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9/18 13:55:56
Name Eternity
Subject [일반] [리뷰] 관상(2013) - 웰메이드 사극의 외피를 두른 범작 (스포있음)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리뷰] 관상(2013) - 웰메이드 사극의 외피를 두른 범작



과유불급.

영화 [관상]을 보고난 후 떠오른 단상이다. [관상]은 음식에 비유하자면, 온갖 다채롭고 먹음직스러운 재료들로 가득하지만, 기름기가 다소 지나치게 배어있는 두툼한 해물파전과 같다. 분명 기대했던 것처럼 맛있긴 하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느끼해지면서 슬슬 질리는 느낌이랄까. 분명 초호화 캐스팅에, 무난한 연출력, 고풍스럽고 화려한 미장센과 신선한 스토리 라인까지. 이쯤되면 관객들의 탄사를 자아내는 웰메이드 사극의 진수를 선보여야 마땅하지만, 이 영화, 분명 재미있으면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무언가 지루해지고 뒷맛이 약간 텁텁해지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쫄깃한 초중반, 하지만 늘어지는 후반


우선 영화의 초중반의 흐름은 무척이나 쫄깃하고 탄력있다. 정확히 말해, 역적의 집안이란 낙인 속에 조용히 은거하던 관상쟁이 내경(송강호)과 그의 처남 팽헌(조정석)이 우연한 기회에 한양으로 입성해 이름을 날리고 김종서(백윤식)의 눈에 들어 활약하다가 임금(김태우)의 밀명을 받고 임금 주변 인물들의 관상을 탐색하던 중 급작스레 문종이 죽는 시점까지. 이때까지만 해도 영화는 관상이란 소재를 통한 특유의 독특한 재미와 긴장감, 그리고 사극 고유의 고풍스러움과 위엄까지, 웰메이드 사극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선사하며 극에 대한 몰입감을 한껏 높여준다.

특히나 그 공은 송강호-조정석 콤비의 환상적인 호흡과 찰진 궁합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는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뽐내는 송강호의 내공이야 두말하면 입 아프고, 더욱 눈이 가는 이는 조정석이다. 유일하게 극 중에서 분위기를 가볍게 이완시키는 유머를 구사하는 팽헌 역의 조정석은 제2의 납득이와 같은 캐릭터로 송강호와의 찰떡궁합 호흡을 과시하며 자칫 심각하고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의 흐름 속에서 관객들에게 많은 재미와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영화의 후반부다. 문종이 승하하고 본격적으로 수양대군(이정재)이 등장하며, 왕위찬탈을 목적으로 김종서와 대립하는 가운데 그 사이에서 고뇌하는 내경의 모습을 그린 후반부로 갈수록, 과감하게 잘라내고 걷어내도 될만한 사족들까지도 전부 담아내며 극의 흐름이 지루하게 처진다. 쉽게 말해,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관상'이라는 영화의 소재를 무리하게 연결시켜 극을 진행시키려다보니 이러한 욕심이 오히려 극의 긴장감과 개연성까지도 잡아먹는 무리수가 되었단 얘기다.

