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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9/17 12:09:13
Name Restory
Subject [일반] NBA 직장폐쇄에 대하여 - 그들은 왜?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는가?
(블로그에서 옮겨와 반말체임을 양해말씀드립니다.)

며칠 전 한 후배와 저녁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서로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터라 한국프로야구와 그 외 스포츠 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갑자기 후배가 물었다.

“근데 NBA 직장폐쇄는 왜 그러는 거에요?”
“연봉 상한선인 ‘샐러리 캡’ 변경에 대해서 맞서고 있다고만 알고 있다.”

라고 답해주었다.
그래서 나도 궁금해졌다. 그들은 왜 시즌을 날릴 것을 불사하고 서로 한치의 양보를 못하고 있는가? 그 자세한 규정은 무엇일까?

9월 14일 구단주 측과 선수측 대표들의 회동이 있었지만, 서로 어떠한 의견조율이나 절충안도 내놓지 못하고 끝났다.
일단 2011-2012 시즌의 제대로 된 개막은 물건너 갔으며, 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다는 회의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1998-1999 직장폐쇄로 82경기의 정규시즌을 50경기로 축소 진행한 그 해보다 더한 재앙이 펼쳐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이번 직장폐쇄의 핵심 문제인 ‘샐러리 캡’ 이란 무엇이며, 서로 어떠한 주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샐러리 캡 이란? – 연봉상한선 그리고 ‘소프트 캡’과 ‘하드 캡’

한 구단에서 전체 선수단에 지급할 수 있는 총 연봉의 상한선을 정해 놓는 것을 말한다.
미국 프로스포츠의 경우 MLB를 제외한 NFL, NBA, NHL이 이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제도의 목적은 특정팀의 현질을 통해서 과도하게 강해지는 것과 그로 인한 연봉 인플레를 차단하자는 것에 있다.
하지만 같은 샐러리 캡이란 제도이지만 NBA 는 NFL, NHL 과는 다른 예외조항이 존재한다.
이를 일컬어 NBA 의 샐러리 캡을 ‘소프트 캡’, NFL, NHL 의 샐러리 캡을 ‘하드 캡’ 이라고 부른다.
전자는 연봉 총 상한선은 존재하지만 예외조항이 있는 것이며, 후자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연봉 총 상한선은 때려죽여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참고로 MLB는 선수단 총연봉에 대한 사치세는 있지만 샐러리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 하드캡의 좋은 예는 KBL이 있다.
이 규정 덕분에 지난해 초 FA이동시 SK의 방성윤은 엄청난 연봉하락을 맛보았다. 그를 잡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SK가 거금을 들여
모비스에서 FA로 풀린 김효범을 잡았으나 방성윤은 타 구단에서 콜이 없어 원 소속구단 SK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미 김효범 때문에 꽉찬 샐러리의 영향으로 그는 큰 폭의 연봉하락을 감수해야 했다. 또한 이면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샐러리 캡, 그 중에서도 '하드 캡' 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NBA의 ‘소프트 캡’에는 어떤 예외조항이 있는가?

총 8가지 예외 조항이 있다. 이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조항 4가지 정도만 소개해 본다.

1. 래리-버드 조항(Larry Bird Exception) : 한 팀에서, 혹은 한 계약하에서 3년을 뛴 선수가 FA가 되어 원 소속 구단과
재계약을 할 경우 샐러리를 초과한 금액의 계약이 가능하다. 한 팀만이 아닌 한 계약하에서 란 얘기는 예를 들어 A선수가 중간에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의 3년 시행 후 현 소속구단과 재계약할 경우 이 조항은 유효하기 때문이다.

