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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30 03:44
저도 그런 생각을 한적이 꽤 있습니다.
특히 이 세상은 지옥이 아닐까 란 생각도 해봤네요. 지금이 지옥이고, 죽으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죠. 너무 회의적 시선인가요? 돈도 명예도 사랑도 죽으면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 생물들을 볼 때, 우리가 사는 가장 큰 목적은 종족번식인 것인가? 란 생각도 들었네요. 지금까지 제가 한 뇌내 망상들입니다
16/01/30 04:01
겸손해지면 좋죠. 먹고 싸는 기계 주제에 허무라뇨. 말씀해주셨든 먹는게 얼마나 즐겁습니까? 똥눌때 쾌감도 있구요. 요런 보잘것없는 기계가 가끔씩은 사랑도 합니다. 연인 얘기가 아니에요. 부모님이나 친구들, 기타 주변사람들을 아주 가~ 끔씩은 사랑합니다. 먹고 싸는 기계 주제에. 이정도면 감사하죠.
16/01/30 04:09
왜 사는가? 에 대한 정답이 정해져있으면, 그건 그 나름대로 끔찍할 것 같습니다. 기계는 존재의 이유가 명확한데, 우리가 기계가 되고 싶지 않잖아요.
음 굳이 우리 존재의 의미에 대해 진화론적 답이 뭔지를 생각해보면, 우린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넘기기 위해서 만들어진 생존 기계죠. 하지만 우린 이미 유전자에게 '네놈의 의도 따위는 관심 없다. 난 나만의 길을 갈 것이다!' 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젠 정말로 왜 사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답은 없지 싶습니다. 그럼 남은 거라곤 각자의 삶의 의미고, 저는 인간이라는 종이 점점 더 상승해나가는 것을 보는 게 참 재미있어요.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어서 살 맛이 납니다. 복권이라도 당첨되면 그냥 도서관에서 과학이랑 역사 공부하면서 평생 살아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습니다.
16/01/30 05:17
저는 잘 죽기 위해서 삽니다. 언젠가 숨쉬는 것마저도 너무 힘들때, 제 인생을 찬찬히 돌이켜봤습니다. 제가 없어지면 스트레스를 받을 사람들이 꽤 많이 생각이 나더군요. 당장에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대한 큰 파이프라인들을 잘 적어서 동료에게 전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죽고 싶다고 다른사람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게 잘 죽는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과 여행을 가본적이 없었는데, 그냥 저 혼자 긴 여행을 떠나버리면 슬퍼하실테니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가족여행도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잘 죽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하나하나 마무리 짓다보니 당시에는 죽을 것같이 힘들던 육체적, 정신적 고통들도 점점 무뎌지더군요. 지금도 내일 죽어도 주위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열중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16/01/30 05:34
역으로 따지면 '맛있는 것들을 먹기 위해 산다!' 라는 분들은 가령 그 전제가 충족되지 못하면 , 예를 들어 수술로 인해 남은 평생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없는 몸이 된다든지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16/01/30 06:45
저도 맛난거 많이 먹고
원피스나 헌타 완결은 보고 죽고 싶네요. 사소한 바람 일까요? 다른 욕심들은 감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아 사는 기대치가 낮네요. 그런데 예전에 비해 맛난 것을 먹어도 감동이 줄어듭니다. 나이를 먹어가니 감흥이 덜하네요. 슬픕니다.
16/01/30 08:29
딴 소리지만,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고민을하고 허무감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저는 그런 질문이전에 그저 하루하루를 매분매초를 힘겹게 떨쳐내면서 사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16/01/30 11:08
아ㅜㅜ 매초 매순간 선택을 하지요. 그 선택들이 나이가 들수록 결과로 나타나는데 후회가 더 커요.
아마 죽을때도 후회가 더 많을것 같아 걱정이네요. 숲 해명님이 시간이 가서 후회 보다는 만족이 더 크길 바랄게요. 댓글에 마음이 씁쓸해서 주절주절ㅜㅜ
16/01/30 10:42
적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만이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죽는 것이 세상에 도움이 더 된다는 것은 별 의미없는 말입니다. 냇가의 물고기는 세상에 더 도움이 되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거든요.
16/01/30 11:58
살아있으니까 살고 살아왔으니까 더 열심히 살아야죠. 수 많은 생명들의 일부를 취함으로써 살아왔으니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동안 나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희생된 많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는 저걸로도 충분하다고 삶의 목적을 찾는 것은 각자에게 달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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