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때부터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한다는 게임이 리듬게임, 대전게임, 온라인게임 위주라서 여자들보다는 남자들과 더 어울리곤 했죠.
물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온라인에서의 소통뿐이지만요.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모 온라인게임 사이트에서 활동하다가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관심병 중증이라서 관심받아볼 겸 나가봤죠. 고3인데도요.;;
물론 시간이 좀 쪼들려서 금방 돌아오긴 했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지금도 잊지 못해 흔적을 쫓아다니는 그 사람을 만나버린거에요.
다른 모여있던 남자분들도 부러워하는 수려한 외모에, 왠지 그 사람이 아니면 안어울릴 법한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제 머리속을 마구 비집고 들어와서 시름시름 앓게 했죠.
하지만 그 뿐.
제가 너무 빨리 돌아가는 바람에 서로 연락처도 교환하지 못했고,
저는 결국 너무 앓다 못해 사이트 내의 쪽지 기능으로 고백하는 내용을 써담아 보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이미 여자친구가 있으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은, 제가 수능 보기 3일 전, 입대하셨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우연히, 그 분의 이글루스 주소를 알게 되었고, 자주 자주 글들을 확인하면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 사귀시던 분과는 이등병 때 헤어졌다고 포스팅 하셨더군요. (이등병인지 일병 막 달고나서인지...가물가물)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면 제가 너무 나쁜 사람일까요?...
결국 그 분에게 제 핸드폰번호를 알려드리고, 휴가 기간에 맞춰서 그 분이 사는 곳으로 놀러갔습니다.
아, 이 때의 기억은 희미하네요. 어떻게 연락해서 만나서 갔는지...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저는 조금 미쳐있었어요. 아무리 만나고 싶다고 해도, 지하철로 한시간 반이나 걸려서 가다니.
근데도 싫지가 않았다니...
저는 위에서 써놨듯, 게임을 좋아합니다. 노래하는 것도 좋아해요. 잘하진 않고요. 발성과 호홉이 거지...TT...
그 분은, 제가 좋아하는 리듬게임도 같이 즐기고, 이후에 간 노래방에서 상당히 멋진 노래를 들려주셨습니다.
심지어, 제가 좋아하는 가수를 그 분도 알고 계셨고, 노래도 같이 불렀습니다.
일본 가수인데 메이저라고는 해도, 아직은 매니악한 수준이라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가수거든요.
완벽한 이상형.
없을 줄 알았는데요.
외모도, 취미도, 목소리도, 모두 다 이상(理想)적인 분.
없을 줄 알았기에, 두 번 다시는 만나지 못할 타입.
그리고 저는 이제 22살입니다. 대학교 3학년이에요.
몇 년을 지긋지긋하게 앓아온 이 상사병.
그 분은 작년 가을에 제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아직도, 저에게 시간을 내어주지 않네요.
안되는건가, 하고 포기하고 잊으려고 했는데 잊혀지지 않아요.
정말로, 다시 만날 수 없다고 느껴지는 그런 '완벽한 이상형' 이기에 더욱 뇌리에 남아서 저를 놓아주지 않는건가 봅니다.
슬퍼요.
매정한 한마디라도 들려주면 잊을 수 있을텐데.
하지만 그런 말 들어도, 저는 집착하겠죠... 이상(理想)의 모습에.
이번 슈스케3 예선에 참가하신다는데, 저는 제 부족함을 알아서 나가진 않지만 그 분은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보컬트레이닝도 받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너무 잘 되면 조금 곤란할까요... 예선 참가 모습이 방송에 나오기라도 하면... 으음....;;;
마음만은 아직 초딩같고 싶은 저이기에 글이 좀 유치찬란해보일 수 있을거에요....가 아니라 유치해요. 흑. T-T
두서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라면 왠지 써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리고, 그 분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안하셔서 이 사이트는 안올거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너무 부끄러워서 어느 순간 글을 폭파시켜버릴지도 몰라요.... TT
(아침에 눈뜨자마자 지워버려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