팩션의 한계에 부딪히다


더불어 관상의 후반부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긴 러닝타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 이유를 '팩션의 한계'에서 찾는다. 기본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그 위에 허구를 덧씌운 '팩션 사극'은 이야기의 흐름과 개연성에 대한 관객들의 납득과 동의를 얻지 못하면 몰입이 깨지기 쉽다. 쉽게 말해 관객들로부터 (극의 내용이 허구이긴 하지만) '충분히 그럴 법하다',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관상]은 이러한 팩션의 한계를 말끔하게 극복해내지 못했다. 물론 몰입을 완전히 망칠 만큼은 아니지만,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아무리 허구지만 정말 저랬을까?' 싶은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지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야밤에 점쟁이들과 관상쟁이들을 불러모아놓고 곤룡포를 걸친 수양대군이 '임금 놀이'를 하는 장면이나, 내경과 그의 무리들이 의원으로 위장하여 풍토병에 걸린 수양대군에게 접근한 후 이마에 점을 찍는 장면, 야밤에 단종과 장기를 두던 수양대군이 독침을 이용해 단종을 살해하려고 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관상이라는 영화의 소재를 계유정난이라는 실제 역사와 무리하게 연결시켜 비벼내려는 연출적 욕심과 극의 긴장감을 어떻게든 높여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무리수가 쌓이다보니 관객들의 몰입도는 점차로 방해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툭 까놓고 얘기해서,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영화가 '구라', 즉 허구라는 것쯤은 관객들도 다 알고 있다. 다만 남은 과제는, 나름대로 그럴듯한 '진짜 같은 구라'를 칠 것인가, 딱 봐도 갸우뚱해지는 '구라 같은 구라'를 칠 것인가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 [관상]은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는 얘기다. 결국 이것은 단순한 러닝타임의 문제만이 아닌, 극의 흐름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의 문제이자 납득의 문제라고 봐야할 것이다.

평면적인 캐릭터의 아쉬움


한편,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해보면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김혜수 등의 주요 배우들은 전부 본인들의 이름값만큼이나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고 그들의 캐릭터 또한 극 안에서 충실히 제 몫을 다한다. (다만 이종석의 경우는, 연기력을 논할 수 있을 만큼의 비중은 없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바로 '수양대군'이라는 캐릭터이다. 일단 배우 이정재의 연기력은 준수했으며 그를 통해 표현된 수양대군의 악역 카리스마는 제법 훌륭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배우의 연기가 아닌 캐릭터의 기본 설정이다. 영화는 수양대군이란 캐릭터를 지나치게 단순한 악역, 이른바 평면적인 폭군의 이미지로 설정하고 묘사하고 있다. 즉, 철저하게 단종과 김종서 편에 서서 이른바 '단종애사'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수양대군의 악역 이미지를 지나치게 과잉 설정하여 소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점이 거슬렸다.

수양대군이라는 비중 있는 캐릭터를 이렇게 '대놓고 악당' 이미지로만 그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금 더 위엄 있고 속을 알 수 없는 입체적인 인물로 그렸다면 극의 볼륨이나 긴장감이 더욱 더 살아나지 않았을까? 수양대군의 볼에 그어진 상흔은 결국, 이 인물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수양대군이란 캐릭터가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악역으로 영화에서 소비될 것이라는 예고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렇게 단순하고 평면적인 악역 캐릭터로 소비되기엔 이정재라는 배우의 이름값과 탄탄한 연기력이 아깝다는 느낌이다.

웰메이드 사극의 외피를 두른 범작


결론적으로 영화 [관상]은 재미있었지만, 그만큼의 아쉬움도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인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결국 이 작품를 통해 채우고자했던 웰메이드 사극에 대한 갈증을 영화는 시원하게 해소시켜주지는 못했다. 이른바, 웰메이드 사극의 외피를 두른 범작의 느낌. 소문난 잔칫상에 먹을 것은 많았으나 생각보다 그 맛이 고만고만하였으니, 배가 부름에도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기분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johny=Kuma
13/09/18 14:01
수정 아이콘
저도 초반부까지는 참 신선하게 봤는데, 마지막까지 보니 뭔가 아쉬웠습니다.
영원님 글 읽고 보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13/09/18 14:04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짧지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쫄깃쫄깃하게 시간이 잘 갔고, 꽤 재밌게 봤지만 명작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글쓴이께서 잘 짚어주신것 같습니다.
밀란홀릭
13/09/18 14:08
수정 아이콘
전 후반부에 한명회가 누구냐?라는 걸로
관객들을 쫄깃하게 하려고 했던걸로 보여요.

