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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5 15:51
굳이 진지하게 대답하자면 타인의 이견을 인정해줄 수 있는 관용을 가지신 분이죠 하하.
저도 무신론자이고(어릴 때 세례는 받았습니다만) 제 아들은 집안 전통에 따라 세례를 받았습니다만, 저 정도로 제 종교관을 이해해줄 수 있는 종교인을 직접 만나고 교류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18/05/15 15:54
예전엔 종교란 인간의 삶에 아무런 가치도 가지지 못한다고 여길 때가 있었는데 몇살 되지 않았음에도 나이를 점점 먹다보니 종교에서 심적 위안을 얻어가는 게 무어 잘못될 게 있을까란 생각이 퍼뜩 들더라구요. 좋네요..
18/05/15 17:09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저도 나이를 먹었는지 요즘 들어 갑자기 종교에 관심이 생기더군요. 여전히 믿지는 않고 있지만 이리저리 관련 서적을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18/05/15 15:58
[축복을 내린다]라는 것이 이런 것이군요. 감동적입니다.
구원에 관한 문제는 사실 관심없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아버지를 잃은 소년의 슬픔을 위로하는 교황의 방식이 너무 인간적이네요.
18/05/15 18:17
예전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 에서 다음과 같은 뉘앙스의 글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
'하루에 15시간, 1주일에 7일을 일하는 교황직은 천국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요.. 특급 프리패스이다' 얼굴은 많이 상한 대신에, 인자함과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미소는 점점 원숙해가는 느낌입니다.
18/05/15 16:02
말 그대로 천주교 전체의 대표이자 신과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는 자라는 칭호에 걸맞는 품격이죠
적어도 저분이 교황으로 있는 동안 천주교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고 떠들면 안됩니다.
18/05/15 17:11
천주교도 불신은 지옥일겁니다
다만 위에 분과 같은경우 저분이 진짜 불신이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죠 도덕적인 삶을 살지만 세례를 받지 않고 무신론자인 사람이 있을때 그 사람이 불신자라고 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서 그런 사람은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합니다 http://church.catholic.or.kr/kuro3/chapt09.htm
18/05/15 18:39
[God's mercy has no limit.]
[신의 자비에는 한계가 없다.], 신앙이 없으면 양심에 따라 살면 된다. 무신론자들은 죽으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의 답 이걸로 뭐.. 교황님의 인격, 교양, 관용의 깊이는 증명 된다고 봐야겠죠. https://www.huffingtonpost.com/2013/09/12/pope-francis-letter-atheists_n_3909425.html
18/05/15 16:04
유럽 여행갔을때 성당에서 나눈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종교의 힘을 믿던,아니던 그것으로 용기를 얻는다면 이미 존재유무를 따질 필요가 없이 존재하게 되는것이라고..;;
18/05/15 16:05
어떻게 보면 무신론자를 관용한다는 것이 종교의 근본인 전도를 부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상황인데도 이러한 발언을 세계적인 종교의 수장이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18/05/15 16:38
동감입니다. 제가 부모님 손이 이끌려 교회를 다니다 그 강제성에 회의를 느껴 무신론자가 되었는데, 요새 저분 때문에 "천주교는 좀 다르지 않을까?" 하고 알아보고 있어요
18/05/15 16:43
개신교에서 약간 강압적인거에 회의느낀분들이 천주교로 많이들 가시죠
저희집도 전부 개신교였다 전부 천주교로 갔다가 저는 일요일에 그냥 노는게 좋아서 무교입니다
18/05/15 16:10
교황님 말재주. 한 토막.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에 선출되자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저처럼 모자란 놈을 교황이라고 뽑아 놓아준 분들을 주님께서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고 말해 온통 폭소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나무위키 펌입니다 크크
18/05/15 16:30
카톨릭과 프로텐스탄티즘 분화된것도 성경말대로 해야 천국을 간다라고 개신교가 그러고 카톨릭은 아니어도 갈 수 있다고 했으니깐요.
