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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21 23:25:26
Name Incomplete
Subject [일반] [레게] 한국레게음악의 거장, 윈디시티와 스컬
PGR 게시판에 처음으로 글쓰기 버튼을 누르네요 레게음악 좋아하시는 분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반말체인 점 양해 부탁드려요

예전에 나는 내 동료 거지킹과 함께 '밥 말리'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레게 음악'의 역사를 알게 된 것은 바로 그 영화에서였다. 과거 백인들의 식민지 지배하에 있던 아프리카인들의 유일한 낙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레게'란, 바로 그 때 태어난 음악 장르였던 것이다.

레게의 가사는 저항적인 면이 있지만, 그 멜로디 라인은 굉장히 흥에 겹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밥 말리'가 있었다. 이 영화 끝자락에서 아프리카를 서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던 백인들을 밥 말리가 서로 악수하게끔 하는 장면은 아주 인상깊었고 나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왜냐하면 바로 그 장면을 봄으로써 내 삶의 방향성이 잡혔기 때문이다.

레게의 유래는 이 정도만 소개하고,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 봐야겠다. 오늘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한국 레게 음악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윈디시티'와 '스컬'이라는 두 아티스트를 보고 느낀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윈디시티와 스컬이라는 두 아티스트는 레게 음악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색깔은 많이 다르다. 마치 뿌리는 같지만 자라난 환경이 다르다는 느낌이랄까? 스컬이 정통파라면 윈디시티는 사파에 가깝다. 스컬이 치고박는 타이슨과 같다면 윈디시티는 치고 빠지는 알리와 닮았다. 스컬이 어미잃은 사자와 같다면 윈디시티는 온 동네를 누비는 자메이칸 강아지와 같은 느낌이다.

사실, 스컬이 하하와 손잡고 미니앨범을 냈을 때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그 안의 내용물은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상업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면 스컬 자신의 음악이 갖는 정체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되면 스컬의 음악성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컬.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나는 스컬이라는 브랜드가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하와의 그 미니앨범이 스컬 자신에게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한편, 내 동료 거지킹과 함께 찾아간 한 행사에서 나는 윈디시티를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윈디시티는 내 예상보다 훨씬 신나고 내공이 느껴지는 그룹이었다. 특히 그들의 가사와 즉흥적인 말솜씨가 아주 일품이었는데, 그 단어선택들이 괜히 청국장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흥에 겨울 때는 '얼싸'를 외치고, 도시라고 하기보다는 마을이라는 표현을 쓰며, 페스티벌이라고 하기보다는 잔치라는 표현을 쓰는 그들의 표현방식은 진정 코리안 레게였다.

그리고 우리는 윈디시티의 '김반장'을 따로 만나기도 했는데, 그의 이미지는 영락없는 개구쟁이였다. 호주머니에서 쌀과자를 꺼내 먹는 모습은 친숙하게 느껴졌고,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은 아마도 나와 비슷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스컬은 역동적이다. 포효하는 그의 울부짖음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반면 윈디시티는 느긋하다. 그들의 춤사위는 나 또한 덩실덩실 춤추게 한다. 이렇게 뚜렷한 둘의 색깔은 어찌보면 빠르게 돌아가는 현재의 음악시장과는 동떨어져 있는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오늘날의 음악시장에서 새로운 장르가 들어갈 틈이 좁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개성적으로 대비되는 두 아티스트들이 있기에 음악계가 조금이나마 다양성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두 명의 아티스트들을 보며, 언젠가 나 또한 음악계에 그들 못지 않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가수가 될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지은이 : 리가 [노래를 부르며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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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공돌이
12/10/21 23:57
수정 아이콘
스컬과 하하의 '부산 바캉스'란 노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every body come to 남포동 자갈치'라고 흥얼거리는 친구에게 스토니 스컹크의 노래를 소개시켜 줄수있었던건 좋았습니다.
12/10/22 00:59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컬이 하하와 낸 앨범으로 TV에 나와 지명도를 높인 것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MP에서 Daggaz를 할 때 부터 스토니스컹크까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음악을 하면서도 실력에 비해 빛을 못봐서 그런지
팬의 입장에서는 반갑기도 하더군요. 음악적 정체성을 잃을거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힙합에서 레게까지 그 긴 시간동안 엄청난 내공을
쌓은 뮤지션입니다.

