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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7/21 13:18:35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비슷한 게 7개씩이나 있다고 해서 설렜는데...
trappist-1-780087.jpg


얼마 전에 지구 크기의 행성을 무려 7개씩이나 거느리고 있는 TRAPPIST-1이라는 별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지구형 행성이 하나도 아니고 무려 7개씩이나 무더기로 발견이 되어서 이 행성들 가운데 어느 하나에라도 혹시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높인 바 있지요. 그런데 이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연구가 발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그곳에 아마도 지옥도가 펼쳐지고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모성인 TRAPPIST-1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복사에너지와 태양풍에 실려오는 입자들이 이 일곱 행성들에게 큰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일곱 행성들 가운데 적어도 세 개의 행성은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hapitable zone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게 생명체의 존재에 그리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 연구는 TRAPPIST-1이 발산하는 강력한 복사에너지가 이 행성들의 대기를 날려버렸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이 행성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당연히 낮아지고요.

이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TRAPPIST-1의 크기입니다. 이 별은 아주 작은 적색 왜성입니다. 우리 태양 질량의 겨우 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별을 공전하고 있는 행성들도 이 별과 아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TRAPPIST-1 시스템에서는 habitable zone도 이 별과 아주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발견된 7개의 지구형 행성들 가운데 제일 바깥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도 모성과의 거리가 겨우 9백만 킬로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 태양과 제일 안쪽 궤도를 도는 수성 사이의 거리가 약 5천 8백만 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저 작은 구역에 다 모여있음...--;;
exoplanets2.jpg


이렇게 행성들이 모성과 너무 가깝다 보니 과학자들은 이들 행성들이 모성의 복사에너지에 직격탄을 맞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자외선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수백, 수천 배) 자외선들이 이들 행성들로 쏟아지고 있고 그로 인해 이 행성들의 대기가 벗겨져 버렸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자외선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태양풍의 형태로 모성으로부터 날아오는 입자들도 문제라고 합니다. TRAPPIST-1로부터 날아오는 입자들의 양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입자들의 양보다 적게는 약 1,000배에서 많게는 약 100,000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행성들과 모성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 보니 모성의 자기장이 행성들의 자기장과 서로 연결이 되어서 태양풍의 입자들이 또 이 자기장을 타고 직접적으로 행성들의 대기로 유입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구의 자기장이 태양풍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주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지요. (만약 지구도 현재의 위치보다 훨씬 더 태양 가까이에 위치하게 된다면 지구의 자기장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

이 이론의 맞는다면 저 TRAPPIST-1 시스템에 있는 7개의 지구형 행성들은 모두 TRAPPIST-1 복사에너지와 태양풍으로 인해 쏟아지는 입자들로 인해 대기는 다 사라져버리고 현재는 모성의 열기와 광기(?)를 직격으로 받아내고 있는 생지옥일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이런 걸 보면 생명체의 탄생은 정말 어려운 조합 끝에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모성이 있어야 하고 이 모성의 habitable zone에 있는 행성이 모성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모성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지도 말아야 하고 말이죠. 그런 조건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행성이 바로 다름 아닌 우리 지구가 아닌가 합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 지구인들은 그래서 지구를 아끼고 잘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의 환경에 해악을 끼치는 일은 그래서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자해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봐야겠습니다.


The Earth...the third rock from the Sun...
618486main_earth_320.jpg


오늘은 왠지 Heart의 Alone이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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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한
17/07/21 13:42
수정 아이콘
대기가 벗겨졌다니.. 대머리란 얘깁니까.. ㅠㅠ
Neanderthal
17/07/21 13:43
수정 아이콘
TRAPPIST-1 행성들 -> 민두노총...