물론 무신론은 좀 다른 얘기지만요
18/05/15 16:38
한국에 개신교 설문조사 하면
한 70%정도는 천국에 못간다고 하지 않을까요? 라고 댓글 적다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대 http://www.ecumenicalpress.co.kr/article.html?no=69694 우선 비종교인의 76%가 비종교인이라도 구원 가능하다고 답했고 불교인(75%)과 천주교인(67%)도 가능성을 높게 봤으나, 개신교인은 그 비율이 36%에 그쳤으며 64%정도 셧군요
18/05/15 16:44
개신교가 세를 확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이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니까요
아무리착해도 교회안오면 지옥간다 친구들 데리고 와서 네가 구원해줘야한다 이게 메인컨텐츠니..
18/05/15 17:12
약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저희 할아버지는 지옥에 갔을거라며 웃으며 얘기하던 국민학교 친구가 여전히 생각나네요.
진짜 그렇게 생각했던건지, 아니면 교회에서 그렇게 들었던건지 아직도 궁금합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화도 못낸게 아직도 아쉽습니다.
18/05/15 16:55
감동적인 장면이네요. 유튜브 영상 보고 눈물을 찔끔 할 뻔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기독교의 교리는 앞으로도 계속 저런 어린 아이에게 걱정거리를 던져줄 수 밖에 없죠. 그리고 교황의 말 한마디처럼 저 아버지의 구원 문제가 정말로 깔끔하게 해결됐다고 볼 수 있을지...
18/05/15 17:05
동의합니다. 교황의 말씀은 사실 윗분들께서 말씀하신대로 종교적으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본문에서 얘기한것처럼 이런 모습이야말로 이 시대에서 종교가 가져야할 진정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8/05/15 18:13
요즘 사제들 중에서도 저런 방향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골자는 딱 그거죠. 표면적으로 신을 믿는다고 깝치지 말고 진실되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라. 무신론자여도 성경 말씀에 가깝게 사는 사람이 더 그리스도인에 가깝다. 교인인 저도 동의합니다.
18/05/15 17:03
근본적으로는 교황님말이 맞는 말이지요
그래도 사족 하나 달자면 어떠한 죄 하나라도 있으면 못가는게 천국이니 내 죗값 대신 치러준 예수님 믿고 죄 없다함을 받아서 천국 가자는게 교회죠 인간이 수련의 수련의 거듭해 죄가 없는 상태, 적어도 죄안짓는 상태는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게 개신교의 입장인거죠 그치만 카톨릭은 그게 가능 할 수도 있잖아 판단은 하나님이 하는 것이지 하고 유하게 생각하는것 같고요
18/05/16 14:22
갈라디아서 1장 4절이요~
수없이 많겠지만 하나 찾아드려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곧 우리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이 악한 세대에서 우리를 건지시려고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자기 몸을 주셨으니
18/05/15 17:08
대화의 구체적 내용을 배제하고 봐도 교황의 말하는 방식은 많은 존중을 불러일으키네요 분명 저희가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아도 저 아이의 내적으로는 엄청난 혼란이 있었겠죠 신을 믿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신념의 존중과 종교의 주된 가치를 상충되지 않게 말을 하는건 정말로 탁월한 스피치와 사려깊은 마음씨를 동시에 가지지 않으면 힘든것 같습니다
18/05/15 18:01
이게 뉘앙스에 따라 몹시 다른 건데요,
(1) "멋대로 면죄부도 팔고 하던 교황인데, 지 생각에 천국 가겠다 싶어서 '천국 OK'라 그런 걸 뭐 대수라고 그래요..." (2) "교황의 권위는 가톨릭 내 최고여서 심지어 예전엔 교황 승인에 따라 면죄부도 팔았던 적이 있을 정도이니, 자신의 재량 안에서 이러한 해석 및 발언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겠죠." 원래 하신 말씀의 뉘앙스가 (1) 이나 (2), 혹은 그 사이의 어느 정도였을지는 모르겠으나 (혹은 아예 다른 의미였을 수도 있겠지만요) 툭 던지신 (듯 보이는) 원 댓글 표현만 봤을 때는 한없이 (1)에 가까워보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보였구요)
18/05/15 18:07
다만 의도는 시비조가 아니었습니다.
