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우리나라 보수 주류 중에서 이런 의견이 나왔다는 게 상당히 참신하고,

또 고무적이어서 대충 번역해서 공유합니다. 한 번 읽어보시길.

=============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theworldpost/wp/2018/03/14/trump-kim-jong-un/?utm_term=.643ac72ba31a

트럼프와 김정은은 동맹을 맺어야 한다(Trump and Kim Jong-Un should form an alliance)

대한민국의 故김대중 대통령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에서 김정일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의 아버지 김일성은, 중국은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는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북남이 통일을 한다고 해도, 미군이 한반도에 남아야 한다는 점은 김대중 대통령과 생각이 같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은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일성은 그의 아들에게 중국을 조심하라고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은 유언은 권력을 차지한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던 그의 손자, 김정은에게도 전달된 거 같다. 그는 시진핑을 평양으로 초대한 적도 없었고, 게다가 작년에는 시진핑의 친서를 가지고 온 특사와 만나는 것도 거절했다. 현재 UN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제 이 "작은 로켓맨(Little Rocket Man)"은 미국에게 대화를 제의했다. 그리고 "영감탱이(Dotard)"는 이를 수락했다. 마치 김정은이 번지점프에 먼저 올라서서 미국 대통령에게 같이 뛰어내리자고 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덜컥 OK한 모양새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능숙한 체스 플레이어라면, 그는 북한의 뿌리깊은 반중反中정서를 알아차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가오는 북미회담을 동북아에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황금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김정은이 NBA 팬이라는 건 전혀 비밀이 아니다. 트럼프는 이러한 김정은을 회유하여 '친미'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냉전 당시, 북한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구사했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한 후, 북한은 중국에 의존하게 됐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감싸안고 북한의 대중의존도를 대미의존도로 바꿀 수 있다면, 그는 역사에 남을 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네 개의 NO (Four Nos)" 를 명확히 해야 한다. (1) 레짐체인지를 추구하지 않는다. (2) 북한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 (3) 급작스러운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 (4) 미군을 38선 위로 북상시키지 않는다.  


정치적인 약속 외에도, 미국은 북한에게 드라마틱한 '경제적 비전'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이 친미노선을 걷는 게 이득이라는 확신이 들면, 우리 생전동안 평양에서 트럼프 타워가 올라가는 걸 보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김정은은 이 기회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주의와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활용하여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결코 실패해서 안 된다. 만약 정상회담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상황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또한 나는 두 지도자가 서로 사태의 중요성을 믿고 용기를 내어 같이 번지점프 하기를 바란다. 만약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3명 모두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