김반장은 펑크 할때가 더 좋긴했는데.. 애드립은 드러머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크크
12/10/22 02:09
수정 아이콘
윈디시티 음악도 무지 좋지만
전 개인적으로 아소토 유니온시절의 음악이 더좋은거같습니다
애패는 엄마
12/10/22 02:56
수정 아이콘
스컬은 리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하하랑 앨범을 낸게 충분한 이해는 갑니다. 어떻게 저렇게 좋은 음악을 만드는데도 저렇게 주목을 못 받는 걸 보면 그렇게라도 시도해야죠.
12/10/22 05:52
수정 아이콘
중학교때부터 랩을 해서
스토니스컹크, 쿤타&뉴올리언스로 인해 레게힙합까지 접했는데
전 느낌이 안살더라구요...
그냥 아직까지도 감상만하네요 크크

스컬 - 쓰레기 이노래 참 좋네요~
12/10/22 06:43
수정 아이콘
음악은 팔려야 합니다. 그래야 널리 퍼집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인기가 있는데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소용이 없습니다.
상업에 결탁한 음악은 순수성을 잃었다라고 말씀하시는 몇몇 인디음악가들을 만나보았으나, 냉정히 말하면 그건 구차한 변명일 뿐입니다.

일단은 무조건 팔릴 수 있는 선결조건을 만들어야 겠지요. 그런 면에서 스컬은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지요. 저같이 레게음악에 취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까지 그 이름과 목소리가 기억되었으니 일단 대중적으로 그 이름을 어필은 하게 되었다고 봐도 될 테구요.

여담으로, 윈디시티가 아소토유니온 시절일 때, 그 음악에 심취하고 개인적으로 소리소문없이 활동을 접은 것을 너무나 아쉬워했던 한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너무나 반갑고 한편으로는 그당시 보여줬던 재즈스러운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서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12/10/22 07:35
수정 아이콘
윈디시티 2집은 참 재밌고 신나게 들었어요 흐흐 조심스레 태클걸어보자면 아직 거장이라기엔 조금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거물 정도로 타협하면 어떨런지 흐흐 그나저나 스윗레게뮤직 만세네요~
12/10/22 09:30
수정 아이콘
윈디시티는 불후의명곡에 몇번나와서 음악스타일을 잘알지만... 스컬은 잘모르겠네요
온니테란
12/10/22 10:36
수정 아이콘
스컬은 하하친구로만 알고있는데..
레게쪽에서 유명한가요?
12/10/22 11:10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 손꼽히는 레게뮤지션이죠. 미국시장진출해서 앨범을 내기도 했었고 지금 YG에서 작곡하고있는 S-Kush(지금은 이녹으로 이름을 바꾸었죠.) 와 함께 스토니스컹크라는 듀오로 활동했었습니다.
두 따이브
12/10/22 10:39
수정 아이콘
대준이가 10년음악한거보다 정형돈과 노래한번 한걸로 더 가수로써 인기를 끌었듯
스컬도 하하와 인지도를 높이고 레게라는 장르를 좀 대중에 알렸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는 김반장님의 여유로운 보이스를 매우좋아하는데
불명에 나왔다니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Je ne sais quoi
12/10/22 13:35
수정 아이콘
저도 윈디시티도 좋지만, 아소토 유니온 때가 더 좋네요.
12/10/22 16:20
수정 아이콘
스컬은 레알입니다. 정말..윗 댓글처럼 아니!! 이렇게 좋은 노래가 이렇게 좋은 보이스가!!! 이렇게 안팔릴수가 있나 이러면서 그저 듣지요
긍정_감사_겸손
12/10/23 15:01
수정 아이콘
스컬이 타블로랑 엄청 디스하고 싸우던데 둘다 팬인데 얼른 화해했으면 좋겠군요.
스컬의 빌보드 차트3위는 메인차트 HOT 100, 앨범 200 이 아닌 인지도 낮은 오피셜 차트였죠.

스컬이 이런말을 했죠 레게 인생 11년보다 무한도전 3분의 효과가 더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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