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0/20 21:18:31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호족들의 나라 ⑤ 소패왕 출진(1)
Siul_s님께서 저번 글에 손견은 왜 손책을 데리고 가지 않았냐고 그러셨죠. 그러나 손견 입장에서는 어쩔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글 중간에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손견이 죽고 난 뒤에 손책은 장강을 건너서 북쪽 강도라는 곳에 거처를 잡고 생활하게 됩니다. 강도가 어디인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아마도 당시 서주목이던 도겸의 세력권 내였던 모양입니다. 도겸이 손책을 꺼려하자, 손책은 가족들을 데리고 곡아현으로 이주합니다. 곡아는 당시 단양태수 오경이 지배하는 지역이었고, 오경은 손책의 외숙부였습니다. 손책은 곡아에 어머니를 모셔놓고 여범과 손하와 함께 원술 밑으로 들어갑니다.

손책이 원술 아래로 들어간 이유는 아버지 손견의 장수들과 병사들을 되돌려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손책이 자세력을 키우기 위해 힘을 키우긴 했습니다. 이미 원술 밑으로 들어가기 전에 수백의 군사를 모으기도 했고, 강도에 있었을 적에 장굉을 등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장수와 병사는 필히 되돌려 받아야했죠. 원술은 손책이 오자 매우 환영합니다. 그러나 원술은 주변의 평판 때문에 손책을 받아들였을 뿐, 그에게 손견의 잔여 세력을 되돌려줄 생각은 전혀 없는데다, 오히려 손책을 이용하고 심지어는 전쟁 중 죽으라고 위험한 곳에 내몰기도 했죠. 특히나 원술은 손책을 땅을 준다고 말하고 손책의 뒤통수를 후려치기도 했습니다.

원술 : 내가 구강태수 시켜줄게. -> 아 미안 진기라는 사람이 더 어울리네 기다려.

원술이 서주의 유비를 치기 위해서 준비를 하던 중 군량이 모자라게 됩니다. 뭐 당연히 자신의 후궁들에게는 곡식과 고기를 먹게하고 병사들이 군량이 없어서 물고기나 들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아, 자신의 창고에 있는 양곡을 풀지 않으려 했던 것이죠. 원술은 인근에 있던 여강태수 육강에게 쌀 3만 곡(1곡은 10두)을 달라고 합니다. 물론, 원술이 좋게 말했겠습니까. 빌리려는 놈이 고압적 자세를 취하자 육강은 요청한 곡식을 한톨도 주지 않습니다. 지가 한 짓을 모른 원술은 당연히 화를 내죠. 원술은 이 육강을 쳐죽이기 위해서 손책을 꼬드기기 시작합니다.

원술 : 책아, 내가 전에 진기를 구강태수로 삼았는데 이놈이 삽질하네? 근데 니가 가서 육강을 잡아오면 구강하고 여강은 너 줄게.

구강과 여강은 남쪽 양주의 주요 도시의 한곳, 당연히 이 지역은 자신의 기반을 쌓기 좋았습니다. 거기다 육강은 손책을 만났을 때 직접 만나주지 않고 하급 관리를 보내서 응대하게 한 후로 손책에게 미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손책은 바로 군사를 끌고 가서 육강을 박살내고 돌아왔습니다.

손책 : 약속한 대로 구강하고 여강을 제가 가질게요.
원술 : 응? 내가 그런말 한 적 있었던가? 여강은 이미 유훈에게 맡겼는데? 싸우고 왔으니 피곤할텐데 가서 쉬어.

