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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16 23:13:31
Name 라울리스타
File #1 1260081471325_1.jpg (177.2 KB), Download : 58
Subject [일반] [K리그] 굴레를 벗어난 라이언 킹, 세차게 포효하다


'대표팀 뽑아가려면, 평가전에서 테스트용이 아니라 2014년 월드컵에 데려간다는 각서를 써라'



최근 이동국의 대표팀 재발탁 여부에 대한 최강희 감독의 애정섞인 농담이다. 그만큼 이동국의 컨디션은 현재 최고조다. K리그에서 7골을 기록하고 있으며, 2시즌 동안 지적 받아온 도움 숫자도 5개로 대폭 늘어나며 현재 공격포인트 순위에서 12개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3골을 기록중이다. 몸상태가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한다는 30줄에 접어든 2009년에 20골로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이후로 3년째 리그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2006년 월드컵이 장기부상으로 좌절되고, 두 번에 걸친 유럽진출이 모두 실패로 마무리 되었을 때, 그리고 성남에서 처참한 K리그 복귀를 치르며, 불명예스러운 방출을 당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이동국의 선수생활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언제그랬냐는 듯 다시 일어서며 선수생활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30대에 더욱더 훌륭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부활시킨걸까?



사실 이동국은 한국에서 상당히 보기 힘든 유형의 공격수이다. 이동국의 최대 장점은 '간결함'에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프랑스의 '카림 벤제마'와 같은 유형이다. 장신에다 준수한 스피드를 갖췄지만 절대 피지컬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골 에어리어에서 깔끔한 볼처리로 다양한 연계 플레이가 가능하며, 높은 수준의 슈팅 기술을 자랑한다. 지능적인 무브먼트로 빈공간을 만들어내는 황선홍, 화려한 테크닉과 슈팅을 보여주는 안정환, 박주영과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수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유병수, 직접 골을 노리기 보다는 수비를 유인하며 공격 기회를 열어주는 지동원 등과 비교해보더라도 확실히 특이하다 할 만 하다.



최근에는 경험과 노련미가 더해져 이동국의 이러한 '간결한 볼처리'가 더욱 극대화 된 느낌이다. 이처럼 분명한 그의 스타일엠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는 그에게 '천재 스트라이커' 내지는 '한국 축구의 대들보'라는 굴레를 씌웠었다. 따라서 그에 대한 객관적인 비판보다는 때로는 그가 발이 느리다며, 헤딩을 못한다며, 몸싸움이 약하다며, 무브먼트가 적다며, 줏어먹기밖에 못한다며, 아시아용이라며 그를 비판해왔다. 이동국은 호날두도, 메시도, 루니도 아니지만 마치 자기 자식이 꼭 서울대에 갈 것이라 생각하는 부모처럼 그에게 '완벽함'을 요구해왔었다.



따라서 그가 부진에 빠질때면 '선수 하나가 일시적 부진'에 빠진 것 치고는 너무나 가혹한 비판을 해왔던 것은 아닐까?



그는 98년 월드컵 이후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진' 선수이기 때문에.



어느덧 이동국은 30대가 되었고, 선수로선 모든 산전수전을 겪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를 대체할 많은 후배들이 나타났고, 더이상 그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기대는 찾을 수 없다. 또한 계속해서 대표팀을 오가며 당해온 혹사에서도 자유로워져, 최근 2년 동안 그 어느때보다 충실히 휴식기를 보내왔다. 그렇게 잘 당하던 부상에서도 굉장히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98년 월드컵이 지난 후 13년이 지나서야, 그 어느때보다 가벼운 몸으로 편안하게 초원에 앉아서 포효하는 '사자왕'의 진정한 모습을 우리는 이제서야 맛보고 있는 것이다.







ps) 코멘트를 추가하면,

한국 축구 팬들과 언론들의 고질적인 '대들보 병'은 청용-성용 세대인 07년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10년만 보더라도

99년 이동국, 김은중
01년 이천수, 최태욱
03년 최성국, 정조국
05년 박주영

등 청소년 대표팀의 ACE급 들은 세계대회를 앞두고 기사거리에 굶주린 언론에서 조만간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 마냥 찬양을 마다하지 않았지요. 저 선수들 모두 '축구 천재' 내지는 '한국 축구의 대들보'였으니까요.

