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1/30 03:07:43
Name -안군-
Subject [일반] 사는게 죽느니만 못할땐
피잘에 글쓰기 버튼을 누르기기 천근만근보다 더 무거울땐 술마시고 글을 쓰면 됩니다?
아마도 내일쯤엔 이불킥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크크크크크...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요? 종교고 도덕이고 어쩌고를 다 떠나서 피쟐스러운 맥락에서 볼때는 그냥 똥싸려고 사는겁니다.
지극히 이공계적인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인간이랑 그냥 먹고 싸는 기계에 불과하거든요.

근데, 그렇게만 생각하기엔 사는게 너무 허무하거든요. 솔직히 생각해 보면 내가 세상에 살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너무 하찮게 느껴지죠.  아인슈타인이나 간디같이 세상에 커다란 족적을 남길것도 아니고  그냥 살다 죽은게 전부라면 그냥 일찍 죽어서 거름이라도 되는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왜 살아야만 할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아직 못 먹어본 음식이 있는데 죽을 수는 없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어차피 먹고 싸는게 전부인 인생인데, 사실 그만큼 즐거운 일도 없거든요. 천원짜리 라면을 먹고 싸는거나 미슐랭 3성 음식을 먹으나 싸는건 대동소이 하잖아요?

그렇다면 아직 내가 못 먹어본 음식이 남아있는 한 죽을수는 없지요. 안 그런가요?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Orbef 님의 우왕글 때문이에요. 그 글을 읽고 느낀게 많아서 언젠가 답글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말하자면 공감글인데, 제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셔도 슬퍼하지는 않을거에요. 이불킥은 할지 몰라도.

글이 두서가 없지만, 저는 피쟐의 지성을 믿기에, 댓글이 완성시켜줄거라 믿고,  용기를 냅니다. 다들 힘내자고요. 우리가 비록 헬조선에 살지언정, 희망마저 버리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까워서요.

최근의 정치글들을 읽다가 쓴 넑두리 입니다. 아.... 영양가 없는 글을 써서 너무 죄송스럽네요. 그냥 오래된 피쟐인의 객기라고 이해해 주세요. ㅠ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1/30 03:08
수정 아이콘
헌터헌터 완결을 보고 싶어서 아직까지 살아있는것 같습니다. ㅜㅜ
-안군-
16/01/30 03:18
수정 아이콘
제가 8조를 벌면, 2조를 토가시한테 주고 그림만 그리게 할겁니다!!
개과종굴이
16/01/30 04:33
수정 아이콘
그래도 안그릴거같은데요.. 그분은. 크크
닉네임을바꾸다
16/01/30 07:42
수정 아이콘
안받고 안그릴듯...
본인도 돈 충분해 아내도 부자고...
여자친구
16/01/30 11:45
수정 아이콘
부유해질수록 안그릴겁니다. 계좌정지시키고 굶겨야...
하.양.글
16/01/30 17:39
수정 아이콘
차라리 2조로 청부업자를 고용하는게...
스타슈터
16/01/30 12:49
수정 아이콘
만수무강 하실것 같습니다 ㅠㅠ
openmind
16/01/31 14:54
수정 아이콘
첫플이 헌터헌터 라니 반갑네요 헌터 완결과 화봉요원의 국내정발판이 나오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서지훈'카리스
16/01/30 03:44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생각을 한적이 꽤 있습니다.
특히 이 세상은 지옥이 아닐까 란 생각도 해봤네요. 지금이 지옥이고, 죽으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죠.
너무 회의적 시선인가요?

돈도 명예도 사랑도 죽으면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 생물들을 볼 때, 우리가 사는 가장 큰 목적은 종족번식인 것인가? 란 생각도 들었네요.

