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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2/18 00:46:17
Name 모지후
Subject [일반] 취업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3년 1월에 이곳에 가입했지만, 눈팅과 댓글달기에 여념없던 PGR 유저입니다.
저도 여기에 취뽀글을 남기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었는데, 취준 삼수 끝에 이제야 이루게 되었습니다. 히힛.
2년 가까이 되는 시기동안 서류 광속 탈락부터 시작으로 인적성 탈락, 1차 면접 탈락,
'너는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사람치곤 스펙이 높고, 분명 이직할거다. 그런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한번 불러봤다.'는 말을 곁들인(...) 최종면접 탈락까지 겪다가
올해 서른살,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회사의 연구개발직에 합격했습니다.

처음엔 멋지고 화려하게 수기를 남길테다! 했지만...며칠 전에 올라온 몇 개의 취업수기를 읽으면서,
제가 필력이 바닥을 기는 수준인 걸 다시 한번 깨달았고, 간단히 느낀점과 감사글을 남기기로 정했습니다OTL

저의 스펙을 간단히 언급하면 인서울 화공, 석사학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반응이 나오겠죠.

"화공 취직 잘되는데?"
"공대면 이미 문과보다 풀스펙이네."
"석사인데 취준 삼수했다고?"
"인서울 다녔으면서 쯧쯧쯧..."

실제로 취준생활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했어요.
제 능력과 준비가 부족해서 계속 취업 못했던 것은 인정합니다. 자소서 수십 개 쓰는 문과에 비해 적게 썼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아마 취업 준비하는 이공계 대학원생은 아실거에요.
석사가 쓸 수 있는 회사 개수가 학사의 절반, 아니 3분의 1 이하로 훅 줄어들고, 박사는 그보다 더 줄어드는 것을요.
특히 연구주제에 따라 서류쓸 수 있는 정도가 천차만별인데, 비주류 분야를 했다면 서류 내밀기도 어려운 게 현실인 것도요.
그리고 가끔 대학원 타이틀, 학부 타이틀(!), 실험실, 지도교수, 성별, 나이도 발목잡는 요소가 되기도 하죠.

취업 스터디랑 학원 다니면서 이공계 취준생을 여럿 만났는데, 자기 주변에서 저런 상황을 이해 못한다며 하소연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습니다.
우리가 배부른 소리를 한댄다. 문과 애들보다 상황이 백만배 좋은데 노력안해서 이렇다고. 왜 우린 힘들다는 말도 못하냐고.

취직이 힘들다는 걸 다른 사람 못지 않게 알게된 사람으로서 문과든 이과든 마음고생하는 취준생 모두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PGR에 계신 모든 분들께 정말로 감사합니다.
영화 리뷰글에 깔깔 웃고, 시사 뉴스글에 분노 폭발하고, 불판 게시판에 댓글 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 추운데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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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8 00:4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13:3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나성범
17/12/18 00:49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바라던 곳 이루신 만큼, 앞으로도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모지후
17/12/18 13:35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작별의온도
17/12/18 00:56
수정 아이콘
축하해요 :D 따스한 연말을 맞이하실 수 있겠네요!
모지후
17/12/18 13:3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어머니는 올해 좋은 일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제 취직소식 듣고 제가 대학 들어갈 때만큼 기분이 좋다고 하셨어요;;
스웨트
17/12/18 00:57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남일같지 않네요 진짜.. 앞으로 또 험난한 일이 많지만
지금마음 잊지마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축하드려요!
모지후
17/12/18 13:38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솔직히 취직된 건 기분이 좋은데, 오랫동안 홀로 지내다가 단체생활로 돌아가는 게 좀 무섭긴 해요.
제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이더리움 사세요
17/12/18 01:07
수정 아이콘
지금 초심 잃지마시고 입사하셔서 좋은 제품 많이 개발해주세요!
모지후
17/12/18 13:3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연구소 가서도 빡시게 공부해서 힘내겠습니다-_-)!!
Arya Stark
17/12/18 01:12
수정 아이콘
고생 하셨습니다. 석사 때문에 오히려 가고 싶은데 못쓰고 결국 석사 타이틀 던지고 취업한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

결국 취업 성공 하셨으니 앞으로도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제 취업 준비 해야 되는데 막막하네요.
모지후
17/12/18 13:41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면접장에 가면 지원자랑 이야기 종종 했었는데, 석사 버리고 학사 전공으로 신입 지원한 사람들도 제법 있더군요.
대학원에서 공부한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았을텐데...그러기엔 현실이 생각보다 많이 차갑기만 한 것 같아요.
하얀소파
17/12/18 01:1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13:41
수정 아이콘
축하 감사합니다-!
남산도서관
17/12/18 01: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취업 준비 중인 이공계 석사과정 학생인데(토목쪽....ㅜㅜ) 걱정이 태산입니다...
주변에선 공대 메이저 학과에다 학벌이나 학점이 나쁜 편도 아닌데 무슨 걱정이냐고 코웃음을 치지만..... 저희 당사자들 입장에선....ㅜ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모지후님은 취업 준비하시면서 공인 영어 점수(토스, 토익..) 외에 어떠한 자격증을 준비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모지후
17/12/18 13:50
수정 아이콘
앗, 토목이랑 건축 전공자라면 저는 그냥 고개를 숙이겠습니다OTL 그 쪽 상황이 더 힘든 거 알고 있어서ㅠ_ㅠ 힘내세요!!

