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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02 16:22:13
Name 글곰
Subject [일반] (삼국지) 삼국지의 전쟁과 역병들 (수정됨)
  꽤나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만, 코로나19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 우한(武漢)시의 옛 지명은 무창(武昌)입니다. 삼국시대의 형주 강하군에 속한 무창현이 바로 지금의 우한이지요. 장강을 통한 내륙수로의 요충지로서 손권이 형주 일부를 차지한 후 수도로 삼았을 정도이며 지금도 인구가 천만 명을 넘는 대도시입니다.  

  과거 중국대륙의 한족들은 딱히 장강 이남(강남)으로 진출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평탄하고 농사 잘 되는 중원을 내버려두고 굳이 밀림으로 뒤덮인 미개척지인 강남까지 내려갈 이유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장강 남쪽에는 이른바 만(蠻)이니 산월(山越)이니 하는 이민족들이 다수 거주하였지요. 거대한 장강이 중원의 한족과 강남의 이민족들을 갈라놓는 경계 역할을 했습니다. 춘추전국시대 당시 초나라는 삼국시대로 치면 형주 중부쯤에 위치하였는데, 실제로 당시 타 국가들은 초나라를 오랑캐의 국가라 부르며 얕잡아보곤 했습니다.  

  그러나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이후로 한족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점차 장강 일대와 강남까지 한족이 진출합니다. 그래서 삼국시대에는 장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족들이 다수 거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강은 풍토병의 온상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장강 일대와 그 이남 지역에서 툭하면 역병이 돌았음이 사서에도 다수 기록되어 있지요. 그러다 보니 북쪽에서 내려온 한족들은 끊임없이 역병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원래부터 그 땅에 살아온 사람에게는 풍토병에 대한 면역력이 어느 정도 있었겠지만 생판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은 그렇지 않았을 테니까요.

  특히 대규모 전쟁이 잦았던 시기에는 그런 역병의 발발 또한 잦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한 번 전쟁을 치르면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십만 단위의 대병력을 동원합니다. 그런 병력들은 대부분 좁아빠진 막사에서 함께 거주해야 했지요. 또 한데 모여서 밥을 먹었고, 전장에서는 적의 피를 뒤집어쓰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위생 관념이 희박한 수준이었던 시절입니다. 전염병이 전파되기에 그야말로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역병이 강남 일대에서만 생겨난 건 아닙니다. 또 전쟁 중에만 발병한 것도 아니지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장강 일대의 전쟁에서 역병이 유행한 사례가 많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병은 종종 전쟁 전체의 승패를 결정지을만큼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역병은 실로 나라 전체에 크나큰 위협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삼국지에 언급된 역병 사례 중 몇 가지를 찾아보았습니다. 덧붙여 요즘 같은 시국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시고, 외출 후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위생에 신경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1) 208년 적벽대전(겨울)]
조조의 대군과 유비-손권 연합군이 맞선 이 싸움에서 조조는 크게 패했습니다. 게다가 군중에 크게 역병이 돌기도 했지요. 결국 조조는 패퇴하여 북쪽으로 물러났습니다. 당시는 겨울철이었는데, 인플루엔자나 코로나 등의 여러 바이러스들은 대체로 춥고 건조한 날씨에 크게 유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위서 무제기, 촉서 선주전)

[2) 215년 2차 합비 전투]
유비와의 이른바 익양 대치를 끝낸 손권은 대군을 휘몰아 합비를 공격합니다. 감녕, 여몽, 장흠, 능통 등 최고의 무장들이 수행했으며 병력은 호왈 십만에 달했습니다. 반면 합비를 지키는 병력은 고작 7천에 불과했지요. 합비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장료는 오히려 800결사대를 이끌고 손권의 본진을 공격하여 그야말로 박살을 내 버립니다. 손권은 사기가 크게 떨어진 데다 역병까지 유행하는 바람에 고작 십여일 만에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오서 감녕전)

[3) 216년~217년 2차 유수구 전투 (겨울~봄)]
조조는 대군을 동원하여 손권을 공격합니다. 손권은 장흠과 여몽을 중심으로 맞서지요. 이때 하후돈과 장패의 군사들이 거소라는 곳까지 진격하였으나 군중에 크게 역병이 도는 바람에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 종군하였던 사마랑(사마의의 형)은 직접 군사들을 돌아보며 약을 챙기지만 그 바람에 자신이 병에 걸려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조조는 손권의 방어를 뚫지 못한 채 물러났습니다. 또 돌아오는 길에 왕찬도 병사했습니다.
(위서 사마랑전, 위서 왕찬전)