2. MLE (Mid-Level Exception) : 샐러리 캡 초과와 상관없이 각 구단은 한 시즌 한번에 한하여 리그 평균연봉으로 선수
계약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난 2010-2011 시즌 NBA 샐러리 캡은 6992만 달러였으며, 리그 평균 연봉은 576만 달러였다.
즉 LA 레이커스가 샐러리 6992만을 다 썼어도 추가로 576만 달러의 사용으로 추가 선수 계약이 가능하다.
사실상 샐러리는 6992+576이 되는 조항인 것이다.
실제로 2004 시즌 개막전 글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이 조항을 이용하여 데릭 피셔 1명과 6년 계약을 맺었는데,
이 경우는 이 조항을 단 한명의 계약에 사용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즉, 한 해에 한번 사용이 가능하며 반반 나누어서 두 명 계약도 가능하단 얘기다. 엔트리만 남아 있다면…)

3. BAE (Bi-Annual Exception) : 이 조항은 2년 연속 사용이 안된다. 즉 올해 사용했으면, 내년에는 쓸 수 없다.
이 조항은 그 해 개막전 리그가 정한 금액에 대하여 샐러리 초과 후 계약이 가능하다. 지난 시즌의 경우 이 조항금액은 220만 달러였다.
이 역시 MLE와 마찬가지로 한명이나, 여러명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이 예외조항이 구단주들 입장에서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 2, 3번으로 오면서 샐러리는 이미 6992+576+220+a 가 되어버렸다.)

4. Rookie Exception : 당해 드래프트 1라운드 선수의 계약에 있어서는 샐러리와 상관없이 리그가 정한 금액 내에서
계약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현 KBO 신인 첫해 연봉이 2400만원으로 정해진 것처럼.)


즉, 이번 직장폐쇄의 핵심은 이러한 예외조항이 많은 ‘소프트 캡’에서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하드 캡’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구단주 입장에서는 최근 선수단의 높은 연봉 때문에 구단 운영이 힘든 점을 토로하고 있으며, 선수단의 경우 예외 조항이 없으면 분명히
피해를 보는 선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좋은 예로 지난 시즌 개막 전 방성윤의 경우처럼 말이다.

현재로서는 양쪽 의견이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기 때문에 어느 편을 들기가 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구단주들 측면에서는 NFL, NHL에 없는 ‘소프트 캡’ 이 부당하게 여겨질 것이며, 확실히 위의 예외 조항들은 샐러리 캡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반대로 선수들 입장에서는 분명 본인들 연봉이 줄어들 것이 불보듯 뻔한 일에 양보할 리가 없다. 또한 선수들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은
구단주들이 죽는 소리를 하지만 지난 시즌 리그 수익은 역대 최대수익을 올리며 리그 자체가 잘 나가고 있는데 왜 연봉을 줄이냐는 것이다.
또한 NFL과 자꾸 비교하는데, 반대로 MLB에는 샐러리 자체도 없지 않은가?
스타급 선수들이 결성되는 극적인 프리시즌의 행보도 보기 힘들어진다. 이런 예외조항 덕분에 big3를 구성했던 보스톤이나, 마이애미가 가능했다.
빅3 때문에 결국 보스톤에 오지 못했을 론도를 상상할 수 있는가? 마이클 조던의 거액의 계약 때문에 샐러리에 막혀 팀을 떠나야했을 피펜은?
'하드 캡'이 적용되면 이런 부작용이 오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의 직장 폐쇄인 1998-1999 시즌의 경우엔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타협안을 찾았지만 선수단은 이 ‘소프트 캡’ 샐러리는 지켜냈었다.
과연 이번 직장폐쇄의 타협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날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지만, 리그 개막을 바라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애가 탈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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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레알
11/09/17 12:24
수정 아이콘
늦게 개막해도 좋습니다. 어찌됐든 차기 시즌 개막만 했으면 좋겠네요.
낭만토스
11/09/17 12:49
수정 아이콘
코비-샤크 레이커스에 있을 시절까지 보고 NBA를 끊어서
별로 관심이 없지만(직장폐쇄이후 선수들의 다양한 행보들은 눈길을 끌더군요 -_-;;)
어서 개막되었으면 좋겠네요.


