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삼국지로 유명한 위오촉의 삼국시대 다음에, 삼국이 서로 싸우던 두번째 삼국시대가 있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편은
https://pgr21.co.kr/freedom/83206
2편은
https://pgr21.co.kr/freedom/83235
참고해주세요.
앞선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북쪽에는 위나라 남쪽에는 양나라의 남북조시대에 삼국지때 동태후와 하황후와 십상시가 어우리진 권력다툼이 있었고 그 혼란기를 외부 군벌 동탁이 정리했던 것처럼, 효명제와 호태후의 권력다툼을 외부군벌 이주영이 정리했습니다. 그 이주영도 동탁처럼 절대권력을 휘둘렀고 그로인해 안티가 많아져서 궁으로 유인당한뒤 암살당하는데, 삼국지때와 마찬가지로 이주영만 죽었을뿐 그 잔당들이 건재해 있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이주영의 조카 이주조가 잔당들을 수습해서 황제에게 역습을 가했으나 다른 이주영의 잔당인 고환과의 세력다툼에서 지게되어 죽게됩니다. 고환은 천자를 다시 세우고 권력을 잡으나 지방에서 아직 자신을 따르지 않는 이주영의 잔당인 하발악이 있었습니다. 고환은 하발악의 동맹인 후막진열을 회유해서 하발악을 살해했고, 하발악의 세력은 우문태가 이어 받았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코에이식 형세도입니다. 역시 지도가 있어야 되겠다 싶어서 이해를 돕기위해 발로 대충그렸으니 자세한건 맞지 않을수 있습니다. 또한 고환이라는 글자가 진양위에 있는건 진양이 근거지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누구 라인인지 혼동되시는 분들을 위해 쓴 라인분포도. 처음보시는 이름들은 오늘 등장할거에요.
1. 계승의 시작은 선대의 복수.
조귀와 우근의 추대로 하발악을 계승한 우문태. 그가 가장 먼저한 일은 고환과 결탁하여 하발악을 암살한 후막진열을 응징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문태는 안정으로 출진하고, 고환은 그런 우문태의 뒷통수를 치기위해 또 딱까리 후경을 움직입니다. 고환은 진양에 있었으나(지도 참조), 후경은 근거지가 하남이어서 장안과 멀지 않았거든요. 우문태는 그런 후경을 일단 물리치고 다시금 군사를 몰아서 후막진열에게 향하면서 아무래도 뒷통수의 고환이 뜨끈해서인지 대승적으로 용서의 기회를 줍니다. 하발악을 죽인것에 대해서 사죄하고 조용히 항복하면 봐주겠다고요.
후막진열 밑에있던 이필은 절대 우문태와 맞서지 말자고 어서 사죄하자고 했으나 후막진열은 그 이야기를 듣지않습니다. 아무래도 이필과는 달리 본인은 하발악을 죽인 원흉이라 항복해도 생사가 불투명하고, 후막진열입장에서는 버티기만 하면 고환느님이 해결해주실거라는 믿음이 있었겠죠. 시간만 끌면됩니다. 하지만 이건 후막진열이 우문태를 잘 몰라서 생각한 오판이었습니다. 코에이 삼국지에 우문태가 나온다면 그의 특수능력은 '강행'일 것입니다. 속도전으로 빠른 행군이 그의 장기였습니다. 우문태는 후막진열의 생각과는 달리 눈속에서도 빠르게 강행군하여 후막진열앞에 도착하였고, 후막진열은 제대로 대응해보지도 못하고 패배합니다.
제갈량이 북벌때 기산을 통해 나가려던 상규성. 나름 삼국지팬들에게 친숙한 성입니다.
