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1/18 23:04:29
Name VictoryFood
Subject [일반] 겨울왕국은 아렌델의 영토확장을 동화적으로 풀어낸 프로파간다 (수정됨)
겨울왕국은 아렌델의 영토확장을 동화적으로 풀어낸 프로파간다

p5sTPBn.png

이 지도는 겨울왕국의 배경이 되는 아렌델 인근 지도입니다.
아렌델 성과 마을이 있고 북쪽으로 1편에 나왔던 오큰 사우나와 북쪽산, 얼음궁전, 트롤마을 등이 보이죠.

PW9xFtU.png

이건 위 지도를 기반으로 2편에서의 등장인물들의 이동을 표현한 거구요.
이 지도들을 보시고 글을 읽어주세요.

J6Mup3W.png
2편에 나온 엘사와 안나의 할아버지 루나드 왕

설정에 따르면 아렌델 성은 루나드 왕이 지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아렌델 성이 있었는데 개축한 것인지, 아니면 루나드 왕이 아렌델 왕가의 첫번째 왕인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루나드 왕이 아렌델 왕가의 권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 같습니다.
그리고 전제군주제의 국가에서 왕가의 권력이 높다는 것은 국가의 힘이 커진다는 것으로 이어지죠.

루나드 왕은 그를 위해서 아렌델과 독자적으로 살고 있던 노덜드라 부족을 병합하기로 합니다.
우선 댐을 만들어서 유목생활을 하던 노덜드라를 약화시키고 군사적인 힘으로 병탄할 계획을 세웠죠.

그러나 그건 노덜드라 부족장이 댐의 의도를 알아차리면서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 여파로 우발적인 전투가 벌어지고 정탐차 군사를 많이 데리고 가지 못한 아렌델은 국왕이 전사하고 왕위 계승자가 간신히 탈출하는 참패를 겪게 됩니다.

그때 이후 노덜드라는 아렌델과의 교류를 완전히 끊게 됩니다.
겨울왕국2의 안개는 노덜드라의 쇄국정책을 상징하는 거죠.

Ss6Og4n.png
부왕의 전사로 어린 나이에 왕이 되어야 했던 아크나르 왕

힘으로 노덜드라를 제압하지 못한 아렌델은 방향을 바꿨습니다.
다행히도 아렌델에는 좋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BI1fjue.png
노덜드라의 가장 오래된 부족의 스카프를 가지고 있던 이두나 왕비

노덜드라 부족의 후계자(?)가 아크나르 왕자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죠.
이두나 왕비가 엘사, 안나에게 물려준 스카프는 노덜드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족의 스카프라고 합니다.
그 말은 이두나 왕비는 노덜드라의 가장 오래된 부족의 직계라는 걸 말하는 겁니다.

아렌델과 노덜드라의 우발적 전투에서 이두나는 아크나르 왕자를 구했습니다.
아마도 어린 소녀의 입장에서 외부에서 온 왕자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겠죠.

이두나는 아크나르 왕자와 같이 아렌델로 와서는 고아원에 있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아크나르 왕자와 가까워지고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렌델 왕가는 왜 신분을 알 수 없는 고아 소녀를 왕비로 맞이했을까요?
아무리 연애결혼이라고 해도 왕가의 결혼은 그 자체로 국가의 중대사인데 말이죠.

전 아마도 아크나르 왕은 이두나 왕비가 노덜드라의 중요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호의를 보내는 이두나를 통해서 노덜드라를 힘이 아니라 결혼으로 자연스레 합병하고자 했을 겁니다.
아렌델과 노덜드라의 핏줄을 모두 이은 엘사라면 양쪽을 모두 통치할 정당성을 가지게 되는 거니까요.

겨울왕국 1편에서 엘사 공주가 얼음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냉철한 이성을 가졌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성의 문을 닫는 것은 노덜드라와의 전투에서 국왕과 병력을 잃은 아렌델의 힘이 충분해질 때까지 쇄국정책을 펴겠다는 거구요.

