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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15 21: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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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내가 속 좁다고 느낄 때...

몇 년 전 일입니다.
제가 다녔던 A회사에서 그만두고 다른 B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입니다.
졸업하고 1~2년 지난 시점인데 연락 안하던 과 여동생이 갑자기 카톡이 오더군요.
(학교 다닐때부터 남친있음, 남친도 제가 아는 과 동생)

주간에는 일하고, 야간에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환경인 동생인데, 일하는게 계약만료 겸 자기가 그만두고 싶었어요.
그래서 꼴에 오빠라고 이리저리 인터넷에서 좀 채용공고 찾아주다가, 제가 다닌 A회사 공고가 떴길래 얘기를 해주었고,
이리저리 근무환경이나 직원들 분위기 등등을 얘기해주었죠.
꼴에 허세라고 아는 팀장님께 이런 애가 있다고 연락해줄게라고 하기도하고...(뇌물같은건 아니고 진짜 전화만요.)
나중에 합격하면 밥사라하고, 떨어지면 더치다. 라고 하긴했는데
뭐 다행인지 나중에 면접 자기 붙었다고  꼭 자기가 밥 사준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얻어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그냥 얼굴이나 봤으면 해서 그러자했지요.
그리고 일하기 시작한 후에 저도 회사 어떤지 괜히 내가 얘기해서 지원했는데 별로면 좀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물어보니 사람들좋다고 하고 만족하는 듯 해보여서 밥이나 먹자고 구체적으로 시간 장소 들어갔지요.
그런데 대학원 시험이 있어서 자기 시험 끝나면 먼저 연락하겠다는게 재작년 연말인데 그 후로 한번도 연락안오네요.


두 번째 에피입니다.
A회사 다니던 중 맘에 두었었던 과 여동생과 카톡을 했습니다. 그 애는 대기업에 다녔는데, 그만두고 공시생 준비를 하고있더군요.
저도 회사 다니기 전 공시생이었길래, 물어보는거 성실히 답해주었죠.
그러다 어느순간 카톡 목록에서 삭제가 되었는데, 불현듯 생각나서 그 애와 친한친구에게 물어보니
이미 몇 년전에 합격해서 일하고 있다고하더라구요.

이번엔 섭섭함보다는 속상함이 더 커더군요. 내가 맛봤던 실패, 암울, 고통도 크게없이 바로 합격한 사실에...
물론 그 친구는 치열하게 노력해서 따낸 결과이지만요.
이상하게 PGR이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나랑 관계없는 좋은 곳에 취직했다는 글 보면 그런 기분이 안드는데,
공무원되었다는 글 보면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그 분들은 좋아서 축하받고싶어서 자랑스러워서 당연히 쓰는거겠지만..
진심으로 우러나는 축하는 못해주겠더라구요.

이래서 내가 속이 참 좁구나 그릇이 작구나 싶어집니다..
또 그래서 내가 인간관계가 좁은거구나... 싶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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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usel
17/02/15 21:47
수정 아이콘
속 좁은게 아니라 그냥 정상인거 아닌가요? 저기서 서운해하지않으면 마음이 넓다는 소릴 듣겠죠.
샨티엔아메이
17/02/15 21:53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점점 고마움을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가 없지않아 있긴해요.
주변에 봐도 염치없어 보이는 사람들 꽤 있더라고요.
St.Archon.
17/02/15 21:55
수정 아이콘
두 번째 에피는 저도 유사한 경험이 있네요. 전 아직도 준비중이고 공무원이 아니고 교사임용이라는 점이 차이점이지만요. 후배들이 합격한 걸 보면서 멘탈도 많이 깨지고 어느 순간 부터는 합격자들의 소식은 일부러 멀리하게 되더라고요. 전 오히려 그만큼 더 절실했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준비하고 있네요. 나름 공감이 가서 푸념식이 되었네요..
Jon Snow
17/02/15 22:18
수정 아이콘
삐빅! 정상입니다.
17/02/15 22:25
수정 아이콘
제가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지만 잘다니던 대기업도 그만두고 공시 준비할때는 그만큼의 회사를 그만둘만한 스트레스, 그만두는걸 이해못하는 주변 반대도 많았을거고 기회비용에 대한 고민, 간절함 역시 컸을거같아요. 그리 속상해하실 필요 없을듯 합니다.