지금까지 제가 한 뇌내 망상들입니다
yangjyess
16/01/30 04:01
수정 아이콘
겸손해지면 좋죠. 먹고 싸는 기계 주제에 허무라뇨. 말씀해주셨든 먹는게 얼마나 즐겁습니까? 똥눌때 쾌감도 있구요. 요런 보잘것없는 기계가 가끔씩은 사랑도 합니다. 연인 얘기가 아니에요. 부모님이나 친구들, 기타 주변사람들을 아주 가~ 끔씩은 사랑합니다. 먹고 싸는 기계 주제에. 이정도면 감사하죠.
16/01/30 04:09
수정 아이콘
왜 사는가? 에 대한 정답이 정해져있으면, 그건 그 나름대로 끔찍할 것 같습니다. 기계는 존재의 이유가 명확한데, 우리가 기계가 되고 싶지 않잖아요.

음 굳이 우리 존재의 의미에 대해 진화론적 답이 뭔지를 생각해보면, 우린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넘기기 위해서 만들어진 생존 기계죠. 하지만 우린 이미 유전자에게 '네놈의 의도 따위는 관심 없다. 난 나만의 길을 갈 것이다!' 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젠 정말로 왜 사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답은 없지 싶습니다.

그럼 남은 거라곤 각자의 삶의 의미고, 저는 인간이라는 종이 점점 더 상승해나가는 것을 보는 게 참 재미있어요.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어서 살 맛이 납니다. 복권이라도 당첨되면 그냥 도서관에서 과학이랑 역사 공부하면서 평생 살아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습니다.
행복한기억을
16/01/30 04:54
수정 아이콘
오 저랑 비슷하시네요.
맛있는거 먹으면서 사는게 삶의 목적입니다 +_+
상자하나
16/01/30 05:17
수정 아이콘
저는 잘 죽기 위해서 삽니다. 언젠가 숨쉬는 것마저도 너무 힘들때, 제 인생을 찬찬히 돌이켜봤습니다. 제가 없어지면 스트레스를 받을 사람들이 꽤 많이 생각이 나더군요. 당장에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대한 큰 파이프라인들을 잘 적어서 동료에게 전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죽고 싶다고 다른사람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게 잘 죽는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과 여행을 가본적이 없었는데, 그냥 저 혼자 긴 여행을 떠나버리면 슬퍼하실테니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가족여행도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잘 죽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하나하나 마무리 짓다보니 당시에는 죽을 것같이 힘들던 육체적, 정신적 고통들도 점점 무뎌지더군요. 지금도 내일 죽어도 주위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열중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불타는밀밭
16/01/30 05:34
수정 아이콘
역으로 따지면 '맛있는 것들을 먹기 위해 산다!' 라는 분들은 가령 그 전제가 충족되지 못하면 , 예를 들어 수술로 인해 남은 평생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없는 몸이 된다든지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꿈트리
16/01/30 05:46
수정 아이콘
인생의 낙이 없는거죠.
16/01/30 06:58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이네요.
흘레바람
16/01/30 08:37
수정 아이콘
그 때는 또다른 삶의 이유를 찾게 되겠죠?
제 어머
16/01/30 06:45
수정 아이콘
저도 맛난거 많이 먹고
원피스나 헌타 완결은 보고 죽고 싶네요.
사소한 바람 일까요?
다른 욕심들은 감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아 사는 기대치가 낮네요.
그런데 예전에 비해 맛난 것을 먹어도 감동이 줄어듭니다. 나이를 먹어가니 감흥이 덜하네요. 슬픕니다.
아니아니
16/01/30 08:11
수정 아이콘
왜 사는지 생각하려고 사는거죠~
숲 해영
16/01/30 08:29
수정 아이콘
딴 소리지만,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고민을하고 허무감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저는 그런 질문이전에 그저 하루하루를 매분매초를 힘겹게 떨쳐내면서 사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16/01/30 11:08