[4) 222년~223년 조비의 1차 남정 (가을~봄)]  
  이릉전투가 끝난 후 조비는 친히 나서서 손권을 공격합니다. 대군을 세 갈래로 나누어 동구, 유수구, 강릉 등을 한꺼번에 공격하는 대대적인 정벌이었지요. 그러나 조비는 결국 손권의 방어를 뚫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군중에 역병이 대대적으로 돌아서 조비는 반 년이 넘는 전쟁을 치르고도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서 문제기)

[5) 234년 4차 합비 전투(여름)]
손권은 제갈량의 마지막 북벌에 때맞춰 시일을 정한 후 대대적으로 군사를 일으켰습니다.  손권 자신이 직접 군사들을 통솔하여 합비로 진격하였으며 주연과 전종을 각기 좌우독으로 삼았지요. 하지만 다른 방면의 군사들이 모두 패퇴한 데다 관리와 병사들 사이에 병이 돌았습니다. 게다가 위나라의 황제 조예가 직접 합비로 내려온다는 소식까지 들은 손권은 성을 미처 공격해 보지도 못하고 시무룩하게 돌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형편없는 패배가 제갈량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어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서 주연전)

[6) 253년 5차 합비 전투 (여름~가을)]
오나라의 실권을 손아귀에 넣은 제갈각은 합비를 공격합니다. 그러나 하필 군중에 역병이 크게 돌았습니다. 각 진영의 장수들이 총사령관인 제갈각에서 보고하기를 병든 자가 많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제갈각은 그 보고를 거짓으로 간주하고 오히려 부하들의 목을 베려 하는 추태를 보입니다. 그러나 병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겨 봤자 현실이 바뀔 리 있겠습니까. 결국 제갈각은 합비를 함락시키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에 정적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오서 제갈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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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론
20/03/02 16:27
수정 아이콘
새로운 식습관
면역되지 않은 질병
밀집생활

