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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18 08:02
요즘 물박사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들에게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논문 대필, 표절 이런 것에 좀 무감각하죠. 예전 황우석의 경우만 해도 여전히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쯤 되면 종교) 네이트나 다음에 기사라도 뜨면 '그래도 국민을 위해 노력한 거 아니냐' '실력만큼은 인정해 줘야 된다'라는 리플이 꽤 달리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문대성이 한 것보다 훨씬 악질적이라고 보는데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면... 여전히 '학위' 자체만으로 먹히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위에 썼다시피 희소성이랄까 그런 것도 있고 (문대성 같은 경우는 금메달리스트라는 경력에 덧붙여 플러스 알파가 되었겠죠) 과정이 어쨌건간에 일단 결과가 있는 거니까 대우를 해주죠. 글에 쓰신 철학이 녹아들었다거나 이런 건 일반 주변인들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12/04/18 08:04
1번 같은 케이스 때문에 답답할 때도 굉장히 많더군요. 저는 공학 쪽에서 박사를 했는데 지금은 회사에 있습니다. 박사가 많은 연구소 쪽이 아니다 보니 주변에서 드문 편인데... 뭔가 얘기하다가 완전히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저한테 물어보는 경우가 있고 제가 잘 모르면 '박사가 그것도 모르냐' 이런 반응이... -_-; 물론 말씀하신 분도 농담 식으로 얘기하는 거지만 저에게는 상당히 상처가 되더군요. ㅠㅠ
12/04/18 08:16
우리 나라 국민들이 아직까지 박사 학위나 국내 학계에 대해 충분히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인정하는 분위기 단계에는 접어들지 못했다고 봅니다. 그것은 우리 나라 국민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아직 우리 나라의 학계가 충분히 성숙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흐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죠. 일례로 서구의 학문을 19세기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던 일본은 지금은 상당히 국내 학계가 성숙해졌고, 각 분야의 학회가 전문가 집단의 대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일본 학부생들은 유학보다는 자국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선택하고 있죠. 서구의 대학교육 시스템을 받아들인지 100년도 안 되는 한국이나 중국은 반대로 아직까지 미국 유학생을 제일 많이 배출하는 나라에 속합니다. 우리 나라 학계가 성숙해지고 국민들로부터 신뢰할 만한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겠으나, 본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박사 학위를 쉽게 생각하고 쉽게 취득하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충분히 훈련 받지 못한채 그저 학위만 받은 후, 학위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려는 일부 학위자들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대학원들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및 교육부 차원의 감사가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대학원 박사 과정에서의 중도 탈락률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면을 보면 국가의 중대 현안이 발생했을 때 학계가 어느 정도 합의된 목소리를 강하게 그리고 타이밍에 맞게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운 예만 봐도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전문가라 자타칭하는 각 대학 교수들의 의견이 많이 엇갈리죠. 국민들 입장에서는 '박사가 뭐 저래, 교수가 뭐 저래' 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만 합니다.
12/04/18 09:30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요새 제가 하는 고민과 같군요. 그리고 아는 이야기가 나와서 끄적거리자면
위에 언급하신 약학박사 Doctor of Pharmacy 소위 Pharm.D는 우리나라에는 없습니다. 미국 약대는 학교마다 시스템은 틀리지만 보통 2+4학년을 거쳐 6년을 수학하기때문에 Doctor라는 이름이 붙을만 하죠. 우리나라 약대는 4년제라서 졸업생들이 Bachelor of Pharmacy 약학 학사를 받고 졸업했죠. 지금 peet를 쳐서 약대간 학생들은 2+4학년 을 졸업해서 Pharm.D 학위를 주자는 말이 있지만, 아직 모르죠 -_-.. 사실 국내에선 약대졸업생을 Pharm.D라고 부르기에는 그 교육과정의 넓이와 깊이에서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12/04/18 11:38
진짜 석사까지면 모를까 박사를 스펙쌓기 일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자체만으로도 존경받아야됩니다. 20대 근 10년을 공부에 다 쏟아부어야되는데...
요즘 SKY 는 스펙쌓기 일환일뿐이죠 라고 할수없듯이요
12/04/18 11:43
박사를 스펙으로 쌓는 것은 정말 둘중에 하나인 듯 합니다.
멍청하던가 정말 똑똑하던가. 박사학위가 있다고 해서 큰 보상 (단적인 예로서 연봉)이 그만큼 되지도 않구요. 5년에서 길게는 8년을 보낸만큼 큰 연봉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자신의 스펙상 부족한 것이 오직 학력뿐이라면 박사학위는 정말 좋은 능력이 될 수 있겠지요. 그렇기에, 미쿡에서는 많은 "재력가"들이나 "권력가"들이 명예박사를 받는 것이구요.
12/04/18 12:48
어찌어찌 스펙은 쌓았지만 듣는 입장으로 매우 섭섭합니다.
젊음을 고스란히 조공하여 돈도 못모으고 가족들 고생시키며 종이 한장 달랑 받았거든요.
12/04/18 11:48
박사학위는 '혼자 리서치를 해도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자격증'이라고 하더군요.
석사 논문도 쓰기 힘들어 허덕이던 사람 입장으로 가장 멋진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12/04/18 14:54
일단 박사 학위를 따고 나면, 그 학위의 가치가 무엇이었는 지 곰곰히 사유해 볼 여유가 없습니다. 당장 제 생존이 위험한데, 문대성 같은 사람이 사기를 치던 말던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아아 학위 과정은 애들 장난이었어....
**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박사 - 포닥 - 정착 1 ~ 2년차끼리 웃자고 하는 농담입니다.
12/04/19 00:19
제 지도교수님은 '박사학위 바지론'을 주장하십니다.
박사 학위를 받지 않고 석사 졸 또는 박사 수료만 하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남들 다 바지 입고 집밖에 나가는데 너만 속옷차림으로 나가는 것과 같다. ' 라고 하시지요. 박사학위를 주는게 '이사람은 어떠한 상황에 부딪혔을때 나름의 논리로 문제 해결을 할 능력을 갖추었다'라는 의미인데 학위를 안딴 사람도 물론 이런 능력을 갖춘사람이 많지만, 초면에 그런지 아닌지 판단하는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다들 학위를 받는거다. 라고 하시더군요.
13/12/20 19:11
제 부족한 글을 퍼가신다고 하셔서 부끄럽기도 해서 사양했는데...
괜찮습니다. 출처만 밝혀주세요. 그리고 어디로 퍼가시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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