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씨, 정말 잘 오셨어요. 저는 연예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타입의 인간은 아니에요. 그저 누가 오면 오는구나, 가면 가는구나, 이 정도죠. 그런데 장나라 씨는 좀 달라요. 고등학교 때 윤손하 누나처럼 제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연예인이 장나라 씨니까. 제가 20대일 때 불러주셨던 '고백', '아마도 사랑이겠죠', 'Pinekiss', '그게 정말이니', '그 날 이후' 같은 발라드 조각들이 제 마음을 어김없이 후벼팠죠. 대중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빠르고 귀여운 곡들이었지만, 누구보다 감성이 풍부하다는 것 쯤은 제가 진작에 알고 있었어요. 아마도 그런 사랑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쉽사리 표현할 수 있는 것이겠죠.
중국 활동에 더 치중하셔서, 텔레비전에서 못 봐서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장나라 씨가 오신다고 해서 'SBS 인기가요'를 뚫어져라 쳐다보고만 있었죠. 짧은 무대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 또한 오랜만에 느낀 감정이었어요. 어쩜 그렇게 늙지도 않는 건지. 관리를 안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예쁘게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셔서 감사드려요.
이번 '너만 생각나', 왜 이렇게 좋나요? 제 마음속에 밀쳐두었던 옛날 사랑이 수면 위로 떠오르네요. 저도 '무슨 짓을 해봐도 결국엔 또 너'였거든요. '매일 매일 똑같은 매일 너만 생각나'기도 했고요. 지금은 제가 꾸준히 마셔댄 '시간'이라는 투명한 물약 때문에 엷어진 것인지 묽어진 것인지 가늠조차 안 되지만. 이게 '좋은 것'인지 모르겠네요. 그 때로 나를 돌이키면 뭔가 나아질 수 있을 것인지, 나란 인간은 뭔가 괜찮아질 수 있는 것인지, 뭔가 지금은 애 둘 딸린 단란한 가정을 꾸릴 수도 있었을 것인지. 수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시금 이 주일에 저를 찾아와서 좀 어지러웠어요. 확실한 것은 지금 저는 '편하고 재미 없는 삶'을 사는 인간이라는 것. 언제나 일탈을 꿈꾸며 부모님만 아니면 한달 쯤 어디 도망가도 괜찮은 인간이 되었다는 것쯤. 맑은 물에 설거지를 해 보아도 쉽사리 마음의 찌꺼기는 씻겨지지 않네요.
청승이 길었어요. 이 노래도 장나라 풍 발라드의 계보를 충실히 이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네요. 다시 그 감동 전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장나라 씨의 음악을 듣고 동화나 소설 창작에 많은 도움도 되고, 힘들 때 기분도 좋아진답니다. 이번 컴백이 가요톱텐에서 1위 하던 그 정도의 포스가 아니더라도, 변함 없이 성원하는 저 같은 팬도 있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한국 활동도 많이 해 주세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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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니면서 동화 습작을 하고 있는 33세 남자입니다.(혹시 제 다른 글을 보고 싶은 분들은 mfalcon.tistory.com으로 와 주세요)
매번(6년 정도 되었네요) 눈팅만 하다 장나라 씨 이번 노래가 마음에 짙게 남아서 한 번 올려봅니다. 언제나 모든 분들의 주옥같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인간미 느껴지고 뭔가 좋은 분들! 계속 눈팅하며 가끔 글도 쓰겠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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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짱! 탁월한 보컬이라곤 할수 없지만 맑은 목소리에서 담아내는 감정과 울림이 참 좋습니다~
전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를 처음 듣고 팬이 되었죠.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중부유럽식우�� 님~ 아이디가 짤려서 이렇게 부를 수밖에 없군요...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