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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01 23:26:29
Name 투투피치
Subject [일반]  [엔딩노래 스포주의] 레미제라블을 봤습니다. (번역 유감)
1월 1일, 딱히 할 일도 없고, 집에 있기도 뭐해서 혼자서 극장에 갔드랬죠.

언제 한 번, 보자, 보자 하고 벼르던 레미제라블을 보기위해서였는데,
역시나 참 감동적이더군요.

판틴의 I dreamed a dream에서 눈물 한 방울 흘리고,
마지막 모든 사람들이 성대한 바리케이드 위에서 합창하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에서는 저도 모르게 옷소매를 눈가에 가져다 댔습니다.

근래에 보기드문 감정이 풍부해지게 만들어주는 영화였어요.

특히나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은 열정도, 패기도 사라진 줄 알았던 저에게도 피가 끊는게 무언인가라는 걸 알려준 참 감동적인 노래였습니다.

그런데 좋은 영화보고 마지막에 감동을 받고 있는데, 자막이 좀 거슬리더군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에서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이 부분의 가사가 무려

'모두 사랑의 전사가 되세'

이렇게 나오더군요.

극장에서 보면서도 자막 읽다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싶어서 예고편에서 확인하니 예고편도 저렇게 되어 있는 거였습니다.

OTL..orz..

그러고 보니, 중간에 라마르크 장군 장례식 장면에서 나온 같은 노래의 같은 부분의 해석이
십자군에 참여하겠는가?라고 되어 있었던게 생각이 났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십자군도 좀 말이 안되죠. crusade가 어떻게 십자군이 되나요?

100번 양보해서 성전하면 십자군 전쟁이 떠오르니 이건 어떻게든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Will you join in our crusade?가 어떻게 '모두 사랑의 전사가 되세'로 해석됩니까....ㅠㅠ

물론 번역하신 분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의역하셨겠지만,
그래도 혁명의 기운으로 타오르는 민중들에게 사랑의 전사라뇨...ㅠㅠ

거기다가 쪼금 거슬렸던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

God을 하나님으로 번역했더라구요.

분명 장발장을 비롯한 미리엘 주교, 자베르등등 전부 천주교를 믿는 것 같은데,
하느님이 아니라 하나님이라..

물론 하나님이나 하느님이나 가리키는 대상이 같다는 건 압니다만, 그래도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으로 표현하니, 이건 그냥 '신'으로 번역하거나 '하느님'이 맞는 것 같은데 하나님이라고 나오니 은근 신경 쓰였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부분이 있다보니, 제가 본 영화가 제대로 본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물론 세부적인 번역 가지고 전체를 의심하는게 무리가 있겠지만, 사랑의 전사 임팩트가 너무 크다보니..ㅠㅠ)

이런 부분은 나중에 DVD나 블루레이 발매때 배급사에서 좀 고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그리고 혹시 초등학생이나 어린 아이들 데리고 레미제라블 보실 분들은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하시는게 좋을듯 싶어요.

오늘도 초등학생 데리고 온 분들이 제 뒤에 계셨는데,
중간에 판틴이 창녀가 되는 장면에서,
'이거 12세라며?'라고 하시며 당황하시더군요.

그리고 런닝타임이 꽤 되다보니, 애들이 참지를 못하고 화장실도 자주가고 꼼지락 꼼지락 거리고, 이것저것 부모님한테 말 거는데,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참 괴롭더라구요...ㅠㅠ

여튼, 번역이너 주위 환경때문에 사소한 거슬림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강추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뮤직컬판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올려봅니다.

http://blog.naver.com/croco94/80176879609
레미제라블 10주년 기념 공연입니다.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공연 마지막 장면입니다.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공연의 마지막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이건 문제의 영화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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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WeaVer
13/01/01 23:32
수정 아이콘
어라.. 저도 오늘 봤는데, 십자군으로 나오던데요... ^^;;
십자군도 좀 뜬금없긴 했습니다만.......

아, 그나저나 정말 연기 잘 하더라구요.. 표정을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는데, 최고였습니다.
전 휴잭맨이 엑스맨인줄 나와서 알았습니다 -_-;;;;

영화의 러닝타임이 길고, 공감대를 끌어낼만한 시대적 배경이 아니다보니 지루해 하실 분이 많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너무나 여운이 깊게 남아서 OST를 질렀는데, Who am I?가 없더군요... 슬펐습니다...
투투피치
13/01/01 23:33
수정 아이콘
라마르크 장군 장례식 장면에서는 십자군으로 나오는데,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는 사랑의 전사라고 나와요..ㅠㅠ
저도 보면서 참 의아했습니다....
라마르크 장군 장례식 장면에서 나온 Do you hear the people sing?도 OST에 없어서 좀 서운했네요..ㅠㅠ
TheWeaVer
13/01/01 23:46
수정 아이콘
아아... 질질 짜느라 집중하지 못한때에 그렇게 나왔나 보네요... 크크;;
앤 헤서웨이의 I dreamed a dream
사만다 바크스의 On My Own
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렵니다 +_+