IRsxefW.png
노덜드라와의 합병을 완성하기 위해 떠나는 아크나르 왕과 이두나 왕비

어느정도 내부 국력이 안정화 되었을 때 아크나르 왕은 다시 노덜드라로 가서 합병 작업을 하려고 했습니다.
엘사 공주가 18살이 되어 대리청정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고로 실패하고 국왕부부도 사망했지만요.

Qx1qfeA.png
21세가 되어 대관식을 열며 나라의 문을 연 엘사 여왕

또다시 국왕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아렌델은 조금 더 쇄국정책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엘사 여왕의 치세가 3년이 지나면서 내부적인 힘을 모은 아렌델은 이제 쇄국정책을 폐지하려고 합니다.
엘사 여왕의 대관식이 가장 좋은 이벤트였겠죠.

CdffNBI.png
엘사 여왕이 대관식을 하자마자 건설한 북쪽산의 얼음성

이제 다시 처음의 지도를 보시죠.
아렌델 성에서 얼음성이 지어진 북쪽산은 거리가 꽤 됩니다.
그런데 여왕은 대관식을 치르자마자 그 산에 별궁을 지었습니다.
별궁을 지었다는 것은 북쪽산까지 아렌델의 통치력이 완벽하게 미치고 있다는 증거죠.
북쪽산의 별궁은 영토에 대한 통제 상승과 함께 추후 노덜드라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렌델과 북쪽산 사이에 다른 곳도 보이네요.
바로 오큰의 사우나와 트롤마을입니다.
오큰 사우나야 북쪽산을 가기 위한 중간의 마을이라고 보면 되고 문제는 트롤마을입니다.

SQW9Rre.png
엘사 여왕의 대관식 때 외교사절로 와 안나 공주와 결혼을 약속한 서던 제도의 한스 왕자

여기서 잠시 한스 왕자에 대한 얘기를 해 봅시다.
한스 왕자는 서던 제도의 13번째 왕자입니다.
실권이 없다 해도 어쨌든 왕자입니다.

nfO003o.png
누구도 처음 만난 사람과 하루만에 결혼할 수는 없어 라며 안나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엘사 여왕

위에도 말한 바 있듯이 왕가의 결혼은 국가의 중대사이면서 중요한 외교 행사인데 엘사 여왕은 처음부터 대놓고 안나 공주와 한스 왕자의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아마도 한스 왕자가 13번째 왕자라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1 왕위 계승권자인 안나 공주와 최소 13번째 왕위 계승자인 한스 왕자가 결혼을 하면 아렌델은 서던 제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지만 서던 제도는 아렌델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우니까요.
이제서야 아렌델 외부로 국력을 투사하려는 엘사 여왕에게 처음부터 외국에게 밀리는 외교를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n5T91g6.png
노 리턴, 노 익스체인지, 퀸즈 오더

그런데 그런 엘사 여왕이 안나 공주와 처음만난 크리스토프에게는 아렌델의 얼음 판매 배달 책임자 라는 직책을 줍니다.
사실 이 직책은 안나 공주와의 교제를 허락하는 상징이죠.
왜 그랬을 까요?

전 이게 바로 트롤마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토프도 고아지만 트롤마을에서 트롤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자랐죠.
트롤들은 작은 노덜드라와 같은 부족이라고 볼 수 있는데 폐쇄적인 트롤마을과 외부를 연결시켜주는 연결고리가 바로 크리스토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토프를 왕가의 일원으로 받아들인 것은 이두나를 통해 노덜드라를 공략한다는 기본 전략과 크게 다를게 없는 거죠.

실제로 2편에서 보면 트롤들은 왕국이 위험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공주의 약혼을 통해 확실한 효과를 본거죠.

이제 주변 정리를 다 한 아렌델은 겨울왕국2에서 선대에서부터의 숙원인 노덜드라 합병을 하게 된 겁니다.