조조, 유비, 여포에 의해서 북쪽으로의 세력확장이 불가능해진 원술은 세력확대의 방향을 양주 남방으로 돌렸습니다. 원술이 조조를 쳤다가 패배한 이후 수춘으로 밀려나고 당시 조정이 보낸 양주자사 진온을 죽인 이후, 북 양주는 원술의 세력권이었지만 남 양주는 많은 세력이 난립하던 상황이었는데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난을 피해 이곳으로 피난 왔다가 양주자사로 선임된 유요, 산월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던 엄백호, 오군 태수인 허공, 회계군 태수인 왕랑이었습니다. 단양태수 오경과 단양도위 손분은 원술 세력권 내에서 유요가 북양주를 탈환하려는 것을 막았고, 이후 원술의 명령에 의해서 장강을 도하해 말릉(건업, 건강)을 치려했지만 유요군의 강력한 방어선에 의해서 전혀 나아가지 못하죠. 뭐 워낙에 병사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은 원술군 사기가 좋지도 못했던 데다, 보급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조정에서는 당시 팽성상 설례, 하비상 착융 등과 군사 수만을 유요 아래로 소속시켜 원술을 막게했죠. 유요는 장강을 도하 할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역인 횡광진에 번능과 우미를 보내 지키게 하고, 장영을 당리구에 주둔시켜 원술의 남하를 저지합니다.

원술은 오경을 독군과 중랑장을 겸직시켜 단양도위 손분과 함께 붙여주고, 자신의 옛부하를 낭야군의 혜구라는 이를 양주자사로 삼아 후방지원을 하게 합니다만 전선은 지지부진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기회를 포착한 손책은 원술에게 진언합니다.

손책 : 우리 아버지가 남 양주에 많은 지지층을 가지고 있으니까 외숙부와 함께 이쪽을 평정하면 많은 병사를 얻을수 있어요.
원술 :(음....이놈 내가 구강하고 여강 준다고 속여넘겨서 화가 아직까지도 나있을 건데....근데 저 어린녀석이 유요하고 왕랑을 이길 수 있겠어? 뭐 그러다 죽으면 나야 좋지.)음..그래? 그러면 니 아버지 세력 중에 1천 명을 줄테니 가봐.

원술은 손책이 이들을 평정하지 못하고 죽을거라고 생각하고 그를 절충교위에 진구장군 대행에 임명해서 손견의 장수와 그 아래 있던 병사 천여명을 내어줍니다. 수만의 군사로 그렇게 횡강과 당리를 공격했는데도 불가능했는데 병사 천여명만 주었다는 것은 그냥 죽으러 가라는 소리나 다름 없었죠. 그러나 원술의 이런 계산은 손책이 도하 지점인 역양에 이르자 완전히 빗나가버립니다. 먼저 역양으로 이동하는 중, 손책이 지나간다는 소문을 들은 인근의 사람들이 손책 아래로 모여들어 처음 천여명에 불과한 병사들이 기록에 따라 다르지만 5~6천으로 불어나게 된 겁니다. 거기다 원술의 아래에 있던 이들 역시 일부 원술 진영을 이탈해 합류하게 되고, 남 양주 평정을 맡고 있던 손분과 오경 역시 손책 아래로 들어가 버린 거죠. 거기다가 여강 일대의 가장 큰 호족 중 한명이자 손책의 친구였던 주유가 손책군으로 합류합니다.

그런데 아마도 의문이 드시는 게 있을겁니다. 손견이 발견한 전국 옥새의 행방이죠. 연의에서는 손책이 병사를 되찾기 위해서 담보로 옥새를 맡겼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정사에서는 이와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고 어느샌가 원술 손에 들어가 있게 됩니다. 이 옥새의 행방, 도대체 어디있다가 갑자기 뿅 하고 원술에게 나타난 것일까요?

그 정답은 배송지가 정사의 주석으로 단 강표전과 자치통감에 나와있습니다. 강표전은 원술이 손견의 아내를 인질로 잡고 손견에게서 옥새를 강탈했다고 나오고, 자치통감에는 손견의 아내를 불러들여 옥새를 빼앗았다고 나옵니다. 자, 손견은 왜 자신의 처자식을 수춘이 아닌 단양이나 여강군 서현등으로 계속 이사시킨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거기다 만일 그 자식들이 따라다녔을 경우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을테죠.

어쨌든 손책은 주력과 의용병을 합한 병력 5천으로 강남 평정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의 첫 상대는 다년간 원술의 남정을 막아내던 유요였습니다. 그리고, 그 유요 아래에는 그의 최고 호적수 중 한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눈물이뚝뚝T^T
12/10/20 21:34
수정 아이콘
아... 우리 동오의 덕왕이 조만간 완파당하겠군요 ㅠㅠ
내일은
12/10/20 21:44
수정 아이콘
갑자기 태사자인더하우스가 생각나는군요.
DarkSide
12/10/20 21:56
수정 아이콘
드디어 소패왕 손책 등장 !!!