단, 그 장치가 아쉽긴 했지만요.
Eternity
13/09/18 14:19
수정 아이콘
네 밀란홀릭님 말씀처럼 연출적으로 그렇게 의도하려고 했던 것 같긴 합니다만,
'영화 속 한명회'라는 인물 또한 현실감이 떨어지고 영화적인 느낌이 다분한 캐릭터이다보니
본문에서 말씀드린 '팩션의 한계'에 이 캐릭터 역시도 일정 부분 기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jjohny=Kuma
13/09/18 14:38
수정 아이콘
뿌리깊은나무 마지막회 '한가놈=한명회' 기억도 나기도 하구요.
(그래서인가 임팩트가 더 떨어진 것 같기도...)
내려올
13/09/18 14:12
수정 아이콘
저도 이 글 읽고 보니 제가 왜 아쉬웠었나 이해가 되네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13/09/18 14:13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느낌이였습니다 소재를 최대한 못 살린 느낌이 설국열차와 비슷하더군요 송강호씨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가만히 손을 잡으
13/09/18 14:20
수정 아이콘
오~비슷합니다. 웰메이드 사극의 오피를 두른 범작!
저는 그래도 캐릭터라는 측면에서는 이정재만 볼만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범작이 된 이유는...김혜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입니다.
왜 이렇게 조금만 나오고 조금만....어쨌든 김혜수라는 정말 대단한 배우를 캐스팅하고도 그 정도밖에 못 쓰다니요.
Eternity
13/09/18 14:26
수정 아이콘
수양대군 캐릭터에 대해선 호평도 많더군요.
전 개인적으로 이정재의 연기는 만족스러웠으나, 캐릭터 자체의 설정은 불만족스러웠습니다.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인 악역이랄까요.

그러고보니 저 또한 본문에서 김혜수에 대한 언급을 거의 안했네요.
김혜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선 저도 동감합니다.
밀란홀릭
13/09/18 14:35
수정 아이콘
김혜수, 백윤식... 큰 배우를 작은 배역에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13/09/18 14:2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이정재 연기보면서 자꾸 최수종이 생각나서(...) 잘하는것 같은데도 계속 웃겼네요 크크
13/09/18 14:29
수정 아이콘
이정재 처음 등장씬은 기억이 많이 남네요..
카라이글스
13/09/18 14:41
수정 아이콘
전 아직도 이종석이 왜 죽어야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_-;
jjohny=Kuma
13/09/18 14:43
수정 아이콘
그건 그냥 수양이 이종석 봐줄 생각이 없었는데 잠깐 갖고 논 거죠.
알테어
13/09/18 14:43
수정 아이콘
한명회의 김의성씨는 최고의 캐스팅이었습니다.
그 특유의 표정연기는 이영화 최고의 장면이었지요.

문제는 이영화가 한명회에게 더 많은 분량을 줘야함에도 불구하고 수양에게 다 주는 바람에 한명회를 살릴 기회를 놓치고 그냥 이정재 악인 만들기로 끝나버린건데..

이정재가 왕위를 가지면 안된다는 당위성이 현재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별 호응이 없는건 당연합니다. 영화에서도 왜 이정재가 왕이 되면 안되는지 설명이 부족하고 관객의 공감을 얻기 힘들었죠.
오히려 역사적 흐름에 근거해서 송강호를 이정재쪽 인물로 만들었으면 오히려 호응도는 높았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명회를 오히려 더 부각시켜야 했는데 그 부분이 아쉽더군요.

김의성씨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이후로 대표작이랄게 딱히 없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좀더 많은 작품활동하길 바랍니다.
레빈슨
13/09/18 15:05
수정 아이콘
수양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정점을 찍고 이후 쭉 내리막이었습니다. 내용은 절정을 향해 달리는데 보는 이는 그냥 그런...
폭죽을 너무 일찍 터뜨린 느낌이라고 해야되려나요.
Friday13
13/09/18 15:06
수정 아이콘
영화 안 봤고, 안 볼거지만, 사실 포스터의 수양대군보고 아 이 영화는 또 진부한 얘기 꺼내겠구나 싶었거든요.