후막진열은 후퇴하여 상규성에 들어갔고, 거기서 농성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필도 상규성에 같이 들어갔는데 이필은 주군인 후막진열과는 달리 농성하지 않기로 결정했죠. 이필은 몰래 우문태에게 기별을 보내 성문을 열어서 내응하겠다는 약조를 합니다. 우문태는 곧바로 상규성으로 들이쳤고, 성문은 개방되어있었으며, 이주영 밑에서 잔뼈가 굵었던 장수 후막진열도 그 기세를 막지 못하고 결국 패배를 직감하고 자결합니다. 이필은 이 공로로 우문태쪽으로 노선을 바꿔타게되고, 우문태는 농서일대를 접수합니다. 그런 우문태에게 우근이 진언합니다.
"명공께서는 관중의 험고한 땅을 점거하였고 용사는 날래고 토지는 비옥합니다. 다만 천자께서는 낙양에서 흉악한 무리들에게 핍박받고 있으니 명공께서 천자께 아뢰어 도읍을 장안으로 옮길것을 청하여 협천자영제후 하고 반란의 무리들을 토벌한다면 이는 제환공과 진문공의 업적을 다시 세울 기회입니다"
마치 이건 순욱이 헌제를 옹립할것을 조조에게 제안하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저도 한명의 삼국지 팬으로서 뭉클했네요. 우문태는 우근의 말을 받아들이고 은밀히 효무제(원수)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폐하 고환을 제거하신다면 제가 밖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라고.
2. 넌 신하고 난 황제야.
그럼 고환쪽 사정은 어땠을까요? 원래 이주영이 북쪽 변방의 군벌이었고, 그런 고환은 그의 세력을 이어받은것 답게 진양에 근거지를 두고있었습니다. 수도 낙양과는 우문태보다 오히려 거리가 멀었습니다. 효무제에게는 솔깃한 제안이었죠. 안그래도 황제시켜줬다고 방자하게 구는 고환이 못마땅했습니다. 고환도 성격이 좀 천성이 오만하여서, 심심하면 효무제에게 '넌 내 덕분에 황제된거야'라며 생색내기 일쑤였죠. 이 참에 고환을 제거해야겠다고 효무제는 결심합니다.
자 그렇게 효무제는 신하에게 독립하기위해 전쟁을 준비합니다. 고환은 그런 황제의 움직임을 이미 알고있으면서도 효무제를 모른척 눈감아줍니다. 효무제는 안으로는 조정의 곡사춘(이주조를 축출할때는 고환과 한패였으나, 나눌수없는 권력의 특성상 이내 사이가 틀어져서 이때는 황제편에 붙었습니다.)과 밖으로는 우문태 그리고 형주북부에 주둔하던 하발승에게 밀명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신하에게 맞서기 위해 황제가 거병하는데, 고환 역시 훌륭한 장수였는지라 외부세력들과 합류하기 전에 이미 진양에서 군사를 몰아 낙양에 도착합니다. 곡사춘을 보내 미리 황하에서 저지하려고 했으나 실패했고요. 형주북부의 하발승은 현재는 고환의 수하나 마찬가지인 하남에 주둔하던 후경에게 마크당했습니다. (하발승이 형주에서 낙양가는 길 사이에 후경이 있었고 후경이 막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문태는 아직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결과는요? 승부가 될리가 있나요. 황제는 고환과 일대일 매치를 하게되었고 흠씬 두들겨맞고 쫓겨나는 처지가 된겁니다.
3. 동서로 갈라진 위나라
우문태의 동맹군은 이제 구원군이 되었습니다. 낙양에서 고환을 도망쳐서 행군하는 황제를 잽싸게 수거하는게 목표로 변경되었죠. 굶어가며 행군하던 효무제의 일행은 마치 헌제를 보는듯했습니다. 우문태가 도착해서 효무제를 만난뒤 마치 헌제를 만난 조조처럼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를 불충한 신하라 자처하며 사죄했고, 정예병으로 잘 호위해서 장안으로 모셔갑니다. (드라마 독고천하의 도입부가 이 부분입니다.)