과거에는 면죄부로 직접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을 정하던 교황이라는 위치를 감안할 때, 지금도 성경을 넘어 상황적 판단을 내리는 역할을 할 거라 미루이 짐작했거든요. 애시당초 지상에서 신의 대리인으로 성경 이외의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고 그게 교리로 자리잡는 게 카톨릭의 구조 중 하나라고 알고 있고요. 저 아이도 굳이 교황에게 확인을 받고 싶어했던 것 도한 교황의 발언 하나에 그만한 무게와 권위가 있기 때문이겠죠 아마.
18/05/15 18:54
면죄부라고 번역을 해서 그렇지 죄를 사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죄를 지었으면 그것을 보속해야 하는데 그 보속을 이행했다고 봐주겠다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이를테면 제가 누구 물건을 훔친 이후 양심에 가책이 일어나 신부님께 죄를 고백하면 그 죄는 하느님이 사해주시지만 물건을 훔친 것을 갚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면해주겠다 이런 의미입니다 천국과 지옥이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에는 연옥의 개념이 있는데 연옥에서 치루어야 할 보속을 감해준다는 소리죠
18/05/16 01:38
결국 연옥에 있는 사람이 돈을 낸 순간 바로 천국행으로 바뀌는 것이었다는 거군요.
선한 불신자가 연옥에 머무른다고 가정하면 본문의 교황 발언도 큰 범위 내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생의 신도들이 열심히 기도해서 연옥에 머무르는 기간을 깎아주는 걸로 아는데, 그걸 왕창 내지는 한방에 싹 깎아버리는 정도의 파워가 교황한테는 있다고 생각해왔거든요.
18/05/16 01:35
그런 판단을 사람이 못하면 전적으로 성경의 논리에 기반해서 판단해야 하는데, 그러면 이 글 본문의 교황 발언은 사실상 면전에서 구원 못 받았다고 하기 미안하니까 좋은 말 한 것 밖에는 안된다는 거죠.
교황은 신의 대리자이고 그 발언 자체가 일반 사람하고는 다른 무게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저와 다르게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18/05/16 01:46
사람이 판단을 못하는데
성경논리에 기반해서 (사람이) 판단한다? 말이 되나요? 이정도면 원댓글도 (1)의 뉘앙스라고 판단해야겠네요..
18/05/16 01:56
그런 식으로 보면 연옥에 있는 사람 죄 깎아주겠다고 신도들이 기도하는 것도 하느님 일을 맘대로 침범하는 짓이지 더 되나요?
예수님이 해석조차 필요 없게 본인 입으로 믿어야 구원 받는다고 했는데 이것마저 사람의 논리로 보면 종교가 성립할 수가 없죠. 굳이 곡해해서 받아들이시겠다면 어쩔 수는 없겠습니다만, 여전히 저는 교황 발언의 권위 여부에 따라 저 아이 아버지의 사후 행보가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18/05/16 01:58
카톨릭이라는 종교가 아브라함 계열 종교 중 현실에 상대적으로 잘 부합하고 융통성이 있는건, 기나긴 세월 교황이라는 신의 대리자를 통해 인간 생활에 맞는 판단을 내려왔고, 그 합리성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판단 자체를 부정하고 성경적으로 가자는 이야기를 하면 그야 개신교 기준으로 안 믿었으니까 너 지옥이죠.
18/05/16 11:36
논리가 상식을 벗어나 있으시네요..
'사람은 알 수 없다'라는 간단한 결론이 있는데. 왜 자꾸 님이 판단하려고 하시나요. 교황이 판단을 못한다는게 님이 성격책 가지고 판단하라는게 이닐텐데요. 그리고 연옥에 있는 사람 죄 깎아주겠다고 기도하다뇨.. 기도하는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기도하는 사람이 죄를 깎아주는거라고 생각하는지.
