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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9/02 10:37:03
Name p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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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K바이오 주가 총액, 두달만에 2/3로 뚝 (코스닥 상위 20개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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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위 20개사 주가 총액

6/3  [36조]  ->  8/6  [24조]



미중무역분쟁, 일본경제보복과 더불어, 최근 주가약세의 주요인으로 바이오주 하락이 꼽히고 있습니다.


두 달 사이, 상위 20개사 시가 총액에서 무려 1/3이 빠졌습니다.  하락한 회사가 14개사이고, 나머지 6개사도 보합 수준입니다.  50% 넘게 하락한 회사가 2개사, 30% 넘게 하락한 회사도 5개사나 되네요.



현 시점의 바이오 주가 폭락 원인에 대해서는 예전 자게에 재미있는 분석글이 올라왔던데 그쪽으로 미루고.. 일반론적인 얘기나 해볼까 합니다.



신약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크게 몇 단계가 필요합니다.


1. 물질 개발
2. 비임상 - 전임상
3. 임상(1-2-3상)


FDA 기준으로 1상 단계에 10개의 물질이 진입하면, 1상에서 이중 4개가 걸러집니다.  나머지 6개 중에 2상 단계에서 다시 4개가 걸러집니다.  여기서 살아남은 2개 중에 3상 단계에서 다시 1개가 걸러집니다.  결국 평균적으로 1개가 살아남는다는 얘기죠.

성공 확률로 따지면 1상이 6~70%, 2상이 30%, 3상이 50% 수준입니다.





자.. 그럼 여기서 뜬금없이 최근 K바이오의 대표적인 기술수출사례로 꼽히는 한미나 유한으로 가 보겠습니다.  4년여 전 한미에서 다국적사들과 연달아 5건, 총액 7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주가 폭등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발표전 8천억 수준이었던 시가 총액이 한해만에 7조5천억 수준까지 올라갔죠.


2상에 진입하는 단계의 물질을 라이센스아웃피 총액 1조원에 계약했다고 합시다.  총액 1조원은 계약금과 3~5단계의 마일스톤으로 이루어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시판 후의 로열티까지 포함하기도 합니다.  프로젝트가 중간에 드랍되면 이후의 금액은 못받는다는 얘기죠.  심지어 이미 받은 금액 중 일부를 토해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6개 임상약 중에 1개가 최종허가를 받습니다.  그렇다면 라이센서가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의 기대값은?  1조원 × 1/6 = 17백억원

계약 총액은 1조원 짜리지만, 이 계약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기대값은 17백억 수준이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계약 사례 중 2개는 이미 라이센시가 권리를 반환했고, 가장 큰 계약이었던 4.5조짜리 당뇨3종 세트에서도 사노피가 1종만 남기고 2종의 권리는 반환한 상태입니다.  이들 계약에서 한미는, 계약 선수금 혹은 임상 진입에 따른 2차 마일스톤 정도만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반환 사례였던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리타 임상 중단이후 한미 주가는 4조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계약금 총액에 혹해서 과열되었던 시장이, 어찌보면 일상다반사인 임상실패로 한순간에 푹 꺼진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수출료 총액이 아니라, 실제 수령할 수 있는 기대금액이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 선수금 규모가 실제 계약에 대한 기대치를 더 잘 반영할 수도 있다]





이번에는 라이센스아웃을 하지 않고 신약을 직접 개발하는 사례로 가보겠습니다.

FDA 신약을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평균적으로 1조 이상입니다.  이 중 절반이 3상에 들어가죠.  3상 진입했다가 실패하면 5천억이 날아가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제약업계 매출 1위 회사가 연매출 1.5조원, 영업이익으로는 1천억 내외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볼때 5천억의 손실은 국내 로컬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요.  그렇기에 다국적사에 기술수출한 한미의 케이스는 비록 처음에 지나치게 기대치가 부풀려지긴 했었지만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다국적사들의 경우 매출 1위가 50조원 수준입니다.  3상 5개 실패해도 5개 성공해서 이익을 뽑아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직접 FDA 3상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들의 실상은 어떨까요?  둘 중에 하나로 갈립니다.