다음에 추가로 CD를 낸다면 또 질러줄 의향이 있는데, 꼭 좀 부탁하네요 who am i?랑 Do you hear the people sing?
그리고 꼬마 아이가 혼자 부른 Do you hear the people sing?도 짧았지만, 있으면 좋겠어요 크크크
신예terran
13/01/01 23:51
수정 아이콘
혹시 두 노래가 판틴이 흐느끼며 독백?하던 장면과 에포닌이 빗속에서 짝사랑을 노래하는 장면이 제일 인상깊었는데 그 노래가 언급하신 두곡 맞나요?
TheWeaVer
13/01/01 23:53
수정 아이콘
넵 맞습니다 :)
마스터충달
13/01/01 23:40
수정 아이콘
호빗도 발번역 기가막히던데 ㅠ,ㅠ
13/01/02 01:57
수정 아이콘
하이엘프를 높은 엘프? 뭐 그런식으로 번역하는데 어색하더라구요.
드워프도 난장이로 번역하고 하니... 워3를 즐겼던 입장에선 왠지 어색...
13/01/02 09:06
수정 아이콘
호빗은 오히려 톨킨의 번역지침에 잘 맞게 번역한 거에요
몽키.D.루피
13/01/01 23:45
수정 아이콘
crusade에 개혁 운동이라는 뜻도 있네요. 그냥 혁명이라고 번역했어도 무난했을 듯..
취한 나비
13/01/02 00:14
수정 아이콘
레미제라블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더 좋더군요.
워낙에 쉽게 질리는 편이라 두 번 이상 보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 영화는 오히려 더 재미있었습니다.
참 그리고 오늘 라이프 오브 파이를 봤는데 레미제라블에 밀리지 않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충격이란...
이 영화를 보니 이안 감독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더군요. 레미제라블과 더불어 강력추천합니다.
13/01/02 00:36
수정 아이콘
10주년 뮤지컬에서는 '행진' 으로 번역하네요. 차라리 이게 더 나은듯; 십자군이랑 사랑의 전쟁은 좀 어색 ㅠㅠ
13/01/02 00:54
수정 아이콘
근데 왜 이렇게 매번 영화 나올 때마다 번역 문제가 대두될까요?
레 미제라블이나 호빗 등이 처음으로 번역되는 작품도 아니고 굉장히 유명한 작품들인데
영화 번역할 때 최소한 한 번이라도 원작을 읽어본 사람에게 맡겨야하는거 아닌가요?
한국에서 번역하는 사람들 페이가 안 좋은가요..?;;
13/01/02 01:58
수정 아이콘
영화번역은 아니지만 제가 도서번역할 때는 12pt로 A4 한 페이지당 12000원 받았습니다.
보통은 7000원 정도라고 하더군요.
13/01/02 01:00
수정 아이콘
저도 뮤지컬을 봤고 또 몇번씩이나 넘버들을 들어봤기에
번역에 의문을 느꼈고
특히나 하나님에서는 어이를 상실했습니다

무대와 배경이 프랑스고 기본적으로 신부님 수녀님이 꾸준히 등장하는데
하나님?

웬만한 중학생도 기본 상식으로 탑재하고 있을텐데...
최종병기캐리어
13/01/02 04:07
수정 아이콘
기독교도, 천주교도 믿지 않다보니...

하나님이나 하느님이나 그게 그거 같습니다..

석가모니나 부처나 그게 그거인것 처럼 느껴지듯이..
애패는 엄마
13/01/02 10:40
수정 아이콘
종교를 떠나서 올바른 맞춤법이 하느님인데 아쉽네요
13/01/02 11:00
수정 아이콘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 올바른 맞춤법이군요; 충격과 공포네요;

가톨릭-하느님, 개신교-하나님이라니 덜덜; 다 하나님 아니면 주님인줄 알았어요-_-;;;
13/01/02 01:56
수정 아이콘
아직 영화는 못봤는데요.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번역에 대한 한탄을 두번째 보는군요.
정말 번역이 별로인가 봅니다.
一切唯心造
13/01/02 08:50
수정 아이콘
번역이 참 황당했죠
저도 십자군이 거기서 왜 나오나 싶었습니다

영화관에서 부스럭거림은.... 어른들도 장난아니더군요
제 옆자리 남자는 기침에 핸드폰에 짜증이 진짜 크크
들락날락거리는 사람도 많았구요
멀면 벙커링
13/01/02 11:49
수정 아이콘
댓글에 묻어가는 질문요.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이거 정확하게 해석하면 뭔가요?
구글 번역 돌려보니까..."당신은 우리의 성전에 참여하나요?"로 뜨던데...이건 아닌거 같고...
신예terran
13/01/02 12:25
수정 아이콘
위에서 몽키.D.루피 님의 댓글에서 crusade의 뜻이 성전, 십자군 뜻도 있지만 개혁 운동, 혁명이란 뜻도 있다고 말씀하셨네요. 그쪽이 훨씬 어울리기도 하고요. 저도 저 장면에서 뜬금없이 저소리가 왜나오나 했습니다. -_-;
멀면 벙커링
13/01/02 16:39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노련한곰탱이
13/01/02 14:20
수정 아이콘
한국어판 뮤지컬 가사는 다음과 같은데 무난한 거 같습니다.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수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박동 요동쳐 북소리 되어 울릴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모두 함께 싸우자 누가 나와 함께 하나
저 너머 장벽 지나서 오래 누릴 세상
싸우리라 싸우자 자유가 기다린다

너의 생명 바쳐서 깃발세워 전진하라
살아도 죽어서도 앞을 향해 전진하라
저 순교의 피로서 조국을 물들이리라
Je ne sais quoi
13/01/02 22:36
수정 아이콘
번역도 그렇고 제발 어린애들 좀 안 데려오면 좋겠더군요. 저도 바로 옆에 가족이 왔었는데 애는 지루해서 계속 보채고 화장실 다녀오고... 짜증나 죽는줄 알았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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