장강은 천혜의 요새네요
최초의인간
20/03/02 16:30
수정 아이콘
오나라에게 합비란..?
20/03/02 16:32
수정 아이콘
Nothing.
Everything!
20/03/02 18:19
수정 아이콘
콘스탄티노플은 몇번 함락이라도 당했지 합비는 ㅠㅠ
박정희
20/03/02 23:11
수정 아이콘
You know nothing, Son Jerry
강동원
20/03/02 16:35
수정 아이콘
역병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이미지 때문에
살이 썩어 들어가고 피를 토하는 심각한 병의 느낌이었는데
이번 코로나19를 보니 대충 독감 정도만 돌아도 당시 대규모 병력은 대처가 힘들었겠네요.
Liberalist
20/03/02 16:52
수정 아이콘
적벽, 조비 삽질 빼고는 거의 회남 지방이네요 합비, 유수구 죄다 거기서 거기인 동네 아닙니까 크크크;;;
아무래도 회남이 물이 많은 동네이다보니, 위생이 조금만 열악해지면 바로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20/03/02 16:55
수정 아이콘
풍토병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풍토병보다는 보급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 위생 불량으로 인한 전염병이지 않을까 합니다..
20/03/02 18:22
수정 아이콘
대규모 화장실근처에 수원이 있다던가.... 적고보니 이거 그냥 갠지스...
밴가드
20/03/02 16:56
수정 아이콘
적벽대전은 대중적으로 화공으로 승패가 갈린 전투로 많이 인식이 되는데 조조의 패퇴에 역병의 역활이 더 컸을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적벽대전 관련 정사의 기사들을 보면 유난히 역병 언급들이 빠지지 않고 나오죠. 일각에서는 저 역병이 장사 마왕퇴의 여인 미이라에서 발견된 주혈흡충병과 같을수 있다고도 하는데 주혈흡충이 휴행하는 물에 사람이 맨발로 들어가거나 마신 후 감염된다고 하네요.
20/03/03 11:00
수정 아이콘
높은 양반들이 친정에 나서고도 패할 때 가장 큰 핑계거리로 삼는 게 역병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분명 큰 영향을 끼치긴 했을 겁니다. 부대 전체의 전투력이 폭락하니까요.
솔로15년차
20/03/02 17:01
수정 아이콘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시체가 잔뜩 나오는 거니, 역병이 아니더라도 여러사람 몸이 안좋아질 가능성은 높죠.
앙겔루스 노부스
20/03/02 17:07
수정 아이콘
사실 무창이라믄 삼덕들한테 좀 덜 와닿지 싶고, 강하라고 하는 쪽이 더 와 닿지 않을까 싶은. 그래서 전 이번 역병도 초기에 강하폐렴이라고 부르곤 했죠.
앙겔루스 노부스
20/03/02 17: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좀 더 찾아보니,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처음에 여겨졌던(지금은 아니라고 여겨지는) 화남 수산시장이 강하태수의 치소가 있던 지역과 겹치기도 하네요. 아쉽게도 삼국지의 황조의 치소는 장강 건너편의 무창구이긴 합니다만
VictoryFood
20/03/02 17:21
수정 아이콘
대체 장강물에는 무엇이 있길래 덜덜덜
오렌지꽃
20/03/02 17:39
수정 아이콘
대규모 충적평야 습지대 = 모기창궐 공식이죠 뭐
20/03/02 17:24
수정 아이콘
합비 근방에서 일진일퇴한 것도 누가 더 유능하고 무능하냐를 떠나서 역병 문제가 매우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20/03/02 17:42
수정 아이콘
삼탈워가 똥겜이자 갓겜인 이유 : 역병이 돌지 않는 시리즈.
고증에선 안그래도 똥인데 더더욱 똥이지만, 미디블과 아틸라를 해본 유저라면 지긋지긋한 위생관리가 없어서 갓겜입니다.
20/03/02 17:53
수정 아이콘
역병은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역병이 돌거나 말거나 아무 신경도 안 쓴다는 게 문제죠. 땅 하나짜리 신세라면 조금 다르지만요.
닉네임을바꾸다
20/03/02 18:07
수정 아이콘
료라이라이...응?
20/03/02 18:22
수정 아이콘
실질적으로 무한 지역을 오래 지배한건 손제리인데 유우머글엔 관우만 불려나오는 실정.. 심지어 수도까지도 삼았었는데!
20/03/02 19:19
수정 아이콘
신기하게도 항상 공격하는 쪽에 역병이 돌았네요.
카바라스
20/03/02 20:13
수정 아이콘
나름의 홈어드밴티지죠. 물론 신대륙 아메리카vs 구대륙 유럽은 워낙 풀차이가 커서 반대였지만..
20/03/02 20:29
수정 아이콘
아 그럴 수 있겠네요 !
20/03/03 11:02
수정 아이콘
수비하는 쪽에서 역병이 도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위에서 언급한 조비의 1차 남정 때도 주연이 역병을 겪어 가며 강릉을 지켰다고 기록되어 있고요. 그리고 보통 높은 양반들이 친정에 나섰다가 패할 때 가장 만만한 핑계거리가 역병이라 좀 남용되는 느낌도 있습니다. 역사가 으레 그렇듯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볼 필요가 있겠지요.
20/03/03 12:55
수정 아이콘
하긴 어른의 사정이 있긴 하겠네요.
지탄다 에루
20/03/02 19:32
수정 아이콘
r글곰님 글은 항상 추천입니다. 감사합니다.
20/03/02 21:07
수정 아이콘
오나라 주요인물들 중에 요절한 케이스가 많은것도 풍토병 때문이 아닐까 하는 설도 있던데....
모리건 앤슬랜드
20/03/02 22:19
수정 아이콘
초나라 = 양양 강릉이죠. 얘들이 심심하면 허나라(허창), 정나라(낙양) 인근까지 군사몰고 시위하던것 생각하면 괜히 관우가 양번 진출하니 허도에서 천도를 논하는것이 아니다 싶은.....
지니팅커벨여행
20/03/02 22:30
수정 아이콘
삼국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일단 손권부터 까야죠.
저렇게 직접 공격해도 제대로 못하면서 관우 뒷치기는 귀신같이 두번이나...
하긴 그냥 붙으면 못 이기니까 쉽게 배신 때리고 공격하는 거겠죠.
20/03/03 11:03
수정 아이콘
손권은 이후로도 가짜 항복이나 뒤통수 등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데...
그 이야기는 따로 글 하나 써도 되겠네요.
함초롬
20/03/03 11:58
수정 아이콘
???: 붉은 수염 쥐xx야!
더치커피
20/03/02 23:33
수정 아이콘
손권의 애타는 합비 짝사랑 ㅠㅠ
장료 나쁜 놈..
20/03/03 10:57
수정 아이콘
오나라는 위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데 촉한텐 참 강했네요. 형주공방전,이릉대전까지
더치커피
20/03/03 22:27
수정 아이콘
오나라는 제갈승상과 직접 겨룬 적이 없어서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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