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바로 그 드라마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계유정난(계유정변이 조금 더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의 비극이 낳은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가 중심인 바로 그 드라마 말이지요.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주인공인 승유와 세령이 아니라 또 다른 커플 정종과 경혜공주입니다. 주인공 커플인 승유와 세령이 실록에 적혀있지 않고 야사로만 전해내려오는 반면 정종과 경혜공주의 이야기는 실록에 자세히 적혀 있는, 실제로 존재했던 커플입니다. (실제의 정종은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명문가의 자제에다 상당한 실권을 지니고 있었다고 하는데 드라마에선 그런 부분을 다 잘라내버려서 조금은 아쉽습니다.) 때문에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 장면을 보고 미리 추측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스포일러가 허락된(공인된) 커플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장면 한 장면 한 화 한 화 지나올 때마다 굉장히 애틋합니다. 또 그런만큼 슬프기도 하구요.
처음 혼례를 치루고 경혜공주가 정종에게 지아비 노릇을 할 생각을 꿈에도 꾸지 말라. 라고 이야기하며 그를 거부했던 경혜 공주가 천천히 그에 대해서 마음을 열기 시작하더니 (처음에는 정말 손 잡기, 어깨 잡기, 지긋이 바라보기부터 시작하는 아주 느림보 커플이었지요.) 이제는 "이제 그 분이 안계신다면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반드시 살아돌아오십시오..... 서방님." 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곤 정말이지 마음이 훈훈해지고 또 뭐랄까..알 수 없는 뿌듯함과 애틋함이 들었습니다. 얼어붙은 사람을 녹일 수 있는 것은 역시 같은 사람의 따듯한 마음뿐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한 마음이 들게 하는데에는 무엇보다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두 분의 좋은 연기가 바탕이되었습니다. 이민우씨의 연기 내공이야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바였지만 (그것이 사극이라면 더더욱) 정말이지 홍수현씨에 대해선 연기 실력이 이정도였나 하고 놀랐습니다. 맨 처음 홍수현씨를 알게 된 것은 2001년 작품인 정 준씨 나오는 맛있는 청혼이었는데 제 눈에는 굉장히 예쁜 여배우가 예상외로 너무 뜨지 않아서( 사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수수한 편이긴 했습니다.) 좀 의아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조금 더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미모도 요 사이 가장 아름다우신 것 같구요. 사실은 금쪽같은 내새끼 라는 남궁민씨 나오는 일일드라마에서 잠시 떴다가 다시 또...흑흑.
때로는 현실이 영화보다 조금 더 잔인하다. 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조금 더 이 커플에 대해서 아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것이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였기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동생도 남편도 없는 남은 사람이라곤 자신과 자신을 바라보는 어린 아이들뿐인 경혜공주님의 마음은 얼마나 미어졌을까요. 또 그런 아내와 자식들을 (정종과 경혜공주 사이에는 아들하나와 딸 하나가 태어났지만 실제로 정종이 보고 간 것은 아들뿐이라고 합니다. 정종이 죽을 때 경혜공주는 만삭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수양대군은 경혜공주를 "걸어서" 한양으로 오게 하지요. 나쁜 사람입니다.) 두고 가야 했던 정종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요. 참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역사의 비극입니다.
글쎄요. 이제 극의 후반이고 정종의 결말이야 이미 정해져 있는만큼 점차 점차 두 분의 비중은 조금씩 줄어들겠지만 (그리고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엄연히 박시후씨와 문채원씨기도 하구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아름답고 아련하고 따듯한 그림으로 그려졌으면 합니다. 겉으로는 기녀들을 이야기하고 놀러다니지만 가슴속엔 늘 경혜공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정종과 겉으로는 냉정한 척 야문 척 하지만 사실은 가슴속에 생채기가 너무나 많은 여린 경혜공주..정말이지 두 분만을 위한 특별 외전이라도 하나쯤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도 하구요. (물론 두 분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 아마 불가능하겠지만요.)
저는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남이 나에게 조금 더 잘해주었으면 나만을 바라봐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항상 홀로 질투하고 홀로 아파하고 홀로 슬퍼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하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서 내가 남에게 해주는 것에 대한 기쁨이라든가 혹은 한 사람만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그렇게 많이 많이 보는 편이 아니라 파스타 이후로 처음 보는 드라마였는데 개인적으로 파스타보다 조금 더 드라마가 끝난 뒤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항상 여운이 남고 떠올릴 때마다 아픈 작품이 될 것 같은 생각도 살포시 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본 것에 대해선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럴만큼 굉장히 좋은 작품이고 또 정경커플 말고도 유령커플의 사랑역시 애틋하니까요.
정말이지 경혜공주와 같은 여성이 있다면 한번쯤 목숨을 걸고 사랑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그렇게 도도하고 우아하시고 차가우셨던 공주님이 서투르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면...크.. 아 우선 제가 정종과 같은 남자가 되어야 하는군요. .....아마 안될거야.
뻔한 이야기에 뻔한 행동과 대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뒤흔드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쯤은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이민우씨(민우찡!) 목소리가 정말이지..참 달달합니다. 나는 그 사람이..참으로 아프다..라고 이야기하며 또르르 떨어지는 눈물 한방울은 정말이지..크으..홍수현씨(사랑해요 수현찡!..제 첫 이상형이에요.)는 정말 이렇게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지만 미모 포텐이 폭발! 만개!
+실제의 정종과 경혜공주도 참 금슬이 좋았다고 합니다. 그 당시의 부마와 공주의 혼인에는 정략결혼의 의미도 어느정도 담겨 있어 공주가 병이나 다른 이유로 사망하게 되면 바로 재취를 요구하는 부마라든가 혹은 공주에 대해서 소홀히 대한 부마가 많았다고 하는데 두 분은 정말 좋은 부부이셨던 듯 합니다. (물론 여러가지 귀양 등등으로 일상적인 부부의 생활을 보낼 수 있었던 시기가 워낙 좀 짦았던 탓도 있지만요.)
안타까운 것은 힘이 그들이 것이 아니었고 그들은 수양과는 같은 하늘 아래서 살 수 없는 존재였단 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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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오빠가 나온다고? 봐야지! 했는데 SBS의 보스를 지켜라에서 우리 재중이가 나와서 보스봅니다.T-T; 그래도 이민우씨 이번에 제대로 주목받으시는 듯 해서 좋네요. 진중한 연기도 카리스마 있는 연기도 웃기는 연기도 다 잘하는 연기 만랩 이민우씨 파이팅! 그리고 홍수현씨는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연기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해서 공효진씨 못잖게 좋아했는데 이번에 다시 주목받으니 좋네요. 아,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뜰때마다 기뻐요. 흑흑.(특히 우리 공블리.. 떠줘서 고마워요.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