수정 아이콘
아ㅜㅜ 매초 매순간 선택을 하지요. 그 선택들이 나이가 들수록 결과로 나타나는데 후회가 더 커요.
아마 죽을때도 후회가 더 많을것 같아 걱정이네요.
숲 해명님이 시간이 가서 후회 보다는 만족이 더 크길 바랄게요. 댓글에 마음이 씁쓸해서 주절주절ㅜㅜ
Phlying Dolphin
16/01/30 10:42
수정 아이콘
적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만이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죽는 것이 세상에 도움이 더 된다는 것은 별 의미없는 말입니다. 냇가의 물고기는 세상에 더 도움이 되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거든요.
스카이
16/01/30 11:58
수정 아이콘
살아있으니까 살고 살아왔으니까 더 열심히 살아야죠. 수 많은 생명들의 일부를 취함으로써 살아왔으니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동안 나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희생된 많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는 저걸로도 충분하다고 삶의 목적을 찾는 것은 각자에게 달렸겠죠.
연필깎이
16/01/30 22:46
수정 아이콘
위화가 쓴 인생 추천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022 [일반] 피지알의 동네 커리를 모십니다! 간만의 농구모임 소집! [18] RENTON4920 16/03/11 4920 1
64021 [일반] 이세돌 9단이 숙소로 돌아가 복기해본 알파고와의 2국 대결 해설(참고도가 보이게 수정) [86] 큐브17477 16/03/11 17477 0
64020 [일반] 한국기원에서 알파고 대국에 공정성 문제가 있다 보고 있네요 [151] 리오넬 호날두14819 16/03/11 14819 0
64019 [일반] <삼국지> 인물의 죽음에 대해 쓰인 한자. [6] 靑龍4066 16/03/11 4066 3
64018 [일반] 오소마츠상 감상문 [11] 좋아요4833 16/03/11 4833 0
64017 [일반] 북한 "우리측에 있는 남측 모든 자산 완전 청산" [160] 에버그린9809 16/03/11 9809 2
64016 [일반] 윤아/유주x선율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1] 효연덕후세우실3531 16/03/11 3531 0
64015 [일반] 조금 아쉬운 일본만화 원피스(다량스포) [58] 시오냥9375 16/03/11 9375 5
64013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17 (4. 쫓는 자와 쫓기는 자) [24] 글곰4328 16/03/11 4328 49
64012 [일반] 구글은 정말로 세계정복을 꿈꾸는가? [169] 은때까치18733 16/03/10 18733 28
64011 [일반] 독일언론에서 긁어오기 - 알파고(2) [12] 표절작곡가7275 16/03/10 7275 5
64010 [일반] 취미로 바둑을 하는 컴퓨터다 [26] 좋아요8446 16/03/10 8446 8
64009 [일반] 룰라는 타락했는가? 브라질의 비극 [49] santacroce15289 16/03/10 15289 88
64008 [일반] 알파고의 승리에서 떠오르는 망상? [94] 마스터충달9848 16/03/10 9848 0
64007 [일반] 알파고... 지난 5개월간의 급격한 성능 향상에 대한 상상들... [24] jjune8857 16/03/10 8857 1
64006 [일반] [3.10]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이대호 1타점 적시타) [2] 김치찌개3428 16/03/10 3428 0
64005 [일반] 2016 ESPN 선정 NBA 역대 포인트 가드 TOP 10 [22] 김치찌개8556 16/03/10 8556 0
64004 [일반] [바둑] 인공지능의 도전 제2국 - 알파고 불계승 [187] 낭천18729 16/03/10 18729 1
64003 [일반] 개인의 신상정보를 단순히 공개한 것은 처벌받을 일인가요 아닌가요? [35] 삭제됨5267 16/03/10 5267 0
64002 [일반] 불평등의 딜레마: 피케티와 세계화 이슈 [22] santacroce7338 16/03/10 7338 16
64001 비밀글입니다 王天君13053 16/03/10 13053 69
64000 [일반] 음악 프로듀서 조지 마틴 별세 [4] 트라웃3305 16/03/10 3305 0
63999 [일반] 체스판은 딥블루 때문에 망했는가? [23] 최유형14097 16/03/10 14097 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