계유정난은 사실 극으로 만들기엔 뽑아 먹을게 거의 없죠. 공주의 남자에서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만들면서 스토리 소스로써

수명을 다했다고 봅니다. 뭐 수양편에서 스토리를 쓴다해도 나올수 있는게 능력있는 왕족의 권력욕 하나밖에없죠
엔하위키
13/09/18 15:13
수정 아이콘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정말 와닿네요. 이종석과 조정석의 역할이 너무적었죠... 조정석은 하다못해 만담콤비로 존재감이 있었지만 이종석은 영화에서 역할도 존재감도 없더군요. 차라리 만담콤비인 조정석의 자격지심? 같은 계기로 인한 배신이 있었다면...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정재와 김혜수의 존재감이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보구요. 신세계에서 생존신고 멋지게 해낸 이정재를 좀더 다면적인 인물로 비중을 더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김혜수라는 걸출한 여배우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지만 초중반부터는 그 비중이 확 빠진게 너무너무 아쉽네요. 시스루 한복을 더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닙니다... ㅠ
결론 백윤식 김혜수 이정재 조정석은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극중 비중이 너무아쉬웠다.
이종석은 캐스팅할 이유가 있었나? 한명회는 한정된 극중 역할에서도 빛이났다. 그럼에도 이 여러인물들의 이야기를 어떻게든 개연성있게 짜맞추어 평작 이상의 작품을 만들었다.
Eternity
13/09/18 15:57
수정 아이콘
김혜수의 작은 비중은 저도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저 또한
시스루 한복을 더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닙니다...(2)
13/09/18 15:22
수정 아이콘
혜수누님 보러 갔다가 비중 적어서 너무 실망 ㅠㅠ
오빠나추워
13/09/18 15:31
수정 아이콘
아들죽고 질질 짜는 장면 너무 길었어요. 몰입도 안되는데 질질 끌리니까 오히려 짜증...
눈물이뚝뚝T^T
13/09/18 15:42
수정 아이콘
저는 피와 살이 튀기는 정쟁의 한 가운데 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몰입하면서 봤더니
너무너무 무섭더라구요.. 집중해서 봤습니다
이종석은 뭐 딱히 보여준게 없지만 늘상 맡은 연기를 보면 10대 후반이더라구요. 사극에서도 17살이라니...
뿌리깊은 나무에서 이방원으로 나온 백윤식이 김종서로 나온 걸 보고 조금 웃기기도 했고,
납득이는 역시 납득이 안됩니다 ㅠㅠ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아무튼, 저는 '내가 재밋으면 됐다~'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매우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푸른봄
13/09/18 16:10
수정 아이콘
전 수양대군을 싫어해서 팽헌이 밀고할 때 안 돼!!!!!!!!!를 외쳤... 크크.
전 영화는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기대를 정말 많이 했다가 개봉 후 평가가 생각보다 좋지 않기에 마음을 좀 내려놓고 봐서 그런가.. 근데 확실히 쳐내는 게 좋았을 거 같은 신들이 좀 있더군요. 말씀해 주신 임금놀이 신이나 점 찍는 신들은 긴장감을 주려고 넣은 신 같아 보이는데 굳이 넣을 필요는 없어 보였고... 후반부도 조금만 짧게 갔으면 좋았을 거 같았어요.
배우들은 좋더군요. 송강호는 진짜 두말할 나위 없이 최고였고, 조정석은 의외로 비중이 크더군요. 좋았습니다. 연홍 역은 굳이 김혜수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비중이 작아서... 뭔가 맥거핀스러웠다는 느낌까지...
영원한초보
13/09/18 16:18
수정 아이콘
아 왜 순간 광산(2013)- 웰메이드 서부극 으로 봤을까요;
TheWeaVer
13/09/19 16:40
수정 아이콘
최근에 데어 윌 비 블러드를 보신거 아닌지... 크크크
13/09/18 16:21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감독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는지 와닿지가 않습니다.

관상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와 계유정난이라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를 툭 던져만 놨을 뿐 그 조합 속에서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리 웃기지도 않은 코믹 요소는 오히려 몰입에 방해만 될뿐이었습니다. 진지하게 계유정난을 고찰하면 더 좋았을 것을...