2000년대 중반 박지성의 EPL 진출이후 대중들이 세계 최고무대를 매주 접하면서, 해외의 진정한 천재들인 루니, 호날두 등을 직접 봐오면서, 말로만 듣던 유럽축구의 본질을 보면서 이성적인 눈을 갖기 시작했다고 보거든요. 그러면서 이러한 선수들이 뛰는 리그에서 고군분투를 하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하기 시작했구요.

따라서 07년 청소년 대회는 근래 청소년 대표팀 사상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비교적 차분하게 치러졌지요.

지금이야 팬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이청용을 '소녀슛'이라고 애교섞인 비판을 하지, 10년전만 하더라도 정말 비이성적인 비판이 판을 쳤을거라 봅니다ㅠㅠ(이청용은 세계적인 윙어로 성장하기엔 발이 느리다라는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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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티파니
11/05/16 23:14
수정 아이콘
오늘 부상당하시지... 않았 나요;;
Special one.
11/05/16 23:16
수정 아이콘
하지만 저번주에 2주짜리 부상을 당하면서 ACL 16강(단판승부)을 대비하는 전북입장에서는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항상 최상의 컨디션일때 부상때문에 발목을 잡혔죠. 2010 월드컵을 앞두고도 최고조의 컨디션을 달리다가 부상으로 월드컵에서도 재미 못봤는데 올해도 일단 부상의 암초에 한번 또 걸리네요.
11/05/16 23:27
수정 아이콘
동국 선수의 오래된 빠중 하나로서..
글 참 감사히 읽었고, 요즘 동국 선수의 활약에 나날이 기분 좋습니다.

미들즈브러 시절을 생각을 하면... 글쌔요 고군분투를 하는 타 선수들에 비해서도 심하게 까였던 것도 사실이고..
열심히 쉴드 쳐보려 했지만, 겨우 하나 쉴드 쳐내면 백개의 비난이 쏟아져 오고...

예전부터 늘 싸이월드에 쓰던 글이긴 하지만, 그리고 미투에도 쓰던 내용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이성적인 눈을 가진 팬들이 늘었다고 한들, 그건 특정 선수에 한했던게 아닐까 라는 아쉬움은...
심봉다
11/05/16 23:34
수정 아이콘
포항전에서 이동국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느낄수 있었죠. 그리고 개인적으론 국가대표 차출 안됐으면 좋겠네요. 작은 실수(실수라고하기도 뭐한)에도 몇년째 비아냥거리는게 동까들수준이니까요. 이동국선수 올해 K리그 역사를 새로 쓰길 기원합니다.
내일은
11/05/17 00:01
수정 아이콘
2002년 월드컵 때야 황선홍-안정환 생각하면 나가도 자리는 없었을테니 그렇다치더라도
2006년 월드컵 앞두고 절정의 컨디션에서 다친거 생각하면... 정말 아쉬운 선수입니다.
누렁아빠
11/05/17 00:11
수정 아이콘
전북팬으로서 부디 동국느님의 빠른 회복과 이번시즌 리그 MVP 및 득점왕(어시왕도 좋습니다. 물론 둘다 콩..만 아니라면-_-)을 기원합니다!