18/05/16 12:29
http://peace.new21.net/prayer/purgatry.htm
연옥에 있는 사람을 위해 대신 고행을 수행하고 그 죗값을 가져오는 대사라는 개념도 있을 정도인데 아예 부정하시면 곤란하죠. 사람은 알 수 없지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거치지 않으면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다고 한 예수님은 알 수 있잖아요. 그 아버지가 하느님이겠지 설마 요셉은 아니겠죠.
18/05/16 12:32
이게 왜 화제가 되느냐 하면 결국 성경에서 불신자에 대한 구원은 없다고 써 있는데, 교황님의 발언이 여지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첫 덧글을 싸가지 없이 쓴 업보라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긴 한데, 그렇다고 딱히 상식을 벗어난 논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8/05/15 18:13
찬미예수님!
아멘! 작년 이맘때쯤 로마여행일정에서 성베드로광장의 수요일은 교황님 집전미사라고 해서 참여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전임교황님시절에는 수요 야외미사가 큰 인기는 없었다고 하는데 이젠 8시부터 줄을서지 않으면 저희부부처럼 먼발치인 분수대쪽에 자리잡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달후! 평소엔 거의 보지도 않던 평화벙송을 우연히 틀었는데 그때 마침 우리가 참여한 그날의 미사를 번역해서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행운이란~~ 프란치스코교황님! 사랑합니다.
18/05/15 18:19
예수를 믿는다면서 온갖 악한 일은 다 저지르고 다닌 자는 과연 천국에 갈 수 있을까요? 그런 자도 갈 수 있는 천국이라면 무신론자라고 해서 못 갈 이유는 없겠죠.
예수를 통하지 않고 아버지(하나님)께 갈 자가 없다고 했으니 교황님의 말씀은 어쩌면 성경적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대답이 틀렸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요즘 신앙이나 신에 관해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서요.
18/05/15 18:23
애초에 악한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자는 말로만 신을 믿는다고 뻥을 치는 것이니 당연히 천국에 갈 수는 없을 겁니다. 예수를 통한자는 것이 꼭 저는 예수님을 믿어요!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행동으로 통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요즘 천주교의 추세(?)입니다.
18/05/15 19:26
못 갑니다. 딱 잘라서 얘기할 수 있는 게 하나님을 믿어? 귀신도 하나님이 있는 줄은 알고 떠느니라! 그럼 너가 지금 귀신하고 다른 게 뭐냐!
하는 게 교리라서..
18/05/16 00:55
믿는다=행동이 뒤따른다. 입니다.
입으로는 믿는다고 약팔면서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건 믿는게 아닌거죠. 뒤집어서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설령 신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양심에 따라 산다면, 이게 소위 익명의 그리스도인이죠.) 이러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거죠.
18/05/16 12:03
[예수를 믿는다면서 온갖 악한 일은 다 저지르고 다닌 자]에 대해서는 성경에서도 명쾌하게 정의를 내린 게 있습니다.
한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케 할 수 없나니 이는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현저히 욕을 보임이라(히브리서 6:4-6)
18/05/15 19:07
영상 보니 눈물이 찔끔 나네요.
상처 받은 소년이 받을 위로를 생각해보면 정말 현답을 주신 것 같고 그것이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유도하는 마이크웍까지......
18/05/15 19:36
사람에 대한 평가는 확실히 그 사람이 살아온 오랜 행적을 종합해서 평가하는게 맞습니다.