1) 빅컴퍼니에 판권을 못팔아서
2) 빅컴퍼니에 판권을 팔 수도 있지만, 직접 개발을 통해 대박을 노리기 위해


1) 사례는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2) 사례는 이게 실제로 2)의 사례인지, 사실상 1)인데 2)로 포장하고 있는 건지 구분이 필요합니다만..  1)이라면 사기성을 내포하고 끝날 가능성이 매우 큰 프로젝트겠고요.  2) 사례라 해도, 위에서 말씀드린 확률 보다 많이 낮은 성공 확률을 보일 거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아직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국내사와 글로벌 사의 개발력은, 매출 차이만큼, 혹은 그 이상 벌어져 있습니다.



신라젠 펙사벡을 가지고 한번 계산기를 두들겨 보겠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니 그냥 러프러프한 추정이다.. 생각해 주세요.


신라젠이 간암에서 병용하고자 했던 넥사바의 글로벌 매출액이 약 1.2조원 쯤 됩니다.  신장암 적응증도 있으니 간암은 1조라고 치겠습니다.

넥사바의 간암에서의 유효성은 매우 낮은 편이나 다른 대안이 없어서 쓰는 약에 가깝습니다.  펙사벡이 획기적인 유효성 개선을 보일만한 약이라면 아마 넥사바와 비교 임상을 했겠지만, 기전 상 단독으로는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하여 넥사바와 병용을 택했습니다.  병용을 통해 기존 대비 획기적 개선을 하기는 어려운 디자인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펙사벡의 간암 매출 최대치는 잘 봐줘야 넥사바와 비슷한 1조원 수준으로 형성될 것임을 가정할 수 있습니다.

보통 제품 판권은 매출 최대치의 2~4배 정도로 형성됩니다.  그렇다면 펙사벡의 적정한 판권 가격은 2~4조원 수준일 겁니다.
다른 적응증은 3상 진입도 못한 상태인데 선반영한다는 건 무리가 있지요.

신라젠은 오직 펙사벡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회사입니다.  신라젠의 주가 총액이나 펙사벡 판권 가격이나 그닥 큰 차이가 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신라젠 주가 총액은 4조원대를 형성했었죠.


1) 펙사벡이 획기적 유효성 개선을 통해 넥사바를 압도할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거나
2) 3상 성공률을 글로벌 빅컴퍼니의 성공률 수준, 혹은 100%로까지 설정했거나


어느 쪽이 되었든 성공 확률을 무시한 주가 뻥튀기가 심했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하고 싶은 이야기


최종 개발 결과를 기다린다는 가정 하에 주식 투자를 한다면,

1) 신약 독자 개발 바이오 벤쳐에 대한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도박

2) 글로벌 다국적사로의 라이센스아웃을 성공시킨 제약사에 대한 투자는,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주가가 높게 형성되어버리므로)

3) 바이오시밀러 2사에 대한 투자는, 투자의 영역.  이것은 아바스틴 등의 시밀러가 예정대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지 투지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는 아님(이미 해당 부분까지 주가에 선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자 산업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바이오 산업이 꼽히고 있고, 많은 회사들이 약제 개발 및 임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중 성공하는 회사가 있을 수 있고, 우리 나라 미래 먹거리를 위해 꼭 성공하는 회사가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다수, 어쩌면 대부분의 회사는 실패할 것이고, 이 부분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이 안되어 있는게 현실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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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2 10:37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K바이오가 망할 거라는 얘기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주가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얘기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불과 십수년 전에 비해서도 빠르게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죠.