K9g4aan.png
제5정령이 되어 노덜드라 부족과 함께 살게된 엘사 상왕

yWCNH2D.png
엘사 상왕을 이어 아렌델을 통치하게 된 안나 여왕

여기서 전 엘사 상왕이 노덜드라에 남는 것이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라고 해석합니다.
엘사 상왕은 아크나르 선왕이 돌아가신 후 6년 동안 북쪽산 인근에 대한 강력한 통치권과 트롤마을 등에 대한 간접적 통치권을 확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겨울왕국 열기 단편에서 상징화된 것처럼 서던 제도에 무력시위를 통해 외부에 힘을 투사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냉철한 이성을 통해 강력하게 왕권을 확립한 엘사 상왕은 정치가 안정화된 아렌델은 동생인 안나 여왕에게 맡기고 자신은 아직 통치권이 미약한 노덜드라를 직접 통치하기로 한거죠.
엘사 상왕이 결혼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엘사 상왕의 통치하는 노덜드라와 안나 여왕이 통치하는 아렌델의 계승자는 안나 여왕의 자식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아크나르 왕이 이두나를 왕비로 맞이하면서 계획한 아렌델 영토 확장 플랜이 완성되게 된거죠.

ps.
만약 겨울왕국 3편이 나온다면 내부 영토가 아닌 외부 영토로 확장하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01/18 23:15
수정 아이콘
크크 재밌게 봤습니다.비평 수업에서 이걸로 비평하는 분이 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이 안 가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교수님 그 때 저한테 피쟐 본다고 말하신 거 다 기억하고 있는데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조금만 올려주세요
아이지스
20/01/18 23:16
수정 아이콘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 생각나네요
최종병기캐리어
20/01/18 23:26
수정 아이콘
클레임을 가지고 있는 여성을 인질로 데려온 뒤 후계자와 결혼시켜서 클레임을 확보해서 명분을 얻는 고전적인 방법이네요
20/01/18 23:16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크크
20/01/18 23:23
수정 아이콘
겨울왕국3는 북방을 평정한 엘사-안나가 기수를 남부로 돌려 아렌델을 사계절제국으로 만드는 내용이겠군요
덴드로븀
20/01/18 23:24
수정 아이콘
3편은 당연히 크리스토프의 반란입니다. 프롤레타리아! RISE!
치열하게
20/01/18 23:36
수정 아이콘
Long live the Queen of Arendelle!

God save the Queen of Spirits!
20/01/19 00:04
수정 아이콘
뭐 침략전쟁으로 인한 영토확장이 아닌 시간을 들여가며 외교적인 수단으로 이루어지는 거라면 딱히 피지배층의 불만이 있을리도 없고... 전 긍정적으로 봅니다.
Springboot
20/01/19 00:19
수정 아이콘
엘사 합스부르크?
aDayInTheLife
20/01/19 01:18
수정 아이콘
따지고보면 전쟁 없는 결혼 합병이라 크크크크 폭정만 아니라면 모시는 분만 바뀌는 확장이라 착한 확장입니다?
약설가
20/01/19 01:38
수정 아이콘
겨울왕국 3에서 십자군 터진답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20/01/19 02:39
수정 아이콘
저렇게 형제가 나눠서 통치하면 첨에야 사이 좋을 지 몰라고 손주 때 정도만 가도 피바람이...
feelharmony
20/01/19 06:49
수정 아이콘
엘사공주 자식만 없으면 무난하겠지만... 엘사공주도 결혼해서 자식을 낳는다면....
왕자의 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됍늅이
20/01/19 09:28
수정 아이콘
그래서 겨울왕국이 아니라 겨울제국입니다.
20/01/19 09:50
수정 아이콘
소비에트 마치를 부르면 될까요?
아델라이데
20/01/19 11:12
수정 아이콘
이정도면 겨울왕좌의게임 아닌가요.. 크킄킄
20/01/19 10:57
수정 아이콘
아닌데요;; 3편은 겨울혁명이나 겨울 공화국입니다 엌
20/01/19 14:35
수정 아이콘
겨울이 온다...
Cazorla 19
20/01/19 15:04
수정 아이콘
외교적 병합은 공확이 적지요.
Colorful
20/01/19 15:58
수정 아이콘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1NYGhsKiSL0