한 순간의 모습만 가지고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하는건 아니라는거죠. 교황에 대한 평가도 이 사람이 걸어온 길과 인생을 보면 자연스레 어떤 사람인지 보이는거죠. 예전에 교황의 흑역사 어쩌고 하면서 동성부부에게 혼인신고서 발급안해준 공무원 만난거 가지고 그렇게 집요하게 까대던 사람 생각나는군요. 그때도 저는 분명히 사람 평가 그렇게 하는거 아닙니다 라고 했는데.. 돌아온건 교황을 변호한 저에 대한 인신공격과 자기합리화로 가득찬 PC 놀이였죠. 다시 한번 적지만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어설픈 PC 놀이로 판결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걸어온 길로 평가받는 겁니다.
18/05/15 20:28
어떤 인물에 대한 전인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는 걸어온 길로 평가하는 게 맞는 것이고,
그 사람의 개별적인 공이나 과에 대한 평가는 개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그 개별적인 사건이 그 개인에게 가지는 의미가 크다면 전인적인 평가보다 그 개별적인 공/과가 더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것이죠. 이는 사람이란 존재가 보통 다 좋은 면만 있기도, 다 나쁜 면만 있기도 어려운 다층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며, 심지어 한 가지 행보에 대해서도 저마다 다른 평가를 내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많은 업적과 선행으로 세간의 칭송을 받는 인물이 한 번의 그릇된 판단과 선택으로 자기 집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를 부당하게 쫓아냈다면, 그 세입자에게 그는 그 많은 업적과 선행 이전에 나쁜 집주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 사람 앞에서 '사람 그렇게 평가하는 거 아니다'라는 말은 공허하겠죠. 저는 교황님이 분명 전인적으로는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하고 있고, 이 글 및 댓글에서 보이는 찬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성소수자 이슈와 관련된 그런 몇 가지 행보들은 '과'라고 평가하고 있고, 그 이슈가 저 개인에게는 중요한 이슈인 만큼 교황님을 생각하는 제 '감정'은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분명 전반적으로 좋은 인물이라 생각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친숙함까지 느끼기도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입니다. 여기까지는 원론적인 얘기고, 결국 당시의 대화는 당시에 어떤 식으로 대화가 진행되었는지를 봐야 '평가'할 수 있겠죠. 다만 지금 쓰신 댓글만 보면 인물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와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평가에 관한 관점이 저랑은 좀 다르신 것 같아서, 다른 의견도 있다는 말씀 드리려고 댓글 달았습니다.
18/05/15 20:41
저는 님을 지칭한게 아니었는데 님이 혹시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이러시니 당황스럽네요.
그때도 님 정도의 의견은 충분히 토론할만하고 의견 나눌만했죠. 충분히 이해가는 의견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제가 받았던 인신공격은 님이 아니라 다른 유명한 네임드였죠. 저는 그때 교황을 변호했다는 이유만으로 한순간에 무지몽매한 중세인 취급받으며 동성애나 인간의 성분류에 대한 기본적 지식조차 없는 야만인 취급을 그분으로부터 당해야했죠. 단지 교황을 한 순간의 모습이 아니라 전체를 가지고 평해야 한다고 변호했다는 이유로 말이죠. 아직도 그 어설픈 PC 놀이로 자기 합리화하던 모습에 형식적인 사과를 저한테 던져놓고선 계속 PC 놀이 하던거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저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20년전 젊은 시절 뉴욕시티에서 대학을 다녔고 첼시에서 오래 살았었습니다. 제 많은 미국인 친구들은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너무 많아 그게 이상하다고 감응조차 받은적이 없습니다. 그게 제 일상이고 생활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단지 교황을 변호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순간에 동성애와 인간의 성에 대해 무지한 중세인 취급했던 그 천박한 PC 놀이를 아직도 비웃고 싶습니다.
18/05/15 20:53
문득 찾아보고 깨달은 사실인데, 제가 썼던 글타래에서 일어났던 대화네요.
(1)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교황님의 흑역사'라는 발언은 제가 했네요. 저는 그 생각에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2) 그 발언에 대하여 Contax_Aria 님께서 반론을 제기하셨고, 그 뒤에 '그 대화'가 이어졌는데요, 그 대화 전반에 대한 제 평가는 Contax_Aria님의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것은 본문 주제와 너무 멀어지니 '입장차이가 있다'를 말씀드리는 선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18/05/15 21:03
참고로 저는 님의 이 의견 방향이 감정적으로는 맞을지 모르나 인물에 대한 평가의 예로는 안맞다고 봅니다.
