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화 모두 최근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단지 [소재]가 마음에 들어서 두 영화 모두 관람했습니다.
* 둘 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인데, 제가 꼭 그런 취향이라는건 아닙니다.
# 더 퍼지 (The Purge)
“지금부터 12시간, 살인은 물론 어떤 범죄도 허용됩니다.”
사상 최저 실업률과 범죄율 단 1%의 미국,
완벽한 모습 뒤엔 매년 단 하루, 12시간동안 살인은 물론 어떤 범죄도 허용되는 ‘퍼지 데이’ 가 있다.
굉장히 파격적인 소재입니다. 영화 도입부에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깨알같이 고위 공직자들은 퍼지로 인해
공격받지 않고 여전히 보호 받습니다. 크크크크
이 영화는 인터넷에서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그렇고 '소재가 아깝다.' 라는 혹평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봤습니다.
보는 내내 주인공 부부 아들, 딸의 행동을 보면서 울화통 터지는것 같았지만 생각해보니 성인인 저와 아직 얼라인 아들놈의
사고 방식이 다를 수밖에요. 아들의 돌발 행동은 주인공 가족이 공격받기 위해서도 꼭 필요했구요.
* 좀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은 잠금장치 비밀번호처럼 가족의 안전에 귀결되는 부분을 어린 아들이 알고 있고 그래서 자유롭게
집 잠금을 풀어버렸단 점일까요. 딸 남자친구가 아빠 공격할거란건 자명한 일이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제 3자 입장에서지
어린 딸이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집 방어장치를 무너트리고, 퍼지 일당들에게 공격당하기 전까지 정말 지루했습니다. 건질만한 장면은 남편이랑 아내가
흑인 노숙자 공격하는 장면(특히 아내가 노숙자 배때기 칼로 두번 찌를때) 그리고 지금 우리가 뭐하는짓이냐고, 꼴을 보라며
타락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장면이 좋더라구요.
* 퍼지들이 소름끼치게 생긴 가면 쓰고 칼 들고 설치는 모습을 보니 공포감을 주더라구요. 아무래도 외국에서는 여름에 개봉해서
공포영화로 성공한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컨저링 같은건 하나도 안 무섭던데 이건 좀 많이 무섭네요.
퍼지들의 공격이 끝나고 주인공 이웃집 주민들이 갑자기 공격하면서 "우린 너희를 질투하고 있었다." 이야기 하면서 자신 또한
퍼지임을 인정하는 마지막 부분, 정말 좋았습니다. 처음에 쿠키 나눠주면서 아줌마가 했던말에서 어느정도 복선이 깔렸던 부분
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해내는 조력자가 반전이라고 이야기 하시는분들 좀 있는데, 중간에 캐릭터 하나 사라졌으니
극적인 타이밍에 나오는건 당연한거죠. 솔직히 좀 뻔했습니다.
* 범죄가 좀 살인에 국한된 느낌이긴한데, 퍼지 중 한명이 딸내미 한테 관심가지면서 약간 다른 종류의 범죄도 보여줄 법 했습니다만
굳이 그런 장면을 넣을 필요까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포르노도 아니고; 영화의 포커스가 그 범죄에 맞춰질 필요도 없는데요.
뭔가 아쉬워서 소재가 아깝다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다시 생각하면 소재를 어떻게 해야 잘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중간에 지루했던 장면 빼고는 다 좋았습니다만 지루했던 장면이 너무 길었어요......
# 응징자
고등학교 동창인 준석(주상욱)과 창식(양동근)은 20년 뒤 우연히 재회한다.
단 하루도 잊을 수 없었던 친구를 만난 준석, 그리고 과거의 일은 까맣게 잊은 창식.
준석은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창식이 아무렇지도 않게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니 참아왔던 분노가 치밀고..
20년 전 하지 못한 그날의 악행에 대한 응징을 시작한다.
주상욱은 왜 이리 인기가 많은건지, 사람은 역시 잘생기고 봐야합니다. 어린시절 여자아이야 스토리상 필요했고
뭐 괜찮았는데 편의점 알바는 왜 넣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가 당해야 분노를 폭발시켜
파워를 낼 수 있는걸까요.
양동근 집안은 또 엄청난 막장입니다. 새어머니가 완전 horny bit*h 입니다. 사랑과 전쟁에도 안 나올것 같은 콩가루
중에 콩가루 집안이에요. 무슨 일본 AV물 스토리도 아니고; 왜 이렇게 설정한건지 모르겠네요.
주상욱이 복수한다는 방법도 좀 그렇고, 양동근이 대처하는 방법도 좀 이상하고, 시원한 복수혈전 같은거 전혀 없습니다.
그냥 복수하는걸 봐도 하나도 안 통쾌하고 찝찝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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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지는 남자 주인공의 액션이 나오는 잠깐 빼고는 그냥 재미가 없었습니다.
대체 어디가 안전한지 모르겠는 보호 시스템부터 시작해서, 지나치게 한정된 공간에서 전개되어서 지루하고 거의 예측 가능하더군요.
백인/흑인, 부자/가난한 사람이라는 진부한 대립 구조도 그렇고요. 근데 가면은 진짜 무섭더군요.
저는 컨저링이 훨씬 무서웠어요. 지금도 3시 7분만 되면 소름이 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