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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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4/25 17:38:12
Name 오른발의긱스
File #1 IMG_5854.JPG (213.4 KB), Download : 58
Subject [일반] 와이프는 업그레이드 중


PGR에 가입한  3년 조금 넘은 것 같은데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
PGR말고는 제가 자주 가는 사이트는 따로 없지만 타 사이트에 비해 유저분들이 워낙 글을 잘 쓰시고 전문성이 강하셔서
제가 여기에 (특히 자유게시판) 글을 쓸만한 소양(?)을 갖추었는지, 항상 망설이고 망설이다 이렇게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결혼한 지 2년 조금 되었는데 80일 된 아들놈이 있습니다. 저는 총각 때부터 아기를 무척 좋아해서 육아에는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반면에  와이프는 아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조금은 차갑고 도도한 전형적인 차도녀였기에 은근히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이런 자신감은 오만이었으며 와이프에게 가졌던 불안감은 정말 쓸데없는 기우였습니다. 분만실에서부터 계속된
진통에 보다 못한 제가 제왕절개를 권유했으나 이틀 동안 몸을 틀고서는 자연분만으로 순산할 때
부터 이 여자가 제가 아는 연애 시절의 그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로 업그레이드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육아~~~~~!!!!
아기는 우유 먹고 냅다 자는 줄 알았습니다. 가끔 기저귀 갈아주고 목욕시키면 끝인 줄 알았는데,,,
제가 정말 멍청하고 무지했던 것 같습니다.
아들놈은 모유부터 시작했는데 모유를 먹이면 배가 부르지 않는지 1시간마다 깨더군요.
밤에 푹 자기 위해서 먹이기 시작한 분유!,,
이놈이 분유에 달콤한 맛을 알기 시작하면서부터 모유를 거부하기 시작하더군요. 1주일의 모유거부사태끝에 결국 GG를 선언한 저희는 분유를 먹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분유를 먹으면 걱정 끝인 줄 알았는데 변비가 시작되더니
배앓이로 이어지고 정확히 밤 10시가 되면 잠투정을 시작하더군요. 이유 없이 1시간 넘게 우는 경우도 일주일에 3번 이상은
계속 되었습니다. 명확하고 정확한 논리에 의해 생겨난 저의 짜증은 단 10초도 받아주지 못하면서 이유를 알수없는 아들놈의
모든 악감정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와이프의 보면서 아내의 강력한 모성애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손목이며 허리가 만신창이가 되었는데도 꿋꿋이 아들놈을 안아주는 아내를 보면서 저의 부성애가 정말 초라하게 느껴지더군요.

오늘로써 80일이 된 아들놈은 지금 다시 분유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따뜻한 엄마의 온기를 느끼며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
겠죠. 출근하기 전 한 손에는 젖병을, 한 손에는 안 먹겠다며 울며 보채는 아들놈을 잡고 씨름하고 있는 와이프를 보며 엄마로서의
2단계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었음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놈과 와이프 간 형성된 강력한 유대관계에 혹시나 나중에 제가
들어갈 틈이 없을지 조금은 염려가 됩니다만 아들놈보다 제가 항상 첫 번째라는 와이프의 아리송한 거짓말을  굳게 믿으며
저는 아들놈 보기 위해 오늘은 일찍 퇴근합니다.

P.S: PGR은 여초사이트이니까 이런 육아 후기 하나쯤은 남기는거 아무 문제 없겠죠?
그리고 아들놈 사진하나 업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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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25 17:40
수정 아이콘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니깐요
개고기장수
13/04/25 17:43
수정 아이콘
2티어 업글되시면 이제 정신없이 바빠지시겠네요.
Do DDiVe
13/04/25 17:45
수정 아이콘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니깐요 (2)
13/04/25 17:45
수정 아이콘
아마도 3돌까지 더 이상 갈지도 모르겠지만 죽음을 경험하실지도...
딸애가 아빠 알기를 우습게 아는지라... T.T
오른발의긱스
13/04/25 17:48
수정 아이콘
그래도 딸 너무 부럽습니다.
다시한번말해봐
13/04/25 17:52
수정 아이콘
50일사진 전용포즈 손받침포즈인가요!?
너무 예쁘네요~~>_<
빠독이
13/04/25 17:53
수정 아이콘
으앙 귀욤귀욤 >.<

저는 버스나 기차 탈 때 아가들이 있으면 저한테 달라붙으려고 해서 그 아가 부모님이나 저나 난감할 때가 많은데
정작 제 애가 생기면 엄마만 찾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물론 그 전에 결혼할 상대가 있는지 물어보는 게 예의 아닌지 스스로 물어야 하겠지만요 ㅠㅠ
13/04/25 17:55
수정 아이콘
세상에 너무 귀엽습니다..^^
13/04/25 17:56
수정 아이콘
모유실감젖꼭지 추천합니다

우리 조카는 그거 좋아 하던데
Neandertal
13/04/25 17:58
수정 아이콘
아들놈이 아주 잘생겼네요...미래의 원빈 급인듯...
Baby Whisperer
13/04/25 18:01
수정 아이콘
아우, 젖 끊는 걸 1달 전부터 연습시켰는데도 참 저랑 와이프랑 딸이랑 힘들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 딸 밥이랑 과일이랑 과자랑 너무 폭풍흡입해서 오히려 걱정입니다. 크크.
지금 단계만 넘기시면 조금씩 편해지실 거에요. (아 물론 아이가 사고치는 반경이 넓어져서 그건 그거 나름대로 걱정;;;)
오른발의긱스
13/04/25 18:05
수정 아이콘
100일의 기적을 기다리고있습니다
석삼자
13/04/25 18:10
수정 아이콘
저 포즈는 50일때는 무조건하나요? 제 조카도 저포즈던데 흐흐.
이상한화요일
13/04/25 20:52
수정 아이콘
그게 아니라 50일에는 아직 아기들이 혼자 앉지도 못하고 목도 잘 못 가누니까 저렇게 손으로 받쳐서 얼굴을 들어주는 거예요.
그래서 50일 사진은 다 저 포스예요. 하하.
immortal
13/04/25 18:11
수정 아이콘
29개월 된 딸이 "아빠 ~~~요, xxx 있잖아요. 아빠 ~~~요. xxx 있떠요." "아빠~하고"
발음도 잘 안되고 가사도 순서를 뒤바꾸고 중간 중간 빼먹지만 들으면 하루 피로가 싹 가십니다.
물론 아침 출근할때 뽀뽀하면서 안아주면 뭐..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네요.. 퇴근 뽀뽀..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니깐요 (3)
13/04/25 18:40
수정 아이콘
저희 아들도 세상에 나온지 5일째 되었습니다.
응애응애하면서 젖 물다가 금세 지쳐서 먹지도 않고 자버리는통에 아내가 고생중이네요.
그래도 신기하고 귀엽고 그렇습니다.
아직은 조리원생활중이라 실감은 덜 나네요
13/04/25 19:43
수정 아이콘
와~~저런 포즈가 가능한거군요~~애기 너무 귀엽네요~
azurespace
13/04/25 20:10
수정 아이콘
혹여나 밤에 잠을 안 자고 보채거나 하면 화이트노이즈를 틀어놓는 것도 좋습니다.
청소기나 헤어드라이어 같은 기계들이 내는 소리인데 신기하게도 아기들이 울음을 멈춘다네요.

구글에 free whitenoise player를 치면 몇 군데 나옵니당.
오른발의긱스
13/04/25 21:29
수정 아이콘
좋은정보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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