"많은 업적과 선행으로 세간의 칭송을 받는 인물이 한 번의 그릇된 판단과 선택으로 자기 집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를 부당하게 쫓아냈다면, 그 세입자에게 그는 그 많은 업적과 선행 이전에 나쁜 집주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 사람 앞에서 '사람 그렇게 평가하는 거 아니다'라는 말은 공허하겠죠. " 이런 부분으로 설명해버리면 히틀러도 나에겐 좋은 사람이었다는 말로 설명 가능하고 그 수많은 유태인을 죽이는데 일조했던 아이히만도 개인적으로는 신앙에 충실하고 가정에 좋은 남편, 아빠였고 주위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런식의 접근과 개인감정으로 사람을 평가하게되면 결국 아무것도 평가할게 없어집니다.
18/05/15 21:10
그 부분은 당연히 개별 사건에 대한 평가와 그 이후에 이어지는 감정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였죠. 그 아래쪽에 쓴 교황님에 대한 제 평가에 그 문단의 취지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평가할 게 없는 게 아니죠. 개별 사건에 대한 평가는 개별로 하고, 그 개별 사건적인 평가가 모여서 전인에 대한 평가가 되는 겁니다. 전인적으로 좋은 사람이었다고 해서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평가를 가볍게 여기면 안됩니다. 종교지도자에 대한 우상화가 전형적으로 그런 패턴으로 시작됩니다. (그러실 의도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나쁜 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히만이 자기 집/이웃에서만큼은 좋은 양반이었던 사실 역시 아이히만에 대한 평가의 한 자락으로 남겨놔야죠. ('집에서도 개차반이었다면'과는 다르니까요. 이 사실은 한나아렌트의 주장을 뒷받침하게 되기도 하구요) 물론 그 사실에 비해 아이히만의 악행 전반이 워낙 거대했기 때문에 아이히만에 대한 전인적인 평가가 '악인'으로 남아있는 거죠.
18/05/15 21:21
개별 사건 무시한적은 없습니다. 개별 사건이 사실이라고 해도 한가지 사건만으로는 인물에 대한 전체적인 평은 기본 뼈대가 변하지 않는다는게 제 요지입니다.
님을 비난할려는 의도는 아니니 혹시라도 오해는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토론하시는거 볼때마다 뭔가 약간 과하게 넘치시는 부분이 있으신것 같아서요. 솔직히 이 댓글쓰면서 님한테 쓴게 아닌데 님이 답하면 어떻하나 걱정한것도 약간 이런 기우였구요. 종교지도자에 대한 우상화 얘기까지 나온것도 조금 과하신것 같구요. 저는 왜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지 좀... 모르겠습니다. 그냥 개별사건과 한 인물의 전체를 평하는 님의 관점이 궁금했을 뿐입니다. 시간나면 이런 주제로 토론글을 써봤으면 좋겠습니다.
18/05/15 21:38
- 그러니까 첫문단처럼 생각하신다면, '교황님의 흑역사'라는 평가를 굳이 반박하실 필요가 없었다는 게 제 요지인 거죠. '흑역사'라는 말 자체가 '전반적으로 좋은 사람도 때로는 안좋은 일을 하기도 한다'라는 맥락에서 주로 쓰이는 말인데요.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평가를 무시하시는 것처럼
- '종교지도자에 대한 우상화'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럴 의도가 아니실 것'으로 생각한다는 뜻에서 드린 말씀입니다. 다만 존경하는 종교지도자의 어떤 실책에 대하여 '그 분이 원래 그러신 분이 아니다' / '그럴 의도는 아니셨을 것이다'라는 식의 변호가 나중에 그런 식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신교 그룹 안에서요.) - 물론 저를 비난하는 것으로 느끼지 않았고 이견이 있는 부분들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Contax_Aria 님도 제 댓글들을 그런 취지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일에 또 좋은 대화 나눌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18/05/15 22:07
알겠습니다. 흑역사 라는 단어에 대해 제가 생각한 명제와는 다른 차이가 있군요. 뭐 충분히 알겠습니다.