우문태가 황제를 옹립하니 고환은 '그 황제는 너 가져라' 라고 하고 새로이 황제를 내세웠습니다. 그가 효정제 원선견. 하나의 나라에 두명의 황제가 생기게 된거죠. 그래서 고환쪽의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를 동위, 우문태가 모시는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는 서위라 부릅니다. 그리고 낙양은 너무 동위와 가까워서 이전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 고환이 황제의 수도를 업으로 옮겨버립니다. 군웅들이 누가 더 정통성이 있는지 알고있는것은 뻔했습니다. 우문태가 황제를 옹립하니 많은 인사들이 우문태에게 귀순하였습니다. 특히 지난번에도 깨졌지만, 이번에 후경한테 제대로 털려버린 하발승과 그의 휘하들이 귀순해오는데 그들이 진정 알토란들이었습니다. 하발승과 그 휘하의 독고신 양충 이호 위효관이 이때 귀순합니다. (다들 중요하지만 특히 위효관은 이시대의 명장으로 단 한명만 꼽아야된다면 제가 선정할 사람입니다.)
동서로 갈라진 북위. 아래는 양나라입니다.
우문태는 현재는 고환에게 힘이 밀리는것을 알고 군사제도로 부병제를 실시합니다. 부병제는 조조가 시행했던 둔전제의 강화판 업그레이드 둔전제라고 보시면되는데. 한개의 부에서 병농일치로 하나의 독립된 군단을 형성하는 군사제도입니다. 우문태는 본인과 황족 원흔(명예직) 과 나머지 여섯명으로 이루어진 주국대장군을 만듭니다. 주국대장군은 앞서 나왔던 이주영의 직함이었습니다. 본인과 명예직 황족을 포함한 8명의 주국대장군을 임명했고, 6명의 주국대장군 휘하에 두명씩의 대장군을 배치해 12대장군을 임명합니다. 그리고 각 대장군마다 두개의 부를 운영하게 해서 총 합 24개의 부를 운영하게됩니다. 만화 킹덤에 보시면 육대장군이라고 나와서 각기 병력을 관리하고, 각각 독립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독립부대를 운용하죠? 그 비슷한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8주국대장군의 우두머리는 본인 우문태가 되는겁니다. 본인이 이주영보다 높은 영예로운 자리를 차지하고 전 군부를 통솔하게 되는겁니다.
이때 임명한 다른 6명의 주국대장군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우문태 밑에서 자기를 옹립한 우근과 조귀, 그리고 오늘의 1단락에서 상규성을 들어 항복한 이필, 하발승 밑에서 귀순한 독고신, 이호, 후막진숭 이 임명됩니다. 이 멤버들이 쟁쟁한 분들인 것이 이필의 증손자는 후에 수당교체때의 군벌 이밀입니다. 독고신은 세 딸을 세개의 각기 다른 나라(위치는 같은)의 황후로 만든 외척이죠. 우근은 살수대첩 우중문의 할아버지이며, 우문태의 명장이자 현명한 신하이며 킹메이커 입니다. 이호는 당고조 이연의 할아버지입니다. 이때 당국공에 제수받아서 그 작위가 이연까지 세습됩니다. 당나라 이름이 당나라인 이유도 이때 이호가 당국공을 제수받아서 그러합니다. 그리고 12대장군중 양충은 수문제 양견의 아버지입니다. 이들이, 팔주국과 십이대장군들이 후에 당고종때까지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관롱집단 로얄패밀리들입니다.
나라가 드디어 둘로 쪼개졌습니다. 삼국시대 시작입니다만, 아직 동위, 서위, 그리고 남조의 양나라 군요. 북주 북제 진나라의 삼국시대의 시작을 위해 조금더 힘내보겠습니다. 이시대 역사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면 계속 써나갈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그리고 여기까지 잘 읽어주신 분들을 위해 한때 유명했던 당나라와 송대에 배향했던, 역대명장에서 관련자 명단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몇명이나 찾으셨나요? 몇몇의 익숙한 이름을 찾으셨다면 열심히 읽어주신겁니다. 감사합니다. 우근 곡률광 모용소종 위효관이 현재까지 한번은 언급된 장수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