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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29 00:54:25
Name Eva010
Subject [일반] 공기업 면접후기 (부제 바퀴벌레 vs 복숭아)
얼마전 공기업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진짜 공기업에 들어갈려면 조건이 참 까다롭더군요.

특히 외국어 점수가 필수여서 참 힘들었습니다.

공기업의 경우는 외국어 점수를 600~750점 정도를 필수로 요구를 하는지라 이 점수를 맞추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외국어 시험 점수가 없던지라 부랴부랴 서점으로 달려가서 책을 산 뒤 일주일도 안되서 시험을 봤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잘되서 공기업에서 요구하는 점수는 넘기고 서류전형에 무사히 합격했습니다.



(여긴 제가 지원한 곳이 아닙니다. 그냥 예시용 사진입니다)


컴활이나 워드 자격증 같은건 요즘 누구나 다 가지고 있고 그거 공부 할 시간에 토익점수나 더 올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공기업은 외국어는 그냥 컷트라인 점수만 넘기면 되는거 같습니다.

오히려 자격증이 취업에 더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군대 전역한뒤 시간이 날 때마다 이런 저런 자격증에 도전했습니다.

워드1급이나 인터넷 정보검색사 같은 자격증을 하나씩 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기업쪽에 지원 할 때는 이게 전부 가산점이 되어서 서류전형에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합격 했습니다.




문제는 필기시험이었습니다.

시험은 서울에서 보는게 아니라서 지방까지 내려갔습니다.

공간지각문제,추리문제,수학문제,한자문제,국어문제등을 시험을 보았는데 ...

제한 시간이 30분이라고 해서 30분이네에만 풀면 되는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1분에 20문제를 주고 그걸 모두 풀라고 하더군요

20문제를 다 못 풀면 다음장으로 넘어가고 못 푼 문제는 다시 풀 수 없게 하니 무슨 문제를 읽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찍었습니다.

그래서 필기시험에서 떨어지고 끝나는가 싶었는데....



찍은게 어떻게 다 맞은건지 필기시험에 합격을 했습니다.

문제는 면접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사와 다르게 이 회사는 공기업이라 그런지 여자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저희조도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는데 여자들 전부 홈쇼핑 쇼 호스트 인지 알았습니다.

여자애들 전부 예쁘고 목소리톤도 홈쇼핑 쇼 호스트처럼 또박또박 말 잘하고 금방 주눅들고 말았습니다.ㅠㅠ

너무 아름다우신 분들이 많아서 설마 외모를 보고 서류를 합격 시켜준 것인가 ?

생각했지만 서류 통과 다음에 필기시험도 있었기 때문에 그건 아닌거 같고 아무튼 머리도 좋고 이쁜 여자들이 참 많았던 면접이었습니다.

특히 내 옆자리에 앉았던 복숭아 드립친 여자분을 아직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면접관에게 자기소개를 할 때...


"저를 3초만 봐주시지 않겠습니까? 제 얼굴 마치 복숭아 닮지 않았습니까? 복숭아는 옛날 서유기에도 나오듯  천도 복숭아를 먹으면 죽지 않는 다는 말도 있고 피부 미용에도 상당히 좋으며 건강에도 매우 좋습니다. 저는 이런 복숭아처럼 남에게 도움이 되는 직원이 되겠습니다~!"



하며 말씀하시는데...


이외수씨가 자주하는 말처럼 ...



"정말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이 여자분 자기소개 바로 직전에 제 차례라서 자기소개를 했는데...

저의 경우는...


"단돈 100만원을 가지고 3개월간 일본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중간 생략) 어쩌구 저쩌구...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으로 살아 돌아왔습니다. 저는 바퀴벌레 같은 끈질기고 강인한 정신으로 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대충 이런 소개를 했습니다)"



우아... 난 면접이 다 끝나고 바퀴벌레 같은 이미지가 되었고 이 여자애는 복숭아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무슨 영국에서 유학을 다녀왔다 하면서 어쩌구 저쩌구 소개를 하였습니다.

또 한명은 농협 중앙회에서 리더를 맡아오며 일을 해왔다고 하면서 자기 소개를 하였고 다른 한 명은 남자분이라서 관심이 없어서 뭐라고 말한지 한 마디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저만 이상한 자기소개를 해버린 기분입니다. ㅠ_ㅠ (근데 이건 애초에 자기소개서에 써진 내용을 말한 겁니다.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썼는데 이게 서류 통과가 된게 신기했습니다.)

면접실을 나가는데 복숭아 드립을 친 여자분이 마지막으로 면접관들에게 한 마디를 하더군요...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이 여자분 정말 너무나 강력했습니다.

이 여자분의 넘치는 박력과 자신감에 할 말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면접 끝나고 서울로 다시 돌아오는데 기차안에서 든 생각은...


아무래도 여긴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 만약 이 회사에서 일하면 저렇게 이쁜 여자들과 같이 일하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에 돌아오니 책상 위에 일본 워킹홀리데이 합격 엽서가 딱 놓여있는데...


이건 그냥 영화 친구처럼 "일본이나 가라~"하는 하늘의 계시로 느껴지더군요.


어제는 또 스트레스 풀겸 혼자 조조로 쿵푸팬더2 보러 갔는데...

보자마자 10분만에 자버렸습니다. ㅠ_ㅠ



눈을 뜨니까 ....

옆에는 아무도 없고 분명 오프닝에서 봤던 비슷한 장면이 나오면서



"번역 XXX" 하고 자막이 흘러 나오며 영화가 종료 되었습니다.



그냥 일반 영화도 아니고 3D라서 가격도 엄청나게 비쌌는데 돈만 날리고 왔네요

그리고 1에 비해서 2는 영화가 전체적으로 지루하더군요




아..이런 ㅠ_ㅠ


전 개인적으로 복숭아 드립친 여자분 연락처를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아니 작업을 걸려고 하는게 아니라 면접 결과가 정말 궁금해서요...