관련해서 괜찮은 기사 하나 첨부합니다.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2515
최종병기캐리어
19/09/02 10:43
수정 아이콘
여태껏 버블에 투입된 돈들이 기업의 설비, 인력 투자에 들어갔으면 모를까 대부분이 소수의 호주머니로 들어간거라 미래가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19/09/02 12:23
수정 아이콘
좋은 지적입니다.
네이쳐셀 같이 대놓고 사기 케이스야 그렇다 치고, 신라젠도 대주주가 주가 올랐을 때 대량 매도해서 시세차익 1300억원을 거뒀다고 하죠. 에이치엘비는 원래 바이오쪽이 아니라 구명정 만들어 연 60엇 매출 올리던 회사라 전문적 배경이 좀 미약하고요. 심지어 대기업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까지 '은폐 or 삽질' 둘 중에 하나에 해당되는 상황이니..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19/09/02 12:33
수정 아이콘
주가에 버블이 생겨서 올라간다고 기업이 투자할 돈이 생기는건 아니죠. 올라간 주가로 유상증자를 하면 모르겠지만.
여왕의심복
19/09/02 10: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기업의 기대 가치에 비해 주가는 지금도 고평가되어있다고 생각하고, K-바이오라는 말이 존재한다면, 이를 이끌어갈 회사는 저기 상장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09/02 12:19
수정 아이콘
진짜 전문가분이 댓글 주셔서 영광입니다. 코스닥 신약 바이오벤쳐가 몽땅 실패한다면 난감한 일인데.. 그 가능성도 한자릿수는 아닐 것 같습니다.
iPhoneXX
19/09/02 11:27
수정 아이콘
조심해야죠..바이오 버블일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투자하셔야 될듯..
19/09/02 12:16
수정 아이콘
주식이라기 보다 코인 가까운 친구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Lord Be Goja
19/09/02 14:06
수정 아이콘
코인같은거라 투자하시는분들도 계시는거 같네요
내차례에서만 안 터지면!
19/09/02 17:52
수정 아이콘
WHY 그 코인인가?에 대한 답이 없이 거의 전적으로 수요 공급에 의존해서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이 코인이죠.

펀더멘탈(>개발 성공 가능성)에 대한 고찰 없이 거의 전적으로 수요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오르내리는 바이오주가 많습니다.

물론 최종 결과 안기다리고 치고 빠지면 먹을 확률은 존재하죠. 기대값이 (-)라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하는 투자가 아니면 내부자에 물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문제지요.
아스날
19/09/02 11:54
수정 아이콘
이제 헬릭스미스만 남았네요..
이번달에 결과 나온다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19/09/02 12:15
수정 아이콘
혹 투자하셨으면 잘 되길 빕니다.
전혀 들여다보질 않아서 가능성 보고 하는 얘기는 아니지만요.
아스날
19/09/02 12:23
수정 아이콘
전 2년전에 셀케 팔고는 바이오는 거의 손 안댓습니다.
그냥 눈팅만 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트네르아
19/09/02 12:48
수정 아이콘
메지온 기대중입니다. 투자 고려중이고요.
19/09/02 17:58
수정 아이콘
PGR에 메지온글 열심히 올리는 분이 있어서 예전에 10분 정도 웹서핑을 해 봤는데 헛점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비전문가 얘기라 신뢰도를 높게 줄 순 없지만, 한편으론 비전문가가 10분 웹서핑으로 발견할 정도 사안이라면 그닥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 싶더군요.

메지온 사례는 주식 용어 말고 의약 용어로는 신약 개발이 아닙니다. 케미컬 약이지 특허 만료된 약, 거기다 쟁쟁한 글로벌 FDA 허가약들이 있는 와중에 국내 로컬사가 개발해 국내에서만 쓰이는 약. 이걸 가지고 신규 적응증을 개발한다는 건이지요.
모리건 앤슬랜드
19/09/02 16:16
수정 아이콘
바이오로 해먹은 사례가 너무 많으니까요. 네이처셀같은 사기부터 해서 텔콘이라던가 인스코비라던가 흠...
19/09/02 18:01
수정 아이콘
남이 사니 나도 산다.
주가가 오르니 사고 떨어지니 판다(?)
이 정도 개념 갖고 접근하면 웬만해선 물리기 쉬운 게 바이오 신약 독자개발 건이지요.
19/09/02 18:35
수정 아이콘
바이오는 우리나라 구조상 일정이상 거치는건 힘들 것 같아요. 외국 거대 기업들도 한국 상대로 물건 잘 못팔고, 임상시험도 잘 안하죠.
동네노는아이
19/09/02 23:53
수정 아이콘
포트폴리오 바이오 몰빵이라 원금이 반토막 나는 기적이 최고점 대빈 -80%
19/09/03 13:57
수정 아이콘
이전에 번 돈으로 재투자하신 거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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