많이 부끄럽지만....저는 자격증이 없습니다;; 흔한 기사 자격증도 없었고...
기껏해야 한국사 1급이랑 운전면허? 사실 이것도 자격증이 아니라...(그래서 취직이 늦었는지도...)
영어는 토스 130(Lv 6)이랑 토익 860밖에 없었고, 대신 학부 때 했던 봉사활동이랑 단체활동 경력이 있어서 자소서에 녹이고,
전공PT면접 때 좀 신경을 썼습니다. 전공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시노부
17/12/18 01:31
수정 아이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13:51
수정 아이콘
정말 고맙습니다!!
웅청년
17/12/18 01: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축하드립니다!! 너무 부럽네요.
전 석사-전문연 테크를 타고 올해 6월에 회사를 때려친 탓에 이번 하반기에 처음으로 남들과 비슷한 구직과정을 체험해봤습니다.
가고 싶었던 회사 두 곳에 최종에 갔지만 임원 분들은 '전문연으로 다니던 회사를 때려쳤으니 우리회사도 쉽게 때려칠거야' 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절 보시더라고요.
결국 내년 상반기에, 서른이란 낯선 나이로 다시 한번 취직 시장에 덤벼들게 되었습니다.
서른에 결국 가고픈 회사에 취업하셨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힘이 됩니다.
써주신 글 보고 용기 내서 잘 준비해볼게요. 감사합니다.
모지후
17/12/18 13: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제가 들어간 회사 합격자 나이대가 대강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제법 넓었습니다. (박사도 섞여있긴 하지만요.) 결혼하신 분도 계셨고, 다른 일 하다가 오신 분도 계셨고요. 저도 올해 나이 때문에 많이 위축했는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나이 많은 거 인정하고, 다른 장점을 드러내겠다는 전략으로 바꾸니까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웅청년님의 좋은 점을 알아볼 회사 꼭 있을거에요. 화이팅!
Randy Johnson
17/12/18 16:56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상황인데 답답하더라고요~
전문연이 다른 사람보다 3년의 시간을 얻은거라 생각하고 과감히 도전했는데
회사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케이스라고 문전박대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래도 제 자신을 믿고 당당해야겠죠
웅청년님도 모든 일 잘 풀리시길...
웅청년
17/12/18 17:31
수정 아이콘
랜디 존슨님도 화이팅입니다!!
모든 일 잘 풀리시길 빌어요ㅠㅠ
살려야한다
17/12/18 02:0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13:57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D
17/12/18 04:58
수정 아이콘
가방끈이 길어지면 취업이 힘들어지죠. 그건 사실 학부부터 시작됩니다. 필요로하는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대신 처우가 더 좋아지긴 하는데, 그 차이가 고졸->학사의 차이에 비해 학사->석사는 참 작죠. 석사->박사는 조금 유의미한 차이는 있지만, 박사의 기간과 고생을 생각하면 여전히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요.
모지후
17/12/18 14:00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생각으론 취업시장에서 석사는 학사랑 박사한테 너무 치입니다. 이도저도 아닌 위치에 있는 느낌?
몇몇 회사는 R&D에서 학사도 뽑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석사의 메리트가 딱히 없을 것 같아요.
플러스
17/12/18 15:25
수정 아이콘
학사에 비하면 2년밖에 차이나 안나서 치이고, 박사에 비하면 5년이나 차이가 나서 치이는 것 같습니다
17/12/18 10:13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14: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히힛:)
17/12/18 14:2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20:56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D
Live Forever
17/12/18 14:3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소식이군요.
모지후
17/12/18 20: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올해 좋은 일이 얼마 없었는데, 이번이 가장 기쁜 일이었어요:)
Randy Johnson
17/12/18 16:54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같은 문제로 고생하지만 석사가 학사보다 유리한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사 타이틀만으로는 대기업 연구소도 가기 힘들지않나요?
물론 점점 연구소도 박사가 짱짱맨이 되고는 있지만 석사도 아직 능력으로 들어갈수 있으니 학사에 비할바는 아닌거같아요

힘든 시절이었을텐데 축하드립니다
저에게도 좋은 기운 나누어주세요 (__)
모지후
17/12/18 20:57
수정 아이콘
으아아아아얏-! 좋은 기운 전송해드립니다-!
방구쟁이
17/12/18 18:58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20:5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7/12/18 19:50
수정 아이콘
이공쪽은 아예 문외한이라 어떤 고충이 있었을지 가히 짐작조차 가지 않군요. 거기다 석사까지 하셨다하니....

부디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바랍니다. 혹여나 사회에서 조우하게 된다면 축하주를 들고 싶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21: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축하 고맙습니다.
저도 다른 분야쪽은 문외한이었는데, 스터디하면서 여러 취준생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남일 같지 않게 여기게 되었어요;;; 내년엔 고용시장이 조금이나 풀려서 취준생의 맘고생이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실론티매니아
17/12/18 21:43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제 친구처럼 연구소 입사하셔서 wow연구만 하지 마시고 좋은 연구 하셔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시길 바랍니다
모지후
17/12/18 23:1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wow라면 혹시 게임 말하는건가요;;? 게임 회사 아닌 이상 사내에서 게임하면 100% 쫓겨날 것 같은데-_-);;;;;
전설의레전드
17/12/18 22:51
수정 아이콘
고생 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모지후
17/12/18 23:13
수정 아이콘
축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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