1편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데올로기적 비판이 떠올랐네요
20/01/19 16:56
수정 아이콘
모두의 예상을 깨고 3편은 씨빌워 예상합니다 크크
피디빈
20/01/20 08:10
수정 아이콘
아 이게 이렿게 되는 거였구나..
동년배
20/01/20 17:06
수정 아이콘
엘사,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정령이 지켜주는 노덜드라니 핏줄을 이용헀지만 3편에서 다른 나라들은 자연재해 수준의 마력을 이용해서 정복전쟁에 나서는거 예상합니다. 엘사 마력에 수상 수중 모두 기동 가능한 요정말까지 생겼으니 전쟁도 없이 그냥 나라를 들어 바쳐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4082 [정치] 원내 정당이 하나 더 생겼네요. [43] 유료도로당13807 20/01/19 13807 0
84081 [일반] [역사] 1906년 어느 조선 지식인의 기고글 [17] aurelius8624 20/01/19 8624 6
84080 [일반]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향년 99세 [15] 독수리의습격11234 20/01/19 11234 0
84079 [정치] 유승민 "박근혜 빨리 사면됐으면…정치권 전체 노력해야" [133] 나디아 연대기16413 20/01/19 16413 0
84078 [일반] 아직도 영국 의회에서 사용하는 몇가지 중세 노르만 불어구절 [18] 삭제됨6579 20/01/19 6579 3
84076 [정치] 앞으로 민주당을 찍지 않기로 다짐한 이유 [104] antidote18104 20/01/19 18104 0
84075 [일반] [역사] 1919년 어느 한 조선인 노스트라다무스의 기고글 [33] aurelius13431 20/01/19 13431 19
84074 [일반] 한국의 미래 인구수를 계산해봤습니다. [105] Volha15819 20/01/19 15819 9
84073 [일반] [역사] 1919년 김규식은 파리에서 무엇을 주장했는가? [2] aurelius7245 20/01/18 7245 4
84072 [일반] 겨울왕국은 아렌델의 영토확장을 동화적으로 풀어낸 프로파간다 [23] VictoryFood12287 20/01/18 12287 21
84071 [일반] 인구론은 아직 유효한것 같습니다. [15] 삭제됨7936 20/01/18 7936 0
84070 [일반] 부산도 지역화폐가 나왔습니다. [27] style13639 20/01/18 13639 0
84069 [일반] 최후의 승자(2) [2] 성상우5322 20/01/18 5322 2
84068 [일반] 그의 정의로움이 나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56] 박수갈채10955 20/01/18 10955 39
84067 [일반] [역사] 19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23] aurelius10828 20/01/18 10828 4
84066 [정치] 문케어는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215] 그랜즈레미디18107 20/01/18 18107 0
84065 [일반] 모범적인(?) 기생충해석영상(스포주의) [9] 문문문무7861 20/01/18 7861 1
84064 [일반] 이국종 교수님 수제자라는 분의 인터뷰로 본 현상황 [39] 가라한10540 20/01/18 10540 4
84063 [일반] 이국종교수와 복지부장관은 외상센터가 적자가 아니라네요 [61] 짐승먹이14298 20/01/18 14298 5
84062 [일반] 최후의 승자 [2] 성상우7001 20/01/17 7001 2
84061 [일반] 솔직히 전 안락사 찬성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107] 삭제됨11392 20/01/17 11392 6
84060 [일반] 자동차 에어컨필터에 대한 고찰 [17] nickasmu8297 20/01/17 8297 1
84059 [일반] 어느 조그만 프랑스령 인도양 섬의 비극 [15] 삭제됨7869 20/01/17 7869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