유일하게 영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수양대군 이마에 점을 넣는 장면이었습니다. 역적의 관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약간 부족했던 부분을 역적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위적으로 넣음으로써 역적으로 완성이 되는 장면이었죠. 말그래도 화룡정점이지요.

만약 그 장면 전에 인간 수양대군의 권력욕과 숙부로서의 가족애 사이의 고뇌를 좀 넣어두었다면 오히려 더 효과가 나타났겠죠.

그리고 좀 진지하게 다룬 역사영화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적당한 코믹과 적당한 감동을 버무린 것은 티비드라마에서 충분히 해주고 있으니 말이죠.
TheWeaVer
13/09/19 16:42
수정 아이콘
어.... 죄송한데 화룡정점이 아니고 화룡점정... 입니다. 오타 내신거라고 생각할게요!!
13/09/19 20:0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Cynicalist
13/09/18 16:41
수정 아이콘
오히려 스파이보다 지루하고 재미 없었습니다.

이정재 연기만 볼만했네요
다리기
13/09/18 17:23
수정 아이콘
중간에 감독 바뀐 줄.... 영화 끝나자마자 제가 친구한테 한 말이 이겁니다.
용두사미. 그냥 딱 그 생각밖에 안나더라구요. 리뷰가 더 재밌고 공감가네요 크크

이종석은 왜 있는지 모를 캐릭터를 연기하니 힘들어보였고 보기에도 힘들었는데다, 김혜수 송강호는 왠지 캐릭터보단 배우 본인이 보이는 느낌이 ㅜㅜ
조정석 이정재는 좋았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영화표값이 아까운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기대없이 보면 썩 괜찮은 정도.
13/09/18 17:26
수정 아이콘
광해와 비교를 해도 만듦새가 부족합니다.
특히 중반 이후의 늘어지는 연출과 편집은 심하구요.

세가지 장면을 특히 꼽고 싶은데 수양이 김종서가 보낸 무리들을 비웃고 호랑이의 시체를 보내는 장면은 통으로 들어냈어야 하는 장면이 아닌가 합니다. 둘의 대립은 이미 극한으로 치닫았는데 특별함도 재미도 없는 반복되는 장면을 보여 줄 필요가 없었죠.

두번째로는 김종서의 집 앞에서의 갓끈 어쩌고 저쩌고 하는 장면인데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해 집사를 돌려보내고 아슬아슬하게 조여줘야 하는데 하나도 긴장되지가 않습니다. 옆에서 역모 사실을 다아는 송강호가 꿀먹은 벙어리가 돼서 아무 말도 안하는 건 덤이구요.

마지막은 다른분들 말씀처럼 송강호가 아들을 잃고 오열하는 장면인데 신파스런 장면에서 편집마저 질질 끌리니 눈뜨고 보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13/09/18 17:49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모르겠고, 중반부에 너무 늘어져서 너무나 지루했고 시계를 보게 만드는 영화 였습니다.
一切唯心造
13/09/18 18:08
수정 아이콘
'관상'을 보면서 '공주의 남자'와 비교를 많이 했습니다
문종이 병사하면서 단종이 즉위하고 수양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얼마나 많은 변화와 긴장감을 주느냐가 관건인데
관상의 수양은 너무 평면적인 인물이였습니다 외모부터 자리 뺏을 사람으로 보이게 그렸는데
고뇌하는 부분도 하나 없고 한명회가 부각된 것도 아니고 조금 아쉬웠습니다
Aquarius
13/09/18 18:27
수정 아이콘
좀전에 보고 왔는데 대체적으로 공감 합니다. 뭐 큰 기대는 없이 봤지만 영화 중반 이후는 개인적으로 많이 지루하더군요.
초반에 송강호와 조정석의 호흡은 참 좋았고 관객들 반응도 좋았습니다.
뭐 너무나도 많이 활용된 계유정난 이야기라 뭐 더 빼먹을 게 없긴 하지만.. 원래 시나리오 상 받았던 내용과는(기사 보니 관상이 시나리오 수상작이던데)
많이 달라졌다고 하던데 원래 시나리오가 궁금해지더군요..
13/09/18 18:33
수정 아이콘
역시 보는 눈들은 다들 비슷비슷하군요.
용두사미... 혜수누님 언제나와?? 포스쩌는 수양의 등장..
마스터충달
13/09/18 19:20
수정 아이콘
저와 한줄평이 완벽히 일치하시네요.
보는 내내 <광해>가 생각났고, <광해>도 수작 수준으로 생각하는 지라 그보다 못한 <관상>은 참 아쉽더군요.