아, 맞다! K리그 통산 최다골도 얼마 남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여하튼 이동국선수의 계속된 선전을 기원합니다!
LowTemplar
11/05/17 00:27
수정 아이콘
선수 본인 트위터에서는 큰 부상은 아닌 것처럼 말하더군요. 곧 피치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05/17 00:43
수정 아이콘
어느 순간부터 이동국은 '누구라도 까도 되는' 존재가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예전보다 나아졌다곤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관대하다가도 이동국에게만은 여전히 깐깐해요.
11/05/17 01:04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선수인데, 황선홍 선수 족적을 안좋은것 까지 똑같이 밟아가네요. 80년 생이니 다음 월드컵이면 35살인데, 욕심 좀 내주길 바랍니다.
코뿔소러쉬
11/05/17 01:15
수정 아이콘
뭐가 됐든...정말 성공했으면 하는 선수입니다. 부디 다음 월드컵에 나가서 골 좀 넣을 수 있기를 빕니다.
11/05/17 01:52
수정 아이콘
06월드컵때 열심히 뛰어준 조재진 선수한텐 미안하지만 이동국 선수가 부상만 안당했다면 진짜 우리나라는 16강 갔을겁니다..
조재진 선수가 프랑스전 투혼으로 캡틴박한테 헤딩패스 해준게 결정적이긴 한데 진짜 그것말고는 우리나라 원톱 공격옵션은
전무하다시피했고 아드보카트가 343이나 433 원톱세운것도 이동국 맞춤으로 짠 포메이션이었는데 이동국이 없으니 그전 여러 평가전에서 나온 톱과 윙포워드간의 연계플레이나 톱이 내려와 받아주면서 좌우로 조율하는 역할도 분담해주는 공격전개의 변화가 하나도 안되었고 오로지 좌우 박지성 이천수가 뭔가 해주기를 바랄수밖에 없는 현실..뭐 이 둘이 이름값 해주긴했지만;;
최근 2년간 전북에서 절정의 폼을 보여주는 현재도 탑공격수지만 오히려 그때는 지금처럼 간결한 원투 연계플레이 잘하면서 더 빠르고 좌우로 더 많이 뛰었으니까 확실히 그때 부상이 너무 아쉽네요..

저도 이동국 선수 팬이긴한데 확실히 미들즈브러 진출때는 까이는게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부상 재활후 몸상태를 절반도 끌어오지못한 상태에서 본인이 너무 성급하게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물론 이동국 본인은 부상-재활을 자주 겪은 선수고 부상전 폼이 워낙 좋아서 재활 조금하고 경기감만 익히면 충분히 적응하겠다 난 지금 가장 전성기인 나이인데 지금 여기서 찬스를 놓치면 영영 해외못간다는 생각을 저라도 당연히 했을겁니다
그렇기에 내린 결정이었겠지만 십자인대 파열은 수술후 성공적 복귀시기가 다른 부상보다 더 오래걸리는 수술이고 거기다 진출한 리그가 타리그에 비해 선수들 활동량이 월등하고 터프한 epl 진출이었기에 더 본인이 안좋은 몸으로 뛰고 적응하는데
힘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데뷔전때 골포스트 맞는 안타까운 슛이 들어갔더라면 성공적이었을거란 의견도 많이 보는데
그것도 크게 동의는 못하겠더군요..본인 인터뷰대로 그 골이 들어갔으면 자신감을 갖고 골을 더 넣었을거란 말엔 동의하지만 데뷔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런지는 의문이 갑니다..그때 뛰는 움직임 보면 참 한숨만 나옵니다
어쨌든 30넘어 뒤늦게 온 제2전성기 잘 유지해서 아직 현실가능성은 부족하지만 정말 14년 월드컵때 조커로라도 봤으면 하네요
11/05/17 06:10
수정 아이콘
절정이다 싶으면 부상당하고 그것도 운명인가 봅니다.
인천N석
11/05/17 09:38
수정 아이콘
이동국 무섭습니다. 유병수보단 한단계 위인것 같아요...
물론 수원유니폼의 염기훈도 무섭습니다... 국대가지말고 리그에서만 집중하면 정말 무서울듯;; [m]
나름쟁이
11/05/17 11:14
수정 아이콘
2014년까지 조광래호가 간다고 봤을때 국대발탁은 힘들꺼같아 아쉽네요...
11/05/17 12:46
수정 아이콘
14년 월드컵때 발탁되서 황새같이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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