먹고, 방송에서 개인리그가 확대되서 기분좋습니다.
07/03/15 10:0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진짜 진짜 좋은 글.
sway with me
07/03/15 10:2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이후의 말씀들이 협회가 해야할 가장 근본적인 일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블리자드와의 저작권 문제와 관련된 새로운 수익구조의 창출문제.
그 일만 제대로 해내도 협회는 존재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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