더불어 그의 최고의 라이벌, 오나라 최고의 카리스마 장수 태사자 등장 !!!
12/10/20 22:09
수정 아이콘
드디어 동오의 덕왕께서 이름을 드러내셨군요!
사티레브
12/10/20 22:23
수정 아이콘
너무 짧은 삶이엇던 태사자 ..
12/10/20 22:50
수정 아이콘
저 하늘을 날아가~먼 곳으로 날아가~
눈시BBbr
12/10/20 22:58
수정 아이콘
우와 소패왕 ㅠㅠ
진짜 오의 요절 징크스는 참 ㅡㅡ;;; 다음 편 기대하겠슴다!

p.s 부마는... 하루만ㅠ [서기]
Je ne sais quoi
12/10/20 23:33
수정 아이콘
다시 생각해보면 그깟 도장따위!!인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9831 [일반] 안녕하세요 김치찌개입니다! [63] 김치찌개6303 12/10/22 6303 5
39829 [일반] 한 타이거즈의 팬 - 스나이퍼의 팬 [18] 말랑3905 12/10/22 3905 0
39828 [일반] [K리그] 강원이 오랜만에 홈에서 대승을 기록했습니다. +강등권 싸움도 박빙으로.. [5] lovewhiteyou3932 12/10/22 3932 1
39827 [일반] [스포츠] 한 주간 스포츠 뉴스 올립니다.. [28] k`4203 12/10/22 4203 2
39824 [일반] 현아와 서인영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29] 효연짱팬세우실6092 12/10/22 6092 0
39823 [일반] 부산서 인천 가는 송승준, 비행기 대신 버스 탄 이유 [36] AttackDDang6913 12/10/22 6913 0
39822 [일반] 당신이 불편하길 바라는 방송 - 그것은 알기 싫다. [6] 유느5762 12/10/22 5762 1
39821 [일반] 부마항쟁 [8] 눈시BBbr7011 12/10/22 7011 6
39820 [일반] 북한민주화, 다 좋은데 꼭 이래야 되나? [34] 무플방지위원회5534 12/10/22 5534 0
39819 [일반] [잡담] 생일을 조용히 보낸다는 것 [13] classic3408 12/10/21 3408 1
39818 [일반] [레게] 한국레게음악의 거장, 윈디시티와 스컬 [14] Incomplete4007 12/10/21 4007 0
39817 [일반] 0교시 수업 문제를 SBS 8시 뉴스에서 다루었네요. [63] 타테시5603 12/10/21 5603 0
39816 [일반] [잡담] 동기의 결혼식 그리고 식사 [19] Eternity5957 12/10/21 5957 0
39815 [일반] 서울대 성폭력 사건 관련 - A씨가 사노위에 보낸 요청서 전문 [75]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7015 12/10/21 7015 0
39813 [일반] 박근혜 후보 "정수장학회 관련없어 - 최필립 퇴진요구 거부" [188] 타테시10464 12/10/21 10464 1
39811 [일반] 미안해. 마지막으로 하나만 용서해줘. [3] yoon0674423 12/10/21 4423 0
39810 [일반] 똥을 싼다 [19] 이명박8824 12/10/21 8824 12
39809 [일반] [리뷰] 박쥐, 우리는 박찬욱에게 무엇을 기대했나 (스포 있음) [39] Eternity13550 12/10/21 13550 1
39808 [일반] 특정 게임의 광고를 보고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120] 66v7882 12/10/21 7882 0
39807 [일반] 세탁소에 옷을 맡겼는데 짜증나는 일이 생겼습니다.. [22] splendid.sj5870 12/10/21 5870 0
39806 [일반] [예능] 무한도전의 300회를 축하하며 [42] classic7069 12/10/20 7069 2
39804 [일반] 호족들의 나라 ⑤ 소패왕 출진(1) [8] 후추통4945 12/10/20 4945 0
39803 [일반] [잡담] 영화 스키야키를 보고 (스포 없어요) [12] The HUSE4160 12/10/20 416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