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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6 19:05
분명 존재하긴 하는데 저로써는 확인할수 없는...은하계 같은것?
사랑을 하면 욱씬거리는가슴이 먼저 알려줄테니 걱정말라던 어느 책속에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10/11/06 19:01
당신들은 누구와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는가
당신들은 틀림없이 그 아름다움이나 달콤함 헤어질 때의 고통과 슬픔이며 그뒤의 그리움과 공허함을 미화하고 과장하려 들 테지만 기실 그 일의 진상은 뜻밖으로 단순하고 명백하다 그것은 당신이 이 힘들고 따분한 여행중에 눈길을 끄는 한 소녀를 만났다는 것이며 결국은 부정확하기 마련인 관찰에 이어 당신이 던진 맹목적인 열정의 눈길에 그녀가 미소로 답했다는 것이며 무료함을 함께 달래자는 당신의 용기를 다한 요청에 그녀가 다소곳이 응했다는 것이며 그리하여 약간은 열에 들뜬 당신들이 깜박깜박 자신을 잊어가며 주고받은 그때로서는 세상과 맞바꿀만한 기쁨이고 몰입이었으나 본질적으로는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몇개 유형의 행위들과 가끔은 정색할 만하지만 대개는 무의미하거나 지리멸렬한 대화들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 설혹 당신들에게 공통된 추억과 꿈이 있었으며 참되고 착하고 아름답고 거룩한 것들을 함께 우러렀고 때로 그 이상 절대와 영원을 향한 동반을 다짐했더라도 이 심란한 여행에서는 누군가 둘 중 하나는 내려야 하게 되어 있다 우리의 대지는 너무나 많은 역이 있고 대개의 경우 우리의 행선지는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종 당신들은 만나기 전보다 훨씬 쓸쓸하고 허전한 마음으로 헤어져야 하며 불행히도 마땅히 새 상대를 구하지 못하면 나머지 여정은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이 되어버린다 물론 헤어질 무렵에는 서로가 오래도록 기억해줄 것을 열렬히 희망하고 혹은 다시 만날 것을 굳게 다짐하지만 그 또한 온전히 허망한 일이 되기 일쑤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너무도 기억해야 될 일이 많고 한번 헤어진 이들이 다시 만나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넓은 까닭이다 어쩌다 둘의 행선지가 여행이 끝나도록 같은 경우에도 결과의 허망에는 큰 차이가 없다 서로가 미지이던 시기 눈먼 열정의 한나절이 지나고 나면 당신들은 서로를 묶고 있는 일상성과 권태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될 것이다 책에서 읽고 제 싸이허세질에 올려놓은 글인데 책제목은 잊어버렸습니다. 너무 부정적이긴한데 제가 순수함을 잃었는지 갈수록 수긍하게 되네요..
10/11/06 19:24
저와 비슷한 가치관을 생각하는 분을 만나니 반갑네요 ^^;
저도 사물의 본질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인 사회에 대한 기대를 항상 하고 있습니다. 사랑이란게 참 많은 종류가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나 신앙적인 부분에서 보이는 무조건적인 사랑. 연인들간의 어느 정도 조건을 갖춘 사랑. 나 자신을 향한 사랑.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물에 대한 사랑 등. 지나치게 맹목적이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것도 사랑이죠. 본래 사랑의 의미가 굉장히 아름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인생을 망치는 경우를 보면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10/11/06 21:14
'사랑이 무엇인가' 는,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많은 답이 있지 않을까요.
그냥,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어떤 사람과 사랑해야 할까' 하는 문제에 대해 최근 겪었던 일에 대해 말해볼게요. 어떤 여자분을 만났는데, 정말 생각하는 것도 올곧고, 저와 가치관도 닮아있고, 가르치는 학생들과 주위 어른들로부터 칭찬받으며, 외모도 꽤나 매력있는, 그런 여자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저는 그 아가씨가 여자로서 정말 좋은 마음이 들지가 않는거에요;; 그래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건 잠시 잠간의 내 감정 문제일 뿐이지, 길게 보았을 때 정말 나에게 맞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 아닐까 하고요. 그 일로 여동생하고 전화로 길게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는데, 여동생이 한참 듣고 있더니 이렇게 답해주더라고요. "오빠, 나는 오빠가 이렇게 머릿속으로 그 사람이 나에게 맞는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오빠가 그 사람 앞에 서면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 할것 같은, 그런 사람하고 사귀었으면 좋겠어." ...그 충고를 듣고도, 그 여자분하고는 5개월 정도 사귀었지만 결국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영혼이 정말 잘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자와 여자와의 사랑에서는 정말 그 가슴 설레이는, 진짜 그런 연애감정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10/11/06 21:46
노지마 신지 극본의 드라마 '세기말의 시'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 보신적 있으신가요. 완전히 다른 방향이지만 정면으로 사랑을 다루는 대단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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