다음에 또 좋은 대화 나눌 일이 있길 바랍니다. PS - 그 예전의 글의 대화는 수정된 부분이 좀 있어서 지금 평하기는 애매할겁니다.
18/05/15 19:49
교황이 저런 발언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저게 천주교 교리에 맞기 때문입니다. 개신교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이 교리이고 중간은 없으나, 천주교에서는 불신자라고 해도 연옥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선을 행하면 죄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천주교의 실책중 하나로 평가되는 면죄부도 교리상은 맞는 말인거죠. 면죄부를 사는것이 선을 행하는 일이며 그것이 천국으로 이끄는 일이라는게 결국 면죄부를 실제로 선한 일에 썼다면 교리에 전혀 어긋남이 없게 되거든요. 면죄부를 파는 사람의 의도가 잘못된게 문제였지만요.. 저는 개신교인이지만, 교리에 맞는 말이면서 그것을 불신자들에게도 감동을 주도록 교양있고 세련되게 발언을 하는 현 교황이 존경스럽더군요.
18/05/15 21:07
대단히 세련됬죠. 원래 카톨릭이 역사상 저지른 일들과 개신교의 행위를 보며 종교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가지게 됬는데 저런 분들을 보며 종교에 대한 선입견을 없에는 중입니다.
18/05/15 23:01
저도 무신론자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라는 큰 종교집단의 수장이라는 자리에 맞는 포용력과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종교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한 사람이지만, 저 분의 행동과 언사는 천주교라는 종교 이상의 울림이 있습니다. 저런 종교인이라면 존경을 안 해 줄 수가 없습니다.
18/05/16 00:25
굳이 의미는 없는 질문 같네요. 죽은 뒤 그걸로 끝이라면 사후에 천국가고 싶어할런지 아닌지는 전혀 의미가 없을테고, 기독교 세계관적 사후세계가 있다면(기독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천국과 지옥 세계관으로 구성된 사후세계가 있다면) 무신론자라고 굳이 천국 거르고 지옥을 택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18/05/16 00:51
교황님이 무신론자도 천국 간다고 한다고 해서 ‘아 그렇구나 그럼 내 생각이 틀렸어도 지옥은 가지 않겠네 다행이다’ 라고 생각할 무신론자는 별로 없겠지만, 매우 보수적인 종교인 가톨릭의 수장이 현대 사조와 잘 맞는 관용을 보이시는 것은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참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8/05/16 06:29
인간은 인간으로서 사고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 세계만의 법칙을 형성하여 살아갑니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과 인간세계의 법칙이 신의 생각과 법칙에 꼭 들어맞을지를 인간으로서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안고 살아가되 이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신의 몫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성경은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세세하게 서술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성경에는 난해하고 함축적인 표현이나 묘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을 이해하는 데에는 결과적으로 인간의 해석이 곁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성경을 인간의 삶에 대한 신이 내린 큰 틀에서의 지침이나 계시로 받아들인다면 성경을 오로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성경의 형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성경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참 뜻, 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궁극적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그 본질을 찾고 해석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성경을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신의 뜻에 조금이라도 더 부합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으로서의 한계 때문에 그러한 노력이 반드시 신의 뜻과 일치하는 결과물을 가져오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제와 신학자, 신자들은 자신들의 해석을 하나의 답으로서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들의 생각과 서로의 생각을 늘 공유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끊임없이 토론함으로써 하나의 추측을 해볼 뿐이고, 실제로 본문의 교황님도 그러한 화법을 사용하셨죠.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인간은 인간이기에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 살 수밖에는 없고, 결국 모든 판단은 신이 할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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