과연 그 면접때 한 말이 무리수였는가? 아니면 자신감에 점수를 주어서 합격을 시켜주었을까 그게 정말 궁금합니다.

만약 그분이 합격했다면 저도 나중에 한번 써먹어 볼려고요...

전 남자니까 복숭아가 아닌 다른걸로 해볼려고요.


"저의 얼굴을 3초만 봐주시지 않겠습니까? 호빵 닮지 않았습니까? 호빵속의 앙꼬처럼... 어쩌구 저쩌구.. 호빵처럼 남에게 기쁨을 주는 사원이 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소개를 해볼려고요 ㅡ,.ㅡ;;;;


면접 결과는 다음주에 발표가 됩니다.

과연 바퀴벌레 vs 복숭아 vs 해리포터(영국 유학생) vs 그냥 남자 vs 전 농협직원중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정말 궁금합니다.(하지만 승자는 임직원 친구 딸 혹은 아들일수도...)

그보다 저희조 면접이 다른조에 비해 너무나 빨리 끝났습니다...

기본 30분인 면접이 저희조는 15분도 걸리지 않아서 설마 전부 다 떨어트린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듭니다.

아~물론 저는 합격을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여러분이 면접관이라면 저 복숭아 드립을 친 여자분 합격을 시켜주시겠습니까?

아무튼 힘들었던 면접도 다 끝났으니 오랜만에 자전거 여행기나 써야겠네요.(아직 여기에는 업데이트 안 했지만 홈페이지에 26화는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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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9 01:00
수정 아이콘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D

저같은 경우 면접보고 나오니까 합격하겠구나..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경쟁률은 1.3:1....
11/05/29 01:05
수정 아이콘
공기업을 준비해야 겠군요...
Go_TheMarine
11/05/29 01:10
수정 아이콘
와... 복숭아 여자분 대단하시네요..
얼굴 한번 보고 싶다는~
좋은 결과 있으시길~
11/05/29 01:11
수정 아이콘
코레일 보고오셨나요?
전 코레일 이번에 코레일 인적성이랑 면접봤는데...
인적성은 에바님이 글쓰신거랑 비슷하게 나와서 저도 떨어질 줄 알았는데 저희감독관은 찍을 시간을 주더군요
전 안찍었는데 오히려 안찍어서 합격한거같습니다.
면접은 처음이었는데 면접관분들이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긴장도 안하고 막말하고 나온듯하네요..
그래서 떨어질듯해요 꼭 붙고싶었는데
11/05/29 01:11
수정 아이콘
저도 취업 면접 때 느낀 거지만, 저런 식으로 (복숭아) 한다고 꼭 붙는 건 아니더라구요. 단순 이미지라거나 스펙상으로 이미 합불을 결정 해버리는 경우도 많고...저런 방식의 자기 소개는 요새 많이들 써먹기도 해서 지루해 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제 경우에는 모 기업에서 면접자 10명 가량 각자 2~3분 자기소개 하라는 상황, 다들 청산유수에 저 혼자 30초 더듬더듬 한 곳이 있습니다. 자포자기 했는데 그 중 저 포함 둘만 붙더군요.-_-;
그리고 말을 많이 안시키는 건 이미 붙일 생각이거나 말 걸 가치도 없어 보이는 둘 중 하나 같습니다. 말 많이 시키는 건 긴가민가 한 경우라서 그냥 좋게 생각하세요.
맥주귀신
11/05/29 01:15
수정 아이콘
복숭아양이 혹 피지알러였다면?????
그리고 이글을 봤다면???
11/05/29 01:18
수정 아이콘
아... 진짜 그리고 면접 보면서 느낀건데... 남자들은 진짜 자기소개서나 자기소개가 대부분 군대 이야기더군요;
다들 100kg가 넘으셨는지.. 옛날에 나는 100kg가 넘는 비만이어서 비만 소대에 있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해서 지금은 60kg가 되었다 하면서 시작하는데....

이런 분들 면접때 진짜 많이 봤는데;;;; 이거 그냥 인터넷에서 본거 그대로 이야기 한건지 아니면 진짜 그런건지...

정말 남자분들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이렇더군요;;;;;
축구사랑
11/05/29 01:18
수정 아이콘
공공기관 면접은 자신감이나 적극적인면을 좀 많이 보는것 같습니다. 근데 저도 면접볼때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을 시키지않더군요. 정말 준비 많이 했는데 너무 아쉬워서 나가기전에 이사장님에게 실례가 안된다면 한마디만 더 해보겠다고 말씀드린후 허락을 받고 한마디라도 더 할수 있었습니다. 보통 하지 말라고 하시는 경우는 없으니깐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어필해보세요. 면접까지 가기도 힘든데. 한마디라도 더 해야죠! 화이팅입니다.
11/05/29 01:26
수정 아이콘
복숭아 드립칠때 옆에서 배잡고 한 1분 데굴데굴 구르면서 웃어보세요.

합격은 못하겠지만 적어도 떨어지는 길이 외롭진 않을겁니다.
면접장 나오면서 "우리 떨어진 사람끼리 소주 한 잔 해요"라고 작업도 걸 수 있습니다.

물론, 여자분 반응은 그때 가 봐야 알겠죠.
TheNeverEnders
11/05/29 03:02
수정 아이콘
복숭아 vs 바퀴벌레라니 크크크 [m]
올빼미
11/05/29 14:47
수정 아이콘
면접에서 주눅들어서 온친구에게 해준말입니다." 너보다 면접잘본 애들은 너보다 몇배는 더떨어진 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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