그냥 드라마로 만들만한 야화수준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광해>도 그렇고 <관상>도 그렇고 애시당초 영화용 이야기라고 쓰기엔 너무 펀치가 가벼운 복서라고나 할까요.

<광해>가 웰메이드 사극이라는 장르적 틀을 확립하긴 했지만
역시 이 류의 원조는 <왕의 남자>라고 봅니다.
<왕의 남자>와 비교하면 <광해>나 <관상> 모두 시나리오 단계부터 파괴력이 부족합니다.
2시간동안 몰아붙이기엔 결말의 뻔함도 문제이고, 주제의식도 많이 힘이 딸리죠.

웰메이드 사극이 한국 특화 장르로 확실하게 자리잡을려면 차기작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구성적으로 장르적 클리셰가 자리잡으면서도 확실하게 관객을 후두러 팰 수 있는 강력한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 또한 반짝 유행이 될 공산이 클것 같습니다.
(더불어 역사물이니 만큼 최근의 드라마들처럼 이야기가 너무 허무맹랑해서도 안되니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3/09/18 20:33
수정 아이콘
방금 보고왔는데 아쉽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긴 하네요 이정재씨의 등장장면까지가 딱 좋았던거 같습니다
혜수누님의 허벅지씬이 기사화됐길래 기대했습니다만...하아...15세일때부터...
레인보우정윤혜
13/09/18 20:37
수정 아이콘
조정석이 중간까지 캐리하다 마지막은 이정재!!

정재형 진짜 멋있더라구요
롤스로이스
13/09/18 21:40
수정 아이콘
기승전 정재 죠
크크크 보는 내내 이정재 멋있다만...
브라운7
13/09/18 23:39
수정 아이콘
오늘 저녁에 보고왔습니다.. 기대가 약간 컷던지 중반부부터 너무 재미없더군요.. 개연성이나 영화의 짜임새는 둘째치고 연출 때문인지 편집 때문인지 배우들의 연기도 별로라고 느껴지더군요. 이종석 죽기 전 후로가 제일 지루했습니다... 칠번방에서 꼬맹이가 하나 둘 셋 하는 장면이 절로 떠오르는....
13/09/19 00:01
수정 아이콘
이정재 보러 간 영화라서 무척 만족했습니다?!
13/09/19 10:56
수정 아이콘
감독이 배우는 만족시킨것 같았지만

오히려 관객들이 만족을 못하게 되는 영화인듯
Zakk WyldE
13/09/19 16:34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 보자면 재미가 없더군요.
단 이정재 보는 맛은 있었습니다. 원래 연기을 이렇게 잘하는 배우였나 싶기도 하고..
김종서의 집이 공주의 남자에서 수양대군 집이넜던 것 같은데..(아닐수도..) 그 부분에서 좀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도시의미학
13/09/19 21:24
수정 아이콘
이종석의 역활은 청순한 남자캐릭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네요.
방금 보고 나왔는데 대체적으로 공감해요. 지루하더라구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13/09/20 01:12
수정 아이콘
저도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만, 광해는 워낙 광해 띄우기가 많아서 보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광해보다는 훨씬 수작으로 봅니다.

러닝타이밍을 10분정도 뒤에 줄이고(이종석 죽는 씬 등), 수양이 왜 난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득력 보강 , 마지막으로 계유정난에서 액션신 보강.