유럽축구에도 샐러리캡이 도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 돈쓰는 재미도 있으니 하드캡으로 해서 상한선을 초과하면 벌금을 내고
그 벌금을 다른구단에 나눠주는 -_-;;
만약 그렇게 되면 맨시티는 진정한 복지구단이 되겠군요

물론 파이낸셜 플레이 룰이 도입되긴 합니다만...
최근 만수르처럼 돌려쓰기(?) 해버리면 말짱 헛것이라.....
아나키
11/09/17 13:13
수정 아이콘
갈팡질팡하네요 현질의 폐해는 알고있지만 정말 돈으로만 모을 수 있는 슈퍼스타들의 조합도 보고싶고...
11/09/17 13:20
수정 아이콘
나머지 예외 조항들은 알고 있었는데 BAE (Bi-Annual Exception)은 처음 들어보네요...
역시 샐러리 캡 부분은 간단한것 같으면서 알면 알수록 너무 복잡하네요..크크
11/09/17 13:25
수정 아이콘
래리버드조항 때문에 샐러리캡이 사실상 캡이 아니게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없애자니 프렌차이즈 스타가 없어질거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인 시점에서 하드캡이 맞다고 보는데 (하키가 샐러리 하드캡 적용하고 리그가 많이 살아난걸로 알아서) 선수들 반발이 꽤 심하군요.
무리수마자용
11/09/17 16:00
수정 아이콘
느바 샐러리캡은 미친듯이 복잡하죠
먗년간 팬질을 해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저런 예외조항이 더 많이 있어서 [m]
아우구스투스
11/09/17 20:19
수정 아이콘
더 복잡한 것도 있죠.

리그 수입에서(정확하진 않지만), 총 선수연봉의 비율이 57%를 넘어가면 선수들이 넘어간 비율만큼 돈을 거둬서 구단에 줘야 하고 57%보다 아래면 그 비율만큼 구단이 돈을 거둬서 선수협회에다가 줘야 하죠.
11/09/17 20:29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샐러리 캡을 지지하지 않고,
MLB의 사치세 개념을 지지하는지라
선수 노조의 편을 들어주고 싶네요.

워싱턴 네셔널스(지금은 없지만)와 뉴욕 양키스의 전력 불균형이 리그를 재미없게 만들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사치세)
더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뉴욕 양키스가 더 많은 돈을 써서 팬들에게 보여줄만한 스타 플레이어를
많이 데리고 있는 것 또한 맞다고 생각되네요.
꺄르르뭥미
11/09/17 22:16
수정 아이콘
이미 9월초에 개막한 NFL도 이번 여름에 노사협상으로 시즌 날라가네마네 진통을 겪었는데요, 거기서는 NBA를 들먹이면서 소프트캡으로 바꾸라고 주장합니다. NFL을 보면 하드캡의 장점은 스몰마켓에서도 슈퍼볼 우승이 가능합니다. NBA나 MLB는 사실 어느정도 대도시팀이 강팀인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NFL은 이번에 우승한 그린베이도 중북부 크지 않은 도시에서 일군 기적이죠.
그런데 문제가 나타나는게 우승의 주축 멤버들이 계약이 끝나면 팀에서 붙잡는게 불가능합니다. 프랜차이즈 슈퍼스타는 거의 힘들죠, 극소수의 대체 불가능한 쿼터백을 제외하구요. dream team도 현실에서는 거의 볼 수가 없죠. (올해 필리 이글스가 드림팀이라 불리우긴 하는데, 두고 봐야죠)
루크레티아
11/09/18 00:50
수정 아이콘
애초에 캡 자체가 있는데 그것을 또 하드로 바꾸는 것은 너무 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드보단 소프트가 중용의 미를 가지는 것 같네요.
올빼미
11/09/18 04:09
수정 아이콘
리그의 존속이 이유가 아니라면 선수들이 동조할이유가 아예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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