지구 -> 풍성충...--;;
매니저
17/07/21 13:55
수정 아이콘
지구 - > 탈모 초기...
조지영
17/07/21 13:43
수정 아이콘
물이 있으면 자외선같은건 대부분 막아주지 않나요? 지구는 오존층이 지금은 자외선을 대충 막아주고 있지만 오존층도 생물이 번성하여 대기중 산소량이 높아진 다음에야 생겼으니까요..
Neanderthal
17/07/21 13:46
수정 아이콘
저도 뭐 문외한이라서요...아마 물이 이미 없다고 보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기좀
17/07/21 14:09
수정 아이콘
대기가 없으면 지표상의 물도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화성이 그 예)
화성도 핵이 식어 버리기전엔 태양풍을 막아줄 자기장이 존재했습니다.
그때는 화성 대기의 온실 효과로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도 풍부했었죠
그러다 핵이 식어버려서 태양풍으로 부터 대기를 보호해주던 자기장도 사라지게 되자
화성의 대기가 태양풍이 그대로 노출되어 중력도 약한 화성의 대기 대부분은 우주로 날아가 버렸고 지표의 온도는 극심하게 하락해 버렸습니다.
그에 따라 화성 표면의 물 중 일부는 수증기 상태로 증발해 버렸고 다수는 지하에 얼음 상태로 존재하게 된거죠
조지영
17/07/21 14:23
수정 아이콘
설명 감사합니다. 화성의 예도 들어주셔서 이해가 쉬웠네요.
네덜란드님이 뭘 빼먹으셨는지 본문은 여전히 좀 이해가 잘 안되네요. 액체상태의 물이 있을 만 한 지역이면 모성에서 받는 에너지 양도 고려해서 계산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강력한 복사에너지로 대기가 날아가다니요?
Neanderthal
17/07/21 14:29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뭐 저도 그냥 우주관련 기사를 옮기는 수준이라...ㅠㅠ
조지영
17/07/21 14:37
수정 아이콘
아뇨 죄송하실것까지야.. 전문가들의 이야기니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연히 여기는 전제를 깔고 갈 텐데 저희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 부분을 모르기 때문에 어려워보이는 것 같습니다.
17/07/21 15:50
수정 아이콘
죄송하면 더 많이 옮겨주세요! 항상 좋은글 너무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17/07/21 14:56
수정 아이콘
애초에 처음 기사가 나왔을때 부터 그런 문제점들을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온도상 habitable존에 들어가긴 하는데, 항성이랑 너무 가까워서요.
적색 갈색 왜성의 항성계에서 생명의 존재 가능성 자체를 의문시하는 학자들도 있고요.
그런 점들에도 불구하고 한꺼번에 무더기로 발견되어서 화제가 된것이고, 이번 건 그냥 역시 예상대로였다.. 정도일겁니다.
사자포월
17/07/21 13:59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너구리 봉지에서 다시마 7장 나온줄
17/07/21 14:37
수정 아이콘
음 너구리 땡기네요
17/07/21 14:57
수정 아이콘
그림상으론 f나 g정도의 위치면, 적당해서 대머리벗겨지지 않을것도 같은데,
단순히 거리만 문제는 아닌 모냥이군요
최경환
17/07/21 16:55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에 그 생각을 했는데, 저 윗그림이 25배 확대한것이더군요.
홍승식
17/07/21 14:58
수정 아이콘
1. 태양과 같은 적절한 크기의 항성
2. 지구와 같은 적절한 위치의 행성
3. 행성의 자기장의 모성의 복사선을 막아줄 수 있음
4. 대기와 물이 존재
5. 달 정도의 큰 위성이 있어 조석간만의 차 발생

이정도가 기본적인 전제조건일 텐데 아무래도 5번이 제일 어려울 거 같아요.
어디선가 본바에 따르면 지구의 기후가 만들어진데는 달이 가지는 기조력이 아주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달처럼 큰 위성을 가지고 있는 행성이 없다네요.
17/07/21 15:07
수정 아이콘
현재 가장 유력한 학설이 행성 형성 초기에 적절하게 화성만한 사이즈의 원시 행성이 지구랑 적절하게 빗겨맞는 코스라 적절하게 달이 생겼더라 정도라서..
만약 사이즈가 더 크거나 작았으면 달이 생겼을까 의문이고, 빗겨 안맞고 제대로 맞았으면 지구 핵까지 쪼개져서 생명은 커녕 화성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 꼴..
뭐든지 적절한게 좋지요.
17/07/21 16:01
수정 아이콘
지구가 달처럼 큰 위성을 갖고 있는 게 정말 특별하긴 한데 생명 탄생에 결정적이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달이 없으면 자전축이 불안정해진다고 해서... 달 없이는 생명은 있었어도 인간은 없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17/07/21 15:44
수정 아이콘
지구 생명체랑 좀 다른 존재들이 있을수도 있죠. 문제는 있더라도 확인하러 갈방법이 없음...
우주는 너무 넓은거같아요.

기술이 우릴 해방할려나
루키즈
17/07/21 15:50
수정 아이콘
그 기술이 다가올 시기보다 우주가 멀어지는 속도가 더 빠를것이라... 흐흐...
17/07/21 18:33
수정 아이콘
어차피 현재의 공간을 다루는 정도라면 우주여행은 무리일테니 혁신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있어야...
17/07/21 16:10
수정 아이콘
그래도 토성의 엔셀라두스처럼 바다가 존재하는 위성에 탐사선을 보내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예정이긴 해요. 지구의 바다랑 환경이 유사한 면이 있어서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하니 기대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Zakk WyldE
17/07/21 15:51
수정 아이콘
Dokken의 alone again이 듣고 싶네요..
17/07/21 17:34
수정 아이콘
이름이 TRAP인 것이 함정이군요
17/07/22 00:02
수정 아이콘
글도 감사하지만, 음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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