등이 이루어졌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한명회 와 수양의 최후에 대한 자막 뒷장면들은 대체 왜 넣었는지 이해도 잘나갑니다. 자막에서 끝났으면 더 깔끔했을듯.
up 테란
13/09/20 02:40
수정 아이콘
이정재의 등장씬은 아주좋았습니다.
입체적 인물도 좋겠지만 영화에서 악역으로 작정했으니 정말 포스쩌는 악역으로 잘한것 같네요
말로는 유능한 책사라고 나왔지만 영화상에서 유능한 능력을 별로 안보여준 한명회가 아쉽네요

그러고보니 제가 어렸을때 봤던 이덕화 주연의 한명회란 드라마가 생각이 많이났네요
거기서 백윤식을 처음 봤는데 성상문으로 나왔었죠
애패는 엄마
13/09/20 12:47
수정 아이콘
중반까지는 시나리오 그대로 가다가 그 이후에 원래 시나리오를 많이 바꿨다는데 시나리오 내용이 궁금하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6550 [일반] [리뷰] 관상(2013) - 웰메이드 사극의 외피를 두른 범작 (스포있음) [47] Eternity10813 13/09/18 10813 10
46547 [일반] 빌보드지 선정 1991년 이후로 누적 판매량 천만 장을 넘긴 앨범들... [26] Neandertal7718 13/09/18 7718 0
46546 [일반] 추석에 이동중에 들을 만한 강추 팟캐스트 [29] 곰주9792 13/09/18 9792 0
46545 [일반] 세상은 아직 살만하네요... [14] Eva0107413 13/09/18 7413 1
46544 [일반] 세상에 돈 벌기가 많이 힘듭니다. [23] 버러우없는러8629 13/09/18 8629 1
46543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류현진 8.0이닝 4K 2실점 완투패) [3] 김치찌개4784 13/09/18 4784 0
46542 [일반] 알기쉬운 자동차보험 -1. 제도적 배경(1) [5] 무검칠자3515 13/09/17 3515 3
46541 [일반] 국정원 개혁이 의미가 있을까요? [50] KARA4944 13/09/17 4944 0
46540 [일반] 임시운전특약을 아시나요? [5] 돌만4799 13/09/17 4799 1
46539 [일반] [야구] 임시불판이모 퇴임 기념 4강/타이틀 싸움 정리 [38] 삭제됨4501 13/09/17 4501 2
46537 [일반] 추석....민족의 대명절이 돌아왔습니다 [4] 젊은아빠3221 13/09/17 3221 1
46536 [일반] 롯데의 강민호는 어디로 가게 될까요? [97] 박동현7915 13/09/17 7915 2
46535 [일반] 정말로 복잡한 연예기획사 싸이더스의 합병이력 (인수합병의 사례들) [7] 카랑카20904 13/09/17 20904 0
46534 [일반] 풀릴 수 없는 정국..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13] 그래요4137 13/09/17 4137 2
46533 [일반] 가을 바탕화면 몇개입니다. [15] Red Key9770 13/09/17 9770 3
46532 [일반] [해축] 제이미 캐러거, 개리 네빌 디스. [27] Bergy109565 13/09/17 9565 0
46531 [일반]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② 반란 [5] 후추통6933 13/09/17 6933 4
46530 [일반] 세상에 부럼 없어라 (Nothing to envy)…리얼리? [53] Neandertal7344 13/09/17 7344 0
46529 [일반] 아... 정말 답이 없는 언론. [31] 朋友君8756 13/09/17 8756 4
46528 [일반] 류현진 완투패 기념(?)...1회 피홈런시 평균자책점 [30] 지바고6958 13/09/17 6958 0
46527 [일반] [연재 예고] 알기쉬운 자동차보험 - 0. 프롤로그 [20] 무검칠자3772 13/09/17 3772 2
46526 [일반] [축구] 현재 국내 공격수 커리어 [10] 삭제됨4284 13/09/17 4284 1
46525 [일반] 잠재적(?) 위협이라는 이유로 국민을 사살하는 국가 [352] atmosphere11081 13/09/17 11081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