그리구 뭐랄까. 언제 어디서든 내가 굳이 상대에게 잘해주고 상대 반응이 기대한만큼 안돌아온다고 상처받을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남이 도움 요청안하는 이상 먼저 나서실 필요는 없고 혹은 요청이 와서 도와주더라도 굳이 무리한다 싶을 정도의 도움을 주지 않아보시는건 어떨지. 그런 와중에도 깊은 감사를 표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도와주고 인연 오래가져가면 되는걸테구 그게 아니라면 평면적으로나마 유지하시면 되실거구..
스타슈터
17/02/15 22:30
수정 아이콘
삐빅! 정상입니다. (2)
두가지 상황 비슷하게나마 다 겪어봤고, 딱히 당사자들에게 내색은 안했지만 그래도 직접 겪어보면 참 기분 별로죠.

뭐 저기서 좀 더 나간 상황을 최근에 한번 겪었는데, 그쯤에서는 멘탈이 나가더라고요...
사람들이 참 고마움을 모르고, 그걸 넘어 책임못질 말을 너무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허허...
17/02/15 23:49
수정 아이콘
저도 누가 뭐 물어보거나 부탁했을 때 되게 성실하게 답해주는 편인데...뭐랄까
딱히 무언가를 바라지않는 마음도 크거니와
내가 잘알고 잘 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게 재밌기도하고...
전 애초에 재밌고 편한 사람이지만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뭐 물어보거나 부탁하기는 정말 어려운 사람이지 않을까... 그리 생각해봅니다

가볍게 털어버리세요 그 사람들은 딱 그정도인 사람들인데 쓰니님이 그 사람들에겐 과할뿐..!
자루스
17/02/15 23:55
수정 아이콘
삐빅 정상입니다. (3)
앞집에 부친개를 몇장 줬는데. 인사도 없이 이사가면 섭섭하죠.
언덕길
17/02/16 00:08
수정 아이콘
쏟은거 대비 리워드가 크지 않으면 당연히 서운하죠. 저도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름 재고 빼기도 하고 마음을 비우고 있네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니까요.
eternity..
17/02/16 00:13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 완전 정상입니다..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 & 빙의되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네요 흐흐흐흐
17/02/16 01:03
수정 아이콘
크크 정상입니다. 저도 몇번 그런 경험이 있어요. 그러고보면 속담들은 참 경험적으로 나오는것 같아요 크크
17/02/16 05:48
수정 아이콘
A:필기 어떻게 공부해야되?
나:어어 그거 이거 책사서 보고 참고서적은 뭐 사서보구...

A:(필기합격후)실기 어떻게 준비 해야되?
나:어 그거는 이렇게 하고 몆개는 따로 해야하고...

(실기합격후) 쌩...

그냥 딱 그정도 관계인거같아요
상처받지마시고 나한테 따듯한말한마디 건내주는 지인이 있다면 그분들 위주로 감사해하며 살아가자구요...
붕어가시
17/02/16 12:57
수정 아이콘
동문회에 갑자기 등장해서 현지 취업하고 싶다고 지위있는 동문들에게 온갖 부탁을 해서 온갖 힘을 써서 취직을 시켰다고 하더이다. 문제는 취직 후 동문회도 안나오고 애써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거죠. 교환 학생으로 온 학생들이 남으려고 용을 쓰는데 씁쓸한 장면 곧잘 봅니다. 성별에 대한 편견은 문명인으로 가질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씁쓸해 하는 까마득한 선배님들 얼굴을 보니 어린 특정 gender는 이제 좀 거리를 두게 되더군요. 세상 좁은데 어찌 생각들이 그렇게 짧은지 모르겠습니다.
Cazellnu
17/02/16 14:34
수정 아이콘
첫번째는 전후관계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도움을 주기 위해 내 품이 들었고 그것에 대한 보상을 현물로 바라지 않더라도 감정이라도 받기를 요구 하는 마음일 거라 생각됩니다. 뭐 많은 경우에 일어 날 수 있는 상황이라 봅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잘 일어나는 성격이라면 애초에 방지를 위해서 굳이 원하지 않는 도움이라던가 원하는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요청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도움은 잘 주지 않으면 됩니다만 역시나 사람 쉽게 바뀌지 않긴 합디다.

두번째는 뭐 감정은 자기 마음대로 드는 거라 어떻게 해도 상관 없습니다. 그냥 그러다 감정상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됩니다만 그게 싫다고 해서 자기 감정이나 성격을 고친다? 잘 안되는경우 많이 봤습니다. 어쩔 수 없어요. 사람 잘 안바뀐다고 하지들 않습니까.
시기와 질투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다들 그렇겠지 하며 살아야죠. (안그런 사람보면 그것대로 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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